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13 성지순례후기 1탄_[봄길교회 김현미 사모]
  2. 2013년도 농어촌 사모초청 성지순례 답사기 - 이스라엘 편
  3. 2012 우양재단 성지순례 답사기 -이스라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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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지순례를 다녀와서 - 봄길교회 김현미 사모(사진에서 왼쪽)

 

 “오호라 너희 목마른 자들아 물로 나아오라 돈 없는 자도 오라 너희는 와서 사 먹되 돈 없이, 값없이 와서 포도주와 젖을 사라.”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성지순례를 하나님의 은혜로 그리고 우양재단의 사랑으로 다녀올 수 있었다. 4년 전 성지순례를 열망하며 간절히 기도했던 때가 생각이 난다. 그리고 출발을 앞두고는 신혼여행 때보다 더 흥분되고 기대하는 나의 모습 때문에 혼자 웃곤 했는데 어느덧 12박 14일의 일정을 모두 마쳤다.


  평소에 이스라엘만 생각했었는데 그리스와 터키까지 갔고, 생각지도 못했던 생소한 그리스와 터키에서 많은 은혜를 받았다. 그리스의 아테네, 그곳에 ‘아레오바고’ 언덕과 파르테논 신전이 아래위로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찬란하게 금으로 둘러싸인 빛나는 파르테논 신전을 신으로 섬기고 철학과 지혜를 추구하는 헬라인들에게 작은 언덕에서 외치는 바울의 목소리는 얼마나 영향력이 있었을까. 그의 소리보다 많은 사람들의 조롱 소리가 바울을 짓눌렀을 것이다. 세계가 모두 알아주는 유네스코 1호의 명성만큼이나 바울의 마음은 아팠을 것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첫마디의 고독한 외침. 지금의 우리는 그에 비해 얼마나 좋은 환경에서 복음을 전하고 있는지 감사할 수밖에 없었다.

나를 결단할 수 있게 한 곳. 메테오라 그리스 정교회 수도원

 너무나 웅장한 바위위에 수도원 건물들이 있었다. 우뚝 솟은 바위들이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그런 바위위에 세워진 수도원 교회. 동방 정교회를 가보기는 처음이었다. 너무 멋진 성화들이 가득했다. 글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림으로 설교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그림들이 교회 안에 가득했다. 그중에서도 순교자의 그림들. 너무나 잔인하게 오랫동안 서서히 고통스럽게 죽어가던 순교자들. “고백할래, 안 할래” 계속되는 갈등을 하게 한 것이다. 나의 가장 큰 고민이 ‘나도 이렇게 순교할 수 있을까?’였는데 실제로 그림들을 보며 믿음의 선진들의 신앙을 본받아 나의 신앙을 지켜나가야지 하는 결단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뜨거운 마음을 잊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일까 터키의 데린구유, 깊은 우물이라는 뜻의 지하도시. 깊이 55미터, 8층이나 되지만, 박해를 피해 떠나온 그들만의 작은 세상, 세상과 분리를 선언한 사람들, 그들은 그렇게 자신의 신앙을 지켰다. 땅속에서 바위 속에서 그들만의 지혜와 방법으로, 대단하고 용감하다. 정말 경이롭다! 하나님의 사람들은 없는듯 하지만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그리고 또 한 곳 정말 멋진 캅파도키아, 버섯모양의 바위로 유명한 곳, 초기 기독교인들이 핍박을 피해 숨어 살았던 신앙마을, 박해를 피해 멀리 멀리 떠나온 사람들이 산 곳이 바로 여기다. 그리고 ‘괴뢰메’ 동굴교회는 수도사들이 살았다고 한다. 교회 안에는 아직도 벽화가 색을 발하며 그대로 남아있다. 화산폭발과 지진으로 만들어진 웅장하고 특이한 바위들이 신앙의 보금자리였다. 그들은 빛의 역할을 감당했다. 우리는 세상 속에서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했다. 빛과 소금, 이제 분명히 그 역할을 알았고 우리가 감당해야 할 것이다.


  터키에서 잊을 수 없는 또 한 곳 에베소, 이곳은 무척이나 화려하고 아름다운 도시이다. 이만 오천 명을 수용하는 원형극장, 목욕탕, 분수, 화장실, 아데미 신전 그리고 최신 유행의 시장, 상점, 광장, 커다랗게 박혀있는 길거리의 돌들 모두가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문화가 발전한 너무나 아름답고 거대하고 웅장한 모습들이 현재의 나를 압도하고 있었다. 거리를 걸으면 옆의 건물들이 살아나는 것 같았다. 돌들 밖에 없지만 그 당시의 모습으로 세워져서 나를 맞아 주는 것 같았고 나는 마치 모든 것을 다 얻은 클레오파트라가 된 듯 날아다니는 기분으로 그곳을 걸어 다녔다. 얼마나 흥분되고 행복한 시간이었는지... 한편으로 ‘셀수수 도서관’에 가서야 또한 깨달았다. 이처럼 웅장한 곳이 ‘두란노 서원’인줄 알았는데 잘못 알고 있었단다. ‘두란노 서원’은 지나온 작은 상점들 중 하나일 것이란다. 그 작은 책방에서 바울은 한 사람씩 두 사람씩 만나 복음을 전한 것이다. 바울의 수고를 생각하며 나 또한 성실히 바울의 사명을 나누어 가지려 한다.


  그리고 성소피아 교회에 갔다가 내가 가장 궁금해 했던 이슬람 사원에 갔다. 한남동의 블루모스크를 볼 때 마다 들어가고 싶었는데 이곳 현지에서 갈 수 있다니 정말 기뻤다. ‘히잡’을 쓰고 신발은 봉지에 담고 영적으로 너무 눌리면 어쩌나 하는 염려도 하면서 들어갔다. 건물은 너무 아름답고 웅장했다. 같은 아브라함의 자손이지만 지금은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는 그들  이제는 그들을 위해 더 많이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성지순례를 통해 지식과 성경과 세상의 지경이 넓혀졌지만 가장 크게 기도의 지경이 넓혀진 것 같다.
  드디어 이스라엘, 예수님의 흔적을 느끼며 들어간 이스라엘은 척박함과 메마름 이었다. 그리스나 터키에 비해 돌들뿐이었다. 환경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너무나 달랐다. 감람산, 죽음을 알고 기다리는 시간,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 나 또한 다 이해할 수 없을 지라도 감사하며 순종하는 자가 되기를 기도한다.


  십자가의 길, 지금은 복잡한 거리가 되었지만 주님께서는 그 길로 십자가를 지고 가셨다. “피 흘림이 없은즉 사함이 없느니라.” 이 말씀에 늘 눈물이 난다. 우리를 위해 피 흘리신 곳, 그 피가 우리를 정결케 했다.
  통곡의 벽,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종교를 갖고 이곳을 찾는다. 벽에 손을 얹고 기도를 했다. 다양한 종교의 사람들, 그 속에서 누가 진짜일까? 하나님의 역사는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 땅을 밟고 곳곳을 다닐 때 마다 눈물이 솟아오른다. 이스라엘은 기념교회가 많다. 이러한 교회들 보다는 시험산, 기드론 골짜기, 쿰란, 므깃도 등 광야와 산지들이 더 가슴에 와 닿는다. 꼭 예수님의 마음 같다.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갈멜산의 엘리야, 그곳에서 집착하며 사진을 찍어대며 엘리사처럼 능력을 구했다. 선교사님이 “헬라인은 지혜를 구하나 유대인은 표적을 구한다는 성경 말씀처럼 유대인들은 이미 오래전 진리를 얻었기에 지금도 그들은 표적을 구한다고, 그래서 지금 이 땅에 하나님의 능력과 기사와 이적이 나타나야 한다.”고 했다. 나는 이 말씀에 적극 공감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뿐 아니라 한국에도 이런 역사가 일어나야 한다고 믿고 또한 나를 통해 이루실 하나님의 능력을 기대한다.  ‘느보산’의 모세처럼 이제는 겸손히 하나님의 일에 순종하며 나의 자리를 지킬 것이다. 이번 순례를 통해 성큼 자라난 나의 모습을 보며 하나님께 영광과 감사를 드립니다.

 

 글. 봄길교회  김현미 사모/ 사진. 우양재단 성지순례 취재단.

 

예수의 탄생부터 이스라엘 곳곳에 숨어있는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르다.
성지순례의 여정을 시작한지 10일째가 되어 기독교인들이 일생에 꼭 한번 가고 싶어하는 약속의 땅, 젖과 꿀이 흐르는 땅 이스라엘을 둘러봅니다. 베들레헴의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는 구주탄생교회를 시작으로  목자들판교회, 감람산 지역을 돌아보며, 예수님승천장소를 기념하는 예수승천기념교회, 세계 62개국의 언어로 주기도문을 번역하여 새겨 놓은 주기도문교회, 예수가 제자들과 함께 모여 마지막으로 기도하셨다는 겟세마네동산의 만국기념교회를 방문하고는 잠시 기드온 골짜기에 올라 예루살렘을 바라보며 일대를 조망해봅니다. 쉼도 잠시, 곧 시온산 지역을 방문하여 다윗왕의 가묘와 다윗성터를 둘러보았습니다. 또 오순절 성령강림을 체험하고, 사도들의 복음 전파의 시초가 되었던 마가의 다락방을 보며 당시의 삶과 신앙을 기억해 보았습니다.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의 길을 걷다, 비아돌로로사
성지순례라고 하면 가장 먼저 생각하고, 가장 많이 들어본 곳 바로 ‘비아돌로로사(십자가의 길)’입니다. 오후 3시를 넘기고 도착한 예루살렘의 옛 시가지 길에는 아랍상인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행들은 “갈보리 산위에 십자가 지셨으니...“라는 찬양의 고백과 함께 빌라도 법정에서부터 구레네 시몬이 십자가를 진 곳을 지나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곳까지 걸었습니다. 비아돌로로사라는 ‘슬픔의 길’을 걷는 내내 눈물로 회개하고, 믿음을 고백하면서 말이죠.

이스라엘의 뜨거운 햇살과 사해의 매력에 빠져보다.
 그리스, 터키를 지나는 동안 생각보다 쌀쌀한 날씨가운데 조금은 고생했던 일행들은 이스라엘의 높고 뜨거운 햇살이 감사하기만 합니다. 그 뜨거운 햇살에 잠시 일광욕도 해볼 겸 우리는 모두 사해바다에 몸을 담구어 봅니다. 평상시 수영을 못하기에 물에는 들어가 보지도 못했다는 사모님부터 물이라면 사 족을 못 쓴다는 스텝까지 모두 이 특별한 물놀이에 흠뻑 빠져들었습니다.


이곳 사해 지역에는 무엇보다 유명한 곳이 있는데요. 바로 사해 사본이 발견된 쿰란공동체 입니다. 이제는 너무 노후되어 직접 들어가거나 접근할 수 없다는 쿰란, 조금 먼 발취에서 바라보며, 예정하신 때에 맞춰 발견되었다는 성서의 사본들과 놀라운 역사에 귀 기울입니다. 그 밖에 우리는 예수가 40일 금식하며 마귀에게 시험 받았던 시험산을 조망하고, 나사렛의 여러 기념교회들도 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의 일정은 정말 마지막을 향해 달려갑니다. 이방종교에 맞서 엘리야가 바알과 아세라의 거짓 선지자 850면과 대결하여 참 하나님이 누군지 보였다는 갈멜산과 사도바울의 선교여행의 기지이기도 했다는 가이사랴 항구, 솔로몬의 병참기자와 지하수로 등이 있으며, 성경적 역사적으로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므깃도를 방문했습니다.

갈릴리 선상에서 울려 퍼지는 시몬아, 나를 사랑하느냐? 양을 먹이라.
어느새 우리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후 고기를 잡으며 방황하던 베드로에게 부활 후 나타나셔서 사도록 다시 불러주셨던 갈릴리 호숫가에 도착했습니다. 예수님께서 구레네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세 번을 물으시며, 내 양을 먹이라, 내 양을 치라, 내 양을 먹이라. 거듭 말씀하신 곳에서 우양의 순례단은 무사 무탈했던 일정과 인도하심에 감사하며 선상예배를 드렸습니다.

가정과 사역지를 품은 농어촌 미자립 교회의 사모들, 그들에게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웠던 14일간의 일정이 그저 감사하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이번 성지순례 일정 동안 ‘신앙의 회복, 그리고 신체적 정신적인 쉼’을 바라보며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그 길 가운데 함께하시는 주님의 손길과 따뜻함에 모두 감사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자신의 삶 보다 목사님을 보필하고, 성도들을 보듬으며, 가정까지 돌봐야 하는 사모들의 현실 속에서 자기를 돌아보기란 쉽지 않아요. 이번 성지순례의 여정은 우리에게 쉼이었고, 회복이었습니다.”라고 고백하는 사모들의 기도와 나눔 그리고 포옹과 위로 속에 해는 점점 저물어 갔습니다. 
  
나눔의 시간, “성지순례의 여정이 남긴 것은, 말씀과 친정엄마에요.”
성지순례 마지막 날, 사모님들과 스텝들은 성지순례를 마치는 소감과 함께 서로의 이야기에 귀기울여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목사님과 있었던 추억보따리와 사역지에서의 어려움을 나누며 모두들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하고, 성지순례 기간 동안 받은 은혜를 나누며 감사를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한 사모님의 이야기는 모두의 가슴을 울렸는데요. 사역을 감당해나가던 도중 먼저 보내야만 했던 친정엄마의 이야기, 그리고 성지순례를 통해 많은 친정엄마를 만나게 되어 뜨거운 회복을 경험했다는 고백은 우리 모두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이스라엘

광야를 지나 12시간 걸려 닿은 곳은 이스라엘로 들어가는 국경입니다. 손님이니 금방 들여 보내주면 좋으련만 3시간을 입국심사, 짐 검사 등으로 허비해 좀 안타깝네요. 성막 모형을 보려 밤새 달려왔으나 결국 현지 사정으로 못보고 다시 차에 올라 여리고 지역의 숙소에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늦은 밤 식사도 하고 씻으니 잠이 달기만 합니다.

이스라엘에서 첫 날 정의승 장로님과 유정자 권사님이 제가 탄 3호차에 동승하시고 출발 기도를 드리십니다. “하나님 맑은 날 주셔서 감사하고 예수님 족적을 따라 순례하게 하시니 참 감사합니다. 어려운 여정 잘 이겨내게 인도하시는 하나님...” 인자하신 장로님의 기도에 눈물이 맺힙니다. 이 얼마나 감사하고 감격스러운지요. 기도에 힘입어 우리 일행은 예루살렘과 겟세마네 언덕 등을 순례합니다. 먼저 감람(올리브나무)산에 오르니 골짜기 너머 예루살렘이 훤하게 보이네요. 솔로몬 왕궁, 다윗성, 예루살렘 성전 등이 보이고 수많은 교회들이 곳곳에 세워져 있어 감사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슬람 황금돔 사원과 아직도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영접하지 않은 유대인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게다가 계곡 주변은 셀 수 없는 공동 무덤이 있는데 메시야가 오면 다시 살아 날 것을 기대하며 조성된 것이랍니다.

감람산 언덕의 예수님승천 기념교회를 거쳐 주기도문을 알려 주셨던 주기도문교회에 가니 벽면에 한글로 쓰인 주기도문이 키보다 크게 있어 반갑습니다. 산자락에서 내려오는 중턱에 눈물교회가 있는데 예루살렘의 붕괴를 예언하시고 예수님께서 눈물 흘리심을 기념하는 성전입니다. 당신이 십자가에 못 박히시는 처형이 더 고통스러우실 텐데 어리석은 백성과 예루살렘을 염려하시는 마음을 그 언제쯤 헤아릴 수 있을까요? 이제 더 내려오면 전 세계에서 모인 헌금으로 세운 만국교회가 있습니다. 겟세마네교회라고도 하는데요. 이곳은 감람나무(올리브나무)로 숲을 이루고 있어요. 예수님께서 십자가 고난을 앞에 두고 올리브기름을 짜듯 땀방울이 핏방울 되도록 기도드리신 겟세마네 언덕에 세운 것이지요. 그리고 기드론 계곡 너머 반대편으로 올라 스데반 순교교회를 지나 베데스다 연못에 도착합니다. 38년 된 병자는 물에 넣어 줄 사람을 기다렸으나 예수님은 바로 병을 고쳐 주셨듯이 질병과 문제를 주님께 바로 아뢰어야겠지요. 1,140년에 세워진 바로 옆의 안네교회에서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내 마음 속에 그리어 볼 때’ 찬송을 함께 부르니 얼마나 은혜로운지요. 드디어 예수님께서 고난 받으며 오르신 십자가의 길(VIA DOLOROSA) 14처소입니다. 지금은 골목 시장 풍경이지만 ‘갈보리 산 위에 십자가 섰으니 주가 고난을 당한 표라’ 찬송과 묵상하며 오릅니다. 채찍에 살점이 떨어져 나가고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그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오르시면서 조롱과 외면 받으셨으니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을까요? 이 어수선한 길이 꼭 최첨단 과학 문명을 향유하기를 갈망하나 주님과의 교제는 대충하고 있는 제 모습처럼 다가옵니다. 이제 예수님 무덤으로 추정되는 성묘 교회 지나 통곡의 벽에서 기도합니다. 그리고 제자들과 마지막 성만찬 드신 마가의 다락방을 지나 다윗왕을 기념하는 가묘를 지나 베드로가 세 번 부인하고 뒤 늦게 운 것을 기념하는 베드로 통곡교회를 보고 베들레헴으로 이동하여 아기 예수 탄생 기념 교회를 둘러봅니다. 정신없이 쫒아 다니기 바쁜 여정인데요. 그러나 예수님께서 당하신 고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요.

 

다시 여리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사해 체험을 하며 잠시 쉽니다. 저는 몸살 기운이 있어 짐만 지켰으나 갈라진 발바닥이 좋아진 분도 있고요. 정의승 장로님은 “저희 칠순에 호강합니다.”하며 어린아이 웃음을 보이시고요. 유정자 권사님은 뒤로 누웠다가 못 일어나 고생하고서 한참을 웃었다고 수줍어하시네요.

 

이스라엘 둘째날

이스라엘에서 둘째 날 아침입니다. 주일이라 6시 기상하고 6시 30분 예배를 드립니다. 복된교회 강대선 목사님의 사회로 시작하여 여성 목사님 네 분의 특송과 구수동교회 오창희 목사님의 “위대한 사람” 마 3:1-12 설교에 이어 헌금을 드립니다. 은퇴를 3년 남겨두신 오창희 목사님이 3번 박수를 치자고 제안하시네요. 하나님께, 이사장님 내외분께, 그리고 각자 섬기는 교회와 가족 위해서 말이죠. 모두들 감격스러워 갈채가 끊어질 줄 모릅니다. 감격의 예배를 드린 후 이사장님이 잠시 얘기하시네요. “감사합니다.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10여년 기도 제목 이루어져 감사합니다. 이 일은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일이니 하나님께 감사하시면 됩니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되려면 농어촌이 살아야 합니다. ”도시로 간 청년들이 다시 돌아 올 때가 있을 것이니 사명과 긍지로 시골을 지켜 주세요!” 라고 하시니 뜨거운 박수가 터져나옵니다.

 

이제 성경 사본이 발견된 쿰란동굴에 가니 신실하게 성경을 옮겨 적으며 사본을 남긴 열정이 참으로 고귀하게 다가옵니다. 일행은 이동하여 사마리아 여인숙으로 향합니다.

이스라엘 안내자 목사님이 귀한 얘기를 하십니다. “이 땅의 양은 광야에서 뒹구니까 한국의 양처럼 깨끗하지 않고 지저분합니다. 아직도 사마리아 유대인들은 5월에 양으로 제사를 지내고요. 통에 가두고 창으로 찔러 잡는데 아무런 소리조차 없어요. 우리 죄 용서하려 순한 양되신 예수님의 사랑을 깨닫습니다. 양들은 짐승의 위협과 비탈지고 물이 필요한 광야에서 목자 없이 살 수 없듯이 우리도 하나님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들임을 이 땅의 양을 보면 잘 알 수 있어요” 너무 은혜로운 말씀입니다. 그리고 히스기야왕이 앗수르의 침략을 대비하여 뚫은 지하 동굴을 지나니 마치 제3땅굴을 연상케 하네요. 그 옛날 533m를 뚫어 만들었다는 것이 참 놀랍기만 합니다. 이곳은 솔로몬 왕이 기름부음 받은 기혼샘으로 시작하여 예수님께서 시각장애우를 고치신 실로암 못으로 흐르네요.

고고학 박물관에서 여러 유물을 관람합니다. 그 가운데 아데미 여신상이 충격을 주네요. 상반신에 유방이 수십 개나 되는 큰 조각품인데요. 그리고 드라빔 같은 우상과 송아지 우상도 아기 주먹이나 어른 손 만하게 만들어 놓았어요. 유목민이다 보니 늘 가지고 다니기 편하게 한 것이지요. 온전하게 하나님만 사랑하고 섬겨야 함에도 불구하고 둘 다 섬기던 어리석은 삶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유대인 600만 학살을 추모 하는 야드밧샘 박물관에서는 일본의 만행이 떠올라 더 깊게 다가오네요. 그런데 좀 안타까운 것은 이 참혹한 일이 예수님을 죽인 민족을 벌하자며 진행된 것이랍니다. 십자군 원정처럼 심판과 징벌로만 다가가는 신앙이 아니라 사랑과 용서로 충만한 신앙이어야겠지요. 또 관심을 끄는 것은 개관시 세계 각국 관료는 초대하였으나 일본인은 부르지 않았다고 합니다. 어서 만행을 인정하고 회개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통했나 봅니다.

 

이스라엘 셋째날

이제 세 번째 날입니다. 여리고에 있는 엘리사의 샘은 그의 첫 기적을 기념하는 곳인데요. 자연은 아름다우나 물이 좋지 못하여 토산물이 설익은 채로 떨어지므로 이 소식을 들은 엘리사가 샘에 소금을 넣어 고친 곳이고요.(왕하 2:15-22) 아무리 좋은 땅이라도 물이 나쁘면 생명이 자랄 수 없는데 하나님께서 샘물을 허락하셔서 생명이 자라게 하셨네요. 풍요로운 생활 같지만 메마른 영혼으로 살아가는 제게 목마르지 않는 영생수를 허락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하게 됩니다. 그리고 삭개오 뽕나무 앞에서는 동영상 촬영기를 어깨에 메고 저를 조준하고서 동행한 기독교방송국 기자가 묻습니다.

“목사님 삭개오 뽕나무를 보시니까 어떠세요?”

“아, 예수님을 보기 위해 뽕나무에 오른 삭개오를 보니... (옆에서 여러 사람이 훈수를 두니 정신이 없어 순간 몽롱해지다) 아, 못하겠어요.”

“아 목사님 잘 하신 거예요. 짧게 느끼신 거 한 말씀 해 주세요.”

(다시 크게 심호흡 한 후)

“예수님이 보고 싶어 뽕나무에 올라 목동처럼 숨어 보는 삭개오를 보며 주님께 떳떳하게 나서지 못하는 부끄러운 제 모습을 봅니다. 이번 성지순례를 통해 환경과 현실에 좌절하고 때론 게으르던 모습을 회개하고 불가능을 넘어선 하나님을 신뢰하게 하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가까스로 촬영을 마쳤습니다.

이제 시험산에 이르니 예수님께서 마귀의 시험을 잘 이겨내신 모습이 그려지고요. 그리고 차로 2시간 30분을 달려 지중해 항구도시에 닿으니 헤롯왕이 만든 가이사랴입니다. 로마 원형 극장은 지금도 공연을 한다하니 놀라운 일이지요. 그것보다 더 감격스러운 것은 사도 바울이 이곳에서 2년간 감옥에 갇혀서도 복음을 전하고 심지어 바다 건너 로마로 가면 죽는 줄 알면서도 십자가 지고 나아간 것입니다. 무너진 성터에서 바다 내음에 실려 바울의 숨결이 뜨겁게 전해져 오니 눈물짓네요. 그리고 20km 떨어진 갈멜산에서 이곳까지 수로를 만들었는데 고작 6cm의 낙차를 이용했다 하니 대단하지요. 다음은 갈멜산입니다. 바로 엘리야 선지자와 바알선지자 450명 아세라 선지자 400명이 영적 대결을 벌인 장소지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도 섬기고 우상도 섬기니 거짓 선지자들이 비참한 최후를 맞은 곳인데요. 과연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과감히 불살라야겠어요. 그리고 므깃도로 향합니다. 요한계시록에서 마지막 때에 전쟁이 일어날 아마겟돈으로 예언된 곳이지요. 성터 유적지를 보니 수차례 침입과 수탈을 경험했을 모습이 그려집니다. 이제 마리아 수태고지 기념교회와 바로 곁 요셉기념교회와 가나 혼인잔치기념교회를 둘러보고요. 고등학생 키 만한 돌 항아리를 보고 순종한 하인들의 믿음을 배우네요. 당시 돌 항아리는 물을 채웠다가 손님들이 오면 손발 닦도록 쓰였고 이미 혼인 잔치 중이니 더 이상 돌 항아리에 물을 채울 필요가 없음에도 주님의 말씀에 순종한 것이랍니다. 잔치 음식 나르고 분주 했을테니 더더욱 예수님의 말씀이 황당했겠지요.

저녁에 되며 갈릴리 바다에 모든 일행이 목선에 올라 기도회를 합니다. 둘 셋 짝기도를 합니다. 저는 처음 뵙는 벌천교회 김남섭 목사님과 가산교회 김영권 목사님과 기도드립니다. 처음이지만 같은 농어촌을 섬기니 손만 잡아도 통하네요. 기도 제목 나누며 감격스러워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감사와 회개 그리고 어우러짐의 기도로 뜨거운 눈물을 줄줄 쏟고요. 함께 투숙하며 보살핌 받은 성태리교회 임현만 목사님을 위해서도 기도드리고요.

 

이스라엘 마지막 날

이제 이스라엘에서 마지막 날이네요. 예수님께서 팔복을 선포하신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팔복교회에 들어서니 제비 떼가 반기네요. 갈릴리 지역엔 유난히 제비가 많아요. 우리나라에서 살기 힘들어 둥지 틀었나 싶습니다. 다시 제비가 돌아오면 좋겠어요. 덩달아 진실로 마음이 가난하고 애통하며 온유하고 의에 주리고 목마르며 긍휼히 여기고 마음이 청결하고 화평케 하고 의를 위해 박해 받는 영혼이고 싶은 순례길이네요. 그리고 여로보암 1세가 금송아지 우상을 만들었던 “텔 단”에 이르러 보니 유적 터가 우상 숭배지라서 안타깝습니다.

이제 베드로 신앙 고백의 장소 가이사랴 빌립보에서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고백한 마음을 묵상해 봅니다. 북쪽 국경 헐몬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시원하게 콸뢀콸 흐르는데, 바이아스 폭포수가 수십 미터 쏟아지며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의 시작을 알리고요. 이제 가버나움에 이르니 베드로 집터 위에 세운 기념교회와 당시 회당 터를 보고 오병이어 기념교회와 베드로 수위권교회를 봅니다. 이 교회는 베드로와 예수님의 용서와 화해와 회복의 장소인데요.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후 배신하고 낙망한 제자들이 다시 본래 자리인 어부로 돌아간 곳이지요. 그러나 예수님은 다시 찾아 오셔서 밤새 헛 그물 켠 제자들을 지켜보시고 오른편으로 던져 들 수 없을 정도의 물고기를 잡게 하시지요. 또한 숯불을 피우시고 “네가 이 사람들 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하고 세 번 물으시며 용서와 사랑으로 품어 주시는 주님의 사랑을 봅니다. 숯불 앞에서 세 번 부인했던 베드로를 위해 친히 숯불을 피우는 수고를 하신 예수님의 마음을 그 언제쯤 헤아릴 수 있을까요? 숯불 만들려면 인내와 땀과 시간이 필요한데 목회도 신앙도 숯불 피우는 사랑과 용서가 필요하겠지요. 이제 요단강 세례 터에서 각국 순례객들의 거룩한 세례 예식을 보고요.

이스라엘에서 저를 반긴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들에 핀 백합화입니다. 마치 양귀비 같기도 하고 제비꽃이나 금낭화처럼 하늘거린답니다. 아도니스와 아네모네와 양귀비가 들의 백합화로 불리우는데요.1) 아기 손 만한 빨간 꽃으로 헤아릴 수 없이 수놓은 초록 들판은 어린양과 사자가 뒹구는 동산 같거든요. 게다가 사순절기 때문인지 십자가에서 쏟으신 예수님의 보혈처럼 느껴지고요. 솔로몬의 영광으로 입은 옷보다 백합화가 더 귀하다고 하시며 먹고 마시고 입는 것을 염려하지 말라 하시지요. 하나님이 다 먹고 마시고 입히시니 하나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구하면 모든 것을 더하신다며 말이죠. 천지만물의 아버지시니 당신의 형상으로 지으신 우리는 하물며 얼마나 사랑하시고 보살피실까요? 이제 신앙의 수준을 높여야겠어요.

1) 정정숙, 「정정숙 전도사의 성서식물」(서울:크리스챤뮤지엄,2007)79-86

 

글_삼례은혜교회 장운 목사/ 사진_우양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