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불리 먹는 것보다 잘 먹는 것이 시대의 화두다. 유기농, 친환경, 자연주의 식단 등의 단어들을 빼놓고는 이 시대의 먹거리 트렌드에 대해 말하기 어려워졌다. 먹거리의 질은 건강과 직결되는 항목이기에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이기도 하다. 하지만 좋은 먹거리가 모두에게 제공되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어려운 이웃들이 많이 있다. 모든 이에게 평등하게 좋은 먹거리로 차려진 밥상이 필요하다는 것이 푸드스마일즈 청년 먹거리 프로젝트에 선정된 평등한밥상팀의 생각이다.

 

 

 

함께 해주는 분들 덕분에 드디어 해 낼 수 있어요.”

 

평등한밥상대표 이현아씨는 지역공동체에 희망이 있다고 본다. 심각해진 먹거리불평등 또한 지역사회의 관심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다.

좋은 먹거리에서 소외되어 있는 이웃을 위해 무언가 해야 한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었어요. 뜻을 모아 함께 행동할 수 있는 친구들과 우리를 응원해주는 단체들을 만났고 지역의 많은 사람들이 힘을 실어주어서 이 일을 드디어 해 낼 수 있는 것 같아요.”

함께 행동할 팀을 꾸리고 그들과 함께 모두에게 평등한 밥상을 선물하고자하는 사회적 기업을 구상했다. 다양한 단체에 문을 두드린 끝에 여러 곳에서 지원도 받았다. 그리고 그 첫 걸음으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청년은 그 마을의 활력소잖아요. 하지만 많은 대학생들이 학점이나 취업고민 때문에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에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관심이 없어요. 그래서 가장먼저 제 또래의 청년들에게 평등한 밥상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

 

캠페인은 청년들이 많이 모이는 대학교 내에서 진행되었다. 추운 겨울에도 종일 폐지를 주우러 다니시는 어르신들에게 좋은 먹거리 꾸러미를 전달하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삼았다.

부산은 유독 노인인구가 많은 도시예요. 그래서인지 추운 겨울에도 폐지를 주우러 다니시는 어르신들이 많이 눈에 띄었죠. 청년들에게 이런 어르신의 현실을 이야기하고 전해드리고자 하는 먹거리에 대해서도 분명히 보여줬어요. 그리고 우리가 직접 산타가 되어 어르신 댁에 좋은 먹거리를 전달해 드리자 권유했어요.”

평등한밥상의 프로젝트에 동참한 청년들은 총 35, 이들은 쌀과 계란, 각종 야채와 과일을 직접 구매하여 70개의 먹거리꾸러미를 만들었다. 그 꾸러미를 매고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는 산타가 되었다.

 

진짜 사업은 이제 시작이에요. ‘농산물기부플랫폼을 만들거에요.”

 

이번 프로젝트는 프로모션 행사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공감하는 사람들을 늘리기 위함이죠. 저희 평등한밥상의 본 사업은 농산물기부플랫폼을 구축하는 거죠. 이미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았어요. 2015년부터는 예산도 지원받아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할 거예요.”

건강한 먹거리와 고객을 연결하고, 기부자와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연결할 수 있는 인터넷 쇼핑몰이자 기부 기회를 만드는 것을 농산물기부플랫폼이라 이름 붙였다.

우리 쇼핑몰을 통해서 농산물을 살 경우 구매에 따른 포인트를 기부하거나 내가 산 물건을 동일하게 하나 더 구매하여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 되도록 주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농산물기부플랫폼의 주요 내용이에요. 우리는 질 좋은 농산물을 구매자들에게 전달하고 어려운 이웃들도 좋은 먹거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행동할 수 있는 구매자들을 만들어 간다면 이 사업이 장기적으로도 가능할 거예요.”

이제 막 첫걸음을 내딛은 이 사업으로 평등한밥상KBS 황금의 펜타곤 시즌2(새로운 창업사례를 소개하는 방송)본선에 진출했다. 구매와 나눔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당찬 포부에 전문가들의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 기회로 자연스레 지역사회에 홍보가 된 것 또한 큰 성과다.

 

모든 사람이 밥상 앞에서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고 싶어요.”

 

간혹 사람들은 20대 초반의 여대생이 이토록 먹거리에 관심을 많은 것에 대해 신기하게 여기기도 한다. 모든 사람이 밥상 앞에서 차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꿈이라 말하면 더욱이 그렇다.

제가 어려서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그룹홈(공동가정생활)에서 지냈어요. 정부의 별도 지원 없이 개인에게 나오는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했기 때문에 먹거리가 늘 부족했어요. 라면이 주식이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하루 세 번 밥상에 앉을 때면 내 처지를 분명히 실감했어요. 더 이상은 저와 같은 아이들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고등학교 졸업 후 줄곧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대학을 다녔다. 돈을 벌기위해서만 일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았다. 그리고 작년에 직장을 그만 두었다. 푸드스마일즈 장학생이 되어 생활비를 벌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새로 허락된 시간에 평등한밥상의 대표로 일을 만들어가고 있다.

요즘은 매일이 즐겁고 감사해요. 제가 인생 전부를 다해 이루고 싶은 일을 하고 있으니까요. 도움주시는 분들도 많고 함께 애쓰는 동료들도 있고요.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밥상 앞에서 차별 받는 이들이 사라질 수 있도록 열심히 고민하고 실천해 나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