'자원봉사'에 해당되는 글 31건

  1. [닮고싶은청년들 vol.6] “봉사의 기쁨을 맛보고 있습니다
  2. 2011년 마포구 사랑의 김장나누기 1
  3. 심연 나들이 다녀왔어요~

봉사활동에 푹 빠진 남자 안세훈 씨(즐거운 텃밭 자원봉사)

 

일주일에 한번 안세훈 씨(33세)는 농사꾼이 된다. 도시에서 자랐기에 밭일은 서투를 수밖에 없다. 매주 함께 밭을 일구는 어르신에게 지혜를 배우며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있다는 그는 사실 로스쿨 진학을 앞두고 있는 고시생(수험생)이다. 밭을 매는 법조인은 얼핏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 공부만 해도 모자랄 판에 어떻게 우양의 자원봉사자가 되었을까?

“봉사활동에 큰 뜻을 가지고 시작한 건 아니에요 다른 로스쿨 준비생들이 봉사활동을 많이 하는 것을 보고서 저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그전에는 전혀 봉사활동을 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렇지만 다른 곳이 아닌 ‘즐거운 텃밭’에서 봉사하게 된 건 인연이 아닌가 생각해요.”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에

자원봉사 이력을 위해 주위를 둘러보던 그와 우양재단의 만남은 조금 특별하다. 올 초 안세훈 씨는 한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맞벌이를 하신 부모님을 대신해 그를 길러 준 할머니가 올해 소천 하셨기 때문이다. 그래도 준비하던 공부는 계속해야했다. 허전한 마음을 가지고 있던 그에게 독거노인을 위한 텃밭작물을 재배하는 자원봉사 자리가 눈에 들어왔다. 

“제게 할머니는 부모님보다 더 의미 있는 분이셨어요. 마음이 많이 아픈 상태로 지내다가 텃밭작물을 재배하고, 그 작물을 독거노인에게 나눠준다는 일이 저한테는 다른 자원 활동보다 가치 있는 일로 다가왔어요, 그렇게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병원에 계신 할머니를 돌보면서 노인문제, 특히 독거노인 문제를 알게 되었다는 안세훈 씨. 그는 본인의 할머니를 방문하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뿐이지만, 그것을 바라본 주변의 다른 어르신들이 외로움에 괜히 화를 내시고, 욕을 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고. 우양재단이 돌보는 어르신들을 보면서는 노인 문제의 심각성을 절실히 깨달았다. 그리고 그는 거기서 자신의 또 다른 할머니를 만나지 않았을까.

 

봉사의 기쁨이 뭔지 알기 때문에

안 씨는 지금 로스쿨과 변리사 시험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 법조인이 되고, 나아가 법학과 특허 등을 가르치는 사람이 되는 게 목표다. 이 시대 똑똑한 청년의 야무진 꿈이지만, 가슴에는 ‘사회환원’이라는 가치를 새긴 닮고 싶은 청년이기도 하다. 그는 돈을 많이 벌더라도 자식에게 유산을 물려줄 생각이 없단다. 최소한의 생계와 자식교육비를 제외하면 독거노인을 돕는 일에 재산을 사용하겠다고 했다.

“이전에는 저 살기에 급급했는데, 봉사활동을 시작하고 나서, 가진 것이 없는 분들이 오히려 더 자신의 것을 나누는 모습을 보고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저도 더 시간을 내서 참여하고 싶습니다. 우양재단에서 어르신들께 쌀 배달을 하고 정서적인 만남도 가진다고 하는데, 내년에는 해보고 싶습니다.”

 

그는 최근에 장애인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도 시작했다.
“이제 처음 봉사를 해봤기 때문에 이런 말하기 뭐하지만요. 봉사의 기쁨을 알았어요. 이제는 다른 활동들도 하기 시작했어요. 사실 너무 큰일은 제가 감당 못할 것 같아요. 그래도 제 주위의 사람들과 미래의 자녀들에게는 살아있는 지식을 전달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모든 일은 정공법으로

“지금 로스쿨과 변리사시험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습니다. 로스쿨이라는 진로는 이전에 생각해본 적이 없는 길입니다. 어려운 일을 겪으면서 오히려 새로운 길도 찾게 되고, 결과적으로 여자 친구도 생겼습니다.(웃음) 힘든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상황에 마주하고 견디려고 노력을 한 게 지금의 제 모습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정석으로 마주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밝은 모습 뒤에 힘든 가족사가 있었지만, 그래도 꾹 참고 견디고 나니 좋은 날이 오기 시작했다. 관계가 좋지 않던 친척과 관계가 회복이 되고, 새로운 진로에 대한 시각이 열렸고, 누군가를 돕는 기쁨을 알게 되었다. 어쩌면 인생을 함께 설계할 파트너도 만났다. 

“전에 직장생활을 해봤는데 쉽지가 않았어요. 가정을 지키면서 도란도란 평화로운 일상을 사는 건 꿈도 못 꾸지요. 이제는 가족들과 주변을 돌아보며 살고 싶어요. 만약에 교수가 된다면 가르치는 일에서 보람도 얻겠지만, 가족들과 함께 봉사하며 살 수 있는 시간이 생기는 거잖아요. 지금은 그게 저에게 더 큰 메리트에요.”

 

온통 책과 글로만 둘러쌓여 지낼 것만 같은, 공부 외에는 다른 생각은 하나도 하지 않을 것 같아 보이는 한 고시생의 속내는 이렇습니다. 이런 청년들이 많다면 그래도 이 세상이 살만해지지 않을까요? 

 

 

 

 

 

2011년 11월 17일 목요일. 이른 아침부터 상암월드컵 경기장 내 풋살경기장으로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듭니다. 오늘은 마포구재가복지협의회에서 '사랑의 김장나누기' 행사가 있는 날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춥지 않은 날씨 덕분에 모두가 한 마음으로 두 팔을 걷어 부치고 김장 담그기에 나섰습니다. 오늘 김장행사에 참석하신 자원봉사자 선생님들은 일명 김장의 달인 이셨는데요, 배추물을 얼마나 제거해야 하는지, 김치 속을 얼마나 넣고 버무려야 하는지 등등을 상세히 알려주셨습니다. 덕분에, 우양의 김치는 그 어느 때보다 맛있게 담가졌습니다. 

 

이 날 만든 김장김치는 마포구 내 저소득 이웃분들께 가구 당 10kg씩 전달되었습니다. 김장 행사에 참석한 한 봉사자는 "사랑이 담긴 김장김치로 어려운 이웃들이 추운 겨울을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보내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김치를 받으신 어르신들 사이에 우양 김치가 맛있다는 소문이 자자 했는데요, 이른 아침부터 늦은 오후시간 까지 수고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 전해드립니다.

심연 나들이 다녀왔어요~

 

 2011 "심연(緣)" 나들이

자연이 노래하고 예술이 춤추던

심연의 가을 정취(情趣) 속으로~♬

 

청계산 원터골, 여유 찾아 떠난 길

 오늘은 우양재단과 마음의 연을 맺은 소중한 분들과 나들이 가는 날입니다. 청계산에 들러 맛있는 점심을 먹고 예술의 전당에 가서 전시회를 관람하는 일정, 그 발자취를 따라 사뿐사뿐 걸음을 옮겨볼까요?

 직장과 가정, 학교에만 있기 갑갑했던 마음들, 좀처럼 여유를 찾기가 왜 그리 어려운 것인지 그래서 오늘, 우양에서 준비한 나들이의 키워드는 ‘자연’과 ‘문화’입니다.

 도심지의 교통체증을 뚫고 도착한 청계산입구, 얼마만의 나들인지 모두들 얼굴표정에서 빛이 납니다. 웃음이 흐르고 못다한 이야기들을 나누는 데는 순서도 경계도 없습니다.

피카소와 아인슈타인, 그리고 남북의 '심연'

 작지만 알찬 경치, 청계산의 원터골에서 좋은 공기와 함께 맛좋은 보쌈정식을 먹으며 ‘자연’을 만끽한 나들이 일행은 ‘문화’가 숨쉬는 예술의 전당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우리가 볼 전시회는 피카소&아인슈타인 3.0입니다. 한국과학문화진흥회에서 좋은 기회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오늘 전시회는 창의적인 두 천재 예술가와 과학자의 만남의 컨셉이라 하네요. 사뭇 기대가 되는데요. 잠깐, 두 거장을 만나보기 전, 기념촬영을 빠뜨릴 순 없겠죠? 심연에 함께 하고 있는 가정과 자원봉사자, 실무자들 간의 만남, 피카소 아인슈타인의 만남 이상으로 귀하고 뜻깊은 시간입니다.

 ‘예술로 체험하는 과학, 과학으로 이해하는 예술’이라는 주제에 맞게 동심을 가지고 참여하기에 안성맞춤인 전시물과 참여공간들이 많습니다. 주최 측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전시회를 둘러보고 차를 마시며 못다한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여기서 잠깐! 아직 중요한 일정이 남아있습니다. 오늘의 대미를 장식할 경품추첨의 시간입니다. 각자 뽑은 번호대로 크고 작은 선물이 돌아갔지만, 받은 선물보다는 이 시간이 즐거울 따름입니다.

파랑새 찾아 다시 일상으로

 서울의 주말은 교통체증으로 인해 식사를 하고 전시회를 보는 데만 꼬박 하루가 걸립니다. 늘어진 차량 행렬 한 가운데서 우리는 어떤 하루를 그리고 있었을까요? 나들이를 마치고 돌아오는 내내 파랑새의 희망이 깃든 내일을 그려봅니다.

 도심을 떠나 자연과 하나됨을 느끼고 삶에 지친 마음을 잠시 내려놓았던 시간, 오늘의 뜻깊은 추억이 일상의 활력으로 이어지기를 소망하며,

 2011년 '심연'이 노래했던 가을 정취는 내년을 기약합니다. 

 

 

* 심연(緣)은 우양재단과 북에서 온 청년가정이 함께 만들어가는 탈북청년가정 지원 프로그램입니다.

대지 위에서 날개짓 하는 작은 인간을 표현한 작품: 피카소아인슈타인 3.0 전시회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