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자부심 “우리는 우양장학생이다”

일 년에 한 번 우양청년들은 한자리에 모입니다. 바로 장학수여식 때문인데요. 장학수여식은 우양인으로서 당당한 자부심 고취시키고, 각자의 꿈과 열정을 나누는 행사입니다. 우양재단의 가장 의미 있는 행사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년 여름 열리는 장학수여식은 우양에서 맺은 소중한 인연을 이어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만난 청년들은 지역별로, 혹은 학교별로 만남을 이어나가고, 함께 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는 우양장학생으로 만나 결혼까지 골인한 청년들이 있었다고 하니, 그 분위기가 짐작됩니다.

8월 23일, 짙은 녹음으로 둘러싸인 도봉산 숲속마을에 청년들이 모였습니다. 전국방방곡곡에서 온 청년들로 강당이 가득 찼습니다. 150여명이나 됩니다. 해외연수 나간 청년들도 수여식에 참석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날아왔다고 합니다. 청년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니 작년과 다른 모습이 보입니다. 북한말씨를 쓰는 대학생들이 눈에 더 많이 띄는 것인데요. 올해부터 장학생 중에 탈북청년의 비중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자연스레 남북의 청년들이 서로에게 익숙해지는 장이 되었습니다.

 

 

나를 알고 너를 알면! 

서먹서먹한 사이를 풀기에는 게임만큼 좋은 게 없습니다. 지난해 우양 장학생회 임원을 맡았던 주동환 학생이 올해는 레크리에이션 강사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자취생들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며 준비한 살림장만퀴즈는 전자레인지 등 푸짐한 상품으로 학생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재치 있는 입담으로 학생들을 들었다놨다하는 주동환 학생에 이끌려 몇몇 학생은 무대에 나와 춤을 추기도 했습니다. 다음 순서는 사뭇 진지한 시간입니다. 자신을 탐구하는 시간인데요. 특별히 애니어그램 전문강사를 모셔, 학생들의 기질과 가능성을 찾아봤습니다. 저마다 다른 성격을 가진 청년들이 유형에 따라 다른 의견을 피력하는 모습이 흥미롭습니다.


 


매년 우양재단 장학수여식에는 특별한 행사가 마련됩니다. 사회환원 청년 프로젝트가 그것인데요. 우양과 연을 맺은 청년들이 사회환원 아이디어를 경연하는 시간입니다. 올해는 3팀이 나와서 겨루었습니다.

나를 넘어 우리를 위한 꿈

먼저 위드유(with-U)는 ‘마중물 음악회’를 들고 나왔습니다.  이들은 북한출신으로 남한 사회에서 탈북자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청년들로,  탈북청소년들의 정착을 돕고, 이들의 잠재력을 키워주고자 음악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주성순 학생은 공부방 활동을 발표했습니다. 학교와 사회에서 부적응한 청소년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다양한 문화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모든 일에 ‘진심’을 가지고 접근하겠다고 하는 주성순 학생에게 사회환원을 향한 열정이 엿보였습니다.

 

 

이날 가장 큰 박수를 받았던 발표는 김준형 학생의 프로젝트였습니다.  김준형 학생은 미혼모 행복 프로젝트라는 사회환원 아이디어를 공유했습니다. 미혼모들이 가지는 큰 두 가지 문제인 상처와 경제형편을 돕고자 ‘하날다래’라는 단체를 만들어 쌀, 분유 등 먹거리와 정서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포부였습니다. 3세 이하의 영아들에게는 영양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김준형 학생에게 청년들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네요.

결국 김준형 학생에게는 80만원의 프로젝트 지원금과 다른 장학생들이 일 년간 모은 양저금통 지원금 일부가 돌아갔습니다. 다른 참가자들에게도 소정의 프로젝트 지원금을 전달했습니다. 앞으로도 개성 있는 프로젝트를 펼쳐갈 우양 청년들의 행보를 관심있게 봐야하겠습니다.

여러분도 언젠가는!

이튿날 아침, 하이라이트 순서인 장학수여식이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는 우양재단 정의승 이사장님과 이사들 비롯해, 우양청년들을 여러모로 지원하는 후원자분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 이날 정의승 이사장님은 “여러분도 언젠가는 꼭 한사람 이상에게 장학금을 주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라며 학생들을 격려했습니다.

 

 

 

우양 청년들에게 남다른 애착을 가진 이들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선배 장학생들인데요. 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우양을 잊지 못해, 후배들을 만나기 위해  수여식 현장을 찾았습니다.

한 졸업생은 “우양재단 장학생회 임원활동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며 “그 이후 무엇이든 용기있게 도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졸업생은 취업에 관해서 무엇이든 물어보라며, 취업멘토를 자처했습니다. 장학생들 눈에는 사회생활을 시작한 선배들의 여유로운 모습들이 부럽습니다. 가능성 넘치는 우양장학생들도 곧 선배들처럼 각자의 개성을 살려 사회에 이바지하는 인재로 성장할 것을 믿습니다.

 

 

 

행사를 마친 학생들은 어느새 서로의 꿈을 응원해주는 친구가 된 것 같은 기분입니다.
“1박2일간 함께 지내면서 더 끈끈한 관계가 된 거 같아요.”
“시간이 너무 짧아서 아쉽습니다. 권역모임 때 꼭 다시 만났으면 좋겟습니다”

사회환원의 꿈을 꾸는 우양인들은 이제 학교로 돌아갔습니다. 닮고싶은 우양청년들이 각기 다른 장소에서 어떤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 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