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양의 지난 봄을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봉사의 계절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우양의 봉사단들은 저마다 멋진 활동들을 이어갔고 소나기가 떨어지던 그날도 우양봉사단 <쌀남쌀녀>청년들은 어르신을 만나기 위해 우산을 집어 들었습니다.

 

지난 4 영등포노인복지관에서 <쌀남쌀녀>가 어르신들과 처음 만난 날을 기억하시나요? 어르신과는 물론이고 짝꿍 봉사자와도 아직은 어색하던 그때 우양청년들은 조심스럽게 어르신 댁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어린 봉사자들을 조금은 쑥스러운 듯 집에 들이시던 어르신을 보며 괜스레 죄송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공간까지 열어주시고 우양청년들을 맞아주신 어르신을 생각하며 더 잘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쌀남쌀녀>는 다른 봉사단과 달리 연 초에 만난 짝꿍 봉사자 그리고 짝꿍 어르신과 일 년을 함께 합니다. 6팀을 이룬 12명의 봉사자들은 격 달로 만나며 쌀과 잡곡 그리고 어르신과 상의하여 선정한 다양한 먹거리를 전달합니다. 그러다보니 평소 안부전화를 드리고 언제 찾아뵈면 좋을지 이달에는 어떤 먹거리를 장봐 갈지 늘 여쭙게 됩니다. 요즘처럼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혹시나 집에 비가 새지 않는지 걱정이 되어 서둘러 연락을 해봅니다.

 

드디어 기말고사가 끝나고 방학입니다. 어르신께 찾아뵙겠다고 약속드린 날이 다가왔습니다. 재단에서부터 쌀과 잡곡을 받아 어르신이 살고 계신 영등포로 출발합니다. 동네에 도착했지만 바로 어르신 댁으로 가는 것은 아닙니다. 어르신이 필요하시다 알려주신 몇 가지 먹거리를 사가지고 들어갑니다. 어르신이 사는 동네는 오래되고 작은 집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하지만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번쩍거리는 고급 쇼핑몰과 대형마트가 있습니다. 몇 번을 봐도 낯선 풍경이지만 오늘도 그 횡단보도를 건너 마트로 향합니다.

 

어르신께 필요한 몇 가지 물건과 매 끼니마다 편하게 드실 수 있는 몇 가지 찬거리를 고릅니다. 신선한 야채나 과일을 사갈까 하다가 조리와 보관이 여의치 않은 어르신의 상황을 생각하니 다시 한숨이 나옵니다. 그래도 봉지 가득 물건들을 담고 나니 어르신을 찾아뵙는 마음이 조금은 편안합니다.

 

오늘이 지나면 무더위가 한풀 꺾인 후에나 어르신을 찾아뵙니다. 이 여름동안 쏟아지는 장마와 무더위가 어르신을 힘들게 하겠지만 여전히 건강한 얼굴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어르신 건강하세요. 또 전화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