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칭 전지적 작가시점에서 본 문화모임 후기
“도대체 연말 모임장소는 어떤 능력자가 예약이 가능한 겁니까?”
2011년 12월 16일. 올 겨울 가장 추웠던 그날, 우양직원들은 홍대일대를 접수하려했으나 강추위에 부닥치고 맙니다. 너무너무 추워서 바람에 맞서 걷는 그 자체가 불가능한 임무. 어휴 적어놓고 보니 더 유치한 비유네요. 저희는 그렇게 겨울바람에 맞서 톰 아저씨를 만나러 홍대 모 극장으로 갔습니다.
연말에 좋은 공연 많지요. 즐겁고 정답게 이야기 나눌 좋은 장소도 많습니다. 네 그렇죠. 그럼에도 싼티 풀풀 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따위가 좋은 걸 어쩝니까. 우양문화모임 담당자의 수준이 그런 걸 어쩌겠어요. (털썩!) 하여, 2012년에는 우양사무실에서 ‘엘레강스’를 맡고 있는 박 모 간사님이 문화모임을 이끄시게 됩니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임을 내년에 기대하세요. 올해는 좀 그냥 넘어갑시다.(자비를 베푸시던지 혹은 살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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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예약이란 단어를 학교에서 배웠으며, 전화기 버튼을 누를 수 있는 멀쩡한 손가락을 가진 건강한 인간이랍니다. 맞습니다. 그저 게을러서 못했습니다. 12월 중 그 어느 날도 자리가 없다는데 어쩌라고요. 어쨌든 이 자리를 빌려, 모임 장소도 정해지지 않은 채 직원들을 선동해 거리로 내몬 제 스스로 반성하겠습니다. 그럼에도 묵묵히 자리를 빛내주신 직원 여러분들께 감사합니다. 예산에 없던, ‘콜라와 팝콘을 먹여달라’고 투쟁하신 몇몇 직원들은 감사 인사에서 제외하겠습니다.
톰 아저씨의 건재 : <미션임파서블4> (스포일러 조심)
여차저차해서 도착한 극장은 참 낯설었습니다. 사실 전 영화관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한창 감수성이 풍부하던 폭풍의 십대 때, 뒷자리에 앉은 커플이 제 머리에 가려 스크린이 보이지 않는다며 싸움을 걸어왔던 기억 때문이죠. 제 옆자리에는 당시 제가 좋아하던 여자아이가 앉아있었을 뿐입니다. 그녀는 키득대며 웃었고… 아. 개인적인 이야기는 그만해야겠습니다. 갑자기 눈에서 콧물이 나오네요.
언젠가 제가 나이가 들면 톰 크루즈 형이라고 부를 수 있을 거라 생각 했는데 어느새 그분은 50을 넘어 장년의 반열에 오르시고 맙니다. 그럼에도 그의 액션 연기는 감탄할만했습니다. 세계최고층 빌딩으로 유명한 ‘부르즈 칼리파’ 위에서 얇은 줄에 매달린 채 허공을 날아다니는 그의 노익장은 존경할만했습니다. <미션임파서블5>를 찍으려면 더 높은 빌딩을 하나 더 지어야겠군요.
상대여배우로 등장한 폴라 패튼의 미모도 돋보였습니다. 폴란드, 인도, 두바이에 러시아까지 이르는 다양한 영화 속 배경은 세계여행을 다녀온 듯한 느낌을 주기 충분했습니다. 크렘린궁이 무너지고, 모래폭풍이 도시를 뒤엎고, 핵미사일이 천조국(미국)으로 날라가는 장면도 압권입니다. 걱정은 조금 되었습니다. 바다에 빠진 핵미사일이 바다를 오염시키지 않았을까. 영화 속 나라의 환경까지 생각하다니 저는 참 착한 인간인 게 분명합니다.
VIPS가 뭐죠 먹는 건가요?
대부분의 연말특선영화가 그렇듯이 극장을 나서는 순간 몇몇 장면외의 스토리는 다 잊혔습니다. 배가 고파서였을 겁니다. 동료직원님들! 영화가 재미없어서는 그런 게 아니라고 왜 말을 못합니까! 저희는 아래층에 위치한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용감하게 예약도 하지 않고 온 사람은 저희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뭔가 든든했습니다. 아! 저희가 간 곳은 VIPS! 네이버에 물어보진 않았지만, 매우 중요한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뜻이겠죠? 뭔가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은 이 기분. 역시 사람은 좋은 곳에서 좋은 것을 먹어야 자신감이 생기나봅니다.
한 시간을 기다려서야 테이블로 들어간 저희는 운 좋게도 12명의 직원들이 넉넉하게 앉을 수 있는 자리에 앉았습니다. 뭐 예약이 필요 없었다고나할까요. 자리에 앉자마자 저희 우양인들은 샐러드 바의 모든 음식을 폭풍흡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차분하게 일 년의 기억을 되새기는 훈훈한 장면을 기대하셨다면 저희에 대해서 모르시는 말씀. 먹는 것만이 오직 남는것입니다.
아! 사무실에 첫인사를 나온 신입직원 이해규 씨는 이날 저희 분위기에 잘 적응하셨답니다. 아. 풋풋한 신입직원의 모습이 궁금하시겠네요. 아쉽게도 사진을 못 남겼네요. 도대체 담당자가 누구인지… 다음 직원문화모임 사진에서는 저희 우양식구들 얼굴 다 잘 볼 수 있을 겁니다. 제가 약속드릴게요. 아니면 제가 예약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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