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우양배 통일축구대회"

세계인들의 축제라고 할 수 있는 월드컵은 축구선수들 뿐만 아니라,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까지도 그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 축구로 나라 전체가 똘똘 뭉치고, 축구로 밟아 보지 못한 지구 반대편의 타문화까지도 간접적으로 경험 할 수 있게 하는 아주 좋은 매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월드컵이 우리들에게 주는 의미는 하나의 축제에 지나지 않는 아주 중요하고도 매력적이다.

 

월드컵이 온 국민의 이목을 끌고, 하나가 될 수 있게 해준다면, 통일축구대회는 남북청년들을 하나로 모으고 화합의 장을 이끌어 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통일축구대회는 올해로 4회째를 맞이했다. 2009년 첫해 아무것도 갖춰지지 않은, 그야말로 맨바닥에서 시작된 통일축구대회는 축구를 좋아하는 탈북청년들 몇 팀이 모여 불꽃의 씨앗을 뿌리기 시작했다. 남북청년들이 함께 화합을 만들어내는 통일축구대회는 국내 처음으로 통일축구대회라는 이름으로 그 장을 열게 되었다. 2~30대의 젊은 남북청년들이 축구라는 하나의 매개체를 통해 서로에게 막혀있던 벽을 허물고, 서로를 인정해 주는 명목아래 한 팀 두 팀씩 모이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참여하는 팀들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통일축구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수도권 지역은 물론, 충청남도 옥천, 더 멀리는 대구광역시에서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출발해 참여하는 팀들도 있었다. 이번 대회에 참여하는 10 팀은 우승이라는 목표 하나를 세우고 주중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엄청난 연습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해 참여했던 모 팀의 대표는 “남한에 내려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단지 우리가 할 수 있었던 유일한 것은 같은 북한출신들 끼리 모여 주말되면 축구를 하고, 축구를 통해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서로를 위로하면서 지내는 것, 그것이 유일한 낙입니다.” 라고 하면서 “우리들끼리 모이는 것도 좋지만 해마다 우양재단에서 주최하는 통일축구대회가 있어 남북청년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만남 또한 이루어져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통일축구대회가 탈북청년들에게 주는 의미는 또 하나 있다. 대구에서 팀을 꾸려 올라온 모 팀의 대표는 “우리에게는 또 하나의 큰 목표가 생겼습니다. 축구대회에서의 우승도 중요하지만 축구대회라는 큰 목표가 있기에 팀의 단합은 눈에 띄게 달라지고, 모이기만 하면 축구대회 목표를 세우게 되어 늘 우리들에게는 서로를 묶어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라는 의미 깊은 말을 했다.


매년 한 번씩 열리는 통일축구대회는 9월~10월 중에 진행, 참여 팀 모집 기간은 5월~6월 중 우양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모집되며, 매월 진행되는 통일축구리그에 참여하는 팀들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개회식

따사로운 햇살과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파주NFC(축구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제4회 우양배 통일축구대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송근호(한국해양전략연구소 소장) 대회장이 우양재단 이사장을 대신해 개회사를 해주셨고, 조영증(파주NFC 센터장) 센터장은 축사를 통해 탈북청년들에게 격려의 말씀을 전해 주셨다. 유화웅(예일여자고등학교장)장로는 통일축구대회로 우리민족이 하나가 되고, 대회에 참여하는 모든 선수들이 손끝하나 다치지 않기를 기도해 주셨다. 그밖에 통일축구대회에 참석한 내빈으로 오연호(오마이뉴스 대표)이사, 조중근(우양재단 전 감사)회계사, 김병철(우양장학생 총 동문회 회장), 이승록(중앙대학교)부장이 참여했다.

 

 

  

정정당당 명승부

이번 통일축구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아침부터 분주하다. 대회 진행측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선수들과 그들을 응원하러 모인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팀마다 유니폼을 맞춰 입어 색깔별로 구분이 뚜렷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하나의 그림과 같이 느끼게 했다. 대부분의 참여팀 선수들은 매월 통일축구리그를 통해 많이 보아 왔기에 눈빛만으로도 충분한 인사가 오간다. 수많은 사람들이 타 팀과 인사를 나누며 환하게 웃는 모습들은 흔히 볼 수 있었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서로 장난치는 모습을 보니, 그동안 이 날만을 손꼽아 기다린 듯하다. 통일축구대회를 통해 그동안 안부만 주고받던 이들이 대회의 장에서 반가운 얼굴로 서로 부둥켜안고 좋아 하는 모습을 보니 내심 모든 것을 다 이뤘다는 혼자만의 생각이 불쑥 들었다.


예선전이 끝나고 드디어 본선 경기가 시작됐다. 1년간 이날만을 기다려 온 남북청년들에게는 오늘이 그동안 준비해온 모든 에너지를 투입해 최대한 실점을 하지 않고 한 경기 한 경기 목표한 대로 풀어 나가는 것이 중요했다. 주어진 경기시간 내에 작전대로 진행되지 않아 안타까워 어쩔줄 몰라 하는 감독들의 손에는 땀과 긴장감이 맴돌았다. 본선경기가 시작되고 결승까지 올라가는 동안 경기를 지켜보는 장내의 모든 사람들은 골대 앞으로 공이 가기만 해도 기를 모아 응원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신화를 쓰다

이번 통일축구대회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팀은 역시 우승을 차지한 “글로리아팀“이다.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젊은이들로 이루어진 이 팀은 옥천이라는 지역의 교회에서 청년들끼리 팀을 모집해 나온 팀이다. 대진추첨 진행할 당시 우승 후보로 지목된 강팀들이 있었지만, 소리소문 없이 꾸준한 훈련과 팀원들의 단합으로 전세를 역전시킨 그 주인공 팀이다. 예상 밖의 선전에 몬든 사람들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지만, 이번 축구대회에서 보여준 실력을 눈 앞에서 확인한 다른 팀들은 입을 다물 수 없이 놀랐다. 반면 우승 후보라고 지목 받은 여러 팀들은 조기에 탈락하는 수모를 겪으면서 다음을 기약해야했다.

 

 

“제4회 우양배 통일축구대회”의 순위를 살펴 보면...


1등 글로리아(행복한교회), 2등 르볼FC(탈북청년팀), 3등(공동 2팀) K1FC(탈북청년팀), 엘림축구단, 그 외 순위권에 들지 못한 NKP / 우양FC / 하나의FC / KU / L4 / 소셜일레븐 팀들이다.


괜찮아 우리에겐 다음이 있어!
조기에 탈락한 팀들은 승부를 인정하지만, 그동안 준비한 만큼의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과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조금만 더 잘 했으면...' '조금만 더 우리가 준비했다면 더 좋은 결과를 얻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에 씁쓸해 하는 표정을 보이기도 했다. 해마다 우리의 예상을 빚나가 듯이 다음 대회에서는 또 어떤 팀이 우리들의 예상을 깨고 우승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됐다. 무조건 열심히 준비하고, 이기려고 하는 경기보다 너무 조급해 하지 말고 편안하게 경기를 치른다면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너무 실망하지 말아요~ 다음 대회가 또 준비되어 있습니다.  

 


 

도움의 손길

통일축구대회의 도움의 손길들이 있다. 대한축구협회 심판들이 있어 공정한 경기 진행과 대회를 매끄럽게 마무리할 수 있었고, 그 외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활동한 자원봉사자분들이 있어 처음 시작과 마무리 시간까지 무시해 행사를 마칠 수 있었다.

 

후원의 손길들...


1. 대한축구협회에서 운동장 후원과 공식구 10개 / 대표팀 유니폼을 후원

2. 오연호(오마이뉴스)대표께서 책 300권 후원

3. 우양재단 이성진이사께서 식수/음료수 후원

4. 수협은행(홍대점)에서 경품 물품 후원

5.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에서 점심 도시락 / 판넬 제작비 후원

 

통일축구대회를 진행하는데 큰 도움을 준 기관들과 모든 분들에게 다시한번 감사를 전한다. 또한 축구대회에 참여한 선수들, 그리고 자원봉사자분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내년에 또 만나요.


통일축구대회는 우리민족이 하나가 되는 그날까지 계속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