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섬김'에 해당되는 글 27건

  1. 2013년도 농어촌 사모초청 성지순례 답사기 - 그리스 편
  2. [닮고싶은청년 vol.17] 하나님은 도시에서만 일하시나요? 1
  3. 청년프로젝트 꿈꾸는 땅을 만나다

 

2013 농어촌 사모초청 성지순례
농어촌 사모 예수님의 흔적을 사모하여 그곳에 가다.
평생을 충성된 종으로써 주님만을 섬길 것을 다짐하고 걷는 길, 그 길은 혼자가 아닙니다. 같은 길을 걷고, 함께 돌봄의 사역을 감당하는 이, 바로 사모가 있습니다.
우양재단은 작년 이맘 때 우양 농어촌미자립교회 목회자 90여명과 함께 성지순례 길에 올랐는데요, 함께하고 싶었던 사모님들의 마음을 아셨던 것일까요? 은혜가운데 올해에는 농어촌 목회자 사모님들을 모시고 성지순례 길에 올랐습니다. 작년과 조금 다른 것은 출애굽 여정이 아닌 사도바울의 전도여행 여정과 예수님의 흔적을 따르는 여정길이 준비되었다는 것인데요. 마음속에 품었던 사도바울의 발자취를 따라 지중해를 중심으로 펼쳐진 그리스와 터키의 곳곳을 누빌 생각에 밤잠도 설치셨다는 풍문이 들려오기도 했다죠? 게다가 예수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라 이스라엘과 요르단으로 향하는 길은 평생을 꿈꾸어 온 일정입니다.

4월 14일 주일 저녁 인천공항 K18 집결지.
“첫 해외여행의 감격이랄까? 여권을 쥐는데 손이 얼마나 떨리는지요.”
“넘치는 감사에 2주치 주보까지 출력해두고 달려왔어요.”


전국각지에서 커다란 짐 가방을 매고 온 사모님들은 하나같이 밝은 표정입니다. 권역별로 삼삼오오 무리지어오시는 분들, 가족들의 손을 꼭 잡고 나란히 걸어오시는 분들의 다양한 모습 속에서 우리들의 첫 만남이 시작되었는데요. 오랜만에 만나는 얼굴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기도 바쁜 시간, 한 편에서는 준비물품을 나누는 손길이 분주합니다. 잠시 짬을 내어 사모님들과 안부를 묻고, 대화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한 사모님은 주일예배를 마치고 부랴부랴 아이들을 챙겨놓고 짐 챙길 시간도 빠듯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귀한 시간 허락하신 주님의 일을 게을리 할 수는 없어 감사하는 마음가득 담아 2주간의 주보를 출력해 두고서야 서울행 버스에 몸을 실으셨습니다. 해외여행은 처음이라는 한 사모님은 여권을 만지시는데 어찌나 손이 떨리시는지 꿈에 그리던 나라들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밤잠을 설치셨답니다. 철저한 준비로 멋진 여정을 만들어 드려야겠다고 준비하는 이들은 생각합니다. 그 마음으로 출발하는 비행기 안에서 졸음을 이겨봅니다.

도하국제공항을 지나 그리스 아테네공항 착륙, 꿈에 그리던 그곳과 마주하다.
 유럽동남부 발칸 반도의 최남단, 지중해 연안의 여러 섬들로 이루어진 그리스의 눈부신 태양과 올리브 나무는 상상이상의 아름다움을 만들어냅니다. 지중해의 맑고 푸른 바닷가에서 여유롭게 수영하는 그리스인들의 모습은 우리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냅니다.  

 순례단이 처음 방문한 곳은 3만 여개의 우상과 신전이 있었다는 아크로폴리스였습니다. 하늘 위를 올려다보니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보았던 파르테논 신전이 어찌나 높게 서있던지 그 위엄은 어마어마했습니다. 그곳을 바라보면서 사도바울은 어떤 마음을 품었을까요? 아크로폴리스를 둘러보고 내려가는 길에 위치한 아레오바고 언덕은 아크로 폴리스가 더욱 한눈에 들어옵니다. 이곳은 사도바울이 복음을 선포하며 수많은 철학자들과 대립했던 곳입니다. 그곳을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 두 언덕을 잇는 길에 위치한 사도바울 비문은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했습니다. 


 다음날, 순례단은 사도바울전도여정의 동역자 마가가 중도 포기할 정도로 힘들었다는 고린도를 방문하였습니다. 당시 이곳은 교통의 요충지로 아테네를 능가할 만큼의 성장을 이뤘으나, 비너스 신전이 세워지면서 매춘과 음란행위 그리고 우상숭배가 번성했습니다. 동시에 사도바울이 수많은 훼방을 받으면서도 활발히 선교활동을 펼친 곳이기도 합니다.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고린도 전도여행 길에  기사와 이적, 체험이 있었던 빌립보 유적지였습니다. 이곳은 복음을 선포하던 중 점을 치는 여종에게서 귀신을 쫒아낸 일로 사도바울이 주인에게 고소당해 감옥에 갇히지만, 그 가운데서 옥문이 열리는 체험을 하고 바울이 도망친 것으로 알고 자결하려는 간수에게 나타나 그와 그의 가족을 전도한 사건이 있었던 곳이자 자주색 옷감장사를 하던 여상인 루디아를 만나고 그녀를 전도하여 유럽최초의 교회를 세웠던 곳입니다.  
 그밖에 데살로니카에서 쫓겨난 실라와 바울이 전도에 큰 성과를 올렸던 베뢰아 지역, 초기 기독교 바실리카의 초석들이 발견 되었다는 암비볼리, 바울이 데살로니키로 가던 중 잠시 들러 설교했다는 아볼로니아에 방문하였는데요. 특히나 아볼로니아 바울설교 처에 심겨져 있는 작은 표지석을 살피면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했을 사도바울의 열정을 생각하며 순례단은 잠시 찬양과 기도로 묵상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수 많은 순교자를 낳고, 그들을 기리는 메테오라 산정수도원


그레이트 메테오라 수도원은 UNESCO 세계 유산으로 등록된 곳이자, 순례단으로부터 성지순례 기간 동안 가장 가슴을 부여잡고, 회개했던 곳으로 선정됐던 곳 입니다. 산에 오를 때만해도 맑고 청아한 하늘에 반하고, 멋진 기암괴석들에 반했지만 굳이 그리스정교회를 우리가 방문해야 하는 것인가 의아해하기도 했는데요. 순례단원들은 수도원 내부에 도착하자마자 이러한 생각이 너무나도 어리석었음을 이내 깨닫고 말았습니다. 기독교 박해를 피해 절벽위에 수도원을 지을 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상황과 수도원 내부에 그려진 수많은 성화 속의 순교자들의 모습은 안일하고, 편안하게 신앙생활을 해 나가면서도 불평불만이 가득한 우리의 모습을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다른 방식의 믿음이라고 여겼던 그분들의 순교와 희생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기독교도 우리들의 신앙도 없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사는 이야기농촌라이프

 

2005년 가을결혼도 안 한 여자 혼자 시골로 내려왔다. 1980년에 지은 오래된 건물이 언덕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시골교회는 작고 낡았다마을엔 하루 종일 고요와 적막이 흘렀고 심심한 날들의 연속이다예배가 있는 수요일과 주일 외에는 바깥 출입이 없었다.

 

경남 함안군 작은 시골마을언덕 위 작은 교회는 휑뎅그렁했다대치교회 이성혜 목사(37)는 아직도 첫 부임했을 때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도시에서만 생활한 이 목사가 시골생활 하는 것은 만만치 않았다속은 따뜻하지만 겉은 까치름한 동네 사람들의 시선이 그랬고도시와 떨어져 있으면 왠지 도태되는 것 같은 불안함도 있었다그런 이 목사가 벌써 7년째 대치리에 머물고 있다.

 

겁나게 재밌어요주님은시골 인심이 그렇잖아요콩 한쪽 나눠먹어 보니까 알겠더라고요이게 행복이라는 걸.” 조금은 지루하고 심심할 것 같은 농촌라이프를 이제 체득한 모양이다.

  

목회 이야기하나님은 도시에서만 일하시나요?’

 

신학교 시절 조직이 잘 갖춰진 큰 교회에서 일 해 보기도 했다여자여서 못한다는 소리는 세상에서 제일 듣기 싫었고누구보다 열심히 사람들을 세워갔고 교회를 섬겼다인턴과정을 밟고 있었기 때문에 단독 목회는 생각해보지도 않았었다그것도 시골교회에서.

지금 돌아보면 하나님이 하시는 일은 다 뜻하신 바가 있는 것 같아요제가 목사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그 당시 힘든 일 때문에 도망치듯 이곳에 왔지만 누가 알겠어요. 7년 넘게 이곳에서 이렇게 목회를 할지.그러면서 알게 되더라고요하나님은 도시에서만 일하지시 않는다는 걸요.”

 

주일 대치교회 풍경은 이렇다. 11시 예배를 위해 사람들이 모인다어르신들 몇 명과 외국인 노동자들이 전부지만 어느 교회보다 밝고 활기차다. 3년 전부터 성경읽기제자훈련기도회 등을 했다먼저 터를 잡은 선배들은 어르신 한글학교어린이 공부방 등을 제안하며 할 수 있는 것을 해보라고 권했지만 이 목사는 달랐다. “교회마다 사명이 다르다고 생각해요다른 교회가 다 한다고 나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무턱대고 일을 벌였다가 가장 중요한 목회의 본질을 놓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물론 본인 능력이 없기도 한 게 더 큰 이유라며 겸손의 말을 한다.

 

대치교회 사람들

 

나는 술 먹고 담배도 먹고 다해무슨 세례고 집사야괜찮아하나님이 그런 사람들만 사랑한다면 그게 교횐가 

교회에 부인과 함께 오래 출석한 남자성도에게 어느 날 세례 받을 것을 권했다가 오히려 부끄러워 졌던 경험이다이 목사는 이런 교인들이 본인을 목사로 만들었다고 말한다.

처음에 마을 교회 목사로 혹은 여자 혼자의 몸으로 여러 가지 편견이 있었다거친 이 곳 사람들의 표현에 상처입기도 여러 번이었다어느 날 마을 어르신 한 분이 농협에서 주는 마을 달력이 있는데 그걸 집 앞에 놓고 가셨다그제야 마을에서 인정받았구나 생각이 들었다.

 

수년을 목사로 주일에 설교를 했지만 사람들은 변하지 않았다곧 짐 싸들고 떠날 것 같던 여자로만 보였기 때문일까그러나 한 해 두 해 지나도 떠나지 않으니 마을사람들이 이 목사를 마을의 일원으로 알아줬다이 목사는 그제야 대치리 주민이 됐다.

올 초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힘들어 하는 교인으로 있었다좋을 때는 함께 하는 게 당연하지만 힘들 때 함께 하는 게 진짜라고 믿었다결국 그 교인은 예배에 안 나오기 시작했다목회를 하면서 개인적인 어려움이 없겠는가마는 이번만큼은 이 목사 개인에게도 힘든 시간이었다나중에야 교회를 떠난 교인을 만날 수 있었다.큰 말이 필요 없었다. ‘미안하다네 마음을 알아주지 못했다.’고 말했다아니라고 믿었지만 권위적인 자리에 앉아있는 자신을 돌아봤다관계는 어느새 풀어져 있었다목회는 사람들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목사 자신이 바뀌는 것임을 알게 됐다.

 

교인들의 아픔을 지켜보고 기다려주는 것이 답이더라고요프로그램이나 제한된 시간 속에서는 바뀌지 않아요.”

  

평범해도 괜찮아.’ 솔직 담백한 여성 목사

 

이 목사에게 궁극적인 꿈을 물었다있는 자리에서 목회자로 평범하게 살고 싶단다예전에는 개척자가 되고 싶기도누구보다 더 알려지고 싶기도 했다. “나라고 늘 좋겠는가교인들이 때로는 밉기도 하다. “ 솔직한 이 목사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평범한 일상에 계시는 하나님을 목회자로 뿐만 아니라 아내로 엄마로 만나고 싶단다굳이 이름 하자면 생명목회다하나님의 창조세계 안에서 여자로서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싶다고 했다거창하지 않고 평범한 이야기지만 아직도 남성 중심의 기독교 목회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은 야무진 생각이다.

 

미자립이라는 말이 늘 불편하지만 빼 놓지 않고 물어봤다. “재정적으로는 늘 어려워요그러나 이 순간’ 만큼은 부족함이 없게 하시죠기적이 별건가요무던히 자신의 삶을 살아내는 평범함이 기적이지 않나요.”돌아오는 대답은 역시나오늘도 대치교회는 조용하기만 하다.


 

 

청년프로젝트는 도시청년들과 농어촌의 연계를 통해 농어촌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재작년부터 시작된 사업이다. 농어촌을 돕기 위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단체라면 누구나 지원가능하고 농활, 농어촌 교회와 함께하는 여름성경학교 등 모든 프로그램이 신청가능하다. 무엇보다 젊은이들이 농어촌을 찾아가 방문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며 팀당 최대 100만원의 예산이 지원되는 꽤 괜찮은 사업임이 분명하다.

 

올 해는 역시 많은 팀들이 지원을 했고 그 중 프로그램의 필요성, 활동계획의 적정성, 지속적인 연계성 등 각 항목에 맞게 심사한 결과 총 6개 팀이 선정됐다. 그 중에 가장 관심을 끌었던 단체가 있었는데. 바로 요팀이다. ‘꿈꾸는땅문화공연팀’ (이하 꿈꾸는 땅) 이름부터 관심이 가는 이유는 왜일까!

 

경기도 광주를 지역 기반으로 지역주민들과 소외된 계층을 위한 연주회를 통해 문화적 혜택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꿈꾸는 땅의 대표이자 우양재단 목회자자녀 장학생인 이다빛씨에게서 전화가 왔다. 공연 날짜가 잡혔다는 소식이다. 그 소리를 듣고 가만있을 수 없어 한숨에 경기도 광주, 공연이 펼쳐지는 장소로 달려갔다.

 

 

평강호스피스는 가정식 호스피스 단체이다. 죽음을 앞둔 노인들, 말기 암 환자들이 10여명 정도 모여 사는 곳이다. 오늘 이 곳에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아침에 비가 와서 걱정했지만 야외 음악회를 하기에 딱 좋은 바람과 공기를 맞으니 역시나 기우였단 생각이 든다. 이곳은 경기도 광주에서도 조금 더 외진 곳으로 좁은 산길을 따라 막다른 길이 나올 때 까지 차로 올라와야 한다.

 

도착하고 나니 경치가 좋다. 공기가 맑으니 피고한 몸이 금세 개운해 지는 것만 같다. 음악회는 이제 막 시작한 모양이다. 저기 앞에 테라스를 무대로 꾸몄고 그 앞에 의자를 줄지어 늘여놓았다. 서류로만 보았던 꿈꾸는땅의 공연이 시작된다.

 

꿈꾸는땅 음악회는 다양한 음악이 넘나들었다. 찬양부터 뽕짝까지 구성지게 울려 퍼지는 음악에 사람들은 손에 북과 탬버린을 들었다. '좋아해, 좋아해. 당신을 좋아해. 저 하늘에 태양이 돌고 있는 한 당신을 좋아해.‘ 목사님의 노래를 듣고 있던 사람들이 ’그대 없이는 못살아‘에서 30대에서 70대까지 모두 합창을 한다. 패티김은 우리시대 최고의 노래를 남긴 것이 분명하다.

 

그렇게 한 시간 가량 음악회는 계속됐다. 숲속에 울려 퍼진 음악이 아픈 사람들의 마음에 어떤 위로를 남겼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 작은 음악회는 앞으로도 계속될 거고 그러다 보면 그들 중 누군가는 이 음악회를 통해 삶에 어떤 갈증을 해결하게 되진 않을까.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시설, 교회, 단체 중에서 문화 공연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우양으로 연락주시라. 꿈꾸는땅이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