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꿈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시간이 저도 무척이나 설랬어요. 아이들의 꿈을 찾아주려 한 시간이 저의 꿈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어요.”

 

대학교에 막 입학했을 즈음 노선호씨(26)는 착하고 평범한 대한민국 청년이었다. 여기서 착하고 평범한 대한민국 청년이란 부모님 말씀에 따라 열심히 공부를 한 후 수능 성적에 맞추어 대학에 입학한 경우를 말한다. 열심히 공부한 결과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에 입학 할 수 있었다. ‘화학공학과가 무엇을 배우는 곳인지는 몰랐지만 수능점수 내에서 갈수 있는 가장 적당한 과였다. 그렇게 대학생이 된 후 고민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정말 당황스러웠어요. 대학생이 되어서 뭐든 할 수 있다고들 하는데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거든요. 중고등학교 다닐 때도 안하던 방황을 이때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삶이 어디로 흐르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전공 책에서는 삶의 의미를 찾을 수가 없었다. 매사에 자신이 없어졌다.

 

학교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즐거움이 있었어요.”

 

학기가 지나도 복잡한 마음은 그대로였어요. 그때 학과 교수님들을 일일이 다 만나러 다녔어요. 교수님들과 이야기하면 무언가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때 한 교수님이 추천해 준 활동이 궁궐길라잡이였어요.”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자신감을 찾는 일이 급선무라고 생각한 교수님의 제안이었다. 우리나라 문화와 궁궐에 대해 분명이 알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그것들을 설명할 수 있어야 했다. 교육기간만 1년이 걸렸다.

교육기간도 길고 별도의 회비도 내야하는 활동이었어요. 하지만 교수님께 이야기를 듣자마자 이거다!’라고 생각했어요. 교육을 받으러 가보니 대학생들은 전체 십분의 일도 되지 않았어요. 대부분 직장인이거나 은퇴하신 분들이었는데요. 좀 더 의미 있는 활동을 해보려고 자원해서 오신 분들이었어요. 열정이 대단하셨어요.”

함께 길라잡이 활동을 하러 온 자원봉사자들의 열정에 선호씨도 기운이 났다. 본격적으로 창경궁 해설가이드로 활동을 하면서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도 생겨났다.

이 활동을 하면서 얻은 것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저에 대해서 좀 더 알게 되었어요. 저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때 힘이 나요. 또 제가 알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알기 쉽게 전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더라고요. 학교에서 열심히 수학공식을 풀 때는 느끼지 못했던 즐거움이 있었어요.”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저도 설렜어요.”

 

새로운 흥미를 발견한 선호씨는 휴학을 하고 본격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영어를 가르쳤거든요. 하지만 영어만 가르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제가 대학생이 되고 한참 고민했던 에 대한 이야기를 틈날 때 마다 아이들과 함께 나누었어요. 그리고 아이들의 방학에 맞추어 노쌤과 함께하는 꿈 찾기 특강이라는 제목을 걸고 무료로 특강을 열었어요. 참여한 학생들은 대부분 고등학교 2학년, 3학년이었는데요. 저는 이 시기에 꿈에 대한 고민을 하나도 하지 않았어요. 저의 꿈에 대해서 물어봐준 사람도 없었고요.”

특강은 선호씨의 이야기로 시작했다. 시키는 대로 공부만 열심히 했던 고등학교 시절 이야기, 갑자기 주어진 자유에 당황스러웠던 대학 신입생 시절 그리고 나의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 시작한 순간까지 진솔한 나눔의 시간이었다. 한 주간의 특강에 참여한 학생들은 자신의 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선호씨는 그 시기를 먼저 지나온 선배로서 각자의 삶에 의미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그 가치를 어떻게 실현하며 살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고 응원했다.

아이들과 꿈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시간이 저도 무척이나 설랬어요. 앞으로도 다른 사람을 응원하고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 주는 일을 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아이들의 꿈을 찾아주려 한 시간이 저의 꿈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어요.”

 

 

꾸준히 사람들을 만나고 응원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크리켓 외국인코치 통역활동, ()대한민국교육봉사단의 멘토링 프로그램, 교내 외국인학생 학습도우미 등 선호씨는 여전히 다양한 봉사들로 다른 이들을 응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제 4학년이니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에만 집중하라는 주위의 조언도 있지만 사회환원은 어느새 그의 일상이 되었다.

사실 제가 하고 있는 것들은 거창하지 않아요. 하지만 제 마음을 뜨겁게 하는 것들이죠. 주위사람들에게 작지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이라면 그게 제가 해야 할 일이예요.”

 

대한민국 대학교 4학년, 사회에서 바라보는 선호씨의 현 주소다. 마음이 뜨거운 그에게도 사회는 녹록치 않다.

졸업을 1년 앞둔 이 상황이 어렵게 느껴지기는 저도 마찬가지예요. 청년취업난은 우리에게 불필요한 경쟁에 많은 힘을 쓰게 만들어요. 꿈과는 별개로 스펙 쌓기에 열을 올려야 할 때도 있고요.”

 

그럼에도 꾸준히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을 응원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은 단단하다.

 

전공을 살려 안전관리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어요. 한사람의 소중한 인재가 산업 현장에서 안전하고 행복하게 일하기 위해서는 안전교육이 필수예요. 급속한 성장을 이뤄온 우리나라에서 소홀히 다루었던 부분이죠. 더 먼 미래에는 산업현장에서 안전사고 상해 후 자신의 권리를 보호받지 못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 근로자들을 위한 노무사로써도 일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