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한주 앞둔 9월 13일 대전 기독교 연합 봉사회관 앞 광장에서는 기분 좋은 장터가 열렸습니다. 출근하는 사람들로 분주한 대로변 옆 광장에 노란 천막들이 세워지고 연이어 도착하는 승합차에서는 무언가 큼지막한 꾸러미들이 계속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우양재단, 감리교 농촌선교훈련원, CTS인터내셔널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CBS기독교방송과 CTS기독교TV가 후원하는 ‘생명의 망’ 농산품직거래장터가 열렸습니다. 이날은 전국각지의 농어촌에 있는 30여개의 교회들이 참가했습니다. 장터는 각 지역농산품을 도시소비자에게 소개할 좋은 기회입니다.

강화도에서 온 새우젓, 진안에서 온 인삼과 더덕, 지리산에서 온 각종약초 등 전국 각지의 농산품들이 화려하게 펼쳐집니다. 본격적인 장터가 시작되기 전 잠시 모여 예배를 드립니다.

“자기 물건을 파는 것 뿐 아니라 옆에 부스에는 어떤 물건이 있나 어떤 목사님들이 올라오셨나 잘 살펴보세요. 이번기회에 전국 각지의 농어촌에서 목회하시는 분들 만나고 가면 그 또한 얼마나 좋은 일이예요.” 오늘의 행사를 총괄 진행하는 차흥도 목사님(농촌선교훈련원)은 흐뭇한 표정으로 이야기합니다.

 

 

부스마다 준비해온 홍보문구를 붙여 놓고 보기 좋게 물건을 진열합니다. 또 손님들이 맛볼 수 있게 시식코너를 만들기도 합니다. 오전부터 추석 장을 보러 나온 주부들은 기대하지 않았던 실한 직거래 장터를 만났습니다.

 

 

“일반 마트보다 훨씬 저렴하고 물건도 좋아요. 추석 때 필요한 농산품이 많이 있네요.”

나주 에벨선교회 부스에는 손님이 바글바글 합니다. 직접 길러 온 양파는 사과보다도 더 큽니다. 좋은 햇살에서 잘 마른 고추도 자루 채 팔려갑니다.

 

이미 멸치교회로 유명하다던 진주의 수곡제일교회의 멸치도 손님들의 발길을 잡습니다. 멸치는 짜지 않고 색이 예뻐 손님들이 먼저 알아봅니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 손님들은 흥정도 하지 않고 물건을 삽니다.

시식을 위해 내어놓은 멸치 바구니 옆에 작은 고추장 종지가 하나 놓여 있습니다. 딸기고추장을 가져오신 팔당마실교회에서 놓아주신 것입니다. 매콤달콤한 고추장을 찍어먹으니 다들 멸치 시식코너에 한 번 더 손이 갑니다. 고마운 일입니다.

태백 광동교회에서 오신 김재평 목사님은 장터를 한번 돌고 오시더니 어느새 봉지가 양손 가득합니다.

“우리 부스 물건도 팔아야 하는데 내가 사가고 싶은 물건들이 더 많아요. 저쪽 부스도 한번 가봐야겠어요.”

이야기를 듣던 목사님들이 함께 웃습니다.

  

 

오전에는 비가 오락가락 하더니 오후에는 맑게 하늘이 갭니다. 비가 그치자 손님들의 왕래가 더 빈번해 집니다. 4시면 닫으려 했던 장터가 6시까지 이어집니다. 장터를 접기로 한 6시에도 손님들은 이어졌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장터를 마무리했습니다.

이번 직거래 장터는 ‘점점 어려워지는 농어촌교회에 힘을 북돋아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하는 고민에서 시작했습니다. 농어촌의 각 교회 목사님들은 이날 행사를 치르면서 각자의 지역에 애착을 가지고 여러 가지 꿈을 꾸는 듯 보였습니다. 행사를 마친 후에는 다음번 장터가 계획되어 있는지 그렇다면 언제, 어디서 진행될 예정인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농어촌교회가 활기를 찾고 도시교회와 상생할 수 있는 기회가 잦아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