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스마일즈 이야기/푸드스마일즈 활동 '에 해당되는 글 223건

  1. [제5회 우양배통일축구대회 #2]우양배통일축구대회의 무서운 신예팀을 소개합니다
  2. 단언컨대, 최고의 청년들! - 2013 하반기 우양 장학수여식 이야기
  3. [도시청년, 농어촌에 가다 #2]너른 감자밭에서 인생을 논하다

우양배통일축구대회가 이제 카운트에 들어갔다. 작년도 우승팀과 준우승팀 등 수년째 우양배통일축구대회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팀들도 있지만 더욱 긴장되는 팀들은 아마 전력이 노출되지 않은 신예팀들 일 것이다. 특별히 올해는 대진 추첨에 모인 각 팀 대표들의 분위기가 범상치 않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새로 참가하는 팀들에 대한 궁금중이 더욱 커져가고 있다. 그중 대진 추첨날 있었던 사다리타기 모의 결과에서 우승을 차지한 FC청연, 그리고 이 팀과 예선 첫 경기를 치루게 될 F.C 패스를 만나보았다.

 

 

fc청연,우양배통일축구대회,일반인축구대회

 

“모의대회 우승이 부끄럽지 않은 실전경기를 보여드릴께요” - FC청연


1. 간략한 팀 소개 부탁드립니다.
 - 저희는 성남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주로 활동하고 있고요. 20대 초반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된 팀입니다. 운동을 통해서 좋은 사람들을 만들어가고 싶은 마음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보통은 주 1회씩 모여서 연습을 하고 2년 정도 모였습니다.

2. 대진추첨 이후 팀 분위기는 어떤가요?
 - 대진 추첨 때 해보 모의경기에서 사다리를 통해 우승을 했습니다. 그때 타온 축구공 때문에 팀 분위기가 순간 뜨거웠습니다. 좋기도 하지만 부담도 많이 돼서 모의경기의 성적이 창피하지 않게 더 잘 해야겠다고 다짐하며 연습하고 있습니다. 

3. 팀은 어떤 계기를 통해 만들어졌나요? 팀 이름은 어떤 의미로 지어졌나요?
 - 처음에는 동네 친구들 4~5명이 모여서 풋살을 하곤 했습니다. 그러다 풋살 같이 경기를 하게 된 상대팀과 함께 하게 되었고 한 팀이 되었어요. 그 후 계속 팀원을 늘어서 현재는 30명 정도의 팀이 되었고 매주 참석하는 회원은 25명 정도 됩니다. ‘F.C 청연’은 같이 팀 활동을 하고 있는 후배가 짓은 이름인데 처음에는 어감이 좋아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맑을 청, 인연 연 을 쓰는데 운동을 통해 좋은 인연을 만들어가려는 저의 의도와도 잘 맞는 것 같아 마음에 듭니다.

4. 팀의 전력은 어느 정도 라고 생각하나요?
 - 저희 팀은 대부분 축구를 오래 한 사람들이 많아요. 개인 실력들은 다들 좋습니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조직력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지요. 

5. 주목하고 있는 팀이 있나요?
 - 우선 우리와 첫 경기를 하게 되는 FC패스가 가장 걱정이 됩니다. 인터넷에 경기 영상도 올라와 있고 해서 간간히 들여다보기도 했습니다. 예선에서 떨어질 수는 없기 때문에 FC패스는 꼭 이기고 싶습니다.

6. 우양배통일축구대회에 참가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 2년째 모여서 운동을 하고 있는 이런 대회는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습니다. 올해는 대회에 꼭 나가보자고 마음먹고 여러 대회를 알아봤습니다. 같은 날 열리는 다른 대회들도 있었지만 첫 출전하는 대회이니 만큼 의미있는 대회에 나가고 싶었습니다. 승부를 떠나 남북의 화합을 이야기하는 우양배통일축구대회의 슬로건이 좋았습니다. 이전에는 탈북하신 분들에 대해 특별히 생각해 본적은 없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좋은 인연이 또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7. 우승상금은 어디에 사용할 예정인가요?
 - 우승상금에 대해서는 아직 진지하게 생각해 본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운이 좋아서 타게 된다면 우선은 팀 운영을 하는데 사용할 예정입니다. 회비를 못 내고 있는 친구들을 도와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당일에 거하게 회식도 하겠죠. 팀 인원이 많아서 당일 회식을 풍족하게 하면 사실 얼마나 남을지 모르겠습니다. 
8. 이번 대회를 위해 특별히 준비하거나 훈련하고 있는 부분이 있나요?
 - 대회를 위해 특별 훈련이라면 이전에 뛰던 경기장이 아닌 새로운 경기장에서 운동을 한다거나 새로운 팀들과 경기를 한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조직력 강화를 위해 연습 후에는 꼭 함께 식사를 하며 관계를 더 긴밀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9. 몇 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나요?
 - 사실 기대하는 순위는 팀원들 마다 제 각각입니다. 당연히 일차 목표는 예선에서 승리 하여 본선에 진출하게 되는 것이고 만약에 본선에 진출할 수 있게 된다면 3위권 안으로는 진입할 수 있도록 열심히 뛸 것입니다. 우승은 너무 먼 이야기네요.

10. 팀에서 축구 외에 하는 활동이 있나요?
 - 팀을 만든 이유가 단순히 운동뿐만이 아니라 좋은 인연을 맺자는 것이기 때문에 축구 외에도 다른 여가 활동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30명의 회원들이 매번 다 모이지는 못하지만 날씨가 좋은 날엔 자전거를 타러가기도 하고 마라톤을 함께 하는 회원들도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회원들과 등산에 갔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11.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 처음 나가는 대회인 만큼 다치지 않고 재미있게 하고 왔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상대를 만나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경기를 치룰 거예요. 회원들이 골세레머니를 준비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여러 번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네요.

 

fc패스,우양배통일축구대회,김포, 일반인축구대회

 

“탄탄한 조직력과 빠른 템포로 승부를 볼거예요” - F.C 패스

 

1. 간략한 팀 소개 부탁드립니다.
 - 저희는 김포시 소재의 사우고등학교를 졸업한 졸업생들끼리 만든 팀으로써, 매주 운동도 하고 기회가 되면 봉사도 하면서 젊은 추억을 만들어가고 있는 팀입니다.

2. 대진추첨 이후 팀 분위기는 어떤가요?
 - 원래 목표는 그냥 참가하는데 의의를 두고 재밌는 추억거리 하나 만들고자 참여하려했지만, 지금은 어차피 참석한 대회에서 ‘우승 한 번 하자’라는 각오로 열심히 연습하고 있습니다.

3. 팀은 어떤 계기를 통해 만들어졌나요? 팀 이름은 어떤 의미로 지어졌나요?
 - 갓 전역한 친구들끼리 운동할 팀을 찾다가 마땅한 팀이 없어서 이왕 우리가 운동할 팀인데 아는 선배들과 후배들도 조금씩 모아서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재밌게 운동하자하고 친구들, 선, 후배들과 의기투합해서 만들었습니다. 팀 이름은 요즘 전 세계적으로 축구 트렌드가 빠른 템포의 패스위주의 축구이기 때문에 우리도 실력은 모자라지만 패스축구를 추구해보자 해서 FC패스로 만들었습니다.

4. 팀의 전력은 어느 정도 라고 생각하나요?
 - 저희 팀은 전문적인 운동선수 출신은 없지만 고등학교에서 나름 실력이 있는 친구들끼리 만든 팀이라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전문적인 선수출신들에게는 부족한 실력이겠죠. 한마디로 애매한 실력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5. 주목하고 있는 팀이 있나요?
 - 처음 참가하는 대회이고 한 번도 같이 운동을 해보지 않은 팀들이라 어느 정도 실력인지 모르겠지만 작년 대회에서 우승했다고 들은 글로리아나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고 들은 르볼FC를 주의 깊게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처음 상대하는 FC청연을 꼭 이기는 것입니다.

6. 우양배통일축구대회에 참가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 팀원 중에 한 선배가 인터넷을 탐색하다가 우양배통일축구대회에 대해서 처음 보고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7. 우승상금은 어디에 사용할 예정인가요?
 - 우승상금에 대해서는 먼 나라 얘기라고 생각하고, 만약 우승을 하게 된다면 그 날 밤에 회식을 하고 남은 돈은 팀의 회비로 쓸 예정입니다.

8. 이번 대회를 위해 특별히 준비하거나 훈련하고 있는 부분이 있나요?
 - 훈련이라고 할 것 까지는 없고, 연습게임을 최대한 많이 뛰려고 하고 있고 게임 중에 서로 대화를 많이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9. 몇 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나요?
 - 저희 팀의 목표는 FC청연을 이기는 것입니다. 첫 게임에 좋은 성적을 거두면 나중에는 그 흐름을  잘 타고 더 높이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0. 팀에서 축구 외에 하는 활동이 있나요?
 - 작년에 하반기에 아시는 분이 보육원에 계시는 분이 있는데, 저희 팀원 20명이 가서 식당봉사도 하고, 아이들과 같이 뛰어놀고 놀아주며 유익한 시간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중, 고등학교 시절에 봉사활동 점수 때문에 억지로 가서 한 적이 있는데 자발적으로 가게 되니 더 적극적으로, 즐겁게 아이들과 놀아주고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11.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 이렇게 좋은 여건의 대회를 주최해주신 우양재단에게 감사드리면서, 좋은 추억을 만들고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대회에 참여하겠습니다. 그리고 북한청년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북한청년들과 뛸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설레는 대회입니다.

 

 

남다른 자부심 “우리는 우양장학생이다”

일 년에 한 번 우양청년들은 한자리에 모입니다. 바로 장학수여식 때문인데요. 장학수여식은 우양인으로서 당당한 자부심 고취시키고, 각자의 꿈과 열정을 나누는 행사입니다. 우양재단의 가장 의미 있는 행사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년 여름 열리는 장학수여식은 우양에서 맺은 소중한 인연을 이어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만난 청년들은 지역별로, 혹은 학교별로 만남을 이어나가고, 함께 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는 우양장학생으로 만나 결혼까지 골인한 청년들이 있었다고 하니, 그 분위기가 짐작됩니다.

8월 23일, 짙은 녹음으로 둘러싸인 도봉산 숲속마을에 청년들이 모였습니다. 전국방방곡곡에서 온 청년들로 강당이 가득 찼습니다. 150여명이나 됩니다. 해외연수 나간 청년들도 수여식에 참석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날아왔다고 합니다. 청년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니 작년과 다른 모습이 보입니다. 북한말씨를 쓰는 대학생들이 눈에 더 많이 띄는 것인데요. 올해부터 장학생 중에 탈북청년의 비중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자연스레 남북의 청년들이 서로에게 익숙해지는 장이 되었습니다.

 

 

나를 알고 너를 알면! 

서먹서먹한 사이를 풀기에는 게임만큼 좋은 게 없습니다. 지난해 우양 장학생회 임원을 맡았던 주동환 학생이 올해는 레크리에이션 강사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자취생들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며 준비한 살림장만퀴즈는 전자레인지 등 푸짐한 상품으로 학생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재치 있는 입담으로 학생들을 들었다놨다하는 주동환 학생에 이끌려 몇몇 학생은 무대에 나와 춤을 추기도 했습니다. 다음 순서는 사뭇 진지한 시간입니다. 자신을 탐구하는 시간인데요. 특별히 애니어그램 전문강사를 모셔, 학생들의 기질과 가능성을 찾아봤습니다. 저마다 다른 성격을 가진 청년들이 유형에 따라 다른 의견을 피력하는 모습이 흥미롭습니다.


 


매년 우양재단 장학수여식에는 특별한 행사가 마련됩니다. 사회환원 청년 프로젝트가 그것인데요. 우양과 연을 맺은 청년들이 사회환원 아이디어를 경연하는 시간입니다. 올해는 3팀이 나와서 겨루었습니다.

나를 넘어 우리를 위한 꿈

먼저 위드유(with-U)는 ‘마중물 음악회’를 들고 나왔습니다.  이들은 북한출신으로 남한 사회에서 탈북자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청년들로,  탈북청소년들의 정착을 돕고, 이들의 잠재력을 키워주고자 음악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주성순 학생은 공부방 활동을 발표했습니다. 학교와 사회에서 부적응한 청소년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다양한 문화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모든 일에 ‘진심’을 가지고 접근하겠다고 하는 주성순 학생에게 사회환원을 향한 열정이 엿보였습니다.

 

 

이날 가장 큰 박수를 받았던 발표는 김준형 학생의 프로젝트였습니다.  김준형 학생은 미혼모 행복 프로젝트라는 사회환원 아이디어를 공유했습니다. 미혼모들이 가지는 큰 두 가지 문제인 상처와 경제형편을 돕고자 ‘하날다래’라는 단체를 만들어 쌀, 분유 등 먹거리와 정서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포부였습니다. 3세 이하의 영아들에게는 영양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김준형 학생에게 청년들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네요.

결국 김준형 학생에게는 80만원의 프로젝트 지원금과 다른 장학생들이 일 년간 모은 양저금통 지원금 일부가 돌아갔습니다. 다른 참가자들에게도 소정의 프로젝트 지원금을 전달했습니다. 앞으로도 개성 있는 프로젝트를 펼쳐갈 우양 청년들의 행보를 관심있게 봐야하겠습니다.

여러분도 언젠가는!

이튿날 아침, 하이라이트 순서인 장학수여식이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는 우양재단 정의승 이사장님과 이사들 비롯해, 우양청년들을 여러모로 지원하는 후원자분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 이날 정의승 이사장님은 “여러분도 언젠가는 꼭 한사람 이상에게 장학금을 주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라며 학생들을 격려했습니다.

 

 

 

우양 청년들에게 남다른 애착을 가진 이들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선배 장학생들인데요. 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우양을 잊지 못해, 후배들을 만나기 위해  수여식 현장을 찾았습니다.

한 졸업생은 “우양재단 장학생회 임원활동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며 “그 이후 무엇이든 용기있게 도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졸업생은 취업에 관해서 무엇이든 물어보라며, 취업멘토를 자처했습니다. 장학생들 눈에는 사회생활을 시작한 선배들의 여유로운 모습들이 부럽습니다. 가능성 넘치는 우양장학생들도 곧 선배들처럼 각자의 개성을 살려 사회에 이바지하는 인재로 성장할 것을 믿습니다.

 

 

 

행사를 마친 학생들은 어느새 서로의 꿈을 응원해주는 친구가 된 것 같은 기분입니다.
“1박2일간 함께 지내면서 더 끈끈한 관계가 된 거 같아요.”
“시간이 너무 짧아서 아쉽습니다. 권역모임 때 꼭 다시 만났으면 좋겟습니다”

사회환원의 꿈을 꾸는 우양인들은 이제 학교로 돌아갔습니다. 닮고싶은 우양청년들이 각기 다른 장소에서 어떤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 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농활,감자밭,홍천,성내교회,

 

비누가 굳는 시간동안만 이라고 생각했던 수다와 게임은 깊은 밤까지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나 우양청년들은 용케 새벽예배도 드리고 약속된 시간에 일어나 아침을 먹습니다. 평소였으면 아침밥보다는 잠을 택했을 청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루 종일 계속될 밭일을 생각하면 아침은 필수 사항입니다.

 

 

2박3일 동안 우리의 주방장를 자처한 인예장학생은 남들보다 2시간은 더 먼저 일어나 밥을 합니다. 하루 종일 힘들게 일할 청년들을 생각하며 엄마의 마음으로 아침 차려줍니다. 거기에 사모님이 가져다주신 몇 가지 나물 반찬을 더하니 금세 영양식 밥상이 됩니다. 우양청년들 사랑과 영양으로 오늘도 충전 완료입니다.

 

홍천,감자밭

 

남자들은 땔감용 나무를 하러갑니다. 여자들은 감자밭에 잡초를 뽑으러갑니다. 아침을 먹고나오자 교회 앞에 준비되어 있던 트럭을 타고 아직은 멍한 기분으로 밭을 향해 갑니다. 얼마나 타고 왔을까. 넓은 감자밭이 펼쳐집니다. 여기가 강원도라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입니다. 사실 여름은 이미 감자 수확 철입니다. 그러나 강원도는 여름에 감자를 캐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서늘한 고랭지 밭에 묻혀있는 감자는 가을까지 보관됩니다. 그리고 다른 지역에서 감자가 생산되지 않는 늦가을과 겨울에 감자를 내다 팝니다. 그래서 오늘 할 일은 가을과 겨울까지 감자가 잘 묻혀있을 수 있도록 감자밭에 잡초를 제거 해주는 일입니다.

 

홍천, 감자밭 홍천,감자밭,농활

 

잡초 하나를 뽑는 일 자체를 힘든 일은 아니지만 이 뙤약볕 아래 끝이 보이지 않은 감자밭을 오갈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어지럽고 허리가 아픈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함께할 동지들이 있으니 힘을 내어 봅니다. 각자 한 고랑씩을 담당하고 자신이 맡은 구역에 잡초를 모두 제거 합니다. 처음에는 두런두런 이야기도 하면서 잡초를 뽑았는데 30분도 안 돼 다들 말없이 잡초 뽑기에만 집중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해는 점점 뜨거워집니다. 잠시 그늘에 모여 쉬기로 합니다.

 

우양재단,성내교회,농활

 

 

시원한 물 한 모금을 마시자 이제 겨우 말문이 트입니다. 그리고는 길옆으로 작은 개울이 눈에 들어옵니다. 하나 둘 신발을 벗고 개울에 발은 담급니다. 발끝부터 전해져오는 차가운 기운에 멍했던 정신이 맑아집니다. 잡초를 뽑는 일로 꼬박 반나절을 보내고 나니 다들 농사가 무엇인지 조금은 알듯 합니다.

 

우양재단,성내교회,농활

 

“이렇게 농사를 짓다보면 하루가 한 계절이 일 년이 금세 흐르겠어요. 땀 흘리며 하루를 열심히 일하고 그만큼 맛있게 밥 먹고 사는 것도 보람될 것 같아요.” 은혜는 반나절 만에 무언가를 깨달은 표정입니다.

“저는 피아노 연습하던 게 생각났어요. 피아노 연습을 하다보면 정말 이렇게 하루 종일 피아노치고 밥 먹을 시간이 되면 밥 먹고 또 하루 종일 피아노연습을 하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하루 종일 피아노를 쳐도 금세 실력이 느는 것 같지 않아요. 연습은 지루하고 실력은 그대로인 것 만 같죠. 그런데 한 달이 지나고 한 계절이 지나고 일 년이 지나면 분명 달라져요. 늘 똑같아 보이는 일상을 참고 쌓아가는 것이 인생인가봐요.” 피아노를 전공하는 시온이도 농활에 와서 삶을 배워 갑니다. 감자 뿐 만아니라 우양청년들도 자라고 있습니다.

돌아오는 트럭 안에서 창문을 활짝 엽니다. 매연 없는 산 공기가 상쾌하고 아침에는 보지 못했던 풍경들이 이제야 보입니다. 열심히 땀 흘린 후 만나는 새로운 세상입니다. 모두들 신나게 트럭드라이브를 즐깁니다.

  

우양재단,성내교회,농활 우양재단,성내교회,농활

 

하루 일과를 끝내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바비큐 파티입니다. 어제 손수 딴 깻잎은 물론이고 사모님이 직접 가져다주신 맛난 김치와 나물 반찬도 풍성합니다. 시골 장독에서 꺼낸 된장으로 끓인 찌개 맛 역시 일품입니다. 가로등하나 없는 교회마당에서 우양청년들은 하늘이 깜깜해지도록 신이 났습니다. 연탄불에 굽는 고기야 언제나 맛이 있지만 함께 하는 사람들 간의 따뜻한 마음이 가장 맛있는 반찬입니다.

 

우양재단,성내교회,농활

 

마지막 날 일정은 교회 대청소입니다. 2박3일 동안 신세졌던 성내교회 구석구석을 열심히 청소합니다. 남는 건 사진 뿐 이라며 아쉬운 마음을 담아 여러 장의 사진을 남깁니다. 하지만 여기 모인 장학생들은 모두 알고 있어요. 우리의 만남이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것을요. 그렇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기로 했습니다. 우양청년들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더 멋진 모습으로 힘내기로 해요. 모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