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활,우양재단

 

우양재단에는 여러 부류에 장학생들이 있습니다. 그 중 오늘 모인 장학생들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진 교회 오빠, 언니들입니다. 농어촌 목회자자녀와 신학생으로 구성된 이들은 강원도 홍천의 성내교회로 농활을 떠납니다.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한 길은 구불거리는 오르막과 내리막의 연속입니다. 시간이 갈 수 록 마을은 사라지고 창문 밖으로 보이는 건 너른 밭 뿐 입니다. 다들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가 은혜가 먼저 교회를 발견합니다. 밭 저편에 건물이 하나 보입니다. 그리고 도로변에 “성내교회”라는 표지판도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교회를 지척에 두고 가뿐히 지나쳐 읍내에 있는 식당으로 향합니다. 열심히 일하기 위해서는 먼저 연료를 든든히 채워야 합니다. 식당에 도착해 두 대로 나누어져 오던 장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이고 조금 늦게 합류하는 장학생들도 도착했습니다. 식사 후 배가 불러서인지 모인 친구들로 인해 마음이 든든해서인지 분위기는 한층 더 밝고 떠들썩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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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도착한 성내교회는 너른 밭들 사이에 띄엄띄엄 있는 집 들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차량을 이용하지 않고는 성도들도 교회에 오기 어렵습니다. 치킨이나 피자 배달도 쉽지 않다는 소식에 학생들은 한숨이 절로 납니다. 마음을 추스르고 이제 정말 농활을 위한 준비를 합니다. 챙겨온 선크림을 듬뿍 바르고 밀짚모자와 팔 토시 착용은 필수입니다. 남학생들은 목사님과 함께 교회근처의 화단을 정비하기 시작합니다. 여학생들은 사모님을 따라 근처 깻잎 밭으로 출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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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이날 깻잎 밭으로 따라나선 미녀5총사는 모두 부모님이 농어촌에서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남의 밭에 일손을 보태러 가는 일이 전혀 낯설지 않습니다. 학생들을 보는 사모님의 표정이 사뭇 애틋합니다.

“우리 딸도 딱 너희 또래야. 지금은 대학교에 다니느냐 다른 지역에 가 있지만 어려서 이곳에 있을 때는 미안한 일이 많았어. 너희들은 어떠니?”

무얼 묻는지도 모르게 사모님은 뜬금없는 질문을 합니다. 그러나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 학생은 한명도 없습니다. 농어촌 목회의 어려움은 어쩔 수 없이 그 자녀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니까요.

진실이가 먼저 이야기 합니다. “사실 물질이 넉넉하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부족한 건 또 없어요.”

시온이도 맞장구를 칩니다. “맞아요! 늘 넉넉하지는 않지만 필요한건 모자람 없이 다 채워져요. 언젠가부터 이걸 알고 나니 걱정이 없어요.”

다른 학생들도 다들 같은 생각인가 봅니다. 그들끼리의 편안한 미소를 보고나니 사모님의 표정이 한결 밝아졌습니다.

“너희들이 그걸 느끼고 있다니 얼마나 다행이니. 아마 너희 부모님들도 나와 같은 마음일거야. 더 해주지 못해 늘 미안한 마음 그렇지만 우린 하나님의 채워주시는 것으로 살고 있으니까 그 풍성함을 누렸으면 좋겠어.”

동일한 상황에서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서로에게 참 위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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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깻잎 밭까지 가는 동안에도 땀이 흐릅니다. 깨 나무들은 이미 훌쩍 자랐습니다. 아래에 고운 잎이 더 잘 자랄 수 있도록 깨 나무 위쪽 가지를 쳐주는 것이 오늘 할 일입니다. 한손에는 가위를 한손에는 바구니를 들은 학생들은 거침없이 깨 나뭇가지를 칩니다. 다들 금세 시골 아낙이 되어 능숙하게 일을 마무리 합니다. 포대가득 담겨있는 깻잎을 트럭에 실어 놓고 뿌듯한 마음으로 교회로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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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따온 깻잎을 곁들여 푸짐한 저녁을 먹고 우리는 다시 모였습니다. 농사일 돕기 외에 지역주민들을 위해서 준비한 것이 하나 더 있기 때문입니다. 아로마테라피스트인 요셉이가 준비한 비누 만들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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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한조가 되어 각자의 취향대로 비누를 만듭니다. 어떤 색으로 만들지 어떤 향을 넣을지 신중히 고민한 뒤 녹인 비누베이스에 잘 섞습니다. 이때 거품이 생기지 않게 천천히 잘 저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선택한 비누 틀에 부어줍니다. 이제 이 비누는 성내교회를 오가는 지역 분들에게 좋은 향기로 기억되는 선물이 될 것입니다. 비누가 굳는 동안 수다도 떨고 게임도 하면서 농활 첫날밤이 저물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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