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그립니다 - 우양장학생 사회환원 활동 <징검다리어린이도서관>벽화 그리기

지난 2월 권역수여식에 만났던 장학생들이 봄의 문턱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각 권역별로 계획한 사회환원 활동 현장에서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3월 16일에 안양 징검다리어린이도서관으로 벽화봉사활동을 간 성북노원은평관악권역 장학생들을 따라가 보았습니다.

 

 

 

특별한 토요일, 붓을 들고 모이다

오늘은 토요일이지만 아침부터 분주합니다. 우양장학생 친구들과 안양의 징검다리어린이도서관에 벽화를 그리러 가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림 그리는 건 자신 없지만 다른 친구들과 함께라면 해 볼 만할 겁니다. 10시가 다 되어 안양역에 도착하니 다른 친구들은 이미 모였습니다. 토요일 아침에 안양까지 봉사를 하러 오면서 다들 이렇게 일찍 모였습니다. 새삼 우양장학생의 선한 마음과 성실함이 보입니다. 봉사를 준비하면서 카톡과 메일로 꾸준히 연락했지만 오랜만에 얼굴을 보니 너무 반갑습니다. 역 앞에서 잠시 기다리니 도서관 관장님께서 직접 승합차로 태우러 오셔 우리를 맞아주십니다. 오늘 우리에게 기대가 큰 표정입니다. 잘 해야겠다고 친구들과 눈짓으로 말합니다.
 
도서관에 도착해 먼저 관장님께 도서관 소개를 듣습니다. 지역과 함께 하고자하는 신광교회에서 주민들과 함께 바자회를 하고 그 수익으로 세운 도서관입니다. 마침 토요일이여서 도서관에서 책을 보는 아이들도 보였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저 아이들을 웃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싱글벙글 웃으며 알록달록 벽화를 완성하다

우리가 벽화를 그릴 공간은 도서관 건물 전면 오른쪽과 건물의 오른쪽 벽면이었습니다. 이 도서관에서 수년째 봉사를 하고 있는 권역장 지환이가 전날 도서관을 방문하여 벽에 흰바탕을 칠해놓았습니다. 다른 것도 준비하느냐 바빴을 텐데 고맙고 미안합니다. 먼저 준비해온 도안으로 흰바탕위에 밑그림을 그립니다. 하얗기만 한 넓은 벽이 막막한 듯 보였는데 같이 그리기 시작하니 부족하지만 얼추 완성이 됩니다.

준비해온 페인트와 조색제를 섞습니다. 색은 비슷하게 나오는데 막상 칠해보니 너무 묽어 페인트가 뚝뚝 떨어집니다. 첫 붓질부터 다들 멈칫합니다. 작업을 잠시 멈추고 작전회의, 교내 동아리에서 벽화봉사를 가봤다는 다혜가 대안을 냅니다. 서둘러 근처 페인트가게에서 아크릴페인트를 사옵니다. 다시 시작, 우중충하게 그늘져있던 도서관 벽면에 예쁜 색이 입혀지자 안에서 책을 보던 아이들이 하나둘 나와 구경을 하기 시작합니다. 지나가던 주민들도 관심있게 봐주시고 격려의 말을 건네줍니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벽화봉사는 처음이고 그림에도 자신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도서관이 피해를 주는 건 아닌지 내심 걱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상외로 반응이 좋으니 다들 싱글벙글입니다. 힘이 납니다.

어느새 점심시간입니다. 마르지 않은 벽화을 두고 모두가 자리를 비울 수 없어 밥은 4명씩 교대로 먹기로 했습니다. 오랜만에 몸을 써서 일을 하니 밥맛이 꿀맛입니다. 배가 부르니 이젠 햇살이 잘 드는 도서관 구석에서 잠시 졸고 싶지만 아직 오늘의 과업이 남아 있습니다.

 

 

 

 

이제는 벽화 윗부분에도 색을 칠합니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적극적으로 색을 입히는 건 용감한 여자친구들입니다. 아까부터 구경을 하던 동네 아이들 한둘이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벽화와 페인트 옆을 맴돕니다. 그 애절한 눈빛에 넘어가 아이들에게도 작은 붓 하나씩을 쥐어 줍니다. 아이들은 앙증맞은 꽃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하얗기만 하던 넓은 벽면에 푸른 잔디가 나더니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동물들이 책을 읽기 시작합니다. 그림이 완성될수록 멋지게 변해가는 벽면에 우리도 놀랍니다. 한쪽 벽면에 색이 다 입혀진 후에는 검은색으로 테두리를 그려줍니다. 그리고 몇몇은 도서관 전면에 무지개를 그립니다. 오늘 벽화의 하이라이트입니다. 도서관 측면에 그린 그림에 비하면 무지개를 그리는 건 훨씬 단순한 작업이지만 왠지 떨립니다. 무지개에 하나하나 색을 입히는 동안 다른 친구들이 그림을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한마음으로 무지개가 그려지는 모습을 지켜봅니다. 무지개의 마지막 한 줄이 다 칠해지는 순간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이 박수를 칩니다. 이로써 벽화가 완성되었습니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나눔의 하루

오늘 우리가 벽화를 그린 자리는 평소 담배꽁초가 많이 버려지던 건물의 담벼락이었습니다. 어린이들이 와서 책을 읽는 도서관 벽면에 담배꽁초가 많으니 관장님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습니다. 벽화를 그려 넣으면 분위기가 환해져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혼자서는 엄두가 나질 않았습니다. 그때 우리 우양장학생들이 나타난 것입니다. 좋은 만남입니다.

벽화를 완성하고 주변 청소까지 깨끗이 합니다. 종일 벽화 작업으로 피곤하지만 마무리까지  완벽한 우양장학생입니다. 어느새 하루가 저물어 갑니다. 늦잠을 자고 티비를 보아도 금세 흘렀을 토요일을 이렇게 보내고 나니 더 없이 뿌듯합니다. 완성된 벽화를 보고 좋아할 아이들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행복합니다. 무엇보다 함께해준 친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입니다. 돌아오는 길엔 모두의 손에 꽃이 한 다발씩 들려 있습니다. 도서관에 오는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라고 꽃집을 하는 동네 주민이 가끔씩 기부해 주신다고 합니다. 오늘은 예쁜 마음의 손님들이 온다는 이야기들 듣고 특별히 많이 준비하셨다고 합니다. 선물 받은 꽃을 가슴에 품고 모두가 얼굴에 화사한 미소를 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