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농어촌유산답사기 no.2 [능동교회편]

 

둘째날.

 

아침 7시 반에 기상하여 간단하게 세면하고 뒤이어 바로 토스트와 우유, 콘프레이크 등 아침식사를 했다. 그리고 바로 농사꾼 복장(?)을 갖추고 스타랙스에 올라타 어제 일했던 더덕 밭으로 향했다.

아침부터 꾸리 꾸리 한 날씨에 빗방울이 한 두 방울 떨어지자 드디어 우리에게 어쩔 수 없이(?) 밭일을 하지 못(?)하도록 하늘에서 비가 내리려나보다 싶었으나, 결국 한 두 방울 떨어지던 빗방울은 금세 그쳤다. 결국 우리는 일 하러 왔으니 열심히 일하고 가라는 뜻이려니마음을 다 잡고 즉각 투입했다.

 

 

 

그런데 저 멀리 보이는 밭 앞에 펼쳐진 대형 천막. 더운 날씨에 고생한다고 더덕 밭주인 아버님께서 아침부터 우리를 위해 큰 천막, 테이블과 의자를 셋팅 해 놓으셨고, 우리의 Wind Star? 대형 선풍기가 구세주처럼 떡~ 하니 자리하고 있었다.

아버님의 배려와 사랑이 참 감사했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더덕 밭 작업, 농부가 흘리는 귀한 땀을 경험하며 우리는 우리에게 맡겨진 2000여 평의 더덕 밭 작업에 가속도를 붙여 해나갔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어제의 뜨거운 태양이 오늘은 구름으로 가려지고 선선한 바람이 우리의 몸을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중간 중간 먹는 시~원한 수박과 음료수는 우리의 땀과 더위를 시원하게 했으며, 농촌의 푸짐한 인심과 웃음을 경험할 수 있었다.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어 우리는 다시 지역아동센터로 돌아가 준비된 카레와 함께 개고기 수육을 먹었다. 개고기!!?? 그걸 어떻게 먹지? 하는 표정을 짓는 여학생들과 몇몇의 남학생을 바라보며 우리는 매우 안타까운 표정(?)과 함께 이게 웬 횡재냐 싶은 마음으로 맛있게 먹었다.

이 개고기 수육은 더덕 밭주인 어머니께서 우리 고생한다고 직접 사육하시는 개 한 마리를 잡아 정성껏 삶고 조리하여 주신 것이었기에 더욱 감사하게 먹었다.

 

그리고 그렇게 맛난 식사를 한 후 너나 할 것 없이 약 1시간동안 더위로 지친 우리의 몸을 방바닥에 눕히고 오침을 하며 더위를 식혔다. 꿀맛 같은 오침 시간이 지나고 오후 3시경 우리는 다시 스타랙스에 몸을 실어 이동했다. 몸은 천근만근, 마음은 백만 근이었지만 우리는 아직 다 하지 못한 나머지 밭일을 마무리 하기위해 일을 시작하려는 순간!!

더덕 밭주인 아버님께서 나타나시며 쉬었다가 하라고 말씀하시는 것이 아닌가? 아, 그래도 얼른 해야 하는데 하는 마음과 달리 몸은 어느새 의자에 앉아 있었다. 하지만 계속 마냥 쉴 수는 없는 법!! 우리의 잇 아이템!! 낫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함께 힘내자는 구호와 함께 다시 더덕 밭으로 투입!!

 

 

 

밭일을 해도 해도 줄지 않을 것 같았던 더덕 덩굴과 잡초 제거 작업에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6시 반까지 하고 끝내자는 어디 선가 들리는 음성에 훗~하는 회심의 미소를 날리며 6시가 좀 넘어 모두 완료했다. 비록 더덕 밭에 있는 폴대와 비닐덮개까지 모두 제거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2000여 평이 넘는 더덕 덩굴과 잡초를 제거하는 우리의 땀과 노력은 우리가 하고자 했던 것까지 끝낼 수 있어서 기뻤다. 그리고 감사했다. 어느 누구 하나 싫은 내색 없이 감사하며 땀 흘린 우리 모두에게 기쁨과 감사의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우리를 기다리는 즐거운 고기파티!! 우리의 허기 진 배를 가득 채워줄 맛있는 삼겹살, 항정살, 오리고기 등 여러 가지 고기들을 불판에 구우 먹으며, 최고의 스태미나 음식인 개고기 수육으로 우리의 육을 알차게 채워주었다.

어느 누군가가 이야기해서 너무 많이 사온 상추와 쌈이 남기는 했으나 너 나 할 것없이 서로 먹여주며 아름다운 저녁시간을 함께 했다. 그리고 이어진 또 하나의 희소식!! 오늘도 어제 간 그 사우나 온천탕으로 간다는 사실! 그래서 설거지 당번을 비롯한 우리 모두는 빠른 속도로 설거지와 뒷정리를 마치고 끈적끈적, 흐느적 흐느적 거리는 우리의 노곤한 몸을 이끌고 사우나 온천탕으로 향했다. 뜨거운 온천탕과 차가운 냉탕을 번갈아 들어가 몸을 담그고 누리는 여유를 만끽하며 사우나를 즐겼다.

 

1시간 반 정도의 시간을 보내고 숙소로 돌아온 우리는 둥글게 둥글게 둘러 앉아 마지막 밤을 게임과 함께 불살랐다. 그렇게 우리는 함께 고생하고 즐기며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보냈.

 

잘 가지 않을 것 같던 23일간의 시간이 흐르고 마침내 마지막 날이 밝았다. 우리는 마치 M.T를 온 것 마냥 둘째 날 아침처럼 각자의 기호대로 계란 스크램블과 토스트, 콘프레이크 등을 만들어 아침식사를 했다. 그리고 우리가 숙소로 활용했던 지역아동센터를 청소하고 정리한 후 우리의 짐과 몸을 꽃마차 스타랙스와 모닝에 나눠 올라탔다.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동안 23일간의 피로를 주체할 수 없어 우리는 운전자를 제외하고 백만 근쯤은 될 법한 무거운 눈꺼풀을 주체할 수 없어 눈을 감고 돌아왔다.

이렇게 우리의 23일간의 농촌교회 방문 및 농촌봉사활동은 끝이 났다. 무더운 날씨와 더덕 덩굴, 벌과 벌레, 잡초 등으로 인해 쏘이거나 쓸린 피부, 크고 작은 상처, 까맣게 그을린 피부, 쉽지 않은 농사일 등으로 힘이 들기도 했지만 시시 때때로 내 주시는 감자와 수박, 음료수, 심지어 직접 사육하시는 개를 잡아 내어주신 개고기 수육까지, 농촌의 따뜻한 웃음과 너그러운 인심을 다시 한 번 느끼는 시간이었다. 아울러 함께 참여한 후원관리팀 노희정 부장, 돌봄팀 손삼열 과장, 재단 장학생들 모두가 함께 호흡을 맞추며 협력하여 일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으며, 농촌의 현실과 상황을 이해하고, 이들이 흘리는 땀과 노력을 배우는 소중한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