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를전하는사람'에 해당되는 글 61건

  1. [닮고싶은청년 vol.41]나 스스로에게 물어야 가장 정확히 알 수 있어요. - 청년 이영훈 1
  2. [밀착시선 #10] 황혼무렵 망원시장에서
  3. [닮고싶은청년 vol.40] ‘좋은먹거리’로 행복한 사회를 만들고 싶어요. - 청년 유가은

 

 

 

처음에는 그냥 좋아서 했어요. 이 일을 졸업 후 진로로 정하게 될 줄은 몰랐죠.”

서울 소재 4년제 사회과학 계열 대학생이 가장 선호하는 진로는 무엇일까. 굳이 대기업취업으로 몰고 가지 않더라도 레크리에이션 강사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게다가 평균 성적이 4점 이상이고 영어, 대외활동, 봉사 등의 스펙이 모두 갖춰진 경우에는 더욱이 그러하다.

부모님은 당연히 대기업에 취업을 하는 줄 아시더라고요. 친구들도 그렇고요. 사실 저도 그렇게 생각하던 때가 있었어요. 하지만 언제나 사회의 기준에 맞춰 살 수는 없자나요. 나의 진로는 나 스스로에게 물어야 가장 정확히 알 수 있죠. 지금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한 번도 지친다고 생각해 본적은 없어요.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니까요.”

 

이영훈씨는 8년차 이벤트MC. 어느새 소속회사에서도 인정받는 이벤트 전문MC가 되었다. 그 시작은 우연히 접하게 된 방송인 김제동의 레크리에이션 영상이었다.

처음 그분이 사회 보는 영상을 보고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어요. 영상 속에 보이는 많은 관객들도 저처럼 넋을 놓고 사회자를 보고 있었어요. 나도 그분처럼 사람의 마음을 두드리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이미 고3이었지만 레크리에이션에 대해 알고 싶은 갈증이 생겼다. 매일 한 시간씩은 책을 읽거나 영상을 보며 공부를 했다. 그리고 수능 바로 다음날, 학교 축제에서 영훈씨는 첫 무대에 오르게 된다.

밴드부와 연극부 프로그램 전에 5분정도 사전엠씨를 보는거였어요. 게임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하다보니 처음 주어졌던 5분이 훌쩍 넘어 10분이 되었는데도 아무도 그만하라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얼마나 신이 났는지 몰라요.”

이렇게 시작한 이벤트MC일은 대학생이 되어서도 계속 되었다. 크고 작은 학교 행사에 사회를 보고 지인들의 행사에도 초정 받았다.

돈을 얼마 받는지는 중요하지 않았어요. 저를 불러주는 무대라면 어디든 기쁜 마음으로 갔어요. 마이크를 쥐고 사람들 앞에 서면 왠지 모를 힘이 나더라고요.”

할수록 재미가 있었고 실력이 늘었다. 영훈씨의 실력을 인정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무대에 설 기회도 점점 늘어났다.

평일에는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주말에는 주로 돌잔치나 결혼식에서 사회를 봐요. 한주에 보통 10건 정도 되기 때문에 월요일이면 거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죠. 하지만 지친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니까요.”

 

 

 

좋은 마음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해요.”

 

주말에는 ‘MC이순신으로 바쁘게 활동하지만 그 외에 시간에는 대학생 이영훈의 삶도 알차게 살아내려고 한다.

대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일들에도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수업은 늘 맨 앞줄에서 듣겠다고 스스로 약속했어요.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또 제가 가진 것들로 나눌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고요.”

군 제대 후 유네스코 브릿지사업단으로 통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다녀왔다. 동양인이 한명도 없는 마을에서 5개월간 마을사람들과 소통하며 지속가능한 지역활동을 고민하고 실천하다보니 국제구호나 사회환원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좋은 마음으로 하는일은 모두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좋은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전달받는 사람들과 그 지역에 대한 충분한 고민과 공부가 필요하다는 걸 배웠어요.”

어려운 이웃의 처해진 상황을 겸손한 마음으로 들여다보는 것이 돕는 일의 첫 단계라는 걸 영훈씨는 알고 있었다. 그 마음으로 2014년엔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는 독거노인의 삶 이야기를 절절하게 외쳤다.

우양재단에서 독거노인 인식개선캠페인을 하면서 놀란 것도 그 부분이에요. 아직 우리나라에도 굶고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지 상상도 못했어요. 폐지를 하루 종일 주워 받을 수 있는 돈이 겨우 이천원라는 건 정말 충격적인 일이예요. 아마 그 인식개선캠페인을 통해 가장 크게 인식이 개선된 사람은 바로 저 일거예요.”

 

 

 

 

청년들에게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강연가가 되고싶어요

 

다양한 활동 중에서도 영훈씨가 가장 마음을 쏟는 일은 학생들을 만나는 일이다. 대학에 입학한 해부터 동아리를 통해 중고등학생들과 꿈을 공유하는 멘토링 및 코칭활동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영훈씨의 큰 즐거움 중 하나다.

멘토링이나 코칭이라는 말이 얼핏 거창하게 들리지만, 그냥 같이 이야기하는 거예요. 제 중고등학교 시절을 돌아보면 여러 가지로 캄캄하게 느껴졌던 날이 많았거든요. 혹시 그런 친구들이 있으면 그 시기를 지나온 형, 오빠로서 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요. 사실 이건 제가 평생에 이루고 싶은 꿈이기도 해요. 지금은 인지도 있는 이벤트MC가 되는 것이 가장 가까이 있는 목표지만 조금 더 나이가 들면 청년들에게 저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위로하고 응원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좋은 강연자가 되어 무대에 설 수 있는 그날을 늘 꿈꾸고 있어요.”

 

 

 

 

 

 

 

 

 

 

 

 

 

 

황혼 무렵 망원시장

 


각자의 사연을 담은 너와 내가 모여 이야기가 되고
그 이야기가 우리네 식탁으로 옮겨와 따뜻한 저녁이 됩니다. 소박한 삶이 됩니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있는 망원시장은 우양쌀가족 어르신들이 장을보러 자주 방문하십니다.
때론 꼭 살게 없어서 적적한 방을 나와 사람들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좋은 산책로이기도 하지요.
망원시장에서 홀몸어르신들의 마음에도 어서 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재료를 고르고 다듬고 음식으로 만들어내는 일련의 과정이 저에게는 일상의 풍경이었어요. 그리고 그 음식으로 인해 만드는 사람과 먹는 사람 모두가 행복해 졌어요.”

부모님이 운영하는 두부요리전문점은 유가은씨(24)에겐 신나는 놀이터였다. 다양한 식재료가 오가고 그것들이 맛있는 음식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는 건 매일 봐도 흥미로운 일이었다. 더구나 좋은 먹거리로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으니 음식을 만드는 건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가은씨네 부모님이 식당을 운영하신 건 올해로 열 두해가 되었다. 청소년기 대부분을 함께 하다 보니 자연히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대학에서도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게 되었다. 가은씨가 꿈꾸는 행복한 사회, 그 중심에는 좋은 먹거리가 있다.

 

 

 

학생들은 잘 알지 못했던 거예요.

 

가은씨는 대학생이 되어 자취를 시작했다. 주위에도 그런 친구들이 많았다. 매끼니 건강한 식사는 가은씨에게 꽤나 중요한 일이었지만 모두에게 그렇지는 않았다. 대부분의 친구들은 값싸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로 끼니를 때웠고 자극적인 음식에 열광했다.

아침을 먹지 않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인스턴트나 특정영양소에 편중된 식사를 했고 식사시간도 대중없었죠.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가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생각하는 친구들은 많지 않았어요. 먹거리에 대한 바른 지식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했어요.”

마침 그녀가 활동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 연구 동아리 SEN’에서 좋은 먹거리에 대한 논의가 시작 되었다. 대학생들이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처음 나온 아이디어는 아침대용 샐러드 도시락 이었다.

대학생들이 무엇보다 채소를 먹어야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나온 아이디어가 샐러드 도시락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호도 조사를 해보니 샐러드 도시락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그래서 누구나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건강주스를 만들기로 했어요.”

재료는 간단했다. 바나나, 토마토, 사과, 당근 양배추 등 건강한 과채와 유산균음료가 사용 되었다. 각 재료마다 어떤 영양성분이 있는지 그것이 우리 몸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최대한 많은 학생들이 건강주스를 접했으면 하는 마음에 가격은 저렴하게 책정되었다. 반응이 좋았다.

생각보다 인기가 좋았어요. 학생들은 다양한 야채들을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거예요. 건강주스의 필요성에 대해 홍보하고 저렴하게 제공하니 많은 친구들이 함께 해 주었어요.”

수익금으로 다시 건강주스의 재료를 구매했다. 대학생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웃들에게 건강주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지역의 노인정에 방문에 무료로 건강주스를 만들어주었다. 지속적으로 이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궁리하던 중 우양재단을 만났다.

 

 

좋은 먹거리의 시작은 어디일까?

 

우양재단에서 처음 먹거리프로젝트 공고를 봤을 때 바로 이거다!’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아리 팀에서 같이 준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동아리 회의 때 친구들에게 이야기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우리 팀원 중에서도 이 사업에 대해서 듣고 제안하려고 준비해온 친구들이 2명이나 더 있는 거예요. 다 같이 마주보고 한바탕 신나게 웃었어요. 그리고 일사천리로 준비가 되었죠.”

어려운 이웃에게 좋은 먹거리를 전달하는 일은 우양재단의 타이틀이기도 하지만 지난 일 년간 가은씨와 친구들의 고민점이기도 했다. 그간 생각하고 나름의 방법대로 여러 가지 시도를 해봤기 때문에 자원이 주어진다면 더 자신이 있었다. 문제는 누구를 대상으로 선정할까하는 것이었다.

누구를 대상으로 선정할지 이야기가 많이 오갔어요. 단순히 건강주스를 한잔 전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먹거리를 좀 더 큰 범위에서 이야기 하고 싶었거든요. 주말에 부모님 식당에서 재료를 다듬다가 문득 보육원 아이들이 떠올랐어요. 일반가정의 아이들은 부모님과 함께 장을 보거나 재료를 다듬고 요리하는 것을 경험해 볼 수 있잖아요. 보육원 아이들에게는 그런 경험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좋은 먹거리에 대해 생각하기 위해서는 완성된 음식을 접하는 것뿐만 아니라 재료를 고르고 직접 만지는 시간 전부가 필요하거든요.”

4회로 진행되었던 아이들과의 요리 수업에서는 좋은 재료들을 아이들이 직접 만져보고 고르고 느끼는 시간으로 구성했다. 직접 만드는 샐러드, 샌드위치, 카나페 그리고 과일주스를 아이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만들어내었다. 아이들의 창의적인 요리가 그날 함께한 모든 이들을 놀라게 했다.

 

 

사회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바로 나의 삶에 애정을 쏟는 일이에요.

 

가은씨도 이제 졸업반이다. 동아리 활동이나 봉사, 좋아하는 공부뿐만 아니라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에도 힘을 쏟아야한다는 부담이 있다. 그럼에도 포기 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4학년이 되었으니 취업과 관계없는 것들을 내려놔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포기하려니 눈에 아른거리는 것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결국 사회적 경제 분야의 연구나 연합동아리 활동은 계속 하게 될 것 같아요. 이 공부를 통해 우리 사회에 소외 받는 이들을 기억하고 돌볼 수 있는 사회인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청년들의 취업난 소식이 매일 뉴스를 장식하고 있는 이때, 다양한 사회문제에 관심가질 만한 여유가 청년들에게 허락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가은씨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우리 결국 혼자는 살수 없는 존재잖아요. 내 주위의 사람들을 둘러보고 사회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곧 나의 삶에 애정을 가지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더불어 사는 이웃들이 없으면 나의 삶도 의미가 없으니까요. 돈과 성공만을 바라보고 달리는 사회의 흐름을 바꾸는 건 이젠 우리들 몫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