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강사 양성과정 5기] 평화를 디자인하다 1day

WPTC 기본과정 첫 날 현장속으로

2013년에도 우양재단에서는 평화강사를 양성하기 위해 두달간의 일정을 마련했습니다. 올해로 5년째를 맞이하는 우양 평화강사 양성과정(Wooyang Peacemaker Training Course) 에는 그 여느때보다 많은 참가자들이 몰렸는데요. 여기 북에서 온 청년들이 스펙쌓기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평화, 각자가 표현할 수 있는 개성이 담긴 평화를 어떻게 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요. 올해는 특별히 4가지 기조가 설정되었습니다.

 

 

 

지난해 양성과정보다 알찬 강사진과 내용으로 탈북청년들의 강사양성과정을 집중 지원할 예정입니다. 2주에 걸친 기본과정 4일과 평화체험 1일 그리고 모의강의 및 현장실습까지 모두 35시간을 이수해야만 수료할 수 있는 쉽지 않은 여정입니다. 현재 기본과정과 평화체험을 마친 이들은 모의강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기본과정은 스피치 강의 2회, 남북한 비교강의 2회, 참여형 교육 2회, 평화교육 1회, 초중등 교수법 및 강의안 작성 3회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북한에서는 교원의 지위가 굉장히 높다고 하지요. 이들이 남한에서 강단에 서는 것은 강사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나의 경험과 강의법으로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지위가 주어진다는 것은 앞으로 이들이 한국사회의 대등한 일원으로 성장하는 데 많은 자양분을 공급해줄 것입니다. 비단 수혜자는 이들 강사뿐 아니라 그 이야기를 전해듣고 북한 또는 탈북민에 대한 편견을 내려놓게 되는 수강생들도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은 강사가 될 수 있을까, 그 선한 고민의 현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1강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양과 인연을 맺게 된 이재영 원장님의 “내안의 평화 발견하기”로 시작합니다. 원장님은 평화교육은 근본적으로 폭력을 유발하는 구조와 상황에 대한 비판적 사고에서 출발한다고 봅니다. 또한 가시적 폭력 뿐 아니라 문화적 폭력까지 폭력의 범주에 넣어 어떤 식으로 반평화적인 요소를 줄여나갈 것인지를 고민한다고 합니다. 가령 가해자에게 받은 피해자의 상처를 회복하는 최선이 가해자를 처벌하고 구속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근본적으로 가해자가 피해자의 고통을 인지하고, 진심어린 용서를 구하며 재발방지를 약속할 때 상호 회복이 가능하다 라는 점에 초점을 두고 활동 중이라고 합니다.

 

평화강사로 나설 연수생들에게 평화 자체에 대한 의미를 그려나가는 시간은 매우 중요했는데요.

"평화를 얻기 위해서는 안보가 중요하다 생각했는데 협력과 대화도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강의듣기 전과 후에 내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강의를 들으며 피해자의 소리에 귀기울여야 된다는 말이 와닿았고 화해와 갈등해소하는 방법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 등의 소감을 전했습니다.

 

 

첫 시간이 지나고 2강 은 서로 간 소개와 통일마을을 디자인하는 시간으로 꾸려졌습니다. 참여형 교육의 즐거움을 맛보는 시간인데요. 세계를 누비며 평화활동가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1인 시민활동가 조원영 강사는 우리가 흔히 떠올릴 수 있는 통일에 대한 경직성을 유연하게 하기 위한 여러 가지 조별 활동을 진행해주셨습니다. 어색함을 달랠 수 있는 자기소개 시간이 끝나고, 조별 활동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인정하는 연습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모두 디자이너가 되었습니다. 평화로운 통일마을을 스케치해봅니다. 서로가 꿈꾸는 통일마을은 어떤 모습일까요. 연수생들은 "나로 인해 청중들이 상상할 수 있다라는 것에 이번 시간이 의미있다"고 얘기합니다.

 

 

조별 소그룹 모임을 갖고 의견을 교환하며 생각을 공유하며 다양한 통일마을이 탄생했습니다. 자신만의 상상력과 특색이 무엇인지 스스로도 몰랐던 나의 가능성, 개성의 재발견입니다. 중요한 교보재였던 ‘뻥튀기’를 활용한 평화를 표현하면서, 평화 그리고 통일이 갖고 있는 그 무거움을 조금은 내려놓는 유쾌한 시간이었습니다.

 

 

 

첫날 세 번째 시간은 SBS 김정일 아나운서의 스피치 특강입니다. 아나운서님은 탈북청년들에게 친숙할 자신의 이름 석자로 재치있게 강의를 열어주셨는데요. 23년차 베테랑 아나운서로서 말하기의 가장 근본이 되는 상대(듣는이)에 대한 매너와 아름답게 말하는 습관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해주셨습니다. 스피치의 기술적인 부분에 앞서 청중 앞에 강사로서 바로서야 하는 ‘기본’ 을 알아야 한다는 것. 이 밖에도 바른 표현법과 관련하여 시, 소설, 수필을 예로 드시며 혼돈이 잦은 유사어휘에 대한 궁금증도 해소해 주셨습니다. 강의 후에는 올림픽 중계와 축구 중계를 하시며 흥미로운 경험담을 연수생들과 함께 나눠주셨습니다. 쉴새없이 쏟아지는 질문이 끝나고 돌아가는 발길을 돌려 연수생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싸인도 해주시는 친절한 매너도 국민 아나운서 다우셨습니다.

 

 

 

사실 김정일 아나운서는 지난해 가을, 탈북청년포럼, '북소리'의 메인사회를 맡아주실 만큼 탈북청년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신데요. 이번 강의를 설레는 마음으로 그리고 선한 부담으로 준비하셨다고 합니다. 연수생들은 "사람들에게 내가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하는지 또 나의 스토리로 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내용이 좋았다" "자신감을 갖게 됐고 강사님의 넘치는 에너지를 받아 스피치를 조금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등의 소감을 전했습니다.

 

  청중인 나를 잘 이해하는 강사를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앞의 세 강사들의 강의에서 공통점이 있었는데요. 상대와 소통하려면 가르치려 하지 말고, 인정하고 공감해주려고 애쓰라는 것입니다. 스스로가 쉽사리 상상하기 어려운 역경을 겪었다면, 보다 타인의 목소리를 귀담아듣을 수 있지 않을까요. 연수생들이 평화강사가 되어 따뜻한 강사로서 많은 현장을 누비기를 소망해 봅니다.

 첫 걸음을 뗀 평화강사양성과정 5기 연수생들의 앞으로의 행보에도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리며, 남은 기본과정, 그리고 평화체험 현장 후기도 기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