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글은 무슨 맛이니?

 

우양인 글쓰기 교실 그 긴장의 4주

4회기에 걸친 글쓰기 교실이 끝났습니다. 혹자는 공포의 목요일이라고 부르기고 했고 (허나 목요일 약속이 매주 지켜지지는 않았습니다.) 또 누구는 숙제의 부담으로 괴로워하기도 했습니다. 글쓰기 좀 잘 해보겠다고 모인 8인의 4주간 긴장의 시간을 돌아봅니다. 상상할 수 없는 ‘간식제공’이란 말에 속아 오신 분들. 간식엔 만족하셨나요? 2월. 짧았지만 그런 간식보다 더 맛있었고 우리를 흥분시켰던 우양인 글쓰기 교실 속으로. 고고~

 

너의 글은 무슨 맛이니

평소에 글을 잘 쓰지 않는 사람들에게 글쓰기 숙제는 고역입니다. 써서 제출하면 끝이냐. 천만의 말씀입니다. 사람들 앞에서 낭랑한 목소리로 읽기는 물론 무시무시한 ‘지적질’이 서슬이 파래져서 기다립니다. 늘 그렇듯 우리는 남의 글 지적하기를 좋아합니다. 우양인 글쓰기 교실에서도 그런 시간을 피해갈 순 없었습니다. 가장 막내인 이해규 선생님을 비롯해 글쓰기 강좌 좀 다녀봤다는 유헌 주임 그리고 글쓰기 무한 가능성을 보여준 우리 석사출신 장완영 주임까지 모두 본인이 쓴 글을 모두 앞에서 ‘까이는’ 경험을 했습니다. 신선했습니다.

조용한 듯하지만 할 말 다하는 우리의 김수연 대리의 글을 읽고 있자면 잔잔하게 마음을 치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역시 글은 손으로 쓰는 게 전부는 아닌가 봅니다. 글 속에서 글쓴이를 발견하는 일은 실로 기분이 좋습니다. 또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공감을 경험할 때면 ‘치유의 글쓰기’라는 말이 새삼스럽습니다. 누군가 내 글을 관심 있게 읽어준다는 사실만으로도 위로가 되기 때문일까요?

오늘도 그의 글에는 사진이 들어있습니다. 가장 성실하고 꼼꼼하게 수업을 준비하는 사람은 바로 신용호 대리입니다 그는 역시 글쓰기도 댄디 합니다. 물론 그의 글을 읽고 있자면 입가에 웃음이 번지다 못해 새어나옵니다. 생동감 있는 전개와 다양한 소재, 참신한 제목은 늘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글을 다 쓴 후, 운전하며 카톡 날리는 세심함으로 퇴고만 좀 더 신경 쓴다면 좋은 글 쓰실 겁니다. 잊지 말자, 퇴고는 삼세번입니다.

 

그녀는 오늘도 맛깔나는 솜씨로 글쓰기를 버무립니다. 매회 글쓰기에 탄탄한 자료조사가 녹아나 늘 풍부한 정보를 담고 있는 글은 박인향 주임의 장점입니다. 단 너무 많은 정보를 담아 표현하려는 욕심이 화를 일으킵니다. 때론 과감히 버릴 줄도 알아야 합니다. 이제 아셨으니, 우리 움켜쥐며 살지 말아요.

늘 수줍은 모습의 해규 선생님. 혹시 제 눈에만 그렇게 보이는 건가요? 이 사람의 글에는 그 수줍음이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카레라이스의 맛’ 라는 제목의 글은 모든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는데요. 모두가 카레라이스와 함께 엄마를 떠올렸기 때문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 편, 그 다음 편 글을 기대하게 만드는 해규 샘의 글. 앞으로도 계속 읽어볼 수 있다면 좋겠어요.

 

소소한 재미가 넘치는 시간

이번 글쓰기 교실에는 홍보팀의 나름의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언제까지 홍보팀에서만 글 쓸 수는 없다는 생각에 직원교육이 절실했습니다. 글쓰기 교실 모집 공고를 벽에 붙였습니다. 회유와 반 강제 사항도 집어넣었습니다. 사람들이 꿈쩍이지 않습니다. 하여, 상상할 수 없는 간식 제공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집어 들었습니다.

첫 시간부터 멀리 코스트코를 다녀와 피자와 베이크, 쿠키를 제공했습니다. 그리고 홍보팀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생각보다 사람들의 간식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돌려야 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숙제에 대한 부담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정도 먹혔습니다. 글쓰기가 있는 날이면 여기저기서 숙제를 아직 제출하지 못한 사람들의 한 숨 소리와 빠르게 두들기는 자판 소리가 들립니다. 왠지 모르지만 그냥 기분이 좋아집니다.

아, 간식은 늘 제공했습니다. 동네 카페에서 커피와 샌드위치를 주문했습니다. 전화만 하면 되니까요. 전화 버튼을 누르는 하는 맘이 한결 가볍습니다.

 

 강사들에 대한 자평 혹은 자뻑

이번 글쓰기 교실을 준비한 홍보팀 직원들은 긴 호흡으로 강의를 준비했습니다. 아시잖아요. 글쓰기가 단번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요. 글쓰기 교실을 준비한 유헌 주임은 글쓰기 전에 가장 기초가 되는 얼개를 잡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뼈대가 없으면 금세 길을 잃어버리고 말거든요. 하도 강조해서 이제 조금 각인이 된 것 같아요. 또한 한 문단 안에 한 가지 주제만 쓰는 것도 재차 강조했답니다. 후반기 바통을 이어받은 박이근정 대리는 ‘글쓰기는 국어를 알아도 절반’ 이라며 오자, 주술관계, 문장부호 등 우리가 쉽게 실수 하는 것을 지적했습니다. 뭐, 돌아보니 훌륭한 강의가 아닐 수 없습니다. 탄탄한 지식과 타고난 말빨로 청중을 휘어잡은 두 사람입니다.

이제 글쓰기 교실은 끝났지만 언제든지 저희를 찾아주세요. 평생 A/S 해드립니다. 청출어람 하셔야죠!

 

이제 ‘글빨’ 좀 돋으시나요.

아인슈타인부터 소크라테스까지 다양한 주제의 글로 우리를 눈을 즐겁게 해줬던 장완영 주임도 있습니다. 쭉쭉 엿가락처럼 늘어질 수 있는 글을 툭툭 잘라 먹기 좋게 배열하는 것은 그만의 장점이기도 합니다. 또한 다른 사람 글에 가장 많이 ‘지적질’을 하기도 했는데요. 괜찮습니다. 본인도 욕 많이 먹었으니까요.

본인의 이야기로 글을 써 내려갔던 영철 주임의 글에서도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우리 중 누구도 경험하지 않은 생생한 이야기는 글의 소재로 적당합니다.

실은 누가 글을 잘 쓰는가. 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그게 목적은 아니었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선생이 되어 자유롭게 글에 대해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거든요. 그렇게 매주 2시간씩 함께 모여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4주간 각자 쓴 글을 모아보니 꽤 됩니다. 이거 그냥 묵히기가 아깝습니다. 하여 ‘닮고 싶은 청년, 우양’ 블로그에 공개합니다. 이분들의 글이 궁금하신 분들 놓치지 마세요.

앞으로 우양 홈페이지를 통해 ‘글빨돋는’ 글 맛 좀 보시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