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양빌딩 옥상에서 바라 본 8월 말의 하늘은 높고 그윽하기까지 합니다. 우양 즐거운 텃밭 농사꾼 장완영 주임은 아침부터 분주합니다. 오늘 옥상 텃밭 가을 작물을 심는 날이거든요.

청년 자원봉사자들과 어르신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옥상텃밭에 저도 오랜만에 올라가봤습니다. 꾸리한 냄새가 코끝을 잡아 흔듭니다. 묵은 흙을 갈아엎고 퇴비와 섞어주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냄새의 주인공은 퇴비였습니다. 사진만 찍을 수 없어서 팔을 걷어붙이고 일손을 도왔습니다. 짚신에 밀짚모자까지 썼습니다. 외모만 보며 촌녀자 다름없습니다.

 

먼저 상자 텃밭에 흙을 골고루 섞어 줍니다. 그리고 며칠 전 미리 구입한 무, 배추 모종을 정성스럽게 상자에 옮겨 심습니다. 흙은 너무 깊게 파도 안 되고 가운데 흙이 고이면 모종이 썩을 수 있으니 정말 애기 다루듯 해야 합니다. 생명을 다루는 작업은 이토록 섬세해야 하나봅니다.

 

 

다 심은 텃밭은 일렬로 가지런히 줄 맞춰 놓으니 보기 좋습니다. 시원하게 물을 듬뿍 주는 것도 잊으면 안 됩니다.

 

 

열심히 일한 청년들 등줄기에 땀이 흘러 내립니다. 그래도 올 가을에 김장 걱정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뭐, 무, 배추가 걱정 없이 자라준다면요.

 우양재단 옥상 텃밭은 언제나 개방되어있습니다. 자원봉사든, 후원자든, 혹은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든 상관없습니다. 혹시 압니까. 가을 수확 무렵 지나가시다 들리시면 배추 한 포기, 무 한 개 가슴에 안겨드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