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미산학교 친구들과 오삼득어르신의 배추심구기(?)

 

옥상텃밭,성미산학교,가을농사

 

 

 사무실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텃밭선생님 오삼득 어르신의 전화였습니다. “위에 옥상에 배추 쉼궜나? 배추 자랄 시기가 얼마 안 남았다. 빨리 심궈야지! 내가 오늘 가봐야겠다”하고 말씀하시는 오삼득 어르신을 떠올리며 ‘아 오늘 좀 혼나겠구나.’ 싶었습니다. 옥상은 정글(?)같은 곳이었습니다. 키 만큼 자란 잡초엔 벌레들이 둥지를 틀었고 온갖 새들이 날라와 숨어있는 벌레들을 잡아먹는 야생의 세랭게티같은 곳이었어요. 지난번 감자를 수확하곤 별 관심을 쓰지 않았는데요. 옥상텃밭이 금새 이렇게 변모할 줄 몰랐습니다. 옥상을 둘러보시곤 어르신은 “내가 맨날 전화하고 보러 와야지. 안되겠구먼.”하며 짧은 소감을 말씀해주셨어요. 왠지 모를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며 배추농사는 정말 성공할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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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옥상텃밭을 정비하고 배추모종을 심기 위해 우양옥상의 든든한 일꾼들인 성미산학교 친구들을 불러 모았어요. 옥상을 좋은 밭으로 만들기 위해 오삼득 어르신과 성미산 친구들이 그늘에 모여 열띤 회의를 진행했는데요. 사뭇 진지한 모습들 속에서 세랭게티 옥상텃밭의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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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성미산 친구들은 직접 만들어온 퇴비를 직접 손에 들고 옥상에 방문했는데요. 이 퇴비는 성미산학교 급식에서 먹고 남은 음식물 찌꺼기와 흙과 낙엽을 섞어 발효시킨 퇴비라고 합니다. 배추모종을 심기 전 좋은 토양을 만들 때에 보약같은 역할을 한다고 하네요. 환경을 생각한 착한 마음들이 한데 모여진 성미산 친구들의 기특한 마음이 느껴졌어요.  

 

 배추모종은 어르신과 함께 종묘상에 가서 튼실한 모종들로 선별해서 골라왔습니다. 좋은 배추모종은 뿌리가 굵고 상토를 감싸듯 넓게 퍼진 것이 좋은 모종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어르신의 지시 하에 튼실한 모종들만 골라 차에 싣는데 종묘상 아주머니가 서비스로 10포기 더 가져가라고 하십니다. 어르신과 함께 가니 좋은 모종도 골라내고 가격도 할인받을 수 있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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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퇴비와 유실된 상토를 충분히 준비하고 나서 어르신과 성미산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먼저 키 만큼 자란 잡초를 뽑아내고 그 위에 성미산 친구들의 퇴비를 함께 섞어놓았더니 이제야 텃밭다운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그 다음주에 다시 모여 모종은 한포기 한포기 손에 담아 상자에 옮겨 심었습니다. 이렇게 2주에 걸친 옥상텃밭 작업을 마무리 지으니 배추를 200포기나 심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심은 배추는 모두가 한곳에 모여 우양 쌀 가족들을 위해 김장을 담글 예정인데요. 모쪼록 튼실하게 자라주어 어르신들에게 행복한 연말 김장선물이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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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자생존 야생 텃밭을 여린 배추모종도 잘 자랄 수 있는 평화로운 텃밭으로 만들어 준 오삼득 어르신과 성미산 친구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려요~ 우양옥상텃밭은 누구에게나 열려있습니다. 함께 농사도 지어보고 즐거운 나눔도 함께할 처녀총각들 언제나 환영입니다.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