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축구시즌이다. 영국의 프리미어리그, 독일의 분데스리가,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 등 유럽 리그는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 K리그 역시 플레이오프가 눈앞에 다가왔다. 특히 한국의 축구열기는 뜨겁다.
올 초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정체기를 겪기도 했지, 지난 주말 수원블루윙즈과 F.C서울의 경기가 만원관중을 기록하는 등 분명 다시 축구열기는 타오르고 있다.

비단 프로리그뿐이 아니다. 아마추어축구리그에도 그 열기 그대로 느껴진다. 동네 조기축구팀의 입단테스트 벽은 날로 높아져가고, 좋은 운동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밤샘 기다림도 불사하는 열혈 축구팀들이 대한민국에 삼백만개에 이른다는 언론보도는 이를 증명해준다. 

이 중 눈길을 끄는 대회가 있으니 바로 <3회 우양배통일축구대회>. 이른바 국내 최대규모의 탈북청년 축구 토너먼트로 발돋움한 이 대회에는 자그마치 150만원의 1등 상금이 걸려있다. 한 조기축구팀의 1년 경기장 임대료가 될 수도 있는 큰돈에 탈북청년들과 남한청년들의 어깨가 들썩이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축구전문가들도 마찬가지다.

이에 저희 서교스포츠는 축구의 신! 왼발의 마법사 칭호를 받는 마라도냐 선수를 AHT방식(autohypnosis telepathy)의 인터뷰를 요청했고, 흔쾌히 승낙을 받아내는 성과를 거뒀다. AHT방식은 국내최초로 시도되는 방식의 인터뷰로 살인적인 마라도냐 씨의 스케쥴에 맞출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라운드 밖 구설수로 더 유명한 축신 마라도냐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김우양 기자
(이하 김) :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마라도냐님과 이렇게 자연스런 인터뷰가 가능하다니 다행입니다. UAE의 클럽 감독으로 일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마라도냐(이하 마) : 꼬모에스타! UAE는 너무 덥습니다. 주로 아랍에미레이트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조기 축구를 하면서 지냅니다. 그리고 이따금씩 맨체스터에 방문해 사위의 경기를 보러가죠. 5경기에서 8골을 넣었다고 하는데, 저라면 15골은 넣었을 겁니다.(그의 사위는 맨체스터시티의 스트라이커 세르히오 아게로다)

 

한국축구 볼수록 놀라워 

: 우양축구대회에 대해서 들어보셨나요?

: 그럼요! 작년에 안타깝게도 참가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프로선수출신이라서 참가가 안 된다고 하더군요. 올해에는 축사라도 하러 가고 싶었는데 불러주지 않아서 못 갔습니다. 격려사를 하려는 유명인사도 많아 경쟁이 치열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축구대회의 수준은 고국 아르헨티나에 비해서 어떤가요?

: 한국축구의 수준은 세계적입니다. 특히 군대스리가조기축구리가에 대해서 들은 바 있습니다. 각각 수만개 이상의 클럽이 존재한다고 하더군요. 환상적입니다. 어떻게 이런 나라가 존재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우양배통일축구대회의 수준 또한 높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프로선수급 선수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페어플레이가 중요

: 그래서 올해에는 선수출신들에 대한 검열을 강화해서, 순수 아마추어대회로 치워질 예정입니다.

: 그래도 승부에 대한 열정은 좋은 겁니다. 이기기 위해서는 어떠한 수라도 동원해야지요. 제가 예전에 손으로 결승골을 넣어봐서 압니다만, 이겨야지 기분이 좋거든요. 지고나서 후회해봐야 소용없습니다.

 

: 위험한 발언입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그런 불상사가 일어날 수 없습니다. 정규교육을 받은 심판이 모든 경기를 운영할 예정이니까요. FIFA의 페어플레이 정신에 입각한 대회를 보시게 될 겁니다. 혹시 대회에 눈여겨 본 선수가 있으십니까?

: 우양FC에 심용호 선수의 플레이를 본적이 있습니다. 골키퍼로서 그 화려한 다이빙과 손놀림은 할 말을 잊게 만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컨디션 난조와 바쁜 회사 스케쥴로 참가하지 못한다고 하니 상당히 아쉽게 생각합니다.

 

: 이번대회를 보는 해외 전문가들의 시각들은 어떻습니까?

: 평소 친하게 지내는 펠례 형이 우양대회에 대해서 일찍이 없었던 최고의 축구 축제라고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세계의 수많은 어떤 대회에도 이렇게 많은 탈북출신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는 없습니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평소에 아끼는 제자 리오넬 메쉬 선수도 언젠가 꼭 구경해보고 싶은 대회라고 말했습니다. TV중계가 없어서 아쉽다고 하네요.

 

옐로카드 조심해야

: 다음대회 때는 TV생중계 서비스도 고려해봐야겠네요. 개인적으로 우승팀을 점쳐본다면 어느 팀이 유력할까요?

: 아무래도 지난 대회 우승팀인 L4가 강한 모습을 보여주겠죠. 또 신체조건이 뛰어난 KISA FC가 무난히 토너먼트를 통과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력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 하나의FCWINNERS는 그야말로 다크호스가 될 수도 있겠죠. 경기시간이 30분으로 짧은 만큼 수비를 잘하는 팀이 분명 유리합니다.

 

: 참가선수들에게 조언을 해주시죠?

: 일단 다들 저처럼 페어플레이 정신을 발휘하시기 바랍니다. 패자부활전에서 승점이 같을 경우, 옐로카드와 레드카드를 적게 받은 팀이 8강에 올라간다는 속보를 입수했습니다. 좋은 매너가 전력의 열세를 극복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거죠
 

: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다면?

: 수많은 광명시민들이 아파트 창문을 통해 내려다 볼 겁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청년들이 훈훈한 경기를 만들어서 팬들에게 보답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저도 다음 4회 우양대회때는 꼭 한국을 방문하도록 스케쥴을 잡아보겠습니다. 축구팬 여러분 고맙습니다.

: 네 바쁘신 와중에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우양 기자 wooyang@seokyo_soccer.com

  본 기사와 인터뷰는 마로도냐라는 김우양 기자의 환상 속 축구스타와의 가상 인터뷰로 진행했음을 알려드립니다. 본 기사에 나오는 지명과 인명은 사실과 전혀 관계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