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생'에 해당되는 글 23건

  1. 나의농어촌유산답사기 [초계중앙교회편] part 5.
  2. [하반기 대학장학생 장학증서 수여식 및 M.T] 청춘, 심장의 고동을 들어보라
  3. [닮고싶은 청년들 vol. 15] 스물여섯 인생 페이지에 희망을 그리다

 

 

 

나의농어촌유산답사기 no.1 [초계중앙교회편]

 

 

part 5. 두둥실 소원을 저 밤 하늘위로~ & 더위와의 사투, 그리고 집으로

 

 

짧지만 강렬했던 오후 일과를 마치고 저녁식사 후 우리 모두는 둥그렇게 둘러앉았습니다. 둘러앉은 우리 모두의 두 손에는 색연필과 풀이 쥐어져 있었고, 무엇을 할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에게 저녁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오늘 초계중앙교회에서의 마지막 밤에 할 프로그램은 바로 풍등 만들기입니다. 풍등이란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놀이 중 하나로 등을 만들고 안에 불을 붙여 열기구의 원리를 이용하여 하늘 높이 띄어 올리는 기구입니다우리는 이 풍등을 21조로 만들고, 풍등의 4면에 각자의 소원 및 기도제목 등을 적어서 하늘 높이 올릴 계획입니다.

 

하늘 높이 올라간 등은 등 내부의 불이 모두 꺼지면 천천히 땅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화재의 위험은 전혀 없으며, 더욱이 낮에 내렸던 비로 인해 모든 풀과, 나무 등이 모두 젖어있기 때문에 더욱 안전해져 풍등을 날리기엔 최적의 조건이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프로그램의 취지와 설명을 끝내고 공정하게 쪽지를 통해 21조의 팀을 만든 후 저의 설명에 따라 정성스럽게 풍등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풍등에 각자의 소원과 기도제목을 적고, 그리기 시작합니다. 과장님 올해(2012)안에 꼭 결혼하게 해주세요!”와 같은 기특한 소원에서부터

 

 

항상 주님과 함께 하는 교회되길!”과 같은 노멀한 소원,

 

 

 

그리고 일본어로 적어놓은 알아보지 못할 소원까지.

 

 

 

각자의 마음속에 품고 있는 소원들이 풍등에 소중하게 채워져 갑니다.

 

 

약 한 시간여에 걸쳐 풍등을 완성하고 우리들은 모두 풍등을 들고 교회의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별 하나 떠있지 않은 캄캄한 밤하늘은 곧 우리들이 하늘 높이 날려 올릴 풍등으로 밝게 빛날 것입니다.

우리들이 마음속 깊이 숨겨놓았던 소중한 꿈과 기도제목과 함께 말이죠. 그렇다면 저희가 만든 풍등이 모두 성공해서 하늘 높이 날아올라갔을까요? 글쎄요. 그건 여러분들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저희들이 품고 있던 기도와 소망들이 꼭 하늘에 계신 그분께 전달되었다고 저희는 믿는다는 것이죠.

 

풍등을 날리고 갖가지 게임으로 새벽까지 달린 우리들은 다음날 아침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나 간단한 토스트와 시리얼로 아침을 간단히 해결한 후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하여 일을 곧장 시작했습니다. 남자들 및 몇몇의 여자들은 장작을 패고, 정리하는 작업을 하기로 했고, 남은 여자들은 교회 및 공부방 등 전체적인 청소를 하기로 한 것이죠.

 

 

 

 

 

우리는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 모든 일을 간단하게 마치고 각자 집에 돌아갈 생각으로 들떠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일을 시작하자 다시금 큰 어려움이 우리를 맞이했습니다. 바로 뜨거운 태양입니다. 어제 내렸던 비로 인해 우리는 이 합천지역의 특성에 대하여 잊고 있었던 것 이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더운 도시라는 특징 말입니다.

 

막상 마당에서 도끼질을 시작하니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땀이 주르륵 흘러내립니다. 30도 중반이 훌쩍 넘어가는 온도와 뜨거운 햇볕으로 인해 10분일하면 그늘로 대피해 10분간 누워있는 일이 반복됩니다. 우리의 일 잘하는 장주임도 더위에는 장사 없다는 말처럼 그늘 평상에 누워 기절mode들어갑니다.

 

 

 

하지만 이런 열악한 환경 가운데서도 모두 불평 한 마디 없이 맡은바 일에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이 아름답고 대견스럽기까지 합니다.그리고 남자들이 도끼질로 장작을 패면, 여자들은 그 장작을 외발 수레를 이용하여 구석까지 가지고 가서 차곡차곡 재기 시작합니다.

 

 

옛 어른들은 장작을 잰 것을 보고 그 사람의 성실성을 판단했다고 하던데, 저렇게 차곡차곡 잘 잰 모습을 보니 우리 장학생들이 모두 성실하긴 한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해집니다.

 

 

 

그렇게 오전 내내 최선을 다해 교회를 청소하고 장작을 팬 우리들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각자의 집으로 떠날 채비를 했습니다. 우리는 처음에 초계중앙교회에 올 때 교회에 무엇인가 도움을 드려야겠다는 마음으로 왔습니다. 하지만 막상 떠날 때가 되니 우리는 드린 것보다 얻은 것이 많았음을 깨달았습니다. 목사님의 사역을 통해, 그리고 그러한 삶의 방법을 통해 각자 마음속에 남은 그 무엇인가와, 이러한 일들을 함께 겪고, 즐거워하고, 행복해했던 우리 모두가 있었기 때문이죠.

 

누군가 저에게 이렇게 물어본 사람이 있었습니다. 과장님, 왜 농어촌에서 목회하고 계시는 목회자 자녀분들과 신학생들을 데리고 이렇게 농촌 활동을 가시나요? 신학생들은 잘 모르겠지만 농어촌 목회자 자녀들은 나고 자란 곳이 농어촌인데 왜 그들을 꼭 데리고 가는 것이죠? 그럴 이유가 있나요?” 라고요.

 

어떻게 보면 맞는 말입니다. 우리와 함께 이번 농촌활동에 참석한 인원 중 절반 이상이 농어촌에서 생활하고 있는 친구들이니까요.하지만 저는 그런 그들에게 이렇게 대답합니다.

 

농어촌은 무척이나 소중한 곳이고, 농어촌의 어려운 환경 가운데서 목회라는 사명을 감당하고 계시는 목회자님들은 더욱 소중한 분들이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기회를 통해서 농어촌 목회를 하고 계시는 각자의 부모님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해드리고 싶었고,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자기 교회를 떠나 다른 곳에서는 어떻게 사역을 하고 있고 어떻게 하나님을 만나고 있으며, 하나님께서 그 뜻을 어떻게 이루시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요.

   

저희들의 짧은 23일은 이렇게 끝이 났지만, 이게 완전한 끝은 아닙니다. 저희에게는 아직도 너무 많은 인생이 남아있고, 농어촌이 사라지지 않는 한 저희의 농어촌 사역은 끝없이 이뤄질 테니까요. 그리고 올해 여름은 이렇게 지나가지만 2013년의 여름은 곧 돌아올 테고, 그 때는 또 새로운 많은 청년들과 함께 다시 농어촌의 교회를 찾을 테니까요.

 

내년에는 여러분들도 저희와 농어촌으로 함께 떠나보실래요??

 

 

 

 

8월 24일(금) 오후 2시. 서울 올림픽파크텔에 올해 여름만큼이나 뜨거운 청춘이 있습니다. 8월 24일(금)부터 8월 25일(토)까지 진행되는 1박2일 장학증서 수여식 및 M.T에 참석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우양 장학생들이 모여들었기 때문인데요. 각각의 푸르름을 반짝반짝 빛내며 여름과 닮은 청년들이 참석한 이번 수여식에서는 140여명의 학생들에게 총 2억여 원의 장학증서가 전달됐습니다.   

 

‘여러분에게 주는 장학금은 공짜로 주는 등록금이 아닙니다.’

1박 2일 동안 진행되는 모든 프로그램 중 가장 중요한 시간은 바로 장학증서 수여식 입니다. 이 자리에서 정의승 이사장은 “여러분이 받은 장학금은 반드시 언젠가 갚아야 하는 빚 입니다. 그 빚은 저에게 갚아야 하는 돈이 아니라, 언젠가 여러분이 사회로 나가 단 한명에게라도 장학금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서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 다른 학생에게 갚았으면 합니다.”라며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하길 당부했습니다.

 

그 날 자리에는 재단의 여러 이사, 감사분들과 함께 본인의 이름을 딴 장학금을 만들어 학생을 돕고 계신 어원달, 정영혜님 내외도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주었고, 형님과 함께 장학금을 기부하시는 정의원 이사는 직접 기명장학 학생에게 장학증서도 수여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우양재단 수여식의 조금은 쑥스럽지만 조금은 특별한 마지막 순서.
장학증서를 받은 학생을 비롯해 그 자리에 모인 사람 모두 손을 잡고, 빙 둘러서서 조금은 어색했지만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합창했습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아파도 괜찮아야 하는 청춘은 정작 본인이 사랑 받는 존재라는 사실을 가끔은 잊어버리곤 하는데요. 그 자리에 모인 학생들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이었길 바랍니다. 

 

‘사회환원 활동에 앞장서는 우리가 바로 우양인’

수여식이 진행되는 서울올림픽파크텔 4층 아테네 홀에는 수 십 마리의 양들이 열을 맞춰 세워져 있는 진풍경이 펼쳐졌습니다. 그 양들은 올해 초 권역수여식에서 학생들에게 나눠준 양저금통이었습니다. 반년이란 시간이 지났을 뿐인데, 다시 우양의 품으로 돌아온 양저금통은 동전으로 속이 꽉 찬 모습이었습니다. 이렇게 학생들이 십시일반 모아준 저금통 후원금은 사회환원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다른 학생들의 사업비로 지원됩니다.

 

 

2011년부터 우양에서는 거창하지 않더라도,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로 계획을 세워 실천하고 있는 청년리더들에게 프로젝트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3개 팀이 다른 학생들 앞에서 사업소개 및 진행상황을 보고했고, 학생들은 가장 투자하고 싶은 프로젝트에 투표해 각각 70만 원, 60만 원, 50만 원의 상금을 지원했습니다. 올 해는 노숙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종이옷걸이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DO손컴퍼니, 아프리카에 있는 대학교와 협정을 맺고 적정기술을 이용하여 지역개발을 하겠다는 OPIX, 그리고 남한과 북한의 소통을 이끌어내고 탈북가정의 어린이들을 돌보는 봉사를 하고 있는 영한우리가 경합을 벌인 결과, DO손컴퍼니가 가장 많은 상금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혹시 앞으로 세탁소에서 광고가 프린트 된 종이옷걸이를 받으신다면, DO손컴퍼니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떠올려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우양을 바꾸는 15분’ 에 4명의 우양장학생이 각각 15분이라는 시간 동안에, 본인이 나눌 수 있는 지식 및 경험을 발표했습니다. 시각디자인이라는 전공을 살려, ‘타인의 시선을 끌 수 있는 발표자료 만드는 법’을 강연한 학생부터 ‘나만의 드림노트 작성법, 농어촌 어린이들을 위한 자원봉사 안내’ 그리고 4명 중 유일하게 졸업생으로 참가해 강연했던 ‘묻는 곳에 답이 있다.’ 까지 4개의 유용한 강연들이 그 시간을 꽉 채웠습니다. 김유승 졸업생은 졸업한 선배가 들려주는 취업하기까지의 고민들, 그리고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여러 사람들에게 묻고 그 해답을 얻으며 겪었던 본인의 경험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며 얘기했고, 강연 후에 핸드폰 번호를 달라며 몰려드는 재학생들 덕분에 많이 행복해 했다는 후문입니다.

 

 

‘화합의 시간과 우양Ver. 런닝맨’

조금은 늦은 저녁시간. 단체로 입고 있는 연파랑색, 보라색 티셔츠가 아닌, 말끔히 차려 입은 미남미녀들이 대거 등장했습니다. 그들은 바로, 그 동안 우양재단을 거쳐 간 졸업생들인데요. 금요일 회식도 미루고 우양장학생 후배들을 위해 수여식 이후 진행되는 화합의 시간에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었습니다.
또한 이 시간에는 사전에 학생들이 제출한 고민쪽지를 가지고, 각각 최고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고민월드컵’이 진행되었는데요. 외모가 너무 이국적이어서 한국여자친구들에게 인기가 없는 게 고민이라는 남학생의 고민에 “저랑 만나요.”라며 시원하게 고민을 해결해 줬던 여학생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둘째 날인 25일(금)에는 우양재단 방식으로 재구성한 런닝맨(야외게임)이 올림픽공원에서 진행됐습니다. 평화의 광장에서 암호를 가진 스텝들과의 접선에 성공해야 시작할 수 있는 게임의 특성상, 게임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스텝들을 쫓아다니며, “평강공주~”, “덥죠?” 등의 암호를 외쳤고 스텝들은 땀 흘리며 도망 다니기 바빴습니다.

 

 

매년 8월, 가장 뜨거운 시기에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대학생 장학증서 수여식 및 M.T’는 올 해에도 어김없이 참가한 140여명의 웃음과 눈물이 고루 섞여, 무사히 마쳤습니다. 140여명의 청년들이 각각 모여, '우리'가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노라면 민태원 작가의 ’청춘예찬’처럼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 너의 두 손을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보라’라고 외치고 싶어집니다.

 

여러분의 청춘은 안녕하신가요? 지나버린 청춘은 어떠셨나요? 젊음의 열기가 그립고, 그 추억을 나누고 싶어지신다면, 2013년 우양재단 장학증서 수여식 및 M.T에 오세요. 젊음의 푸른 기운을 살짝 나눠드리겠습니다. 

 

 

 

 

 

청년은 수줍게 웃었다. 이야기 하는 내내 눈빛은 반짝였다. 마지막에는 꽤나 진지하게 질문을 던졌다. 인간은 누구나 인생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데 다들 그 시간을 어떻게 겪어 내는지가 궁금하단다. 청년은 지금 어디선가 알 수 없는 곳에서 날아온 두려움과 맞서고 있는 듯 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진로를 결정해야하는 청년들은 미지의 터널 앞에서 아마도 저런 고민을 하겠구나 싶어지니 이내 이해가 됐다.

 

스물여섯. 장로회 신학대학교 기독교 교육과 4학년 이다빛 씨는 현재 교회 전도사다. 으레 신학대학교 학생들을 학부 때부터 ‘사역’이라는 이름으로 교회에서 수련과정을 거친다. 그런 그가 졸업을 앞두고 신학대학원을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목회자의 길을 가지 않겠다는 거다.

 

“저는 저를 구원한 복음에 감사한 거지 직업으로서 목사가 되고 싶진 않아요.”

 

 

 

스물여섯, 자연을 닮아 살기로 하다.

 

고등학교 1학년까지 도시에만 살던 이다빛 씨는 어머니의 영향으로 자연과 환경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훗날 경기도 광주 산속으로 이사해 집을 지었는데 황토로 벽을 바르고 너와를 올려 지붕을 만들었다. 지금 그 집은 어머니가 목사 안수를 받고 교회를 개척하면서 교회로 사용하고 있단다.

 

“처음에는 어머니 생각을 듣기만 했어요. 근데 어느새 제 삶에 영향을 미쳤더라고요. 대학에 와서 깨달았어요. 제가 자연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요.”

 

이다빛 씨는 졸업 후 경기도 여주에 있는 농업경영전문학교에 들어갈 생각이다. 전액 국비지원이 되는 것도 이유이고 앞으로 농사를 짓고 살고 싶은데 농사에 농자도 모르는 문외한이기 때문이란다. 사람이 노동을 하는 것은 필수인데, 얼마나 땅에 가까운 노동을 할 것이냐가 고민이었다. 그리고 그는 농사야 말로 삶에 근본적인 기쁨을 준다고 믿고 있었다.

 

“문명의 이기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에요. 남들보다 조금 더 삶의 자리를 자연으로 옮기고 싶은 거죠. 어떻게 살아야할지는 아직도 고민 중이지만.”

 

환경에 대한 우려가 많은 시대에 살고 있지만 사람들의 무관심이 의아하고 이상했다. 웰빙 바람이 한창 불었을 때도 그랬다. 정말 건강하게 잘 사는 게 무엇인지 사람들은 모르는 듯 했다고 이다빛씨는 말한다. 그는 전인격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주변에 농업에 종사한 사람이 없다 보니 여전히 걱정이다.

 

 

 

 

장학생으로 만난 우양과의 인연

 

목회자 자녀 장학생이 우양과의 처음 인연이었다. 장학금이야 뭐 학비 걱정 없이 공부하는 정도로 이해될 만한데 이다빛 씨는 조금은 달랐다. 학교 공부를 너머에 있는 다른 일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단다. 그 중 하나가 우양의 농어촌 프로젝트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시골로 농활을 다녀왔다. 장학생이어서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하는 프로그램이었지만 나름 많은 의미를 건저 올린 듯 했다.

 

“올해는 더덕 밭에서 일을 돕고 왔어요. 더덕을 잘 캘 수 있게 밑 작업을 하는 건데요. 그 덕에 더 새까매졌어요.”

올해는 우양의 농어촌 교회 지원사업인 청년프로젝트 공모에 지원해 당선이 됐다. 이다빛 씨는 경기도 광주지역에서 친구들과 함께 연주팀을 꾸려 찾아가는 문화공연을 하고 있다. 땅은 넓은데 상대적으로 인구가 퍼져있는 경기도 광주의 지리적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생각이다. 대부분 비전공자들로 구성된 꿈꾸는 땅 문화공연팀은 지역사회에 정신적으로 영향을 주고 싶다는 당찬 청년들로 구성되어있다.

 

장비는 드럼, 건반, 베이스가 전부다. 연주 실력도 한계는 있다. 각자 생계가 있다 보니 한번 모여 연습하는 것도 쉽지가 않다. 이번 프로젝트 당선으로 받은 지원금은 대부분 악기를 구입하는데 사용할 예정이다. 아무것도 없이 시작한 처음에 비하면 지금은 시쳇말로 잘 나가고 있다.

 

꿈꾸는 땅 문화공연팀은 로뎀여성폭력상담소 부설 사회적 기업이다. 어머니가 운영하는 이 기관은 성폭력 피해자 상담을 주로 하다가 예방의 중요성을 깨닫고 지역 복지관이나 시설에서 문화공연과 함께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찾아가는 문화공연은 그런 교육이 왜 필요하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음악을 통해 마음을 여는 게 목적이다.

 

“문화나 정서적인 부분은 삶에 많은 부분에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해요.”

 

 

청년의 고민은 끝이 없다. 그래서 청년이다.

 

사춘기시절 인간사이 갈등과 분쟁을 겪으면서 그 때 처음 인간은 혼자 살 수 없구나 싶었다. 외아들로 혼자 큰 것도 영향이 있었다. 영화를 많이 보며 자랐다. 영화 속 이야기와 현실은 괴리가 있지만, 영화에서처럼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이다빛 씨다. 그런 그의 장래희망은 ‘아빠’다. 시간이 흐르면 당연히 ‘되는’ 일이잖아 싶다가도 가장 기본이 되는 가족 안에서 보다 깊고, 진지한 관계를 누리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였다.

 

“어릴 때 공부를 안했어요. 그래도 고민은 있었죠. 중고등학교 내내 내성적이었어요. 뭔가에 얽매이고 싶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었어요. 현실에 적응하는 범위 내에서 나를 자유롭게 하고 싶어요.”

 

재능은 있지만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에게 음악을 접할 수 있게 해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이다빛 씨. 어쩌면 그 일을 이미 시작한건지도 모르겠다. 요즘 세상에 젊은 사람이 농사지어서 어디 밥벌이나 하고 살겠냐는 모진 질문에도 한 줌 웃음을 잃지 않으며 하고 싶은 일과 생계 사이의 간극에 대해서 고민도 놓치지 않는단다. 마냥 어리지만 않은 현실에 든든히 발 묶어놓고 있는 청년이다.

 

인생의 다음 단계를 위해 어떻게 살까하는 고민은 누군들 없겠냐마는 인생의 질문에 슬기롭게 질문에 대답해 가는 모습에서 오히려 희망을 본다.

 

‘지금은 연약해도 괜찮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