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축제 현장에서 만끽했던 1일짜리 휴가

 

 지난 25일(토)은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1년에 1회 진행되는 '심연' 지원대상자 분들과 함께 나들이 가는 날인데요. 심연은 만17세~35세까지의 북한이탈주민("새터민"으로 약칭)분들에게 매달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며, 자원활동가의 말벗서비스 및 학업, 취업 멘토링을 진행하는 우양재단의 프로그램입니다. 한국사회에는 적지않은 북한출신 청년들이 살아갑니다. 그들이 뿌리는 이런저런 삶의 흔적들을 잠시 들여다본다는 것과 직접 살아낸다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이날은 새터민분들에게 하루짜리 괜찮은 휴가일정을 짜드리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방문했던 곳은 경기도 양평 수미마을! 이 마을은 지역주민들이 계절마다 빙어, 감자 등 색다른 먹거리축제를 진행하여 외지인들과의 소통과 지역특화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어가는 곳이었습니다.

 

#1 민물판 아쿠아리움, 생태학습관!

 나들이 일정은 다소 빠듯했습니다. 지난해까지 다소 정적인 나들이 코스를 소화했다면 올해는 육아중이거나 취학아동이 많은 가정들의 특성을 고려, 다양한 현장체험이 가능한 코스를 준비해 보았기 때문인데요. 그 첫번째 순서는 아이들에게 인기만점이었던 경기도민물고기 생태학습관! 민물판 아쿠아리움이라 해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한여름의 날씨, 초반부터 체력소진이 걱정될 정도로 학습관의 다양한 체험에 푹 빠지고 맙니다. 야외풀장에는 사람이 아닌 물반고기반의 진풍경이 이어집니다. 자판기에서 500원을 투입하면 민물고기에게 던져 줄 먹이를 뽑을 수 있답니다.

 

#2 딸기찐빵 만들기 

 그럼 이제 본격적인 딸기 축제 현장으로 들어가볼까요? 이번 순서는 딸기재료가 들어간 밀가루로 찐빵을 만들어 보는 순서입니다. 역시 직접 만져보고 결과물을 내는 것만큼이나 재미있는 일도 없겠지요. 조별로 만들어놓은 찐빵은 다른 코스들을 둘러보고 와서 찾아가면 됩니다. 설명을 듣고 열심히 찐빵을 만드는 모습들에서 즐거움이 느껴지지 않나요?

 

 

 

 

 

 딸기내음이 솔솔 베어나는 반죽을 빚으며, 처음 보는 사이에도 멋적은 웃음을 지어봅니다. 가족끼리, 새터민 청년끼리, 남북의 멘토멘티끼리~ 밋밋한 반죽에 팥으로 익살스런 표정도 넣어봅니다.

 

 

 

 현장에서 엎드려 있던 강아지는 현장에서 움직이지를 않네요. 당일 무더웠던 날씨를 보여주는 듯 합니다. 이제 장소를 옮겨 점심을 먹고 떡매치기 체험을 위해 맞은편으로 이동합니다. 한가지 장애물은 징검다리를 건너야 한다는 것인데요. 기억 한켠에 자리한 고향 개울가 생각 때문일까요. 한발 한발 내딛는 우리네 발걸음에 사뿐 사뿐 정겨움이 묻ㅇ납니다.

 

 

 

 

 

 

 

 

#3 인절미 만들어보기

 곧 이어진 떡매치기 체험은 협동이 중요한 시간입니다. 아이어른 할 것 없이 놓여진 찐쌀을 몇번이고 내리찧고 또 찧습니다. 섬세한 힘조절이 관건인데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반죽이 찢어져 버리기도 하는데요. 박자를 타는 두 사람의 호흡이 서로 돕고 사는 이웃사촌 같습니다~!

 

 

 

 

 

 10분 정도 열심히 떡매질을 하다 보면 어느새 먹음직 스러운 모양의 떡의 위용을 드러내며 인절미로의 탄생을 준비합니다.

 

 

 

 

 

 

 

 정성스레 만든 즉석 인절미 한절음 시식해봅니다. 웃음과 행복이 더해져 그런지, 여느 인절미와는 그 맛이 비교가 안됩니다. 오늘은 가는 곳마다 만들어먹는 '먹거리' 타임입니다. 

 

#4 '뜨락또르'를 타고 딸기 농장으로!

 우리는 다시 딸기 농장 체험을 하러 맞은편으로 건너갑니다. 이번엔 직접 농장에서 딸기를 수확해보는 시간! 가는 길목에 맛있게 쪄있을 딸기 찐방을 찾고 퀴즈도 함께 맞춰볼 요량입니다. 이번에 준비되어 있는 이동수단은 트랙터입니다. 북한말로는 '뜨락또르'라고 한다지요. 40명 가까운 일행이 한 트랙터에 가득, 풀숲과 개울을 가로지르는 동안 '덜컹덜컹' 웃고 떠드느라 엉덩이가 아픈 것도 모르는 독특한 재미가 있었습니다.

 

 

 

 

#5 참여도 100% 살림장만퀴즈~!

 짬을 내어 진행된 남북 살림장만하기 퀴즈 시간은 큰 호응을 받았는데요. "북한에서 제일 높은 호텔의 층수는 몇층일까요?" 미우나 고우나 고향은 고향입니다. 북한관련 문제에 집중하며, 손을 번쩍 들고 "105층!"하며 정답자가 나타납니다. 남은 상품은 춤을 가장 잘 춘 아이들에게 돌아갔습니다. 덕분에 아이들이 직접 무대위에서 춤을 추며 재롱부리는 시간을 볼 수 있었지요. 유명가수의 말춤이 단연 압권이었습니다.^^

 

 

 

 

 

 

 

 

 

 행복나들이의 대미는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딸기를 따먹을 수 있는 금곡 딸기농장 체험으로 마무리되었는데요.  지금은 어떤 말보다 사진이 필요한 순간같습니다. 잠시 감상하실까요?

 

 

 

 

 

 

 

 마음껏 딸기를 먹고도 남은 딸기를 각 한 세트씩 가져올 수도 있어 더 좋았습니다. 이날 여러가지로 우리에게 풍성한 볼거리, 먹을거리, 체험거리를 선사한 수미마을이었는데요. 돌아오는 길이 그 지역주민들의 인심처럼 정감있고 고즈넉합니다.

 

#6 심연(心緣), 그리고 닮고싶은 청년(靑年)

 무더운 날씨에서도 행복가득했던 심연 행복 나들이! 이날의 주인공은 우리들의 '행복'이었습니다. 딸기보다 나들이 자체로 충분히 달콤하고 맛있었던 시간. 사회의 각종 편견과 생활고, 깨어진 가정으로부터 오는 정서적 아픔, 탈북과정에서 겪어야 했던 트라우마와 현재진행형인 남은 가족들의 탈북문제.. 등 청년새터민들이 우리사회 적응과정에서 이겨내야 할 숙제들이 많습니다.

 

 혈연보다 아름다운 마음의 인연, '심연'은 이들을 알아가고자 손을 내민 자원활동가 및 멘토, 그리고 이들의 손을 잡아준 새터민분들이 만들어가는 이 땅의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우양재단은 당장 큰 힘이 되기보다는 잔잔한 감동으로 오랫동안 여러분 곁을 함께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이미 '닮고 싶은 청년'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