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교회'에 해당되는 글 17건

  1. 흙 밟고 땀 흘리고 새참먹고 하하호호 인생도 배우고... 1
  2. [시골교회이야기4] 시골을 사랑한 목회자


우양재단 목회자 장학생들과 함께 농촌교회 방문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그 두번째 방문지인 강원도 홍천의
성내교회에 12명의 젊은 학생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교회는 목사님께서 지역 부대 군인들의 도움으로 손수 지으셨느데, 벽돌 한 장 한 장 쌓아올린 외관은 
소박하지만 아름다웠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잠시 모여 함께 예배 겸 환영 시간을 가졌습니다. 목사님 인상이 좀 무섭습니다. 근데 목소리를 들으니
이내 웃음이 납니다. 그냥 좋은 분으로 여겨 집니다~   

               ▲ 성내교회 김용선 목사

"농어촌 목회는 정거장이 아니다."
이곳 성내교회에서 올 해로 12년째 사역하고 있는 김용선 목사님의 말씀은 우양 장학생들과
실무자들의 마음에 깊은울림으로 남았습니다.
잠시 거쳐가는 사역지가 아니라, 삶 터로서의 농어촌 목회를 실현하는 목사님의 삶은 실로 감동입니다.

 

               ▲ 장갑을 나눠주고 있는 김다빛 학생

처음 도착하자마자 우리가 한 일은 일할 복장을 갖춰입고 교회 앞 마당에 집합하는 거였습니다.
아직 서로 어색한 사지이지만 서로 하나씩 장갑을 나눠끼고 우린 차에 태워졌습니다.
 이내 조금 달리더니 차가 갑자기 멈췄습니다. 다들 어리둥절해 하던중
누군가가 큰 소리로 외칩니다. "용역, 하차!!" 그 말을 듣고 우린 다 그곳에 내렸습니다.
 우린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들이니까요.
실은 원래 목적지는 오이밭인데 지나가던 길에 호박밭 일 손이 부족해 보여 차를 세우고
 다 딴 호박을 나르는 일을 도와드렸습니다.

               ▲ 웬만한 남자 장정 팔둑만한 호박들을 실어 날랐어요. 여자들도 빼지 않아요


이제 오이밭으로 출발해요. 호박을 나르면서 우린 조금 친해진것 같아요.
차안에서 낄낄낄 얘기도 나눴어요.
다음에 벌어질 호박밭의 상황을 모르채 말이죠.
호박밭은 생각보다 컷어요. 우리는 열맞춰지 오이밭 사이사이에 들어가서 오이잎을 잘라내기 시작했어요.

                ▲ 다 시든 오이잎을 따주는 작업이 단순할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곁가지를 자르다가 자칫하면 줄기를  
                   잘라버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오이밭에서 벌써 두시간째 일을 하고 있어요. 슬슬 허리가 아파왔지만 티내는 사람은 없습니다. 

 
잘라낸 입들은 바구니에 담아 옮겨야 해요~ 이런 것 쯤은 가르쳐주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해요.
우린 눈치있는 대학생들 이니까요. 슬슬 목이타고 배가 고파오네요.
우린 마을회관 앞 정자에 모여 앉아 음료수를 마셨어요. 땀 흘리고 마시는 포카리는 정말 맛있어요~

               ▲ 음료수를 마시면서도 우린 기도를 해요. 우린 자랑스런 목회자 장학생이니까요~


이젠 일을 마치고 돌아가려는데 동네 할머니가 어디선가 나타나셨어요. 우린 반갑게 인사를 드렸어요.
할머니는 조금있다가 당신 집 굴둑이 지난 폭우에 쓰려졌다며 걱정을 늘어놓으시네요.
 우린 할머니 집으로 갔어요. 굴둑을 고쳐드려야 하니까요.

               ▲ 지붕위로 올라가는 것쯤은 문제없어요.


숙소에 돌아온 우리들은 그냥 기분이 좋았어요. 땀 흘리면서 누군가를 위해 일했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에 격려가 되는 느낌이랄까? 좀 있으니 비가 후두둑 떨어져요.
운동화가 비에 젖을까 신발장에 넣어놨어요. 슬리퍼야 괜찮겠죠?


학생들이 씻는동안 실무자들은 저녁을 준비해요. 15인분 식사를 위해 거대한 국솥에 밥통이 등장했어요.
학생들이 하나씩가지고 온 밑반찬을 꺼내놓았어요. 제육볶음과 된장찌개 푸짐한 저녁 식탁이 차려졌어요.
비가오니 여기저기서 감자전 먹고 싶다는 말이 들려오네요. 배부른 소리죠~~~~
결국 둘째날 우린 직접 갈은 감자 전분을 이용해 감자전을 먹었답니다~~


▲ 모두 한 자리에 둘러 앉아 수박과 화채를 먹으며 첫날 프로그램인 목사님 말씀을 들었습니다.
우린 절대 졸지 않았어요!


이제야 첫 날이 다 저물어 갑니다. 짧게 준비하셨다고 해서 모두 편한 마음으로 모였는데 목사님 말씀은
벌써 2시간째를훌쩍 넘기고 있어요. 그때 거대한 나방 한 마리 때문에 한동안 소동이 벌어졌어요.
 목사님은 서둘러 말씀을 마치셨어요. 우린 그 나방이 그저 고마울 뿐이었어요.

우린 이제 자야해요. 왜냐하면 내일 아침 4시 30분 새벽예배에 참석해야 하기 때문이예요.
 하지만 괜찮아요~~이럴때 아니면 새벽예배를 어떻게 드리겠어요.
내일은 본격적으로 일을 도와드려야 하는데, 비가 와서 걱정이예요.
비가 그치길 기도하고 자야겠어요.
굿 밤~

 

 홍천에서 시골을 사랑한 청년과 만나다.

서울에서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곳 강원도 홍천. 어제까지 장마로 비가 내렸지만 오늘은 기분 좋은 햇살과 화창한 날씨, 다양한 초록색 나무들이 반겨주는 시골길. 지금은 강원도 홍천 길곡교회에 주님과 시골을 사랑한 청년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시골길을 따라가 밭과 밭 사이 아담하고 소박한 한 교회가 눈앞에 나타났다.

문이 열리며 나타는 한 청년. 편한 차림과 시골의 여유가 묻어나는 범상치 않는 첫 대면, 어떠한 분일까 매우 궁금해 하며 예배당으로 따라 들어갔다.

‘와 굉장히 예쁘다!' 모두들 이리저리 둘러보며 연신 예배당이 예쁘다며 감탄했다. 처음 안승원 전도사가 길곡교회에 부임했을 당시 예배당 안은 낡고 기구들도 많이 없었다. 후에 차근차근 하나씩 꾸미고 가꾸니 지금의 예배당이 되었다. 놀라운 변신이다. 안승원 전도사는 우스갯소리로 자기를 목수형 목회자라고 소개했다. 이유인 즉 농어촌 목회자를 농부형과 목수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자신은 교회를 꾸미는 것이 취미며 특기니 목수형에 속한다는 거다. 교회의 내부는 내부를 들여다 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아이들의 신앙이 멈추지 않도록..

안승원 전도사가 길곡교회 목회를 시작한지 올해로 4년째다. 초기에는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현재 공부방 운영도 하고, 중등부 교회학교도 시작하게 됐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이 지역 내에 고등학교가 없어 중학생이 고등학교로 진학할 때 홍천 시내나 춘천 지역에 고등부가 있는 교회로 아이들을 보내야만 한다는 점이란다.

“고등부도 하고 싶죠. 근데 이 지역에는 고등학교가 없어요. 홍천이나 춘천으로 나가야 있어요. 예전 저희교회 아이가 고등학교에 가려고 춘천으로 유학을 가게 됐어요. 그 때 그 아이와 함께 춘천 지역의 한 교회를 같이 찾아갔어요. 여기서 신앙이 멈추면 아쉽잖아요. 아이들의 신앙이 멈추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에요.”

길곡리, 동막리, 개야리, 모곡리, 네 지역 다르지만 같은 교회

궁금함을 가득 안고 어떻게 그 지역 내 교회들이 연합 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물어보았다. 대답은 간단했다. 서로 만나다 보니 친해졌고 무엇보다 마음이 통했다. 연배도 비슷해 목회 활동을 공유하였을 때 서로 많은 도움이 되어 차라리 연합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시작했다고 한다. 또 각자 업무를 철저히 맡아서 하다 보니 자신들은 물론 아이들도 좋아한다고 한다.

길곡리, 동막리, 개야리, 모곡리, 이 네 지역 교회는 서로 자동차로 3~5분 거리라 지역적으로 매우 가까운 점도 큰 이점이고, 서로의 지역을 네트워크로 묶어 프로그램을 진행했을 때 각 지역 내 아이들은 소수지만 서로 모이면 40명 정도 아이들을 구성할 수 있어 중소형 교회 정도의 아동프로그램을 진행할 만 했다. 이렇게 가까이 위치한 농어촌교회끼리 연합을 통해 발생하는 긍정적인 내용들과 결과물에 대한 설명을 들으니, 타 지역 농어촌교회도 이런 점을 벤치마킹 하면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시목회에서는 교회끼리 경쟁을 해야 하는데 여기서는 그러지 않아 좋아요.”

시골출신인 안승원 전도사는 농어촌에 대한 관심이 유달랐고, 또한 성향 자체도 본인은 도시목회와는 안 맞았다고 한다.

"4개 지역 목회자들이 모이면 가끔 우스갯소리를 해요. '우리가 도시에서 목회활동을 할 수 있을까?' ‘아마 못 할걸...’  도시목회가 맞는 사람이 있고 안 맞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어찌 되었든 제가 바라는 목회는 같이 사는 것이라 생각 합니다."

농어촌 목회에 대한 안승원 전도사의 신념은 분명했다. 목회란 경쟁하기 않고 같이 사는 거란다. 이러한 신념 때문에 이 지역 교회의 연합이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농어촌 교회가 원하는 농활은?

농어촌 목회를 하면서 겪게 되는 일 중 하나는 해마다 여름이면 여러 단체들이 농활을 하겠다는 문의가 오는 거다. 안승원 전도사는 맹목적이고, 획일적인 농활은 의미가 없고, 별 도움이 안 된다고 피력하였다. 각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그 지역 특성에 맞게 농활을 요청해야 한다. 이 지역은 이미 기계화된 농업으로 발전되었기 때문에 농촌 일을 돕는 부분은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차라리 요즘은 독거어르신이나 모자가정 또는 마을회관을 찾아가 청소를 하는 것이 더 도움 되요. 아니면 정서지원 프로그램도 좋아요. 예를 들어 어르신들에게는 염색해주기, 한방진료(침이나 뜸), 팩(피부미용) 같은 것을 해드리면 아주 좋아하시더라고요. 또 아이들의 경우는 그냥 같이 뛰며, 놀아주는 것이 여기서는 진정한 농활이라고 생각해요.”

안승원 전도사는 농어촌교회와 단체 간에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농촌생활의 상황을 잘 알고 있어야 하는 것도 유의할 점이다. 

농어촌교회의 미래를 물었더니 미래보다는 역할을 말씀하시다.

마지막으로 농어촌교회의 미래를 물었더니, 미래보다는 주어진 역할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바뀌기 때문에 교회가 맡은 직분과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하는 것이 먼저란다. 우문현답이다.

농어촌 목회는 여전히 힘들고, 쉽지 않지만 농어촌에도 교회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미래보다는 역할을 강조하였다. 지금은 아니지만 나중에는 농어촌교회를 통해 키운 신앙의 씨앗이 도시로 파송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한 포부를 내보였다. 안승원 전도사와의 짧은 만남속에서 사역에 대한 소명과 확고한 의지를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점점 더 발전 될 길곡, 동막, 개야, 모곡교회의 더 많은 역할과 활동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