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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북에서 온 평화지기, '아버지'를 만나다
  2. 청년백서 :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3. 2013 성지순례후기 1탄_[봄길교회 김현미 사모]

 

 

평화지기, '아버지'를 만나다

 

 

  5월의 화창한 주말 저녁, 올해부터 우양 평화강사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올해부터 평화강사 상하반기 문화모임이 진행되는데요. 문화모임을 겸한 친목모임과 더불어 평화교육에 대한 저마다의 정보를 공유하는 취지를 담고 있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가정의 달을 맞아 마포구 사회복지 협의회에서 연극 ‘아버지’ 티켓을 후원해주셨습니다. 북이 고향인 청년들에게 아버지는 어떤 의미로 남아있을까요?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우양 평화지기들도 주연배우 이순재 님의 인지도 때문인지 공연에 대한 기대가 컸던 모양입니다. 연극은 현대시대를 살아가며 가정에서는 고지식한 아버지로, 사회로부터는 무능한 노인으로 전락하는 안타까운 내용을 담고 있었는데요. 연극을 본 소감으로 평소 아버지에게 반항하고 불평하는 모습이 마치 나를 보는듯 하다는 의견이 있는 한편, 북에 계신 아버지 생각이 났다는 청년도 있습니다. 비극으로 막을 내리는 아버지의 결말이 마음아파하는 모습들에서 여기저기서 고군분투 중인 아버지를 떠올려 봅니다.

  연극은 막을 내리고 티타임을 갖으며, 평화강의 뿐 아니라 남북관계와 관련된 최근이슈 등 자연스레 묵직한 이야기들을 나누는 이들의 모습에서 분단국의 현실 뿐 아니라 희망도 발견하게 됩니다. 직간접적으로 분단의 영향을 받고 살아가는 우리, 특히 탈북청년들은 자의든 타의든, 고향을 떠나 한국에 정착하는 모습이, ‘분단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5월의 어느 오후, 구름한점 없이 화창했던 하늘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우리 역시 분단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날이 있겠지요. 그 작은 소임을 북에서 온 소중한 선물, 우양의 청년 평화지기들이 감당하고 있습니다.

 

 

 

 

 

 

 * 우양평화교육은 남북의 이질감을 해소하고, 평화와 통일 감수성을 회복하기 위해 2009년부터 우양재단에서 5년째 실시하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2012년 100시간 진행) 전문 강사 양성교육을 받은 탈북청년들이 초중고 뿐 아니라 대학, 기업, 단체에 이르기까지 찾아가는 교육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강사비는 전액 청년강사들의 자기개발비로 사용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We're peacemaekrs :)

 

청년백서 : mentor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part1 청년과 청년의 보고서 : 마음으로 연결된 멘토링
우양 배움터에는 착한 마음을 가진 청년들이 모였습니다. 2009년부터 마포, 양천 지역의 북한이탈청년가정을 선발하여 지원하는 ‘심연’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함인데요. 자리에 모인 분들은 탈북민들에게 학업지원 등 직간접적으로 재능을 기부할 우리 사회의 프로보노 청년들입니다. 올해는 특별히 ‘심연’ 지원 대상 총 40가정 중 10가정을 선발하여 멘토링 사업이 진행됩니다.

혈연보다 아름다운 심연

북한이탈청년가정에 남한사회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경제적 지원과 정기적인 만남으로 정서적 지원을 하는 활동

멘토링의 사전적 의미는 경험과 지식이 많은 사람이 스승 역할을 하여 지도와 조언으로 그 대상자의 실력과 잠재력을 향상시키는 것이죠. 하지만, 심연 멘토링은 북한이탈주민을 만나며, 생각의 폭을 넓히고 타자를 바라보는 나의 상태를 점검하는 부분에서는 오히려 배우는 면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남북 출신 청년들 간의 1:1 파트너십이 심연 멘토링의 관건이 될 것입니다. 때문에 심연 멘토링, 멘토교육에 임하는 청년들은 진지하게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교육에 집중합니다. 이번에 합류하는 멘토분들은 우양재단 장학생, 기존 심연 자원활동가, 동국대 북한학과 학생들을 비롯하여, 직장인, 교사, 중국 유학생, 대안학교 교사, 대학원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나눔이 가능한 분들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남한출신 멘토, 북한출신 멘티 간 결연이 시작되며 각 각자가 원하는 대로 검정고시 준비, 기초영어 학습, 한국 문화탐방, 컴퓨터 교육, 피아노 연습 등 다양하면서도 정착과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내용들로 채워질 것입니다.
 
part2 만남 : 둘이 같이한 피아노
피아노 소리가 울리는 어느 한 교회, 음이 간간히 틀려 어쩔 줄 모르는 한 청년과 옆에는 그 청년의 어깨를 토닥여주는 또 한 청년이 있습니다. 아직은 어설프기만 한 피아노 소리가 오히려 듣기에 좋기만 합니다.
 
“아 또 틀렸네......”
“그래도 많이 늘었어요, 언니. 틀려도 괜찮으니 멈추지 말고 끝까지 쳐봐요”
 
북한이탈청년인 고은지 씨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있고, 앞으로 아동복지 혹은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것이 꿈입니다. 아이들을 만나기전 피아노를 잘 치고 싶었던 은지 씨.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 학원은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풀이 죽어있던 은지 씨는 전화 한통을 받고 날아갈 듯 기뻤습니다. 청년 멘토링으로 피아노 선생님을 만나게 된 것이죠.
피아노 선생님은 은지 씨보다 한 살 어린 남한청년인 김예진 씨, 자원봉사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오래 전 우연한 기회에 북한이탈주민과의 만남에서 여운이 강해 이 친구들을 돕고 싶어 멘토링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취업 준비 중에 있으면서도 은지 씨를 만나는 이 시간만큼은 아깝지 않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본인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멋쩍은 웃음을 짓습니다.
 
“첫 만남은 무척이나 어색하고 떨렸어요. 새로운 만남은 누구나 같잖아요. 두 번째 만남부터 말을 놓았어요. 서로 말을 놓으니 지금은 많이 친해졌어요. 그리고 전 피아노만 가르쳐 주지만 언니는 저에게 북한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경험 등을 알려줘 제가 더 많은 것을 받는 것 같아요.”
 
서로는 멘토링을 통해 북한이탈청년들에 대한 잘못된 시선을 바로 잡을 수 있었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되었습니다. 관심만 있다면 잘하는 부분을 공유 하는 것, 즉 재능기부를 통해 서로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면서 또 다른 배움을 얻게 됩니다.
 
part3 동행 : 같이 걸어가야 할 길
많은 자원봉사가 있고 다양한 멘토링프로그램이 있는데 왜 하필 북한이탈청년을 돕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는지 이유를 물어보니, 언젠가 꼭 통일이 될 것이라는 큰 믿음 때문이라고 대답합니다.
 
“언젠가는 대한민국이 하나가 될 것으로 굳게 믿고 있어요. 그래서 북한이탈주민을 돕고 싶었어요. 한국생활과 정착을 도와주면 이 친구들이 앞으로 하나 된 대한민국에서 남한과 북한을 이어주는 다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김예진
 
작은 만남이지만 언젠가 가야할 길을 먼저 같이 다지는 것, 작은 시작이지만 큰 미래를 같이 기대하는 것은 가슴을 뛰게 합니다.
 
part4 또 다른 시작 : 시작과 끝 그리고 서로에 대해 한마디
피아노, 영어, 컴퓨터 등 아직은 생소한 것을 조금씩 배워가며 만남을 이어가는 일 년간의 일정들. 시간의 끝은 정해져 있지만 서로의 관계는 끝이 없습니다. 옆집언니 혹은 학교선후배처럼 서로 부담이 없는 사이가 된 예진 씨와 은지 씨, 일 년 뒤 그들의 또 다른 시작을 응원합니다.
 
“남한으로 넘어와 학교를 다닐 때 남한아이들은 남한아이들끼리 탈북청년들은 탈북청년들 끼리 다녀 서로 공유가 적었어요. 그런데 이런 프로그램이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준 것 같아요. 멘토링 프로그램 말고도 평소에도 자주 보고 만났으면 좋겠어요.”
-고은지 씨
 
“피아노를 가르쳐주는 입장에서 만났지만 정말 잘 가르쳐주고 싶어요. 1년을 같이 해 취업으로 가는 과정이 잘되고, 서로 좋은 만남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김예진 씨
 
두 청년의 아름다운 만남과 미래를 응원해주세요.

wooyangmaster

                                       성지순례를 다녀와서 - 봄길교회 김현미 사모(사진에서 왼쪽)

 

 “오호라 너희 목마른 자들아 물로 나아오라 돈 없는 자도 오라 너희는 와서 사 먹되 돈 없이, 값없이 와서 포도주와 젖을 사라.”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성지순례를 하나님의 은혜로 그리고 우양재단의 사랑으로 다녀올 수 있었다. 4년 전 성지순례를 열망하며 간절히 기도했던 때가 생각이 난다. 그리고 출발을 앞두고는 신혼여행 때보다 더 흥분되고 기대하는 나의 모습 때문에 혼자 웃곤 했는데 어느덧 12박 14일의 일정을 모두 마쳤다.


  평소에 이스라엘만 생각했었는데 그리스와 터키까지 갔고, 생각지도 못했던 생소한 그리스와 터키에서 많은 은혜를 받았다. 그리스의 아테네, 그곳에 ‘아레오바고’ 언덕과 파르테논 신전이 아래위로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찬란하게 금으로 둘러싸인 빛나는 파르테논 신전을 신으로 섬기고 철학과 지혜를 추구하는 헬라인들에게 작은 언덕에서 외치는 바울의 목소리는 얼마나 영향력이 있었을까. 그의 소리보다 많은 사람들의 조롱 소리가 바울을 짓눌렀을 것이다. 세계가 모두 알아주는 유네스코 1호의 명성만큼이나 바울의 마음은 아팠을 것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첫마디의 고독한 외침. 지금의 우리는 그에 비해 얼마나 좋은 환경에서 복음을 전하고 있는지 감사할 수밖에 없었다.

나를 결단할 수 있게 한 곳. 메테오라 그리스 정교회 수도원

 너무나 웅장한 바위위에 수도원 건물들이 있었다. 우뚝 솟은 바위들이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그런 바위위에 세워진 수도원 교회. 동방 정교회를 가보기는 처음이었다. 너무 멋진 성화들이 가득했다. 글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림으로 설교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그림들이 교회 안에 가득했다. 그중에서도 순교자의 그림들. 너무나 잔인하게 오랫동안 서서히 고통스럽게 죽어가던 순교자들. “고백할래, 안 할래” 계속되는 갈등을 하게 한 것이다. 나의 가장 큰 고민이 ‘나도 이렇게 순교할 수 있을까?’였는데 실제로 그림들을 보며 믿음의 선진들의 신앙을 본받아 나의 신앙을 지켜나가야지 하는 결단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뜨거운 마음을 잊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일까 터키의 데린구유, 깊은 우물이라는 뜻의 지하도시. 깊이 55미터, 8층이나 되지만, 박해를 피해 떠나온 그들만의 작은 세상, 세상과 분리를 선언한 사람들, 그들은 그렇게 자신의 신앙을 지켰다. 땅속에서 바위 속에서 그들만의 지혜와 방법으로, 대단하고 용감하다. 정말 경이롭다! 하나님의 사람들은 없는듯 하지만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그리고 또 한 곳 정말 멋진 캅파도키아, 버섯모양의 바위로 유명한 곳, 초기 기독교인들이 핍박을 피해 숨어 살았던 신앙마을, 박해를 피해 멀리 멀리 떠나온 사람들이 산 곳이 바로 여기다. 그리고 ‘괴뢰메’ 동굴교회는 수도사들이 살았다고 한다. 교회 안에는 아직도 벽화가 색을 발하며 그대로 남아있다. 화산폭발과 지진으로 만들어진 웅장하고 특이한 바위들이 신앙의 보금자리였다. 그들은 빛의 역할을 감당했다. 우리는 세상 속에서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했다. 빛과 소금, 이제 분명히 그 역할을 알았고 우리가 감당해야 할 것이다.


  터키에서 잊을 수 없는 또 한 곳 에베소, 이곳은 무척이나 화려하고 아름다운 도시이다. 이만 오천 명을 수용하는 원형극장, 목욕탕, 분수, 화장실, 아데미 신전 그리고 최신 유행의 시장, 상점, 광장, 커다랗게 박혀있는 길거리의 돌들 모두가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문화가 발전한 너무나 아름답고 거대하고 웅장한 모습들이 현재의 나를 압도하고 있었다. 거리를 걸으면 옆의 건물들이 살아나는 것 같았다. 돌들 밖에 없지만 그 당시의 모습으로 세워져서 나를 맞아 주는 것 같았고 나는 마치 모든 것을 다 얻은 클레오파트라가 된 듯 날아다니는 기분으로 그곳을 걸어 다녔다. 얼마나 흥분되고 행복한 시간이었는지... 한편으로 ‘셀수수 도서관’에 가서야 또한 깨달았다. 이처럼 웅장한 곳이 ‘두란노 서원’인줄 알았는데 잘못 알고 있었단다. ‘두란노 서원’은 지나온 작은 상점들 중 하나일 것이란다. 그 작은 책방에서 바울은 한 사람씩 두 사람씩 만나 복음을 전한 것이다. 바울의 수고를 생각하며 나 또한 성실히 바울의 사명을 나누어 가지려 한다.


  그리고 성소피아 교회에 갔다가 내가 가장 궁금해 했던 이슬람 사원에 갔다. 한남동의 블루모스크를 볼 때 마다 들어가고 싶었는데 이곳 현지에서 갈 수 있다니 정말 기뻤다. ‘히잡’을 쓰고 신발은 봉지에 담고 영적으로 너무 눌리면 어쩌나 하는 염려도 하면서 들어갔다. 건물은 너무 아름답고 웅장했다. 같은 아브라함의 자손이지만 지금은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는 그들  이제는 그들을 위해 더 많이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성지순례를 통해 지식과 성경과 세상의 지경이 넓혀졌지만 가장 크게 기도의 지경이 넓혀진 것 같다.
  드디어 이스라엘, 예수님의 흔적을 느끼며 들어간 이스라엘은 척박함과 메마름 이었다. 그리스나 터키에 비해 돌들뿐이었다. 환경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너무나 달랐다. 감람산, 죽음을 알고 기다리는 시간,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 나 또한 다 이해할 수 없을 지라도 감사하며 순종하는 자가 되기를 기도한다.


  십자가의 길, 지금은 복잡한 거리가 되었지만 주님께서는 그 길로 십자가를 지고 가셨다. “피 흘림이 없은즉 사함이 없느니라.” 이 말씀에 늘 눈물이 난다. 우리를 위해 피 흘리신 곳, 그 피가 우리를 정결케 했다.
  통곡의 벽,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종교를 갖고 이곳을 찾는다. 벽에 손을 얹고 기도를 했다. 다양한 종교의 사람들, 그 속에서 누가 진짜일까? 하나님의 역사는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 땅을 밟고 곳곳을 다닐 때 마다 눈물이 솟아오른다. 이스라엘은 기념교회가 많다. 이러한 교회들 보다는 시험산, 기드론 골짜기, 쿰란, 므깃도 등 광야와 산지들이 더 가슴에 와 닿는다. 꼭 예수님의 마음 같다.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갈멜산의 엘리야, 그곳에서 집착하며 사진을 찍어대며 엘리사처럼 능력을 구했다. 선교사님이 “헬라인은 지혜를 구하나 유대인은 표적을 구한다는 성경 말씀처럼 유대인들은 이미 오래전 진리를 얻었기에 지금도 그들은 표적을 구한다고, 그래서 지금 이 땅에 하나님의 능력과 기사와 이적이 나타나야 한다.”고 했다. 나는 이 말씀에 적극 공감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뿐 아니라 한국에도 이런 역사가 일어나야 한다고 믿고 또한 나를 통해 이루실 하나님의 능력을 기대한다.  ‘느보산’의 모세처럼 이제는 겸손히 하나님의 일에 순종하며 나의 자리를 지킬 것이다. 이번 순례를 통해 성큼 자라난 나의 모습을 보며 하나님께 영광과 감사를 드립니다.

 

 글. 봄길교회  김현미 사모/ 사진. 우양재단 성지순례 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