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에 해당되는 글 43건

  1. [미소를전하는사람 vol.49]“땅을 살리고, 사람을 살리는 농사를 짓고 싶어요,” - 김창성농부 1
  2.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 우양쌀가족 부천식물원 봄나들이
  3. 호퍼맨의 밥상 전달 이야기 "어르신 맛있게 드세요!"

 

 

 

 

모내기를 하는 날이었다. 때 이른 무더위에 농부는 연실 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지나가는 자리마다 작은 생명이 땅에 뿌리를 내렸다. 혹독한 봄볕에 그는 더 까매졌지만 생명을 피우는 사람의 미소는 언제나처럼 환했다.

 

 

 

 

 

멀리까지 오느냐 고생했어요

 

그가 이양기 위에서 손을 흔들었다. 김창성씨는 푸드스마일즈 우양에 쌀을 납품하는 농부 중 한명이다. 현재 전라도와 경상도 그리고 강원도의 쌀나누기 사업에 필요한 쌀은 모두 그가 담당하고 있다. 독거노인 120가정의 일년치 쌀과 잡곡을 그가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모내기로 한창 바쁜 날임에도 불구하고 일하는 사람은 김창성씨 내외, 단둘뿐이다. 이렇게 바쁜 날에는 사람을 쓰는 것이 어떠냐고 물으니 가당치 않다며 손사래를 친다.

 

유기농으로 농사짓고 일반 쌀들이랑 가격경쟁까지 하려면 사람 쓰는 건 엄두도 못내요. 죽으나 사나 우리 둘이 해요. 그래야 먹는 걸로 팍팍하게 굴지 않고 간혹 더 얹어주고 싶은 곳에 한포라도 거저 보낼 수 가 있어요.”

 

 

 

유기농사! 맨땅의 삽질이죠.

 

김창성씨는 본래 목사이다. 7년전 시골 목회를 시작하면서 교회와 성도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시작한 것이 농사다. 그 중에 유기농 농사를 결심하고 몇 년은 그야 말로 맨땅에 삽질이었다.

 

첫해에 와서 도라지 농사를 지었었어요. 그때 우리 말고도 동네에 도라지 밭이 여럿 있었거든요. 신기하게도 우리 밭에는 도라지가 보이지도 않을 만큼 풀이 그득한데 다른 밭들은 풀도 하나 없고 도라지들이 좌우로 정렬되어서 곱게 자라는 거예요. 전 그게 단순히 농사의 기술이고 경력의 차이 인줄 알았어요.”

 

 

 

 

 

이미 많은 농가들이 농약에 절대적인 의지를 하고 있었다. 농사에 대한 강의를 들으러가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많은 수확물을 얻을 수 있을까하는 것이 대부분 이었다. 땅을 살리고 그 수확물로 사람을 살리고 싶다는 김창성씨의 소망과는 거리가 있었다.

김창성씨가 농사를 짓게 된 땅도 오랜 시간에 걸쳐 산성화되어 척박해진 땅이었다. 유기농 비료와 퇴비를 쓰고 우렁이와 미생물들을 풀어 관리했지만 수확물은 성에 차지 않았다.

 

처음 몇 해는 손해를 많이 봤어요. 지금 돌아보니까 친환경, 유기농사라는게 고집도 좀 있어야 하고 때론 가정의 어려움도 겪어내야 하는 것 같아요. 한동안은 들어가는 돈은 많고 나오는 건 없으니까요. 가족들이 함께 고생했어요.”

 

 

 

소비자들의 욕구가 농업생산자들을 움직이게 해요.”

 

힘들어 했던 가족들의 마음이 열린 건 손주들의 아토피가 낳고 나서 부터다. 식구들 먹이려고 시작한 농사인 만큼 쌀 뿐만 아니라 각종 채소들까지 식구들 입으로 들어가는 건 전부 직접 기르고 싶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자 아토피 때문에 성장까지 지연되던 손주의 아토피까 싹 나았다. 이후로는 유기농사에 대한 가족들은 원성이 사라졌다. 해가 거듭될수록 농약의 유해성과 유기농사에 대한 공부도 깊어졌다. 간혹 불러주는 곳이 있으면 강의도 한다. 농약의 유해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오면 매번 불편해하는 수강생들이 있다. 직접 농사를 짓고 있는 농부들이다.

 

불편해 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분들 마음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에요. 소비자들이 크고 예쁘고 흠집 없는 상품을 원하잖아요. 돈을 더 비싸게 주고라도 사가잖아요. 그런 상품은 농약을 많이 써야 만들 수 있거든요. 소비자의 욕구가 농업생산자들을 움직이는 거예요. 안타까운 일이예요.”

 

 

 

 

그렇다고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땅이 살아나면 가능해요. 우리도 유기농사를 시작한지 5년이 되자 땅에 지렁이가 바글거리더라고요. 땅이 살아난 거예요. 애들이랑 농담처럼 지렁이를 잡아서 낚시가게에 팔까 이야기해요. 그 후에는 수확량에도 확실히 차이가 있고요.”

 

 

 

밥맛나는 세상이 살맛나는 세상도 만들어요.”

 

정식으로 유기농 쌀로 인증을 받은 2015년부터 푸드스마일즈의 파트너 농부가 되었다. 땅을 살리고 그 수확물로 사람을 살리고 싶다는 농부의 소망이 실현된 것이다. 쌀을 받으신 노인들에게 이렇게 맛있는 쌀을 만들어 주어서 고맙다는 전화가 올 때도 있다. 다른 판로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납품하지만 그는 이 일 자체가 큰 자부심이다.

 

“‘독거노인들에게도 좋은 쌀을 전달하고 싶습니다라고 푸드스마일즈 사업 담당자가 와서 이야기를 하는데 내가 얼마나 속이 시원했는지 몰라요. 요즘 쌀이 없어서 못 먹지 않잖아요. 나라에서 저렴하게 파는 쌀을 내가 한번 얻어서 먹어 봤는데 밥이 목으로 안 넘어가고 입에서 뱅뱅 돌아요. 마음이 참 답답하더라고요. 푸드스마일즈는 주는 사람만 기쁜 것이 아니라 받는 사람도 기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독거노인들이 자기 돈으로 사면 생전 좋은 쌀 먹겠어요. 푸드스마일즈에서 주니까 유기농 쌀도 먹을 수 있는 거죠. 늘 똑같은 매일에 밥맛이라도 좋으면 살맛도 생기지 않겠어요.”

 

 

 

 

 

 

전날 밤부터 봄비가 세차게 내렸습니다. 당일 아침까지도 비가 그치지 않아 실무자 뿐 만 아니라 자원봉사자들도 마음이 조마조마 했습니다. 점심이 지나면 비가 그친다는 일기예보를 몇 번이나 확인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우비도 한가득 실었습니다.

비가와도 나들이가 설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비 때문에 나들이가 취소된 것은 아닌지 새벽부터 여러 통의 전화가 오고 약속시간보다 훨씬 일찍 도착하신 어르신들도 여럿이었습니다.

 

 

45인승 대형버스 두 대, 승합자 두 대, 승용차 한 대에 우양쌀가족식구들이 꽉 찼습니다. 경기도 부천까지 한 시간 남짓 달렸습니다. 꽃구경보다 든든한 식사가 먼저입니다. 이날도 첫 코스는 부천식물원 근처에 식당입니다. 어르신들이 식당에 들어서자 준비된 요리가 각 테이블마다 전달됩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아들딸같은 자원봉사자들과 배부르게 식사하는 시간, 이보다 더 좋을 수 가 있을까요? 푹 삶아진 오리고기를 잘 발라 어르신 접시에 놓아드리는 자원봉사자들의 손놀림이 분주합니다. 매달 쌀과 먹거리패키지를 챙겨 어르신 댁을 방문하지만 이렇게 함께 식사하는 것은 자원봉사자들에게도 특별한 기회입니다.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모두가 흥겹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이젠 본격적인 나들이를 위해 부천 식물원으로 향합니다. 평소 다리가 아프셔서 움직이기 불편해 하셨던 어르신들도 이날만큼은 씩씩합니다. 지천에 깔린 알록달록한 꽃을 구경하며 한껏 숨을 들여 마십니다. 꽃향기가 코끝에 맺혀있습니다. 식물원을 천천히 걸으며 그간 못했던 이야기를 꺼내고 삼삼오오 모여 사진도 찍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있으니 화사한 미소가 절로 생겨납니다. 이날 찍은 사진을 꼭 인화해 달라며 어르신들은 몇 번이나 당부를 합니다. 식물원에는 봄 꽃구경을 나온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푸드스마일즈 어르신 또래 분들이 단체로 오시기도 했고 노란 원복을 입은 유치원생들도 많았습니다. 가족단위의 방문객들은 물론이고요. 다리가 아플 땐 의자에 앉아 쉬면서 사람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는 일입니다. 종종종 줄을 맞추어 걷는 유치원생들에게 사랑스러운 미소를 보내는 어르신들은 영락없이 인자한 할머니입니다. 혼자 집에 계실 때 보여주시는 표정과는 딴판입니다. 아마도 이것이 우리가 이웃들과 어울려 살아야 하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이번 봄나들이는 봄날처럼 화사했고 또 금세 지나가 버렸습니다. 어르신들을 가가호호 모셔다드리고 고되었을 오늘하루를 생각하며 푹 쉬시라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홀로 있는 집에 들어가면 평소보다 더 적적함을 느끼실까 마음이 쓰입니다. 손을 꼭 잡고 눈을 맞추며 인사를 전합니다. “다음달 쌀나누기하는 날에 다시 만나요

오늘 나들이는 끝났지만 우리의 삶은 계속 됩니다. 그 삶속에는 외롭지만 힘을 내셔야하는 어르신의 생활과 또 그것을 응원하는 푸드스마일즈가 있습니다.

좋은먹거리로 미소를 전합니다. 푸드스마일즈.

 

 

호퍼맨의 밥상

 

호퍼맨의 밥상 전달 이야기

"맛있게 드세요!"​

 

호퍼맨의 밥상이라는 이름으로 매월 정기적으로 마포구에 거주하고 계시는 독거어르신 20분께 영양패키지(쌀, 잡곡, 유정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특별하게 2015년 12월 후지로얄 패밀리데이 행사에서 모아진 수익을 전부 호퍼맨의 밥상 기금으로 모아져 더 많은 어르신께 소중한 먹거리가 전달됐습니다.전달하는 모습 모두를 담을 수 없어 아쉽지만 그래도 호퍼맨의 밥상의 전달 이야이기를 작게 남아 담았습니다.

쌀나누기 당일, 어르신께 전달할 먹거리를 푸드스마일즈 우양 1층 배움터에 차곡차곡 모아서 해당 지역 자원봉사자님들과 함께 세팅을 마쳤습니다. 한 달 동안 드실 이 영양패키지를 볼 때 마다 참 기쁨을 느낍니다. 열악한 어르신들은 고정된 수입이 없다보니 제일 먼저 지출을 줄이는 부분이 식비라고 합니다. 식비를 줄이다 보니 영양을 보충하는 부분이 낮아 건강상태가 나빠져 오히려 의료비 지출이 상승하게 되어 어려운 경제형편이 더 악화되는 빈곤의 악순환이 이뤄집니다. 푸드스마일즈 우양은 이러한 악순환과 사회적 비용을 낮추기 위해 어려운 이웃에게 좋은 먹거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즉, 어려운 어르신들의 식비 부분을 해결해 줄 수 있어 푸드스마일즈 우양은 행복합니다.

 

 

 

 

이러한 활동에 후지로얄의 참여가 참으로 소중합니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후지로얄 참여 뿐만 아니라 후지로얄 패밀리데이에서 기부를 해주신 모든 분들의 참여로 이루어진 영양패키지라 더욱 더 특별합니다.

 

출발하기 전에 댁에 잘 계시는지 확인을 먼저 합니다. 이제 이 영양패키지를 가지고 어르신 댁으로 출발 합니다.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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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어르신 계세요?"

"아이고 우양에서 왔네"

 

"어르신, 쌀하고 달걀 그리고 잡곡 가지고 왔어요."

"매 번 고맙고 미안해."

"에이, 미안할 필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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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방문할 때 마다 어르신들은 고마움과 함께 미안함을 내보이십니다. 미안해 하실 필요 없다고 이야기 드리지만 그게 쉽지 않으신 것 같습니다.

 

​어르신의 건강과 생활, 환경 등 몇몇 부분을 살펴보고 다음 어르신 댁으로 이동합니다. 그렇게 호퍼맨의 밥상으로 연결된 영양패키지를 다 전달해 드리고 정오쯤 복귀를 합니다. 돌아오면서 오늘 드린 호퍼맨의 밥상으로 점심을 해 드실 어르신 모습을 생각하니 정말 뿌듯하고 보람을 느낍니다. 후지로얄의 호퍼맨의 밥상은 꾸준히 진행됩니다. 앞으로도 호퍼맨의 밥상 소식을 지속적으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지역 사회에 빛과 소금이 되어 주시는 후지로얄측에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