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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닮고싶은청년들 vol.5] 꿈을 크게 가진다고 돈 드는건 아니잖아요
  2. 드디어! 우양의 장학생이 되던날
  3. 즐거웠던 2011년 총동문회^^ 1

 

“꿈을 크게 가진다고 돈 드는 거 아니잖아요.”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테니스를 시작했는데, 대회만 나가면 번번이 1회전 탈락인거예요. 근데 그때도 제 꿈은 세계랭킹 1위였죠.”

 

김재철(24세)씨는 꿈꾸는 사람이다. 당장 내일 일을 알 수 없는 불안한 현재를 살고 있지만 끊임없이 노력하고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확신으로 자신을 격려한다. 이런 그에게 좌절과 절망의 시간은 없었겠는가!

운동을 시작한 계기는 아주 단순했다. 창문 밖에서 운동하는 형들이 그렇게 멋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정구로 운동에 입문해 중학교 때 테니스로 전향하고 하루 5세트(새벽, 아침, 점심, 저녁, 밤)로 운동을 쉬지 않았다. 그러나 매번 대회 때마다 좌절을 맛봐야 했다. 대회가 끝나고 울었던 적도 한 두 번이 아니란다. 그러던 중 고3때 전국대회에서 처음으로 1등을 했다.

‘진정한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힘든 겨울을 나며 수없이 되뇌었을 말이기도 하고, 성적이 부진한 본인을 다독이며 했을 법한 이 말이 결국 실제화 된 순간이다.

사실 그는 매번 바닥을 쳤다고 했다. 근데 어릴 때는 그게 그렇게 좌절인지 몰랐다. 운동이라는 끈이 그를 이끌어 줬던 모양이다. 고3. 인생을 조금 더 멀리 내다보고 운동에서 공부로 진로를 바꾸고 중앙대 체육교육과에 입학했다.

“대학에 와서 처음 받았던 학점이 3.11 이었어요.” 영어, 한국사, 일본어 아무것도 몰랐던 그 때도 늘 앞자리에 앉았다. 교수님과 눈을 맞추다 졸았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책을 많이 읽으려고 노력했다. 학. 석사 통합과정으로 7학기에 조기 졸업하고 스포츠 마케팅으로 대학원에 진학한 지금에는 하루 종일 앉아서 공부해도 끄떡없단다. 이게 다 운동할 때 쌓아둔 체력 때문이라며 너스레를 떤다.

근로 장학생을 했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꼬박 3년이다. 학과사무실, 학생지원처 행정실에서 시급 4,500원 받으며 일했다.

한 달 40시간 근로. 다 해봐야 16만원 정도였다. 등록금, 기숙사비, 생활비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학교 다니면서 교외에서 알바 하기가 힘들더라. 그래서 최대한 교내에서 일을 하려고 했다. 후에 우양재단에서 장학금 받으면서 등록금에 대한 부담을 많이 내려놓을 수 있었다.

 

“제 인생에는 플랜B가 없어요.” 플랜 A에 온 힘을 다하기 위함이란다. 혹시 모든 노력을 다 했는데도 안 될 때가 있다. 근데 그 때도 다른 길이 있더란다. 스물네 살 청년 치고 기특하기까지 하다.

김재철씨는 교수가 될지, 스포츠 마케터가 될지 계속 고민하는 청년이다. 특별히 이거다 정한 거는 없다. 더 배워야 할 것도 많고 더 경험해야 할 것도 많다. 그냥 이 순간에 최선을 노력을 할 뿐이다. 삶의 전반을 아우르는 깊이 있는 고민과 성창은 또래 스물 넷 청년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다.

 

인도 캘커타 ‘죽음으로 가는 집’에 간다. 혹자는 거기는 죽음으로 가는 집이 아니라 삶으로 가는 집이라 하는데, 지금은 “왜?” 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 결국 가보면 알게 되겠지.

마지막으로 내년 1월. 한 달간의 남인도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는 그에게 본인이 생각하는 여행의 색깔을 물어봤다. 돌아오는 답은 간단하면서 심오하다. “제 여행은 두 가지 색이예요. 검은색. 다른 하나는 무지개색 이예요.” 신체 건강한 젊은 남자지만 가보지 않은 미지의 나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것도 혼자 가는 여행에 대한 설렘 이상의 긴장으로 처음 연상됐던 색은 검은색이었다. 근데 이내 황홀한 무지개색이 연상된단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여행이지만 본인에겐 왠지 희망이 될 거란다.

아직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그는 지금 육군사관학교 교수사관장교를 준비하고 있다. 선발되면 3년간 사관생도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할 수 있다. 미래 꿈에 한 발 다가가기 위한 플랜 A다. 지원자격도 까다로운데 인원도 딱 1명 뽑는단다. 떨어질 것에 대한 생각은 미리하지 않는단다. “노력해서 안 되는 일 없잖아요.”

 

김재철씨가 근무하는 교수 연구실에서 이야기를 나눈 지 1시간이 훌쩍 흘렀다. 학교를 빠져나와 근처 삼겹살 가게로 자리를 옮겨 못다 한 이야기를 했다. 고기는 지글지글 익어가고, 여기저기 왁자지껄 소란하다. 분위기 탓이었을까, 아님 짧은 시간이었지만 ‘함께’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속에 있는 깊은 이야기를 꺼낸다.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그저 만나고 헤어지기만 한다면 그건 ‘함께’ 하는 건 아닐 것이다. 그와 함께 인생을 나누고 즐거워해야만 ‘함께’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고기 한 점 먹었다 생각했는데 결국 인생 한 점 ‘함께’ 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맑아졌다. 이것이야 말로 인간에게 허락한 신의 ‘은총’이 아니겠는가!

 

김재철씨는 일주일에 딱 2시간 이지만 서울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발달장애 아이들에게 체육을 가르친다. 직선으로 뛴 다음 지그재그로 뛰는 프로그램을 지도하면 제대로 인지가 안 되는 아이들은 그저 자기 마음대로 뛴다고 했다. 비록 본인의 교수법대로 따라오지 않는 아이들이지만 그 아이들에게 자유롭게 뛰어 놀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면서 많은 보람과 행복을 느낀다 했다.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을 통해 본인이 행복을 느끼는 것. 이런 시간들이 쌓이다보면 어느덧 부쩍 성장해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라 믿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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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금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저희는 장학금을 드리는 오늘이 가장 즐겁습니다. 저희를 즐겁게 해주셔서 제가 더 감사합니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826. 우양재단은 일 년 중 가장 뜻 깊은 행사를 치렀습니다. 바로 우양재단 장학수여식과 장학생 MT입니다.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자랑스러운 우양장학생 130여명이 참가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총 2억여 원의 장학증서가 전달되었습니다.

  저희도 언젠가는 장학금을 주는 사람이 될 겁니다

 하이라이트 순서인 장학수여식에서 정의승 이사장님은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언젠가 누군가에게 또 장학금을 주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히셨습니다. 학생들 또한 미래에 대한 그림그리기를 멈추지 않으며, 물질이 아닌 노력이 사람을 만드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선서로 답해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재단의 여러 이사님들과 함께 남진순 후원자님도 이 자리에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셨는데요. 남진순 후원자님은 본인의 이름을 딴 장학금을 만들어 학생들을 돕고 계신분입니다. 향후 이와 같은 기명장학금이 더 많이 생기면 좋겠다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우양을 잊지 못해, 또 후배들을 격려하고자 방문한 졸업생들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예전에는 내가 공부를 잘해 장학금을 받았다고 자만했었지만, 사회생활을 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깨달았다며 겸손하게 미래를 일구는 후배들이 되기를 당부했습니다.

 

전국에서 모여든 우양 장학생 여러분들은 처음에는 쭈뼛쭈뼛하다가도 통일한마당과 화합의 시간을 통해서 금방 친해져서, 수여식이 끝난 뒤 새벽까지도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아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하는 스텝들을 당황스럽게 했는데요. 우양장학생이란 이름으로 인연이 맺어졌지만, 일 년에 한번밖에 만나지 못하는 사정을 뻔히 알기에 말릴 수가 없었다는 후문입니다.

우양장학생은 사회환원에 앞장섭니다

장학생들은 수여식장 입구에 펼쳐진 도서바자회에도 큰 관심을 가졌습니다. 우양장학생들은 공부는 물론 마음의 양식을 쌓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는 모범 청년들임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장학생들은 하나같이 묵직한 양 저금통을 가져왔습니다. 단지 뭔가를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삶의 작은 부분에서부터 사회환원을 실천하고자 한 것입니다.

 

이렇게 행사장 한 편에 쌓인 든든한 저금통 더미는 우양청년들이 일구어갈 따뜻한 내일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이렇게 모인 돈의 일부는 사회환원 청년장학 프로젝트 지원에 쓰여 더욱 의미를 더했습니다.

사회환원 청년장학 프로젝트는 바로 우양장학생들 스스로 사회환원을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내 발표하여 경연하는 행사입니다. 이날 수여식에 앞서 열린 행사에서는 기발하고 재치 있는 발표들이 나와 듣는 이들을 즐겁게 했습니다. 4팀이 나와서 경쟁했고, 입상한 팀은 프로젝트 지원금을 전달받는 혜택을 누렸습니다.

상대적으로 교육기회가 떨어지는 어린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치고 멘토가 되어주는 프로젝트가 눈길을 끌었고, 남한과 북한의 청년들이 어우러져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노래와 뮤직비디오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팀에게는 격려의 박수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날 행사에서 우양 장학생회 임원들의 수고도 빠뜨릴 수 없겠습니다. 일주일간 합숙하며 준비한 게임과 발표는 참석한 모든 이들의 마음과 몸을 들었다놨다하며,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장학수여식의 첫날 행사는 손에 손을 맞잡고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부르며 마무리 되었습니다. 장학생 모두가 자신감과 희망을 가지고 사회를 이끌어가는 리더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이튿날에는 동일 지역 청년들끼리 모임을 열고 향후 권역별 모임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대한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심지어 일주일 만에 다시 만나, 우양 장학생으로서 어떤 건설적인 활동을 할 수 있을지 논의하겠다고 하는 권역도 나왔습니다. 이들의 앞으로의 발걸음 꼭 지켜봐야겠습니다. 우양장학생 여러분 파이팅!

 

 장학생 MT 들여다보기

우양장학생들의 긴장을 풀기 위한 티셔츠 만들기는 폭소가 터지는 시간이었습니다. 티셔츠에 얼굴을 그리는 단순한 게임이었지만, 같은 조에 속한 친구들이 돌아가면서 상대방의 눈과 코와 입을 따로 그려주었습니다. 우스꽝스럽고 객관적인(?) 자신의 얼굴을 마주하면서 웃음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을 것입니다. 자연스레 우양장학생 친구들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어느새 친구가 될 수 있었습니다.

황해도 말로 갱생이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강아지랍니다. 통일한마당 팔토사투리 경연은 남한의 지역 색에 대한 이해는 물론, 북쪽에서 온 친구들과 하나가 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우양장학생 중에는 탈북청년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더 의미가 깊었습니다.

화합의 시간에는 성적관리로 장학금 놓칠 뻔한 사연이 소개되며 공감을 이끌어냈고, 축하공연으로 하늘을 달리다를 부른 주동환 장학생은 큰 박수와 환호를 받고, 그 기세로 2012년도 장학생회 회장으로 임명되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촛불을 켜고 자신의 꿈을 생각하는 진지한 모습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장학생들은 사과모양의 메모지에 목표와 소망을 적어 벽에 붙여진 나무에 달며, 진짜 열매가 되기를 기도했습니다. 언젠가 그들이 꿈을 이루어 즐겁게 오늘일을 얘기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2011년 6월 24일(금)에 홍대 홍문관 16층에 위치한 라스텔라에서 졸업생 모임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