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에 해당되는 글 15건

  1. 당신이 있어 우양은 든든합니다[우양재단 뉴스레터 vol.54]
  2. 신입직원들과 함께하는 봄맞이 인터뷰
  3. [닮고싶은청년 vol.22] 따뜻하고 건강한 식사 한끼 하실래요? - 푸드포체인지 대표 노민영

 

 

 왼쪽부터 서현주 주임, 배민정 간사, 정수현 간사

 

 

봄이 오는 소리와 함께 우양재단에는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3명의 신입직원이 입사했다. 이들은 아직 우양재단도 또 서로도 낯설다. 그래서 준비한 수다시간! 아니 인터뷰!! 수다인지 인터뷰인지 분명하지 않은 이 시간을 누리며 이들은 서로에 대해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회계팀의 서현주 주임, 농어촌섬김팀의 정수현 간사, 후원팀의 배민정 간사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이다. 이전의 경력도 하는 일도 다른 이들은 우양재단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 자기가 맡고 있는 업무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현주 회계팀의 서현주 주임 이예요. 우양의 살림살이를 맡고 있어요. 회계업무를 하고 있죠. 2월에는 이사회 준비가 가장 큰 업무였네요. 그리고 월급날엔 직원들의 월급을 주는 것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죠.

 

수현 저는 농어촌섬김팀의 정수현 간사입니다. 주로 농어촌의 목회자들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해외장학사업과 대학생 봉사단 업무도 같이 진행하고 있어요.

 

민정 저는 이제 출근한지 보름정도 된 배민정 간사입니다. 후원팀이고요. 이제 업무를 하나씩 배워가고 있어요. 기업사회공헌연계가 주요한 업무이고요. 그 외에도 키워드 마케팅, SNS마케팅, 나눔설명회, 가두캠페인 등이 있어요.

 

- 어떻게 처음 우양을 알게 되었나요? 그리고 지원하게 되었나요?

 

수현 저는 대학생 때 우양재단을 처음 알게 되었어요. 제가 소속되어 있는 아마추어 축구팀이 우양배통일축구대회에 참가했거든요. 그 때 조 추첨을 하러 우양재단에 방문 했던 것이 첫 방문이었어요. 탈북자들과 함께 경기를 한다는 것도 신기했지만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축구대회가 끝나고 뒤풀이를 하는 식사자리에서였어요. 어쩌다 보니 제가 앉았던 테이블에 저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탈북출신이었던 거예요. 굉장히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그렇게 우양재단이 제 머리에 강한 인상을 남겼고 이직을 고려하고 있을 즈음 우양재단에서 사람을 뽑는 다는 공고를 보게 되었어요.

 

현주 취업 공고로 알게 되었어요. 다른 건 잘 몰랐지만 저도 탈북 사업을 하는 것이 특별하게 느껴졌어요.

 

민정 대학원을 다니는데요. 마포구에서 일하는 선배의 특강을 듣게 되었어요. 그 선배가 우양재단을 건강한 재단으로 소개하는 것을 듣고 휴대폰 메모장에 적어놨어요. 그게 작년 5월이에요. 그리고는 잊고 있었는데 전 직장에서 이직을 결심한 후 우양재단 채용공고를 보게 되었어요. 아직도 휴대폰 메모장에 우양재단이라는 메모를 지우지 않고 있어요.

 

 

 

- 이전에도 비영리 분야에 대한 관심이 있었나요?

 

현주 대학시절 캐나다에서 인턴생활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곳이 비영리 단체였어요. 비영리 단체에서도 이렇게 회계 관련 업무를 할 수 있다는 것을 그 때 처음 생각했던 것 같아요. 회계학과에서는 비영리 분야에 관심 있는 친구들이 극히 적기 때문에 왠지 모를 신비감도 있었던 것 같고요. 그 후로 비영리 단체에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민정 저는 아동가족복지학을 전공했어요. 과 특성상 비영리 단체를 경험할 기회가 많았는데 20대 초반엔 마음의 준비 없이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분들을 많이 만났던 것 같아요. 좋은 기운을 전해 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고 오히려 제가 힘들었어요. 그 후로는 대학시절 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들을 주로 공공기관에서 하게 되었어요. 첫 직장도 자연스럽게 공공기관이었고요. 작년부터 사회복지 대학원에 다니고 있는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비영리 현장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어요.

 

수현 이전 직장은 영리단체였죠. 1년 정도 일했는데 영리부분에서 일하는 것이 왠지 불편하고 어렵게 느껴졌어요. 저와 같이 신학과를 졸업한 친구들 중에도 기독교비영리단체에서 일하는 이들이 많이 있어요. 저에게는 비영리 단체에서 일하는 것이 훨씬 더 자연스럽고 편해요.

 

- 우양에서의 첫날은 어땠어요? 퇴근길에 느낌은 어땠어요?

 

수현 제가 첫 출근한 날은 점심에 다 같이 회식을 했어요. 홍대 앞에 작은 샐러드바에 갔는데 무척 맛이 있어서 기분이 좋았어요. 그리고 그 때만해도 한 겨울이라 퇴근시간만 되도 하늘이 깜깜했어요. 춥고 깜깜하고 아무 생각 없이 집에 갔던 것 같아요.

 

민정 저도 그랬어요. 제가 첫 출근한 날도 다른 직원의 생일이라 다 함께 점심 식사를 했었죠. 전에 일하던 직장은 직원이 많은 곳이라 직원들의 생일을 일일이 챙기지 못하는데 우양은 직원들에 생일에 모두 함께 식사를 하고 축하해주는 것이 신선했어요.

중국집에 갔었는데 평소에는 먹지 않던 울면을 시켰어요. 그 울면이 집에 갈 때 까지도 배속에서 불고 있는 느낌이었어요.

 

현주 우양직원들이 무척이나 따뜻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말 한마디, 지나가는 인사에도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던 것 같아요. 그리고 사무실이 굉장히 아기자기한 느낌이었어요. 사무실 중간 중간 들어간 예쁜 색깔 벽과 회의실에 노랑 소파가 기억에 남아요. 그날 저녁 퇴근하면서 맞은 밤바람이 상큼했어요.

 

         

 

 

- 2014년 우양은 나에게 어떤 의미 인가요?

 

민정 비상을 위한 큰 도약이 될 것 같아요. 2014년은 우양에서 현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한해가 되길 바라요.

 

현주 작년 한해는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한해였어요. 힘들었던 기억은 2013년으로 마무리하고 2014년은 새로운 삶을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에요. 우양이 저의 새로운 시작에 좋은 신호탄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수현 20대의 저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기 위해 어딘가 늘 떠나있는 기분이었어요. 이제는 안정적인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그 삶을 꾸리는 데에 우양이 큰 버팀목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인터뷰는 끝났지만 서로를 알아가는 수다는 계속되었다. 내가 맡은 일에는 어떤 행사가 준비 중인지 서교동의 어느 식당이 맛있는지 함께 나누고 싶은 것도 전하고 싶은 것도 많아졌다. 앞으로 이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풀어 가는지에 따라 우양은 더 멋지고 새로운 모습으로 여러분을 만나게 될 것이다.

 

 

 

보름간 스페인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스페인에서 진행되는 지역 먹거리 운동을 직접 눈으로 보고 참여하는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왔다. 다녀오니 하고 싶은 것들이 더 많아져다며 건강한 미소를 짓는다. 사단법인 푸드포체인지의 노민영(34) 대표다.

 

지금은 식생활과 먹거리 분야에서 전문가로 불리고 있지만 20살의 그녀는 통계학과 학생이었다. 남들보다 요리하는 것을 좋아했고 맛있는 음식을 좋은사람들과 나누어먹으면 행복했다는 것이 특별하다면 특별한 점이었다. 그때부터 요리를 배우기 시작한 그녀는 푸드스타일리스트로 활동했고 음식전문잡지사와 외식업체 마케팅팀에서도 근무를 했다.
“처음에는 음식을 먹고 즐기는 것에 관심이 있었어요. 그냥 그게 전부라고 생각했죠. 그러다 언젠가 부터 우리의 먹거리 문화 이면에 있는 사회적 현상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때 슬로푸드(slow food)운동을 알게 됐어요.”

 

지속가능성 있는 먹거리 문화를 고민하다

 

그녀는 우리가 음식을 먹는 것이 한 끼 식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말한다. 한 끼 식사의 변화는 우리의 삶과 사회가 변화하는 첫 걸음이라는 것이다.
“슬로푸드 운동을 접하면서 먹거리에 대해 다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당시 한국에서 먹거리와 관련하여 배울 수 있는 것은 식품영양이나 식품과학정도거든요. 제가 공부하고 싶었던 그런 것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유학을 결심했죠.”
국제슬로푸드연맹에서 설립한 이탈리아 미식과학대학(University of Gastronomic Science)은 문화, 역사, 경제, 인류학, 심리학 등등 음식에 사회과학적 측면으로 접근하여 교육을 한다. 물론 그 기저에는 슬로푸드의 철학이 깔려있다. 그녀는 이곳에서 새롭게 공부하고 지속가능성있는 먹거리문화에 대한 고민을 안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건강한 먹거리의 조건

 

유학에서 돌아왔을 당시 한국에도 슬로푸드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생기고 있었다. 발빠르게 관심을 가지는 단체들이 생겨 함께 일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희망제작소와 풀무원에서 먹거리와 관련한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겠다고 결정하고 그 적임자로 그녀가 추천되었다. 그리하여 사단법인 푸드포체인지가 설립된다. 푸드포체인지는 교육과 캠페인으로 소비자와 생산자의 의식을 개선하여 식생활 문화를 변화시키고자 한다. 지속가능성의 관점으로 봤을 때 먹거리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푸드포체인지의 기본철학은 누구나 좋은 먹거리를 먹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 먹거리시장에서 좋은 먹거리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마트에 쏟아져 나오는 저렴한 수입농산물과 첨가물로 맛을 낸 여러 가지 식품들은 좋은 먹거리를 먹겠다는 소비자들의 의지를 사라져 버리게 한다.
“건강한 먹거리의 첫 번째 조건은 우리땅에서 자란 제철음식이예요. 유기농이니 친환경이니 하는 건 사실 그 다음 이야기고요. 또 식품첨가물보다는 천연재료로 만들어진 가공식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죠. ‘우리동네 장담그기’도 이런 맥락에서 시작했어

요.”

 

 

‘진짜’맛을 찾다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식생활 교육이나 성인들과 함께 하는 기획강연들을 진행하면서 동일하게 나온 결론은 현대인들은 진짜 맛을 잃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 가짜 맛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리 제일 먼저 간장, 된장, 고추장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우리 요리의 기본이 되고 있는 필수적인 양념에까지 가짜 맛이 섞여있거든요. 그래서 함께 장을 담그기 시작했어요.”
도시에 살면서 개인이 장을 담근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여럿이 모이니 가능했다. 40명 정도가 되는 참가자들이 공동으로 장독을 마련하고 필요한 만큼 분양을 했다. 장을 담그고 관리하는 일까지 힘을 모아 진행하고 있다. 함께하니 즐거운 일이 되었다.

 

장독을 나누다

 

장 담그기가 한창 진행될 즈음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대상으로 식생활교육을 진행했다. 지역아동센터를 교육을 끝내고 나올 때는 늘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교육을 하고 나올 때 마다 마음이 불편했어요. 식생활 교육에서는 첨가물이 들어간 음료나 과자는 건강하지 않은 음식이라고 가르쳤거든요. 그런데 센터에는 늘 그런 간식들이 가득했어요. 주방에서 사용하는 기본 장들도 화학조미료가 많이 들어있는 대기업의 제품들이 즐비했고요. 그래서 펀딩을 시작했어요.”
건강한 먹거리를 선택할 수 없는 아이들에게 무조건 건강하지 않은 먹거리를 먹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무책임하게 느껴졌다. 우리가 만드는 건강한 장을 그 아이들과 나누어 먹고 싶었다. 펀딩을 통해서 지역아동센터에 나누어줄 장독을 분양 받았다. 장을 담그고 관리하는 것은 기존 회원들이 도왔다.
“장 담그는 일은 1년이 걸리니까요. 겨울까지 잘 익혔다가 맛있는 장을 전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장 담그는 과정을 함께 이야기하고 직접 담근 장을 맛보게 하는 것만큼 좋은 교육이 있을까요."

 

 

 

푸드포체인지에서는 7월부터 푸드케이터 양성과정을 개설한다. 연 350회 정도의 바른 식생활강의를 기존 강사로 충당하기 버거워졌기 때문이다.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기획강의도  연일 진행 중이다.
“2주간 사무실을 비워서 사무실에 할 일이 쌓여있을 거예요. 사무실 직원은 저를 포함해 2명뿐인데 일은 쉴 틈 없이 늘어가고 있어요. 가끔은 힘들지만 좋은 사람들과 따뜻하고 건강한 밥 한끼 나누어 먹는 일이라 다시 힘을 낼 수 있어요. 밥상을 같이 한다는 것은 삶을 함께 한다는 뜻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