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12月 못다한 평화이야기

평화교육 현장에 흐르던 정적, 그곳엔 무슨 일이?

 

 그동안 우양의 평화 스토리 많이 궁금하셨죠? 11월부터 12월까지 바쁘게 진행되었던 평화 나들이, 그 생생한 현장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① 경희고등학교 편

먼저 11월입니다. 경희고등학교의 초청을 받아 닷새 동안 일곱 명의 강사들이 10시간의 평화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지난 해 제3기 우양평화강사 양성교육을 수료한 강사들이 펼쳐나가는 평화담론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학생들과의 열띤 질의응답까지 더해져 청소년들이 갖고 있는 평화에 대한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닷새에 걸쳐 사진으로 보는 북한사회의 모습, 북한학생들의 학교생활, 북한화폐 설명 및 남북한 언어, 문화차이, 한국에서의 생활 등에 대한 다양한 주제로 교육이 진행되었습니다. 하루는 평화강사의 교육효과 때문인지 외모 덕분인지 수업 후, 줄지어 배웅하는 성의까지 보여주는 남학생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② 대길초등학교 편

12월의 첫 평화교육은 신길동에 위치한 대길초등학교에서 진행되었습니다. 10명의 강사들이 3일 간, 스물네 시간이라는 긴 평화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수업 내내 초롱초롱한 아이들의 시선이 북에서 온 청년강사에게서 떠날 줄 모릅니다. 또래 북한아이들의 학교생활에 대해 듣는 것도 처음이지만, 북한 출신 강사와 궁금한 것에 대해 묻고 듣는 귀한 소통의 시간에도 관심들이 대단했습니다. 이렇게 평화교육은 때때로 아이들의 4B 연필에 통일을 스케치할 수 있는 상상력을 제공합니다.

③ 통일올림피아드 편

돌아오는 두 번째 토요일, 통일교육문화원의 제1회 통일올림피아드 프로그램에 특강요청이 있었습니다. 통일올림피아드는 통일퀴즈, 토론, 다양한 게임 등으로 통일미래 세대를 위한 통일교육 프로그램입니다. 서울교육대학교에 진행된 이번 특강에는 서울지역 초중고 학생과 교사가 어우러진 120명의 참가자들이 모였는데요. “다름을 이해하고 평화로운 사회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목표로 하는 우양의 평화교육에 많은 참가자들의 이목이 집중되었습니다. 어린 학생들에게 평화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해 주신 주최측에 감사드립니다.

④ 두레자연고등학교 편

 한 해가 저물어가는 시점에서 우양평화교육은 한 대안학교의 특별한 요청을 받았습니다. 12월 19일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두레자연고등학교에 평화교육을 다녀왔는데요. 1999년 두레마을 대표인 김진홍 목사님이 기독대안학교로 문을 연 이후에 370명 가량을 졸업생을 배출했습니다. 학생들은 기숙을 하면서 공부도 하고,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며 때로는 농장에서 상추와 단호박같은 채소를 가꾸기도 합니다. 대부분 도심에서 온 학생들로 입학경쟁률이 7대 1이 넘는다고 합니다. 학교 안에는 당구장, 노래방 등 문화시설이 있고 수업시간 중에는 볼링을 치러 이동하기도 합니다. 알록달록한 학생들의 헤어스타일이 자유분방해 보이기도 하지만 책임과 질서가 공존하는 이곳에서 우수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다시 학교 선생님들을 찾아오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학교 내부 통로를 지나가는 동안에도 직접 벽면을 디자인한 학생들의 손길이 느껴집니다.

이제는 평화교육 시간입니다. 수능을 본 3학년을 제외한 70여명의 전교생들이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모여앉았습니다. 한국이란 낯선 사회에서 다름과 같음을 몸으로 체험하고 있는 청년강사의 이야기 속에 우리네 삶이 녹아 있습니다. 오전 한 시간이었지만 예상보다 집중도가 높아 짧은 시간이 아쉽게 느껴집니다. 창의적인 학교시스템 덕분인지 창의적이고 예리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만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교육이 끝나고 한 선생님이 김정일 사후, 북한의 변화가 궁금하다고 하셨는데 잠시 후, 언론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속보가 전해졌습니다. 보도를 접하는 학생들과 선생님의 표정에 묘한 긴장과 정적이 흘렀습니다. 분단상황을 피부로 체감하며 평화와 통일, 이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등 교육에서 다뤄졌던 내용들을 다시 상기시켜보았던 순간, 학생들에겐 오늘 하루가 어떻게 기억될까요. 

⑤ 이화여대 종합사회복지관 편

2011년을 마무리하는 우양평화교육의 마지막 수업은 이화여자대학교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탈북학생들과 우양평화강사와의 특별한 만남이었는데요. 주제는 성공한 탈북강사의 남한생활과 비전에 초점이 맞추어져있었지만, 우리의 꿈은 ing 라는 것을 다들 알고 있습니다. 도전과 꿈, 북에서나 남에서나 잃지 말아야 할 소중한 삶의 자산입니다.

 

한 해 동안 야심차게 달려왔던 2011 우양평화교육은 이렇게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해는 평화강사 양성교육을 통해 열 네 명의 무궁한 가능성을 가진 강사들이 배출되었습니다. 아울러 기존강사들과 함께 20人의 탈북청년 평화강사들은 초중고를 비롯한 14개 기관에 82시간, 각기 다양한 평화메시지를 전하고 돌아왔습니다. 평화강사들에게는 삶에 대한 도전이었고 수강했던 이들에게는 평화에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라는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회복하려는 선한 씨앗들이 각자의 마음에 심겨졌으리라 기대하면서, 다시금 2012년을 기약합니다.

* 2012년에도 우양평화교육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상시 진행됩니다. 많은 신청과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