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로얄코리아 대표 윤선해(42)>

 

 

[미소를전하는사람 vol.45] '호퍼맨의밥상'뒤엔 그녀가 있다.

 

일단 시작한 일은 끝까지 이어가고 싶어요. 물론 어려움이 있겠죠. 그래도 제가 이 회사 대표인데 한번 뱉은 말은 지켜야 하잖아요. 어르신들에게 전하기로 한 후원금도 앞으로 쭉 지속 될 수 있도록 노력할거에요. 그게 제 신념이에요.”

 

윤선해씨는 커피 로스터와 그라인더를 판매하는 후지로얄코리아를 운영하고 있다. 카페가 많기로 소문난 세련된 동네에 회사가 위치하고 있지만 회사 앞 골목에는 폐지를 줍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쉬지 않고 오고간다.

 

회사에서 나오는 폐지를 정리해서 앞에 내어 놓으면 금세 없어지곤 하더라고요. 가끔씩 위험하게 길을 건너는 모습을 보거나 너무 춥거나 더운 날에도 리어카를 끌고 다니시는 걸 보면 생각이 많아지곤 했었어요.

저분들은 자녀가 있을까? 자녀가 있다면 이렇게 다니는걸 아실까? 소일거리로 나오시는걸까? 아니면 이렇게 번 돈으로 생계를 꾸려가시는 걸까?’

어떤 날에는 컵라면에 따뜻한 물을 부어서 드시고 가시라할까 생각했던 날도 있죠.”

 

다른이에게는 그저 스쳐가는 풍경이 유독 마음을 두드릴 때가 있다. 그녀에게는 폐지를 줍는 골목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그러했다. 한 끼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다는 마음이 오래도록 가슴 한켠에 남아있었다.

 

동네를 산책하다 우연히 푸드스마일즈 우양사무실을 보게 되었어요. 이곳은 무엇을 하는 곳인가 찾아봤는데 폐지 줍는 어르신들에게 밥상을 차려주는 사업이 있더라고요. 그걸 본 순간 제 가슴에 답답하던 것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후원하기로 결심했죠.”

 

 

                                                                          <'호퍼맨의밥상'이라는 이름으로 나가는 푸드스마일즈 먹거리꾸러미>

 

3만원이면 어르신 한분에게 쌀, 잡곡, 계란 등으로 구성된 먹거리꾸러미를 전달할 수 있다고 하였다. 처음부터 큰 금액을 욕심내지는 않았다. 하지만 꾸준히 할 방법을 고민했다. 후지로얄코리아에서는 커피 로스터와 그라인더를 판매한 업체들에 사후서비스를 진행하는데 그 수익금으로 후원을 진행한다면 꾸준히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회성 후원을 할 수 도 있었지만 꾸준히 후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우리가 지원할 수 있는 어르신이 몇 분이 될지 결정해야했고 직원들도 함께 호응할 수 있게 진행하고 싶었어요. 우리가 번 돈의 일부가 좋은 일에 쓰이고 있다는 것을 직원들이 느끼게 하고 싶었어요. 함께 하지 않으면 지속 할 수 없으니까요.”

 

이러한 결심은 후원을 개인의 것으로 만들지 않고 회사의 문화로 삼았다. 이 일에 호퍼맨의 밥상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친근하고 귀여운 캐릭터도 만들었다. 함께 하면 즐겁게 오래 할 수 있을 거라는 그녀의 예상은 적중했다. 어르신들에게 쌀과 먹거리꾸러미가 전달되는 사진과 소식을 들을 때마다 직원들은 즐거워했고 동시에 뿌듯해했다. 동시에 직원들과 관리하는 업체에 좋은 취지를 알릴 기회가 될 수 도 있었다.

 

거래하는 업체들도 호퍼맨의 밥상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귀가 쫑긋해서 들어요. 반응도 좋고요. 물론 회사 이미지도 좋아지고요. 그 사람들이 당장 이 일에 돈을 내어 놓거나 하지 않아도 그들에게 유의미한 계기가 생기면 그들도 이 일을 떠올릴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그들의 상황에 맞는 나눔을 할 수 있을 거고요. 그런 좋은 아류들이 생겨난다면 그 것 또한 신나는 일이죠.”

 

 

                                                                             <'호퍼맨의밥상'먹거리꾸러미를 받으신 자원봉사자와 독거어르신>

 

최근에 호퍼맨의 밥상으로 진행되는 후원금이 증액 되었다. 그녀는 얼마 안된다 말하지만 이미 호퍼맨의 밥상이라는 이름으로 지원받고 있는 독거노인의 수가 꽤 늘어났다.

괜히 거창하게 말하는 것 같지만 다만 몇 분이라도 더 건강한 밥상을 받아 보실 수 있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져요. 그뿐이에요. 결국 내 만족이죠. 내가 회사에서 우리 직원들하고만 잘 먹고 잘 사는 것 외에 이런것도 했었지하고 기억할 수 있는 게 있다면 그것이 내 삶에 큰 힘을 주는 것 같아요. 내가 내 주위의 이웃을 몇 분 더 돌볼 수 있고 그 것이 우리 지역사회 전체에 퍼진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훨씬 더 행복해 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