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농어촌유산답사기 no.1 [초계중앙교회편]

 

part 1. 모여라, 그리고 떠나라!!

 

   

몇몇의 사람들이 둘러 앉아 있지만, 서로 아무런 대화 없이 적막만 흐르는 이곳은 우양재단 1층 모임터입니다.

 

오늘은 20120809일 목요일이고 현재 벽에 걸려 있는 굵은 시계바늘은 숫자 7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해가 조금씩 하늘 높이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봐서 저녁이 아닌 이른 아침 시간임을 추측할 수 있는데요, 아침 7시라면 우양재단에서 누구보다 일찍 출근한다고 자부하는 박모 주임도, 노모 부장님도 출근하기 전인 아직은 너무 이른 시간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이른 시간에 1층 모임터에 어색하게 앉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 젊디젊은 청년들은 도대체 누구일까요?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여러분들에게 주저리 주저리 안내해 드리고 있는 저는 누구일까요?

 

궁금 하시다구요?  이 자리를 통해 정식으로 여러분께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저는 이번 농촌체험의 전체 진행을 맡게 된 농어촌 섬김팀의 손삼열 과장입니다. 간단하게 저의 소개를 드리자면 30대 중반의 훤칠한 미혼 남으로, 농어촌 팀에 속해있지만 태어나서 지금까지 서울을 떠나 본적이 없는 뼛속까지 서울사람인 서울토박이! 싸이 형의 강남스타일에 나올법한 강남스타일의 남자랍니다!

 

(.. 관악구도.. 강의 남쪽이긴 하니까요..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이렇게 이른 아침 어색어색 열매를 먹은 듯(잘 이해를 못하시겠는 분은 만화 원피스참고) 어색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저 청년들은 저희 농어촌 섬김팀의 장학생들이구요. 아마 3월에 있었던 장학금 수여식 이후 처음 만나는 자리인지라 아직까지 서로 어색해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 너무 이른 아침이기에 잠이 덜 깨서 그런 것 같아 보이기도 하구요.

 

그렇다면 맨 처음의 장면으로 다시 돌아가 볼까요 why? 이렇게 이른 시간에 강남스타일의 남자와 어색어색한 청년들은 우양재단 1층에 모여 있는 것일까요? 다들 어디 떠나는 것처럼 짐을 바리 바리 싸들고 말이죠.

 

그것은 바로 오늘이 20121차 농촌체험의 날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부터 23일간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약 서울에서 4시간 30분 정도 떨어져 있는 경남 합천에 있는 초계중앙교회로 떠나게 됩니다. 그 곳에서 농어촌의 목회 현장을 돌아보고, 목회하시는 목회자님의 농어촌 목회에 대한 철학을 들으며, 교회의 필요한 일을 돕고, 장학생들 간에 끈끈한 의리를 다지는 시간을 갖을 계획입니다.

 

그리고 이번 체험의 총 인원은 10명입니다. 장학생 8, 실무자 2. 성비를 나누어 보자면 남자 4, 여자 6명으로 딱히 농활 활동에 유리한 인원 구성비는 아닙니다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대책 없는 믿음으로 차량 두 대에 몸을 싣고 경남 합천으로 출발하려고 합니다.

 

참고로 저희가 방문하려고 하는 합천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 동네입니다. 우선 우리나라에서 제일 더운 대구 옆에 자리하고 있는 분지(盆地)로 찌는 듯한 무더위를 자랑하는 곳이 바로 합천입니다. 한 낮에는 동네에 개도 돌아다니지 않는다고 하니, 그 더위를 상상할 수 있겠죠? 또한 합천에는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해인사라는 유명한 절이 위치해 있으며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전두환 대통령의 생가와 예전에 화려한 휴가라는 영화가 개봉했을 때 한창 이슈가 됐었던 전두환 공원으로 일컬어지는 일해공원이 위치한 곳이기도 합니다.

 

합천 '해인사' 전경(펌)

 

그리고 합천은 한국의 히로시마라 불리 우며, 피폭 2세들이 모여 살고 있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저희가 합천을 주목하고 방문하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합천은 전국에서 기독교 복음화율이 가장 낮은 동네이기 때문입니다. 기독교 복음화율이 5.1%라고 하니, 4명 가운데 1명은 기독교인이라고 하는 국내의 상황을 고려해 봤을 때 무척이나 낮은 수치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많은 기도가 필요한 곳이고, 그러한 지리적 위치에 자리한 초계중앙교회는 저희들의 땀과 기도가 많이 필요하리라 확신했거든요. 그래서 서울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지리적인 어려움을 무릅쓰고 저희 10명의 젊은이들이 이른 아침 떠나게 됐습니다.

 

고속도로를 타고 열심히 달리고 달려, 여행의 꽃이라 불리 우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려 호두과자와 구운감자, 슬러쉬등으로 배를 채우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달리기를 약 5시간, 우리는 드디어 초계중앙교회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일까요? 분명 목사님께서 알려주신 주소를 찍은 네비게이션의 안내로 도착한 그 곳 주변에는 그 어디에도 교회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희의 사전 정보에는 초계중앙교회는 미자립 교회로 교인 분들도 많지 않고 경제적으로 무척이나 어려운 곳이라고 들었기에 낡고 허름한 교회를 생각하고 방문하였으나, 우리가 도착한 그곳에는 낡고 허름한 교회 건물이 아니라 아예 교회라는 건물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목사님께 다시 연락을 드려서 여쭤 봐야하나? 교회 주소를 잘못 알고 온 것 아니야? 어쩌면 좋지? 라는 멘붕의 상황을 겪고 있는 우리의 눈에 그 순간 들어온 것은 ‘CHOCOLATE & COFFEE, 도토리의 꿈이라는 간판을 가진, 이런 농촌 지역에는 절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센스있고 아름다운 카페였습니다.

 

 

 

뭐지? 이 카페는? 이런 시골에 도시 한복판에 있을 만한 그런 카페가 있네?” 이런 곳에서 이런 커피 장사가 잘 되나??” 우리가 방문할 교회는 보이지 않고, 이 지역에 절대 어울리지 않는 카페만 눈앞에 보이니 저희의 머릿속은 이미 혼란에 빠진 상황, 이 때 누군가가 인자한 웃음을 띠우시며 카페 안에서 우리를 향해 걸어오고 계셨습니다.

 

!!! 이진용 목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