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막 냉장고에서 꺼내 온 거예요. 시원할 때 마셔야 더 맛이 있어요.”

만나자마자 피로회복음료를 선물하는 권승일 씨는 지난 달 처음으로 직장에 입사했다. 다양한 업무를 배우기 위해 이번 주 내내 각각 다른 지점으로 출근해 업무를 익히고 있다. 제약회사에 다니는 그는 아침 7시부터 종일 피로회복음료를 날랐다. 요즘 같은 땡볕에 녹초가 되는 것이 당연하건만 마치 광고에 나오는 청년모델처럼 씩씩한 미소를 지었다.

 

벤치 닦는 동아리 ‘KNU서포터즈

 

지금은 서울에서 일하고 있지만 그는 대구에서 올라온 경상도 남자다. 그가 졸업한 경북대학교에서는 쌍둥이 총학생회장단으로 꽤나 유명세를 탔다.

쌍둥이 형이 총학생회 회장 그리고 제가 부회장을 했어요.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하는 동안 재미있게 했고요. 학교에 애착도 많이 생겼어요.”

총학생회 임기동안은 마땅히 해야 할 일들을 잘 해내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정말 재미있는 일은 총학생회 임기가 끝난 후에 시작됐다.

총학생회 임기는 끝났지만 학교를 위해서 무언가 하고 싶은 마음은 여전했어요. 그래서 우선 함께 할 수 있는 친구들을 모았어요.”

무엇을 하기 위한 모임인지도 정해 지지 않았다. 그저 학교를 위해서 봉사를 하고 싶은 학생들을 모집했다. 금세 30명이나 모였다.

사실 저도 놀랐어요. 정식 동아리도 아니었고 무엇을 해야 할지 정해진 것도 없는데 저를 믿고 와준 친구들이 30명이나 되었거든요. ‘KNU(경북대학교)서포터즈라고 이름을 짓고 가장 먼저 한 일은 단체복을 맞춘 거였어요.”

무엇을 해야 할지 정해진 것은 아니었지만 먼저는 학교를 위한 일을 하고 싶었다. 스펙을 위해서가 아닌 순수한 봉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작한 일이 캠퍼스에 있는 벤치를 닦는 일이었다.

학교벤치는 학생들이 늘 이용하고 있었지만 누구도 청소해야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우리가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30명이나 되는 학생들이 ‘KNU서포터즈라는 이름을 달고 캠퍼스 구석구석을 다니며 교내 벤치를 닦았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그냥 즐거워서 하는 일이었다.

 

 

 

봉사의 꽃은 목욕봉사죠

 

벤치 닦는 일로 봉사에 재미를 붙인 학생들은 이번엔 지역에 있는 아동장애인복지시설로 갔다. 매주 토요일 오전, 누군가는 나들이를 가고 누군가는 불금의 여파로 아직도 잠자리에 있을 그 시간이다. 그러나 ‘KNU서포터즈는 장애아동들의 목욕을 돕는 봉사를 하기위해 일찍부터 아침을 깨웠다.

친구들에게 재미있을 거라고 가자고 이야기 하면서도 사실은 자신이 없었어요. 매주 토요일 아침 나와야 하는 일인데 이 친구들이 얼마나 따라와 줄까 하는 생각이었지요.”

그러나 승일씨의 걱정은 기우였다. 처음에는 머쓱해 하던 친구들은 어느새 봉사를 즐기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아마 아이들과의 교감이 있어서 일거예요. 몸도 잘 못 가누는 아이들을 닦아주고 안아주며 드는 애틋한 마음이 있어요. 이 기분을 경험해 본 친구들은 대부분 꾸준히 봉사에 참석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는 늘 봉사의 꽃은 목욕봉사라고 말하곤 하죠.”

이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KNU서포터즈는 올해 3기 회원을 받았다. 여전히 교내동아리로 등록되어 있지는 않지만 지원자가 너무 많아서 올해는 면접까지 봐서 회원을 뽑았다. 졸업하고 학교를 떠나있지만 그에게는 여전히 가장 큰 자랑 거리이다.

 

 

지금은 인정받는 직원이 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예요

 

입사면접을 보는데 면접관이 물어보는 거예요. 왜 이렇게 자기소개서에 대한민국사회환원이라는 단어가 많이 있냐고요. 어떤 이유라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저는 대한민국이 좀 더 살기 좋은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늘 있어요. 그리고 이 일들은 여러 사람들과 함께 할 때 더 큰 힘이 되고요 .”

지난 달 신입사원 연수원에 있으면서도 연수원동기들과 요양원으로 봉사를 다녀왔다. 하고 있는 일이 좀 더 익숙해지고 같은 마음으로 활동할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회사 내에 봉사 동호회를 만들고 싶다. 그러기위해서 지금은 회사에서 인정받는 직원이 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이다. 먼저 맡겨진 일에서 능력을 인정받아야 그가 다른 일을 제안했을 때에도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쌍둥이 형과 함께 국회의원이 되고 싶어요

그의 꿈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대학교에서는 쌍둥이 총학생회장단으로 활동했던 쌍둥이 형과 50대가 되어서는 함께 국회위원이 되고 싶다.

앞으로 20~30년간은 지금 하는 일을 열심히 하고 싶어요. 제가 지금 피로회복제를 만드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으니까요. 서민들의 피로를 씻어주는 일을 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50대가 되어서는 서민들의 삶을 돕기 위해 노력하는 국회위원이 되고 싶어요. 물론 너무 멀리 있어서 아직은 막연하지만 저희 쌍둥이 형제가 함께 국회에 들어가는 것이 대학생 시절부터 형과 저의 꿈이었어요.”

 

가는 곳마다 함께할 동료를 만들고 그들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가는 그는 가히 우양재단 사회환원청년장학생이라 부를만하다. 그리고 이런 자신을 응원해 준 우양재단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닮고싶은청년이라는 우양의 문구가 늘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아직은 신입사원이지만 언젠가 제 몫을 충분히 감당하는 사회인이 된 후에는 사회환원청년장학생 선발에 선배 심사위원으로 참석해 보고 싶어요. ! 이달에 통일축구대회가 있죠? 저도 우양FC로 같이 뛸 예정이니까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