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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젊어서 놀아야지 언제 노나요?
  2. 2012 성지순례 답사기 -요르단 편- 1
  3. 2012 우양재단 성지순례 답사기 -이스라엘편-

 

 

우양인들 여행 다녀왔습니다. 다른 기관에서는 연수다 워크샵이다 말하지만 우양에서는 그냥 여행입니다. 특별히 머리 아프게 이것저것 프로그램 집어넣지 않습니다. 잘 쉬고, 잘 먹고, 잘 놀다 오는 게 우양직원여행의 목적입니다. 그걸로 봐서 올 해 직원여행 별점 세 개 줘야 할 것 같습니다.

 

 

올 해 우양인들이 놀이판을 벌인 곳은 담양입니다. 13명의 직원들이 스타렉스와 준중형세단에 공평하게 나눠 탔습니다. 멀미하고 허리 아프다고 자리 바꿔주는 일 따위는 없습니다. 제비뽑기의 세계는 냉혹하니까요.

 

차는 한남대교에서 경부고속도로로 진입합니다. 차 좀 막히면 어떤가요! 목요일 아침에 서울을 빠져나가는 기분은 그저 상쾌하기만 합니다. 조금 달려니 각 차의 담당자들의 서로 전화로 교신하기 시작합니다. 접선 장소는 천안삼거리 휴게소인가 봅니다. 어느새 휴게소에 도착해 단잠에 빠져있는 직원들을 깨웁니다. 맘 같아선 더 자고 싶지만, 내려야지요. 먼저 도착한 준중형세단을 탄 팀이 이미 휴게소 음식을 점령했습니다. 스타렉스팀도 뒤쳐질 순 없습니다.

 

 

 

잠시 휴식하고 다시 채비하고 가던 길을 재촉합니다. 이렇게 서두르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점심 식당 예약시간을 맞추기 위해섭니다. 담양에 왔으니 대나무 죽통밥 먹어줘야 합니다. 대나무 향 솔솔 배어있는 죽통에서 밥을 빼 먹으니 정말 맛있습니다. 떡갈비도 먹었습니다. 반찬도 한 상입니다. 역시 여긴 전라도였습니다. 작년 직원여행 갔던 무주에서 겪었던 음식에 대한 ‘분노’가 이제야 위로받는 듯합니다. 뭐든 처음이 좋다는 말에 있죠. 담양인들에겐 죽통밥+떡갈비가 기본 인가봅니다. 첫 날 점심 이후 담양 어디를 가도....당분간 떡갈비는 생각이 안 날 것 같네요. 쿨럭;;;

 

 

 

 

 

 

가마골생태공원에 갔습니다. 등산을 즐기는 직원들은 가뿐하게 산에 올랐고 나머지 사람들은 아래 계곡에서 가재를 잡고 놀았습니다. 5월의 초록은 눈부시게 선명하고 싱싱합니다. 사진 찍는 거 좋아하는 우양인들 사진 찍고, 찍히느라 재미있는 한 때를 보냅니다.

 

숙소는 가마골생태공원 근처 통나무집입니다. 여자 숙소는 복층 구조로 되어 몇 없는 여직원들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아, 참고로 우양에는 남자직원들의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습니다. 여자들이 넘쳐나는 다른 기관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지요. 뭐 그렇다지만 여자들이 더 존중받고 ‘소중히 여김을 받는’ 등의 일은 절대 없습니다. 우양 여직원들 10kg 쌀 거뜬히 듭니다.

 

 

 

 

 

 

저녁에는 고기파티를 했습니다. 저녁메뉴로는 고기가 최곱니다. 우리의 순정댄디님은 맨손으로 고기 굽겠다고 장담하더니 진짜 활활 타오르는 석쇠에 올려 진 고기를 손으로 척척 뒤집습니다. 뭐, 나중에 알았지만 손에 목장갑 3개를 꼈다는... 어느새 어둠이 내려옵니다. 이번 여행을 준비한 후원팀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보물찾기를 했습니다. 어둠속에서 진행된 보물찾기는 다들 30이 훌쩍 넘은 우양 직원들의 동심을 자극하는 모양입니다. 차갑게 내려앉은 밤공기 속에 보물을 찾지 못한 사람들의 아쉬운 탄식 소리가 들립니다. 물론 누군가는 미소 짓고 있었습니다.

 

 

 

모든 승부의 세계는 냉혹합니다. 보물을 많이 찾은 팀이 흥에 겨워 기념사진도 찍습니다. 그렇지 못한 팀은 그냥 각자 흩어지네요. 그러던지 말든지. 낸들 어쩌랴.

그리고 밤새 웃음소리와 이야기가 끊이지 않습니다.

 

 

밤이 지나니 다시 아침입니다. 아침 일정을 소화하느라 우양 직원들 일찍도 일어납니다. 그래도 몸이 거뜬 한거 보니, 역시 서울과는 공기가 다른 모양입니다.

 

 

 

 

 

아침에는 죽녹원에 갔습니다. 가볍게 산책 하는 줄 알고 따라갔습니다. 근데 세 개 팀으로 나눠져 미션 수행을 하랍니다. 정한 시간에 모든 미션을 가장 빠르게 수행한 팀이 이기는 게임입니다. 팀별 순발력과 스피드가 관건이었습니다. 물론 정확한 인증사진을 남겨야 하는 미션도 빠뜨리면 안 됩니다.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근정조’는 주최 측의 무리한 점수 배점과 다른 팀들의 무자비한 미션수행에 밀려 결국 일등 자리를 내줘야 했습니다. 이 결과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며 의혹은 해결되지 않은 채 있습니다.

 

어디 그 뿐이랴.

저녁에 죽녹원 미션 결과 발표와 함께 시상식이 진행됐습니다. 1등 ‘수연조’는 10만원 애슐리 식사권을 챙겨 모두의 부러움을 샀습니다. 꼴지한 ‘근정조’는 맨토스 한 봉지 받았습니다. 그 맨토스 아직까지 먹고 있습니다. 쿨럭;;;

 

 

 

 

 

 

 

 

이번 여행은 유난히 산행이 많이 있습니다. 둘째 날은 대둔산에 올랐습니다. 출렁다리를 건너 용감한 직원 몇몇은 정상으로 나머지 직원들은 산 중턱 카페에 삼삼오오 둘러앉아 쌍화차 한 잔 씩 마셨습니다. 초여름, 첩첩이 둘러싸인 산을 바라보고 있으니 시간가는 줄을 모릅니다.

 

둘째 날 숙소는 대둔산 자연휴양림입니다.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있어. 도착하자마자 한 바퀴 둘러보고 아침 일찍 일어난 우양인들은 새벽공기 가르고 피톤치드 제대로 흡입했습니다.

 

피톤치드(Phytoncide)란 수목이 해충이나 미생물로부터 자기를 방어하기 위해 공기 중에 발산하는 천연의 향균 물질을 말합니다. '식물'(Phyton)과'죽이다'(Cide)를 뜻하는 그리스어의 합성어로서 식물이 내뿜는 살균성 물질을 총칭합니다. 피톤치드의 주성분은 휘발성이 강한 테르펜류가 주를 이루며, 향기 이외의 성분도 다수 함유되어 있습니다. 피톤치드를 접하기 위해 널리 알려진 방법은 울창한 숲속을 찾아 산림욕을 하는 것입니다.

피톤치드는 곧 산림욕 물질입니다. 산림욕 효과는 소나무 잣나무 등의 침엽수림에서 우수하며, 특히 편백나무(히노끼)의 피톤치드가 뛰어납니다.

 

‘하루의 본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 그것이야말로 최고의 예술이다. 누구나 자신의 삶을, 사소한 부분까지도 숭고하고 소중한 시간에 음미해볼 가치가 있도록 만들 의무가 있다. 만약 우리가 우리에게 주어진 얼마 되지 않은 지식을 거부했거나 다 써버렸다면, 신탁은 우리가 어떻게 앞에 말한 일을 해낼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똑똑히 알려줄 것이다.’ -월든 중에서-

 

이박삼일의 짧은 여행이 우양인들에게 어떤 시간이었을지 궁금합니다.

물론 이번 여행이 각자의 삶을 깊은 한 숨으로 음미할 만큼의 시간은 아니었을 겁니다. 그래도 일상으로부터의 ‘잠깐 멈춤’이 우양인들에게 ‘진짜’ 위로가 됐길 바래봅니다.

 

 

첫째날 죽녹원 미션 수행에 당당히 1등을 차지한 수연조의 막장 영상을 공개한다.

 

 

 

성지순례의 마지막 여정은 요르단입니다. 이스라엘 국경을 넘어 두어 시간 달려 암만 수도로 향합니다.

 

아모리, 모압, 에돔, 암몬 족속이 살던 곳이요 솔로몬 당시 이스라엘 영토요 엘리야와 엘리사의 고향이요 활동무대이며 세례요한이 마케루스 요새에 갇혀 있던 곳이기도 한데요. 첫 날 아침 카락성으로 갑니다. 성경 지명 길하레셋으로 모압 지방의 방어 요새고요. 우뚝 솟은 언덕 1,050m에 성을 짓고 삼면이 깊은 계곡으로 둘러 쌓여 천연 진지고요. 이스라엘 여호람 왕이 에돔 왕국과 연합하여 모압을 정발한 곳이지요. 나중에 1,132년 십자군 전쟁터이기도 하고요.

 

또 달려 페트라입니다. 성경에서 셀라로 언급되며 사도바울이 3년간 머무른 아라비아로 추정되는 곳이지요. 협곡과 100m가 넘는 절벽으로 이루어진 요새고요. 검붉기도 하고 연붉기도 한 사암층으로 이루어져 있어 신비감까지 주고요. 이집트 피라미드와 더불어 세계 7대 불가사의라네요. 한참 바위 협곡을 지나고 나면 엄청난 규모의 조각 건물이 나타나고 원형극장과 함께 새로운 고대 도시가 펼쳐집니다. 그리고 주변에는 모세의 샘 므리바가 있어 요즘도 약수를 떠가는 주민도 있고요.

 

 

 

이제 마지막 성지순례의 마지막 날 밤 우양재단에서 모두를 초청하여 생일잔치를 열어주니 다시 한번 깜짝 놀라고요. 아쉬운 마지막 밤을 청하고 둘째 날에는 6세기 성지 모자이크 지도로 유명한 마다바지역의 모자이크 교회입니다. 교회 바닥에 돌로 정성스레 수놓은 성지 모습을 보며 감동받고요. 끝으로 느보산에 올라 가나안 땅을 조망하고 모세 기념교회와 우뚝 솟은 놋뱀상을 봅니다. 가나안 입성을 못하는 모세의 애틋한 마음과 백성을 이끌고 들어갈 여호수아의 비장한 마음이 교차하는 언덕입니다.

 

해외 나와 보니 한류를 조금 실감하고요. 요즘 한국 영상물이 인기 있고 자동차 및 가전제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네요. 선교사님은 택시를 탔는데 기사 하는 말이, 17세 딸이 요즘 한국 음악만 듣고 춤추는데 딸과 한국에 가고 싶어 한다는 것 입니다. 그러면서 10년 전에는 한국을 모르던 사람들이 이제는 그 살기 좋은 나라에서 이 곳 까지 선교하러 왔다며 이 고생을 알아준다고 합니다. 참 기쁜 소식이지요.

 

이렇게 광야를 오가며 신기한 것은 비록 해는 뜨겁지만 그늘만 있으면 시원하다는 것입니다. 나무 그늘이든 넓게 퍼진 구름 기둥이든 말이죠. 이곳은 건조기후지역이라 습기가 없어 한국의 여름처럼 끈적임이 없거든요. 그러나 그늘이 없는 광야는 위에서 내리쬐는 태양과 흙에서 반사되는 빛 때문에 화상을 입는다고 합니다. 그러니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는 장소가 광야겠지요. 요나가 그깟 박넝쿨을 아낀 이유를 아시겠지요? 그리고 이 척박한 땅에 하나님께서 비를 내리시면 푸른 들로 살아나니 광야는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는 곳인가 봅니다.

 

귀국하는 날 비행기에서 해가 쨍쨍하길래 맑은 가 했는데 착륙하니 보슬보슬 봄비가 내리네요. 아무리 지금 힘들고 구질구질해도 하나님의 사랑과 인도하심을 기대하며 서야겠습니다

이스라엘

광야를 지나 12시간 걸려 닿은 곳은 이스라엘로 들어가는 국경입니다. 손님이니 금방 들여 보내주면 좋으련만 3시간을 입국심사, 짐 검사 등으로 허비해 좀 안타깝네요. 성막 모형을 보려 밤새 달려왔으나 결국 현지 사정으로 못보고 다시 차에 올라 여리고 지역의 숙소에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늦은 밤 식사도 하고 씻으니 잠이 달기만 합니다.

이스라엘에서 첫 날 정의승 장로님과 유정자 권사님이 제가 탄 3호차에 동승하시고 출발 기도를 드리십니다. “하나님 맑은 날 주셔서 감사하고 예수님 족적을 따라 순례하게 하시니 참 감사합니다. 어려운 여정 잘 이겨내게 인도하시는 하나님...” 인자하신 장로님의 기도에 눈물이 맺힙니다. 이 얼마나 감사하고 감격스러운지요. 기도에 힘입어 우리 일행은 예루살렘과 겟세마네 언덕 등을 순례합니다. 먼저 감람(올리브나무)산에 오르니 골짜기 너머 예루살렘이 훤하게 보이네요. 솔로몬 왕궁, 다윗성, 예루살렘 성전 등이 보이고 수많은 교회들이 곳곳에 세워져 있어 감사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슬람 황금돔 사원과 아직도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영접하지 않은 유대인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게다가 계곡 주변은 셀 수 없는 공동 무덤이 있는데 메시야가 오면 다시 살아 날 것을 기대하며 조성된 것이랍니다.

감람산 언덕의 예수님승천 기념교회를 거쳐 주기도문을 알려 주셨던 주기도문교회에 가니 벽면에 한글로 쓰인 주기도문이 키보다 크게 있어 반갑습니다. 산자락에서 내려오는 중턱에 눈물교회가 있는데 예루살렘의 붕괴를 예언하시고 예수님께서 눈물 흘리심을 기념하는 성전입니다. 당신이 십자가에 못 박히시는 처형이 더 고통스러우실 텐데 어리석은 백성과 예루살렘을 염려하시는 마음을 그 언제쯤 헤아릴 수 있을까요? 이제 더 내려오면 전 세계에서 모인 헌금으로 세운 만국교회가 있습니다. 겟세마네교회라고도 하는데요. 이곳은 감람나무(올리브나무)로 숲을 이루고 있어요. 예수님께서 십자가 고난을 앞에 두고 올리브기름을 짜듯 땀방울이 핏방울 되도록 기도드리신 겟세마네 언덕에 세운 것이지요. 그리고 기드론 계곡 너머 반대편으로 올라 스데반 순교교회를 지나 베데스다 연못에 도착합니다. 38년 된 병자는 물에 넣어 줄 사람을 기다렸으나 예수님은 바로 병을 고쳐 주셨듯이 질병과 문제를 주님께 바로 아뢰어야겠지요. 1,140년에 세워진 바로 옆의 안네교회에서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내 마음 속에 그리어 볼 때’ 찬송을 함께 부르니 얼마나 은혜로운지요. 드디어 예수님께서 고난 받으며 오르신 십자가의 길(VIA DOLOROSA) 14처소입니다. 지금은 골목 시장 풍경이지만 ‘갈보리 산 위에 십자가 섰으니 주가 고난을 당한 표라’ 찬송과 묵상하며 오릅니다. 채찍에 살점이 떨어져 나가고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그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오르시면서 조롱과 외면 받으셨으니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을까요? 이 어수선한 길이 꼭 최첨단 과학 문명을 향유하기를 갈망하나 주님과의 교제는 대충하고 있는 제 모습처럼 다가옵니다. 이제 예수님 무덤으로 추정되는 성묘 교회 지나 통곡의 벽에서 기도합니다. 그리고 제자들과 마지막 성만찬 드신 마가의 다락방을 지나 다윗왕을 기념하는 가묘를 지나 베드로가 세 번 부인하고 뒤 늦게 운 것을 기념하는 베드로 통곡교회를 보고 베들레헴으로 이동하여 아기 예수 탄생 기념 교회를 둘러봅니다. 정신없이 쫒아 다니기 바쁜 여정인데요. 그러나 예수님께서 당하신 고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요.

 

다시 여리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사해 체험을 하며 잠시 쉽니다. 저는 몸살 기운이 있어 짐만 지켰으나 갈라진 발바닥이 좋아진 분도 있고요. 정의승 장로님은 “저희 칠순에 호강합니다.”하며 어린아이 웃음을 보이시고요. 유정자 권사님은 뒤로 누웠다가 못 일어나 고생하고서 한참을 웃었다고 수줍어하시네요.

 

이스라엘 둘째날

이스라엘에서 둘째 날 아침입니다. 주일이라 6시 기상하고 6시 30분 예배를 드립니다. 복된교회 강대선 목사님의 사회로 시작하여 여성 목사님 네 분의 특송과 구수동교회 오창희 목사님의 “위대한 사람” 마 3:1-12 설교에 이어 헌금을 드립니다. 은퇴를 3년 남겨두신 오창희 목사님이 3번 박수를 치자고 제안하시네요. 하나님께, 이사장님 내외분께, 그리고 각자 섬기는 교회와 가족 위해서 말이죠. 모두들 감격스러워 갈채가 끊어질 줄 모릅니다. 감격의 예배를 드린 후 이사장님이 잠시 얘기하시네요. “감사합니다.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10여년 기도 제목 이루어져 감사합니다. 이 일은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일이니 하나님께 감사하시면 됩니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되려면 농어촌이 살아야 합니다. ”도시로 간 청년들이 다시 돌아 올 때가 있을 것이니 사명과 긍지로 시골을 지켜 주세요!” 라고 하시니 뜨거운 박수가 터져나옵니다.

 

이제 성경 사본이 발견된 쿰란동굴에 가니 신실하게 성경을 옮겨 적으며 사본을 남긴 열정이 참으로 고귀하게 다가옵니다. 일행은 이동하여 사마리아 여인숙으로 향합니다.

이스라엘 안내자 목사님이 귀한 얘기를 하십니다. “이 땅의 양은 광야에서 뒹구니까 한국의 양처럼 깨끗하지 않고 지저분합니다. 아직도 사마리아 유대인들은 5월에 양으로 제사를 지내고요. 통에 가두고 창으로 찔러 잡는데 아무런 소리조차 없어요. 우리 죄 용서하려 순한 양되신 예수님의 사랑을 깨닫습니다. 양들은 짐승의 위협과 비탈지고 물이 필요한 광야에서 목자 없이 살 수 없듯이 우리도 하나님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들임을 이 땅의 양을 보면 잘 알 수 있어요” 너무 은혜로운 말씀입니다. 그리고 히스기야왕이 앗수르의 침략을 대비하여 뚫은 지하 동굴을 지나니 마치 제3땅굴을 연상케 하네요. 그 옛날 533m를 뚫어 만들었다는 것이 참 놀랍기만 합니다. 이곳은 솔로몬 왕이 기름부음 받은 기혼샘으로 시작하여 예수님께서 시각장애우를 고치신 실로암 못으로 흐르네요.

고고학 박물관에서 여러 유물을 관람합니다. 그 가운데 아데미 여신상이 충격을 주네요. 상반신에 유방이 수십 개나 되는 큰 조각품인데요. 그리고 드라빔 같은 우상과 송아지 우상도 아기 주먹이나 어른 손 만하게 만들어 놓았어요. 유목민이다 보니 늘 가지고 다니기 편하게 한 것이지요. 온전하게 하나님만 사랑하고 섬겨야 함에도 불구하고 둘 다 섬기던 어리석은 삶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유대인 600만 학살을 추모 하는 야드밧샘 박물관에서는 일본의 만행이 떠올라 더 깊게 다가오네요. 그런데 좀 안타까운 것은 이 참혹한 일이 예수님을 죽인 민족을 벌하자며 진행된 것이랍니다. 십자군 원정처럼 심판과 징벌로만 다가가는 신앙이 아니라 사랑과 용서로 충만한 신앙이어야겠지요. 또 관심을 끄는 것은 개관시 세계 각국 관료는 초대하였으나 일본인은 부르지 않았다고 합니다. 어서 만행을 인정하고 회개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통했나 봅니다.

 

이스라엘 셋째날

이제 세 번째 날입니다. 여리고에 있는 엘리사의 샘은 그의 첫 기적을 기념하는 곳인데요. 자연은 아름다우나 물이 좋지 못하여 토산물이 설익은 채로 떨어지므로 이 소식을 들은 엘리사가 샘에 소금을 넣어 고친 곳이고요.(왕하 2:15-22) 아무리 좋은 땅이라도 물이 나쁘면 생명이 자랄 수 없는데 하나님께서 샘물을 허락하셔서 생명이 자라게 하셨네요. 풍요로운 생활 같지만 메마른 영혼으로 살아가는 제게 목마르지 않는 영생수를 허락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하게 됩니다. 그리고 삭개오 뽕나무 앞에서는 동영상 촬영기를 어깨에 메고 저를 조준하고서 동행한 기독교방송국 기자가 묻습니다.

“목사님 삭개오 뽕나무를 보시니까 어떠세요?”

“아, 예수님을 보기 위해 뽕나무에 오른 삭개오를 보니... (옆에서 여러 사람이 훈수를 두니 정신이 없어 순간 몽롱해지다) 아, 못하겠어요.”

“아 목사님 잘 하신 거예요. 짧게 느끼신 거 한 말씀 해 주세요.”

(다시 크게 심호흡 한 후)

“예수님이 보고 싶어 뽕나무에 올라 목동처럼 숨어 보는 삭개오를 보며 주님께 떳떳하게 나서지 못하는 부끄러운 제 모습을 봅니다. 이번 성지순례를 통해 환경과 현실에 좌절하고 때론 게으르던 모습을 회개하고 불가능을 넘어선 하나님을 신뢰하게 하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가까스로 촬영을 마쳤습니다.

이제 시험산에 이르니 예수님께서 마귀의 시험을 잘 이겨내신 모습이 그려지고요. 그리고 차로 2시간 30분을 달려 지중해 항구도시에 닿으니 헤롯왕이 만든 가이사랴입니다. 로마 원형 극장은 지금도 공연을 한다하니 놀라운 일이지요. 그것보다 더 감격스러운 것은 사도 바울이 이곳에서 2년간 감옥에 갇혀서도 복음을 전하고 심지어 바다 건너 로마로 가면 죽는 줄 알면서도 십자가 지고 나아간 것입니다. 무너진 성터에서 바다 내음에 실려 바울의 숨결이 뜨겁게 전해져 오니 눈물짓네요. 그리고 20km 떨어진 갈멜산에서 이곳까지 수로를 만들었는데 고작 6cm의 낙차를 이용했다 하니 대단하지요. 다음은 갈멜산입니다. 바로 엘리야 선지자와 바알선지자 450명 아세라 선지자 400명이 영적 대결을 벌인 장소지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도 섬기고 우상도 섬기니 거짓 선지자들이 비참한 최후를 맞은 곳인데요. 과연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과감히 불살라야겠어요. 그리고 므깃도로 향합니다. 요한계시록에서 마지막 때에 전쟁이 일어날 아마겟돈으로 예언된 곳이지요. 성터 유적지를 보니 수차례 침입과 수탈을 경험했을 모습이 그려집니다. 이제 마리아 수태고지 기념교회와 바로 곁 요셉기념교회와 가나 혼인잔치기념교회를 둘러보고요. 고등학생 키 만한 돌 항아리를 보고 순종한 하인들의 믿음을 배우네요. 당시 돌 항아리는 물을 채웠다가 손님들이 오면 손발 닦도록 쓰였고 이미 혼인 잔치 중이니 더 이상 돌 항아리에 물을 채울 필요가 없음에도 주님의 말씀에 순종한 것이랍니다. 잔치 음식 나르고 분주 했을테니 더더욱 예수님의 말씀이 황당했겠지요.

저녁에 되며 갈릴리 바다에 모든 일행이 목선에 올라 기도회를 합니다. 둘 셋 짝기도를 합니다. 저는 처음 뵙는 벌천교회 김남섭 목사님과 가산교회 김영권 목사님과 기도드립니다. 처음이지만 같은 농어촌을 섬기니 손만 잡아도 통하네요. 기도 제목 나누며 감격스러워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감사와 회개 그리고 어우러짐의 기도로 뜨거운 눈물을 줄줄 쏟고요. 함께 투숙하며 보살핌 받은 성태리교회 임현만 목사님을 위해서도 기도드리고요.

 

이스라엘 마지막 날

이제 이스라엘에서 마지막 날이네요. 예수님께서 팔복을 선포하신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팔복교회에 들어서니 제비 떼가 반기네요. 갈릴리 지역엔 유난히 제비가 많아요. 우리나라에서 살기 힘들어 둥지 틀었나 싶습니다. 다시 제비가 돌아오면 좋겠어요. 덩달아 진실로 마음이 가난하고 애통하며 온유하고 의에 주리고 목마르며 긍휼히 여기고 마음이 청결하고 화평케 하고 의를 위해 박해 받는 영혼이고 싶은 순례길이네요. 그리고 여로보암 1세가 금송아지 우상을 만들었던 “텔 단”에 이르러 보니 유적 터가 우상 숭배지라서 안타깝습니다.

이제 베드로 신앙 고백의 장소 가이사랴 빌립보에서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고백한 마음을 묵상해 봅니다. 북쪽 국경 헐몬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시원하게 콸뢀콸 흐르는데, 바이아스 폭포수가 수십 미터 쏟아지며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의 시작을 알리고요. 이제 가버나움에 이르니 베드로 집터 위에 세운 기념교회와 당시 회당 터를 보고 오병이어 기념교회와 베드로 수위권교회를 봅니다. 이 교회는 베드로와 예수님의 용서와 화해와 회복의 장소인데요.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후 배신하고 낙망한 제자들이 다시 본래 자리인 어부로 돌아간 곳이지요. 그러나 예수님은 다시 찾아 오셔서 밤새 헛 그물 켠 제자들을 지켜보시고 오른편으로 던져 들 수 없을 정도의 물고기를 잡게 하시지요. 또한 숯불을 피우시고 “네가 이 사람들 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하고 세 번 물으시며 용서와 사랑으로 품어 주시는 주님의 사랑을 봅니다. 숯불 앞에서 세 번 부인했던 베드로를 위해 친히 숯불을 피우는 수고를 하신 예수님의 마음을 그 언제쯤 헤아릴 수 있을까요? 숯불 만들려면 인내와 땀과 시간이 필요한데 목회도 신앙도 숯불 피우는 사랑과 용서가 필요하겠지요. 이제 요단강 세례 터에서 각국 순례객들의 거룩한 세례 예식을 보고요.

이스라엘에서 저를 반긴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들에 핀 백합화입니다. 마치 양귀비 같기도 하고 제비꽃이나 금낭화처럼 하늘거린답니다. 아도니스와 아네모네와 양귀비가 들의 백합화로 불리우는데요.1) 아기 손 만한 빨간 꽃으로 헤아릴 수 없이 수놓은 초록 들판은 어린양과 사자가 뒹구는 동산 같거든요. 게다가 사순절기 때문인지 십자가에서 쏟으신 예수님의 보혈처럼 느껴지고요. 솔로몬의 영광으로 입은 옷보다 백합화가 더 귀하다고 하시며 먹고 마시고 입는 것을 염려하지 말라 하시지요. 하나님이 다 먹고 마시고 입히시니 하나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구하면 모든 것을 더하신다며 말이죠. 천지만물의 아버지시니 당신의 형상으로 지으신 우리는 하물며 얼마나 사랑하시고 보살피실까요? 이제 신앙의 수준을 높여야겠어요.

1) 정정숙, 「정정숙 전도사의 성서식물」(서울:크리스챤뮤지엄,2007)79-86

 

글_삼례은혜교회 장운 목사/ 사진_우양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