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에서 시골을 사랑한 청년과 만나다.

서울에서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곳 강원도 홍천. 어제까지 장마로 비가 내렸지만 오늘은 기분 좋은 햇살과 화창한 날씨, 다양한 초록색 나무들이 반겨주는 시골길. 지금은 강원도 홍천 길곡교회에 주님과 시골을 사랑한 청년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시골길을 따라가 밭과 밭 사이 아담하고 소박한 한 교회가 눈앞에 나타났다.

문이 열리며 나타는 한 청년. 편한 차림과 시골의 여유가 묻어나는 범상치 않는 첫 대면, 어떠한 분일까 매우 궁금해 하며 예배당으로 따라 들어갔다.

‘와 굉장히 예쁘다!' 모두들 이리저리 둘러보며 연신 예배당이 예쁘다며 감탄했다. 처음 안승원 전도사가 길곡교회에 부임했을 당시 예배당 안은 낡고 기구들도 많이 없었다. 후에 차근차근 하나씩 꾸미고 가꾸니 지금의 예배당이 되었다. 놀라운 변신이다. 안승원 전도사는 우스갯소리로 자기를 목수형 목회자라고 소개했다. 이유인 즉 농어촌 목회자를 농부형과 목수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자신은 교회를 꾸미는 것이 취미며 특기니 목수형에 속한다는 거다. 교회의 내부는 내부를 들여다 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아이들의 신앙이 멈추지 않도록..

안승원 전도사가 길곡교회 목회를 시작한지 올해로 4년째다. 초기에는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현재 공부방 운영도 하고, 중등부 교회학교도 시작하게 됐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이 지역 내에 고등학교가 없어 중학생이 고등학교로 진학할 때 홍천 시내나 춘천 지역에 고등부가 있는 교회로 아이들을 보내야만 한다는 점이란다.

“고등부도 하고 싶죠. 근데 이 지역에는 고등학교가 없어요. 홍천이나 춘천으로 나가야 있어요. 예전 저희교회 아이가 고등학교에 가려고 춘천으로 유학을 가게 됐어요. 그 때 그 아이와 함께 춘천 지역의 한 교회를 같이 찾아갔어요. 여기서 신앙이 멈추면 아쉽잖아요. 아이들의 신앙이 멈추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에요.”

길곡리, 동막리, 개야리, 모곡리, 네 지역 다르지만 같은 교회

궁금함을 가득 안고 어떻게 그 지역 내 교회들이 연합 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물어보았다. 대답은 간단했다. 서로 만나다 보니 친해졌고 무엇보다 마음이 통했다. 연배도 비슷해 목회 활동을 공유하였을 때 서로 많은 도움이 되어 차라리 연합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시작했다고 한다. 또 각자 업무를 철저히 맡아서 하다 보니 자신들은 물론 아이들도 좋아한다고 한다.

길곡리, 동막리, 개야리, 모곡리, 이 네 지역 교회는 서로 자동차로 3~5분 거리라 지역적으로 매우 가까운 점도 큰 이점이고, 서로의 지역을 네트워크로 묶어 프로그램을 진행했을 때 각 지역 내 아이들은 소수지만 서로 모이면 40명 정도 아이들을 구성할 수 있어 중소형 교회 정도의 아동프로그램을 진행할 만 했다. 이렇게 가까이 위치한 농어촌교회끼리 연합을 통해 발생하는 긍정적인 내용들과 결과물에 대한 설명을 들으니, 타 지역 농어촌교회도 이런 점을 벤치마킹 하면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시목회에서는 교회끼리 경쟁을 해야 하는데 여기서는 그러지 않아 좋아요.”

시골출신인 안승원 전도사는 농어촌에 대한 관심이 유달랐고, 또한 성향 자체도 본인은 도시목회와는 안 맞았다고 한다.

"4개 지역 목회자들이 모이면 가끔 우스갯소리를 해요. '우리가 도시에서 목회활동을 할 수 있을까?' ‘아마 못 할걸...’  도시목회가 맞는 사람이 있고 안 맞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어찌 되었든 제가 바라는 목회는 같이 사는 것이라 생각 합니다."

농어촌 목회에 대한 안승원 전도사의 신념은 분명했다. 목회란 경쟁하기 않고 같이 사는 거란다. 이러한 신념 때문에 이 지역 교회의 연합이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농어촌 교회가 원하는 농활은?

농어촌 목회를 하면서 겪게 되는 일 중 하나는 해마다 여름이면 여러 단체들이 농활을 하겠다는 문의가 오는 거다. 안승원 전도사는 맹목적이고, 획일적인 농활은 의미가 없고, 별 도움이 안 된다고 피력하였다. 각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그 지역 특성에 맞게 농활을 요청해야 한다. 이 지역은 이미 기계화된 농업으로 발전되었기 때문에 농촌 일을 돕는 부분은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차라리 요즘은 독거어르신이나 모자가정 또는 마을회관을 찾아가 청소를 하는 것이 더 도움 되요. 아니면 정서지원 프로그램도 좋아요. 예를 들어 어르신들에게는 염색해주기, 한방진료(침이나 뜸), 팩(피부미용) 같은 것을 해드리면 아주 좋아하시더라고요. 또 아이들의 경우는 그냥 같이 뛰며, 놀아주는 것이 여기서는 진정한 농활이라고 생각해요.”

안승원 전도사는 농어촌교회와 단체 간에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농촌생활의 상황을 잘 알고 있어야 하는 것도 유의할 점이다. 

농어촌교회의 미래를 물었더니 미래보다는 역할을 말씀하시다.

마지막으로 농어촌교회의 미래를 물었더니, 미래보다는 주어진 역할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바뀌기 때문에 교회가 맡은 직분과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하는 것이 먼저란다. 우문현답이다.

농어촌 목회는 여전히 힘들고, 쉽지 않지만 농어촌에도 교회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미래보다는 역할을 강조하였다. 지금은 아니지만 나중에는 농어촌교회를 통해 키운 신앙의 씨앗이 도시로 파송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한 포부를 내보였다. 안승원 전도사와의 짧은 만남속에서 사역에 대한 소명과 확고한 의지를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점점 더 발전 될 길곡, 동막, 개야, 모곡교회의 더 많은 역할과 활동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