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에 해당되는 글 10건

  1. [평화강사 양성과정 5기] 평화를 디자인하다 2nd Day
  2. 평화를 낚아 올리는 우양 평화강사들
  3. 평화를 꿈꾸는 청년들의 이야기

 

 

[평화강사 양성과정 5기] 평화를 디자인하다 2nd Day

이틀 차, 강사로 가는 길

 

  한가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모인 청년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고향이 북한이라지요. 분단된 이곳에서 청년들은 더 잘할 수 있는 역할이 있습니다. 평화강사, 순우리말로는 평화지기. 그 도전 이틀째 날이 밝았습니다. 어제보다는 덜 경직한 모습들이 한결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오늘은 태랑초등학교의 진정희 선생님과 진주교육대학교의 김신희 박사님이 중요한 주제를 소화해 주실텐데요.

 

  4강은 '누구에게 무엇을 말하나' 라는 주제로 주로 평화교육의 주 고객인 초등학교 학생들에 대한 이해를 돕는 시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진정희 선생님은 탈북청소년 청년 관련 봉사활동을 10년 넘게 해오신, 열정이 넘치시는 분이신데요. 초등학생들에 대한 설명을 정말 실감나게 시작해 주십니다. 교보재가 전혀 없이도 모여있는 청중들과 반나절은 넘게 즐거운 수업을 진행하실 수 있으실 듯 합니다. 초등학생들이 어떤 환경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지, 평화교육은 그 교육과정 속에 어떻게 위치하면 좋을지, 수업 형태에 따른 학습지도 방안과 학년별 평화교육 주제 등 굵직한 이야기들을 푸근하게 때론 유머있게 정성을 다해 알려주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소외된 학생들의 주위를 끄는 방법과 학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법 등 수십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오늘 모인 연수생들에게 다 나눠주고 가실 모양입니다. 마지막으로 강의 시 유의할 점과 어떤 것을 기대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는데요.

 

 

듣고 있는 참가자들의 모습이 사뭇 진지하죠 강의 후에 연수생들은 "내가 직접 경험할 학교 교사님의 말이라 조금 더 와닿았다." "소외된 탈북청소년들의 고충을 알게 됐고, 현장에서 필요한 강사의 자세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어 좋았다" "학생들의 극단적 반응에 대한 대처방법까지 알려주셨고 포근함을 주셨다. 유치원 시절로 돌아간 느낌을 받았다" 등 진정희 선생님의 교수법에 흠뻑 빠진 모습들이었습니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이 진정 무엇인지 강사로서의 기본 자세에 대해 피부로 느끼고 상상해볼 수 있었던 시간, 학생들이 기다려진다며, 빨리 만나고 싶어 하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음은 다섯번째 강의로 넘어가볼까요?

 

5강은 남북한 문화와 교육의 차이를 알아보는 시간으로 김신희 박사님이 먼걸음 해주셨습니다. 너무나 다양한 이야기들을 해주셨는데요. 아마 한국에 입국한 년차에 따라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 있을 수도 있고 생소한 내용들도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학교 현장에 가면 남북 교육 또는 학생들의 생활이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에 대한 교육요청이 많기에, 이번 강의 내용을 내 것으로 소화하기 위해 열띤 토론도 하고 생각을 표현해보기도 합니다. 특히 동영상 자료에 대한 호응이 많았는데요. 탈북청소년이 학교생활에서 어떻게 적응해 나가는지에 대한,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 내용들에 관심이 많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시대별로 현대사가 간단히 정리되어 전반적인 남과 북의 차이와 공통점을 쉽게 살펴볼 수 있어, 탈북청년들이 현재 발딛고 사는 이곳에서의 상황을 보다 잘 인지할 수 있었을 듯 합니다. 강사 스스로에 대한 이해 또한 청자에 대한 이해만큼이나 중요한데 이것은 곧 '괜찮은' 강의로 이어지게 됩니다. 연수생들은 "여태까지 몰랐던 남북문화를 정확하게 그리고 재밌게 들었다" 는 소감을 전해주었는데요. 남은 강의도 오늘만큼이나 열정적으로 임한다면 9월에는 스물두명의 연수생들 모두가 청자의 마음까지 헤아릴 수 있는 좋은 강사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요?

 

 양성과정의 다음 이야기도 역시 흥미롭게 전개될 예정입니다. 시선 고정 :)

Peace ~!

 

 

 

 

제4기 평화강사 양성교육, 현장체험 외(2012 평화교육 평가회/스피치 보수교육)

Winter Story

양평에서 평화를 낚다

 

  보고 싶었습니다. 반갑습니다. 다들 같은 마음이었을 겁니다. 연말에 모인 우양의 평화강사들은 시종일관 해맑았습니다. 살을 이는 추위에도 투명하고 청량했던 우리네 미소가 서로에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2012년 마지막 금요일, 오늘의 평강(평화강사) 이야기는 보수교육과 평화현장 체험, 평가회로 진행되었습니다.

  보수교육은 주제는 탈북청년 강사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스피치' 입니다. 청중에게 효과적으로 의사전달을 하기 위해 필요한 보수교육 1순위로 선정되었습니다. 평화체험 출발에 앞서 진행된 보수교육은 한국서비스평가원 파트너 강사인 박정은 강사님이 수고해주셨습니다. '성공을 부르는 스피치의 4가지 비결'  은 무엇일까요?

  

청중을 파악하라 / 이야기 채로 말하라 / 좋은 목소리와 발음으로 말하라 / 자신감 있게 말하라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말처럼 쉽지 않은 내용입니다. 참가한 평화강사들은 1분 스피치를 통해 자신의 강점과 단점을 보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평화교육 요청이 많지 않은 겨울을 지나 다가올 봄이면 각 학교와 요청기관에서 보다 개선된 교육을 진행하는 평화강사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아침 일찍 시작된 보수교육을 마치고 양평으로 향했습니다. 해마다 여름에 진행되는 평화강사 양성교육에는 평화 현장체험 일정이 있는데, 올해는 태풍 등의 여파로 한참을 미뤄져, 보수교육과 함께 각 기수의 평화강사들이 참가하는 연말 워크숍 형태를 띄게 되었습니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점, 버스 차창 밖에는 하얀눈이 콘크리트 도로위에 내려앉고 있었습니다. 고되거나, 즐거웠거나 강사 개개인 삶의 흔적은 그 가능성만큼이나 다채로운 모양일 겁니다. 상념도 잠시 빙어축제 당일, 양평에 도착한 우리는 금새 어린아이처럼 입가에 웃음을 떠날 줄을 모릅니다.

  빙어축제 행사장인 수미마을에는 셔틀 트랙터?가 다니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빙어낚시보다 더 재밌다고 할 정도로, 도시에서 볼 수 없는 정취에 빠져들고 맙니다.

  낚시대를 대여하기 전, 찌를 끼우는 법과 낚시대 드리우는 요령 등을 알려주시는 현지 주민분의 모습입니다. 지역경제 살리기 일환으로 마을공동체가 365일 축제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낚시하는 모습만 봐서는 강태공을 능가합니다만, 이날 일행이 한시간 가량 잡은 빙어는 '0' 마리, 아직 정성이 부족한 지 기술이 부족한 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다른 놀이를 즐겨봅니다. 그것은 바로 제기차기와 썰매경주, 돌아보면 일정 중에 가장 신나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이것이 모두 살아있는 빙어들, 먹음직 스럽죠?

  저수지 아래 빙어가 있었는지는 미궁 속에 남겨둔 채 우리는 먹거리로 하나가 되었고, 곧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평화 체험, 목적을 달성했습니다.

  다시 우리를 체험장 입구까지 데려다 줄 '동양 t390'의 자태, 늠름하죠?

  빙어축제의 현장, 수미마을을 떠나 조촐한 2012년 평화교육 평가회를 가졌습니다. 년초 양적 목표인 평화교육 100시간을 달성하였고, 신규 교육기관도 10곳 이상 발굴하였습니다. 질적인 신규강사들도 충원되었던 수확이 많았던 1년이었습니다. 한해 동안 강사양성교육과 평화교육 간 고생많았던 우리 평화강사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탈북청년들은 우리 사회의 보석입니다. 생명력넘치는 빙어의 몸부림처럼 2013년 한해에도 한반도 평화지기의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는 우양의 평화강사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평화. 위키백과사전 정의에 따르면 좁은 의미로는 ‘전쟁을 하지 않는 상태’이지만 현대 평화학에서는 평화를 ‘분쟁과 다툼이 없이 서로 이해하고, 우호적이며, 조화를 이루는 상태’로 인류가 목표로 하는 가장 이상적인 상태라고 정의한다.

전쟁의 참혹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평화는 어떤 의미일까. 긴장감이 맴도는 휴전선에 철책을 지키는 군인들에게 평화는 어떤 의미일까.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라면 또 다른 의미를 갖게 되는 게 평화가 아닐런지.

원하지 않았지만 누구는 남쪽에서 태어나서 자유와 기회를 누리고, 누구는 그 반대의 삶을 살았다. 분단의 아픔은 가족을 만날 수 없는 깊은 슬픔과 동일시되고 눈물과 회한의 시간은 문화적 이질감을 낳았다. 지금은 각 급 학교에서 반공교육이라는 것이 없어졌지만 20년 전만해도 삐라를 주워오면 선물을 주는 등의 주입식 반공교육이 횡행했다. 그런 시대를 지나온 지금의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평화에 대한 이해가 생겼을리 만무하다.

 

 

그런데 여기 평화에 대해 좀 다른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한데모아 ‘평화강사’라 이름 하는 모임이 있다. 이들은 이삼십 대의 탈북청년들이다. 통일에 대한 강한 열망이 이들을 이 자리에 모이게 하지 않았나 싶다. 남한으로 넘어와 겪었던 모진 차별과 편견을 꿋꿋이 마주하고 이제 주체적으로 평화를 이야기 하는 평화강사로 탈바꿈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지금 펼쳐지고 있다.

“정치적인 혹은 이념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남과 북의 다른 생활상, 이전에 전혀 접할 수 없었던 남과 북의 교육과 문화 이야기를 통해 어린 초중고등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편견 없는 세상을 알게 하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우양은 올 해로 4번째 평화강사 양성 교육을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탈북청년 스스로가 ‘평화’와 ‘교육’의 주체가 된다. 단순히 강의를 잘하는 스킬만을 가르치지 않는다. 북에서의 본인의 삶을 그대로 강의에 녹아낸다. 어디서도 들어보지 않은 이야기에 학생들의 귀가 쫑긋할 수밖에 없다. 개인의 정치적 성향을 풀어놓는 자리도 아니다. 그러기에 평화강사의 자질 교육은 중요하다.

올 여름, 상륙한 첫 태풍 ‘카눈’이 서교동을 살짝 지나가는 날 젊은 청년들이 우양재단에 모여들었다. ‘평화강사 양성교육’이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이지만 실은 누가 누굴 양성하겠는가. 그저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이야기하는 자리일 뿐.

올 해 평화강사양성교육은 5회기에 나눠서 진해된다. 각계 각 층의 평화 전문가들이의 주옥같은 강의는 이 교육 프로그램의 질과 직결된다. 섭외된 강사들의 프로필을 보니, 담당자의 세심함을 한 번에 알겠다. 선배강사와의 만남을 통해 노하루를 전수받는 시간도 빼뜨리지 않았다. 망원역에 위치한 마포 ‘민중의 집’, 성북구에 위치한 카페 ‘보’ 등의 방문은 탈북청년들에게 신선한 경험이 될 것이다. 직접 강의안을 만들어보고 모의강의 시간도 나름의 의미를 더한다. 그리고 마지막, 경남 합천으로 평화 탐방을 떠난다. 그곳에 많이 거주하고 있는 원폭피해자들과의 만남은 전쟁과 평화에 대해 이 젊은 탈북청년의 마음을 어떻게 흔들어 놓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우양이 이들을 통해 기대하는 것은 결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적어도 ‘네’가 생각하는 평화와 ‘내’가 생각하는 평화가 다르지 않기를 바라는 기대며, 다가 올 통일에 젊은이들이 건강한 태도로 대처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자, 벌써 중반까지 펼쳐진 평화강사양성교육은 이제 후반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북에서 왔지만 이전에 만난 적 없는 젊은이들 사이에 평화가 내려 온 걸까. 처음에 서먹한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어쩌면 평화는 좋은 프로그램과 교육으로 만들어 지는 게 아니라, 머리를 맞대고 살갗을 부딪히다보면 자연히 찾아오게 되는 것은 아닐까. 이 교육은 이제 곧 끝나지만 이들을 통해 통일에 대한 기쁜 소식이 계속 들려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