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그리고 작은 통일

남과 북의 갈등으로 나눠진 한반도, 서로 선을 그은 채 총칼을 맞댄 세월은 벌써 60년이 흘렀다. 흘러간 세월만큼 남과 북 사이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고, 장벽은 더 높아졌다. 하지만 여기 운동장에선 갈등의 골은 서서히 아물고 또 장벽은 무너져가고 있다.

△△형 날래 뛰라!”

○○야 사이드, 사이드!”

여느 운동장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여기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흙먼지가 자욱한 이곳은 작은 통일의 현장이다. 이 작은 통일은 통일축구라는 이름으로 탈북청년과 남한청년들이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는 값진 시간이다. 아마 여기에 모인 청년들은 이미 통일을 맛본 것 같다.

 

 

직접 몸을 부딪치면서

말투와 생각, 그리고 문화가 많이 달라져 버린 남과 북. 그러다 보니 탈북청년들은 생각보다 남한에서의 겪는 소외감은 컸고, 자신감 또한 낮아져 남한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들의 적응을 돕는 것은 과한친절과 부담스런 시선이 아닌 탈북자 스스로 사회에 나오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축구이다.

워낙 운동을 좋아해 북에 있을 때도 축구를 자주 했었는데, 우양을 통해 남한에서도 축구를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특히 무엇보다도 탈북청년과, 남한청년이 한데 어우러져 직접 몸을 부딪치며 뛰니 서로를 알아가고 가까워졌어요.”  - 탈북청년 김철훈  

 축구공 하나에 몸싸움 하다 부딪쳐 넘어지면, 손을 건네 일으켜주고 서로 땀 흘리며 운동을 함께해 각자의 생각과 문화적 이질감을 이해한다면 이 보다 나은 통일은 없을 것이다. 통일의 시발점은 우양의 통일축구가 아닐까?


통일축구로 변화된 아이들

통일축구를 기획한 우양재단 박영철 주임은 탈북자다. 그 역시도 남한사회 적응은 힘들었다. 그 어려움을 경험했던 그는 어떻게 하면 탈북청년이 스스로 사회에 나와 남한청년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무얼까 생각 끝에 남북한 모두에게 인기 있는 축구가 떠올랐다한다. 이렇게 시작한 통일축구가 벌써 5년째다. 지금까지 참가했던 팀도 꽤 많다. 통일축구를 하면서 탈북청년들은 점점 자신감을 얻는 것 같다고 박영철 주임는 말한다.

"어떤 탈북친구가 그러더라고요. 축구를 통해 서로 하나가 되다보니 원래 남한에서 태어난 사람인 것 같다고” 

- 통일축구 담당자 박영철 주임

남한청년 중 한 친구는 자원봉사를 통해 통일축구에 참가하였다. 비록 같이 뛰지는 못하지만 바로 옆에서 원활한 경기진행과 부상방지에 보조적인 역할로 작은 통일에 힘쓰고 있다


처음에는 소개로 이 자원봉사를 하게 되었지만 지금은 무엇보다도 기다려지는 시간이에요. 이전에는 탈북청년들을 직접 볼 기회가 적어 잘 몰랐는데 이제는 이 통일축구로 그들을 알고 도우며 뜻 깊은 시간을 같이 할 수 있어서 좋아요. 아참 이 자원봉사는 남한청년으로만 구성된 것이 아닌 남한친구도 탈북친구도 같이 있어요.”  - 자원봉사자 정병훈 학생

통일축구는 가족나들이 그리고 힐링

땀 냄새만 가득할 것 같은 운동장, 남자들의 전유물이었던 축구. 그러나 통일축구는 가족나들이다. 주말에 진행되다 보니 가정이 있는 참가자는 아내와 아이들이 경기를 관람하고 아내는 직접 만든 음식을 옆 사람과 같이 나눠먹는다. 그야말로 가족나들이 같은 진풍경이 형성된다

또 다른 여성이 눈에 띈다. 말을 걸어보니 통일축구에 참가한 L4팀의 매니져다. 매니져를 하게 된 이유를 물으니 야무진 생각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화여대에 재학 중인 이세정씨는 북한인권에 관심이 많았고, 축구도 좋아했는데 우연히 둘 다 경험할 수 있는 탈북청년으로 구성된 축구팀을 알게 되었고, 그 이후로 꾸준히 매니져 자원봉사를 도맡아 해오고 있다. 좋은 일을 하면서 좋아하는 일을 하는 멋있는 여성이다.


처음에 우연히 알게 되어 이 친구들을 도와줘야겠다.’라는 마음이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이 친구들 덕분에 제가 힐링이 되고 있어요.” - L4팀 매니져 이세정

매니져를 하면서 고충을 물어보니 남한에 온지 얼마 안 된 친구들은 축구용품을 살 형편이 되지 못해 시무룩해 있는 아이들을 보는 것이다. 그리고 맨 땅에서 축구를 하니 선수들끼리 몸싸움하다 뒤엉켜 넘어져 심하게 다친 경우를 볼 때라고 한다.

통일축구에 관심과 후원

남과 북 그리고 외국인유학생도 참여하는 우양 통일축구는 올해 11월까지 쭉 이어진다. 통일축구로 화합과 경쟁을 배우고,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작은 통일의 기적을 함께 지켜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그러나 원활하게 진행되어야 하는 우양 통일축구는 각자에게 주어진 환경이 조금씩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축구를 하다 보면 대부분 운동장을 빌리기 마련인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리고 맨 땅에서 하다 보니 크게 다치는 경우가 있는데 탈북친구들은 변변한 개인 보험이 없는 경우가 있어 부상 시 큰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다.

 

"인조잔디축구장에서 다 같이 운동하는 것이 최고죠. 하지만 비용이 문제가 되니 어쩔 수 없이 누구하나 다치지 않기를 가슴 졸여가며 지켜봐요. 저한테는 이것이 제일 아쉽죠.” - 통일축구 담당자 박영철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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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회 우양배통일축구대회 from wooyang on Vim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