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는 락페스티벌에 다녀와서 우양직원들에게 부러움을 샀던 이해규 간사가 올해는 부산국제영화제에 다녀왔습니다. 부산에 있는 친구의 자취집을 베이스캠프로 삼아 부산국제영화제는 물론 부산의 곳곳을 돌며 1박2일 알찬 여행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이번 여행은 오래전부터 꼼꼼히 준비하고 부산국제영화제의 스케줄을 파악한 후 사전 예매를 마친 철저한 준비의 결과물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가까스로 휴가를 낸 그는 부산으로 가는 버스표도 터미널 현장구매를 통해 얻었습니다. 그날 밤부터 부산에 태풍이 왔지만 미리 일기예보를 확인할 여유 따위는 없었습니다. 성인이 된 이후에 처음 만난다는 부산은 그렇게 갑작스럽게 다가왔습니다.

 

 

4시간 반 만에 도착한 부산에서 가장 먼저 한일은 돼지국밥을 먹은 것이었습니다. 천상 서울사람인 그가 서울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돼지국밥엔 각종 돼지부속고기들이 푸짐히 들어있었습니다. 돼지국밥 한 그릇에 속이 뜨끈해집니다. 몸엔 힘이 났지만 내일 영화제에 가기 위해서 이만 쉬기로 했습니다.

 

 

그는 다음날 아침 일찍 친구의 자취집에서 나왔습니다. 어제 못 본 부산의 바다도 보아야 하고 영화제도 가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일단 광안리로 갑니다. 밤에 오면 불빛이 참 예쁘다던데 광안대교도 오전에 보니 그저 철로 된 구조물이었다는 평입니다. 정말 태풍이 오려는 것인지 파도가 높습니다. 하늘엔 구름이 가득합니다. 그렇다고 우울해질 수 없습니다. 용감한 서울 총각은 계속 걸었습니다. 그는 더욱 용감하게도 전방에 보이는 크고 높은 건물을 영화제가 열리는 센텀시티라 확신했습니다. 그리고 그 곳을 향해 무작정 걸었습니다. 걷는 동안 그는 멋진 요트도 보고 높은 빌딩도 보았습니다. 그러나 센텀시티는 만날 수 없었습니다. 결국 택시를 타고 영화제가 열리는 현장으로 갑니다.

 

어제 오후 서울에서 출발해 꼬박 하루가 걸려 도착한 영화제 현장. 음.. 그곳엔 아무것도 없습니다. 태풍을 대비하여 설치해 놓았던 모든 행사 부스를 철거하였다고 합니다. 괜찮습니다고 자신을 다독였습니다. 영화를 상영하고 있는 수많은 영화관이 있으니까요. 음.. 보고 싶었던 영화들은 모두 매진이라고 합니다. 지금 볼 수 있는 영화로 아무거나 티켓을 끊어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보게 된 영화가 ‘마이클 콜린스(1997년 작)’입니다.

더 많은 영화를 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날이 저물고 있었습니다. 행사장에서 나오려하니 이제 태풍은 지나갔다며 다시 야외 행사부스들을 설치합니다. 이 부분을 이야기하는 그의 모습에선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속쓰림이 느껴졌습니다.

 

 

급 떠난 1박2일 부산여행기를 모두 전하고 이해규 간사는 우양직원들에게 당부하고 또 당부합니다. 만약 가게 된다면 친구나 연인과 꼭 동행하라고요. 그리고 인기있는 영화를 보려면 예약은 필수라고 합니다. 거듭해서 이야기하는 이해규 간사의 표정을 보니 꼭 그래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것저것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아도 냉큼 떠날 수 있는 그의 열정은 역시나 멋있었습니다. 여행은 어쨌든 떠나야 하는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