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교회'에 해당되는 글 17건

  1. 변화를 만들어내는 여인, 사모
  2. 내 평생에 한 번이라도! 성지순례
  3. 2011년 농어촌 사례세미나
 

변화를 만들어 내는 여인, 사모

라고, 거창하게 제목을 달았지만 이 말로 다 담을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아무도 안 가는, 모두가 기피하는 시골 마을에서 땅을 일구고, 어르신들을 돌보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작은 교회가 있다. 목사인 남편이야 신의 부르심에 조용히 응답했을 뿐이라 치자, 아내는 무슨 죄인가. 근데 어느 샌가 목사인 남편보다 더 마을을 사랑하고, 교회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버린다. 우리는 그 사람을 사모라 부른다.

충북 옥천군 안남면 지수리에 안남시온교회는 작은 시골교회다. 성도라고 해봤자 장년 19명, 주일학교 10명이 고작이지만 24년의 역사를 가진 교회다. 교회 건축을 앞두고 젊은 교인들이 나가면서 교회는 더욱 고령화 되었다. 그래도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공간이자 예배 장소를 소망하며 조금씩 주춧돌을 놓고 있다. 재정이야 말할 것도 없이 힘들고, 일이 진행되는 속도도 더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 예배당에서 예배할 날을 생각하면 날마다 신이난다.

시골교회 사모는 하는 일이 많다. 마을의 경조사를 챙기고, 심방을 가고, 어르신들을 돌보고, 어려운 일을 당한 이들을 상담하는 일이다. 안남시온교회 김은미 사모도 늘 바쁘게 사역을 감당한다. 김은미 사모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주일학교 교사이다. 주일학교에 나오는 아이들 대부분의 부모는 아직 교회에 나오고 있지 않다. 실망할 일은 아니다. 아이들을 잘 가르쳐 부모님을 전도하는 매개가 되게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시골 아이들의 가정환경은 생각보다 심각한 경우가 많다. 안남시온교회에도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6명, 그 중에서 엄마가 없는 아이들이 3명이다. 사랑이 부족한 아이들은 언어가 거칠고 자기 자신을 “바보, 멍청이, 죽을 놈 이예요. “라고 학대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컴퓨터 게임에 빠져 지낸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며 같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김은미 사모는 늘 가슴이 아팠다.

아이들의 마음을 치료하는 음악, 핸드벨

지난 성탄 발표회 때 아이들과 함께 준비해서 발표한 핸드벨 연주는 아이들 자신뿐만 아니라 그 발표회를 찾은 부모님들에게도 감동을 줬다. 핸드벨은 매력 있는 악기다.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음악 재능이 뛰어나지 않아도 함께 어우러져 한 곡의 음악을 완성한다.

“하나님께서 상처받은 아이들을 음악을 통해서 치료하실 생각을 하니 너무 설레는 거예요.”

성탄 발표가 끝나고 나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평소에 게임밖에 관심이 없던 아이들이 핸드벨을 계속 배우길 원하는 것이다. 이 작은 악기가 아이들의 마음을 열었다. 김은미 사모는 핸드벨 연주가 아이들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안남면은 학원도 지역아동센터도 없는 문화적으로 낙후된 지역이다. 이런 지역에서 악기를 배우는 일은 실은 상상할 수조차 없는 일이다. 이런 아이들을 위해 매주 토요일마다 교회에서 모여 연습을 하기로 했다. 김은미 사모의 마음이 바빠졌다. 핸드벨을 가르쳐줄 사람이 없으니 김은미 사모가 레슨을 받아 직접 가르쳐야 하고 또 당장 핸드벨도 구입해야 한다.

시작은 뮤직벨로, 나중은 핸드벨로 창대하게

핸드벨은 3종류다. 뮤직벨, 핸드차임, 핸드벨이다. 그 중 아이들이 쉽게 배울 수 있는 뮤직벨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뮤직벨에 대해서 조사하던 중 대전에서 핸드벨 연주자로 활동하는 송재월 선생님을 만나게 됐다. 매주 1회 핸드벨 레슨을 약속 받았다. 이제 모든 준비가 됐다.

악기를 연습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악기를 구입해야 한다. 핸드벨은 개당 30만 원이고, 핸드 차임은 120만 원 정도이다. 그중에 제일 싼 뮤직 벨은 20만 원 이면 사는데 그 비용 역시 만만치 않다. 김은미 사모는 우양재단 ‘사모님 자기개발 프로그램’에 핸드벨 레슨과 구입비를 신청해 뮤직벨을 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연주를 위해서는 핸드차임이 반드시 필요하다.

“체계적인 연습과 교육을 통해 핸드차임, 핸드벨 등 상위 악기로 넘어가야죠. 그 때 되면 우양재단처럼 또 누군가의 도움이 있을 거라 믿어요.”

 

소망, 상상할수록 부풀어 오르는 무엇

김은미 사모는 벌써부터 꿈에 부풀어있다. 아이들과 함께 안남면 작은 음악회에서 연주하고, 겨울마다 안남면 마을 회관에서 공연하는 상상을 한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고 주목하지 않았지만, 이 작은 악기가 변화를 가져올 거라 믿는다.

“핸드벨은 침체되어 있는 환경 속에 안주해 있는 저에게 도전이예요. 바라기는 이것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마음의 상처가 치료됐으면 좋겠어요. 또 믿지 않는 부모님들을 하나님께 인도하는 구원의 통로가 될 거라 믿어요.”

모두가 떠나버려, 소망조차 품을 수 없는 작은 시골마을이, 아이들의 조그마한 손에 들려있는 핸드벨을 통해 행복한 삶의 터가 되는 것을 상상해보라. 그것은 아마도 누군가의 깊은 바람이 하늘에 닿았기 때문 아니겠는가!

 

우양재단 사모님 자기개발 프로그램이란?

농어촌 미자립 교회에서 삶을 던져 사역하는 사모님들의 자기개발을 돕고자 소정의 지원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우양이 뜻 깊은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농어촌을 지키고 있는 목회자 100명에게 주어질 특별한 선물입니다. 메마른 소외지역 일꾼에게 한줄기 청량제가 될 선물은 바로 성지순례입니다. 어쩌면 평생 비행기 타 볼일이 없을지 모르는 시골 목회자들은 얼마나 신이 날까요. 벌써부터 여권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우양사무실로 전화 문의가 빗발칩니다 

사실 농어촌 100교회 목회자 성지순례 프로젝트는 2011년 초에 진행될 예정이었습니다. 재스민 혁명이라 불리는 중동 민주화의 소요 속에서 연기가 된 것이지요. 그때도 무리를 해서 중동행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성지순례코스를 변경해야했기 때문입니다.

기독교의 흔적이 묻어있는 그리스, 터키 지역도 의미가 있지만, 이스라엘, 이집트 등 예수님의 발자취가 그대로 살아 있는 장소를 포기할 수 없었거든요. ‘언제 다시 올 기회일지 모를 성지순례여행에 아쉬움을 남겨서는 안 된다는 이사장님의 바람도 담겨 있습니다.

 

2012년 성서 인물의 후손을 만나러 갑니다

 

그렇게 크게 돌아 우양 성지순례단의 출국날짜가 정해졌습니다. 2012311일이 그날입니다. 1213일의 일정에 담을 수 있는 최선의 코스를 잡았습니다. 이집트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을 거쳐 요르단에 이르는 여정입니다 

먼저 이집트! 이집트 하면 스핑크스와 피라미드가 떠오르시지요? 하지만 이집트(애굽)는 기독교와 성서의 나라이기도 합니다. 아브라함과 요셉이 살던 곳도 그곳이며, 모세를 담은 바구니를 띄운 나일강도 이집트에 있습니다. 헤롯왕의 서슬 퍼런 칼날에서 피신한 아기예수의 피난처도 이집트에서 볼 수 있습니다. 모세가 십계명을 받은 시내산의 일출은 이집트의 백미입니다. 진정 인간이 신의 얼굴을 마주할만한 장소라고 할 만합니다 

 

요르단 역시 성경에서도 무척이나 중요한 지명입니다. 인디아나 존스로 유명한 페트라 말고도, 출애굽 때 모세가 올라 가나안을 내다봤다는 느보산, 성서에서 인간의 아들로서 최고의 찬사를 받았던 세례요한의 활동무대도 목격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성지순례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이 아닐까 합니다. 성서에서 800번 넘게 언급되는 예루살렘은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은 곳이죠. 예루살렘 구시가지의 벽돌 하나하나가 성서시대의 산 증인이 아닐까요. 사해에도 들러 짠물 수영을 하고, 베들레헴 말구유를 기념한 교회도 방문합니다. 롯의 소금 기둥도 지나칠 수 없는 명소고, 고요한 갈릴리 바다 선상에서 예배를 드릴 예정입니다. 가나혼인잔치의 기억도 떠올리고, 오병이어 기적의 흔적도 돌아봅니다.

 

목회자님들 참고하세요 

이외에도 13일간 밤잠을 줄여가며 순례할 예정입니다. 꽤나 강행군을 할 예정이니, 체력을 길러오는 것도 참가자의 준비덕목 중 하나입니다. 사해 수영에 필요한 수영복수건도 준비하셔야합니다. 바람막이 점퍼도 필수품입니다. 중동이 365일 덥다는 건 편견입니다. 정확하게 365일 낮에만 덥습니다. 저녁시간에는 꽤 쌀쌀하답니다. 

순례 참가자들의 거룩하게 흥분된 그 기분 모를 바 아니지만 꼭 기억해주셔야 할 몇 가지가 더 있습니다. 여권을 챙겨 주셔야하고요. 특히 이번 여정에는 복수여권이 필요합니다. 여권의 유효기간도 확인하셔야 합니다. 적어도 6개월 이상의 유효기간이 남아있지 않다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한국으로돌려보내질지도 모르니까요.

그리고 현지에 도착해서는 가이드와 우양직원들의 통솔에 잘 따라 주셔야합니다. 그 옛날 하나님의 아들이 활동했던 모습을 떠올리며 깊은 기도에 잠기시거나, 혹은 더 많은 곳을 보시려다가 저희 약속시간에 버스나 기차에 오르시지 못한다면 큰일입니다. 말도 글자도 숫자도 다른 낯선 나라에 덩그러니 남겨질 겁니다. 다만, 시골교회 목회자를 넘어, 중동지역 이슬람선교사로 새롭게 헌신할 각오가 있으시다면 잘 모르겠지만요.

 

 

100교회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기를

아쉬움도 함께 전합니다. 그간 오랫동안 농어촌지역에서 목회하시며 우양과 함께하셨어도, 현재 도시지역으로 목회 장소를 옮기신 사역자분들은 안타깝게도 함께 할 수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열악한 환경에서 땀을 흘리는 동료 목회자들의 성지순례 뒷얘기에 만족하셔야합니다. 만족 못 하시겠으면 다시 시골로 오시면 됩니다. 우양은 언제나 시골교회 사역자분들을 환영합니다.

엊그제 한 목사님이 저희에게 문의를 주셨습니다. “복수여권 말고 단수여권을 만들어도 되겠습니까? 3만원 더 저렴하더라고요. 이후에 해외여행하게 될 일이 도무지 없을 것 같아서요

꼭 복수여권을 준비해달라고 담담하게 답했지만, 어딘가 마음이 짠해져오는 상황입니다. 어쩌면 인생에 한 번뿐일 그 여행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농어촌 마을 곳곳에서 풍성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을 수 있는 사역자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이번 성지순례는 목회자 100분만을 위한 게 아니라, 100분의 목회자가 계시는 100개의 시골교회에 선사하는 즐거움이기도 하니까요.

 

출발일은 311일입니다.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