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양재단이 있는 마포구에는 흥미로운 단체나 기관들이 여럿 있습니다. 대학생이 가장 신뢰하는 신문으로 꼽히는 한겨레신문사도 마포구 공덕동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옆에 두고도 가보지 못했던 한겨레신문사로 3/4분기 기업체 방문이 정해졌습니다. 내심 기다렸던 기관이었던 만큼 반가운 마음으로 집결지로 향합니다.

한겨레신문사 건물은 길 저편에서도 한눈에 들어옵니다. 네모반듯한 건물들이 가득한 서울 시내에서 여러 가지 도형의 조합처럼 보이는 건물은 참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그뿐 아닙니다. 시멘트를 뿌려 놓은 것 같이 거칠거칠한 벽면위에는 넝쿨이 뒤덮고 있습니다. 이날 우양재단 청년들의 견학을 인솔해준 서기철 팀장님은 제일먼저 이 건물에 대한 인상을 물어봅니다.

“음.. 멋있어요.”

“좀 괴상해보이기도 해요. 밤에 있으면 무서울 것 같아요.”

“건물 구석구석을 다 가보고 싶어요. 신기하게 생겼어요.”

우양청년들은 다양한 대답을 내놓습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한겨레신문사는 국민들의 모금으로 만들어졌어요. 우리사회의 많은 부조리들을 국민들 스스로 밝혀야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죠. 여전히 밝혀지고 바뀌어야할 부조리가 많은 이 사회에서 우리만 네모반듯하고 매끈한 건물에서 일할 수 없다는 한겨레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건물 구조에요.”

서기철 팀장님의 간단한 설명에 우양청년들은 한겨레신문사에 들어서자마자 한층 더 진지해 집니다.

 

 

 

 

이제 세미나실에 모여 한겨레신문사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듣습니다. 한겨레신문사의 역사부터 신문이 만들어져 배포되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보며 신문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배워갑니다.

이날 기업체탐방에 함께한 우양청년들의 대다수는 탈북청년들이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한겨레평화연구소 김보근 소장님은 우리 청년들을 만나고 싶다며 한 걸음에 달려오셨습니다.

 

 

 김보근 소장님이 생각하는 한국사회에서의 한겨레신문사의 의미에 대해서 들었습니다. 소탈한 질의응답시간도 가졌습니다.

“신문이 잘 팔리나요? 요즘 같은 인터넷 사회에서 종이신문이 앞으로도 잘 팔릴 수 있을까요?” 찬이가 담담하고 용감하게 질문합니다.

“그래요. 지금 학생이 무척이나 가슴 아프고 원론적인 그러나 중요한 질문을 해줬네요. 물론 신문은 예전만큼 잘 팔리지는 않아요. 예전에는 전국에 20~30%의 가정이 신문을 구독하지 않는 가정이었지만 지금은 딱 그만큼만 종이신문을 구독하고 있거든요. 이건 우리 신문사뿐 만 아니라 모든 신문사가 겪고 있는 문제지요. 그러나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종이신문을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터넷으로도 많은 기사들을 볼 수 있지만 그 기사들은 대부분 여러 신문사의 기사들이 섞여있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혼란스럽거든요. 종이신문은 하나의 기조와 가치로 구성되어 사회를 좀 더 심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작용이 사회의 이슈를 만들어낼 수 있는 데 그건 무척이나 중요한 일이예요.”

사실 우리 청년들도 종이신문을 구독하는 문화가 낯선 세대입니다. 넘쳐나는 인터넷기사들로 그것이 필요하다고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젠 개인을 넘어선 사회의 측면에서 종이신문이 여전히 필요한지 생각해볼 때입니다.

 

 

김보근 소장님과의 시간이 끝나고 이제 각 부서를 둘러보는 시간입니다. 마침 윤전기가 작동되는 시간이어서 가장먼전 윤전부에 갑니다. 수도 없이 많은 신문들이 찍혀져 나오는 모습이 놀라웠습니다. 말 그대로 갓 나온 따끈따끈한 신문이었습니다.

윤전부를 나와 편집국 사무실로 향하는 복도에는 한겨레신문사의 주주인 여러 국민들의 이름이 동판에 새겨져 있습니다. 한겨레신문사를 새워준 국민들의 마음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 같았습니다. 편집국에는 다양한 일을 하는 직원들이 있었습니다. 이날 특히 학생들이 흥미롭게 관찰한 부서는 미디어디자인부입니다. 다양한 기사를 독자들이 읽기 편리하게 편집하고 조정하는 일을 합니다. 가판으로 만들어지기 전에 컴퓨터를 통해 작업하는 과정을 직접 보았습니다. 지역에 따라 인쇄하는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지역마다 편집이 다르거나 추가되는 기사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좋은 기사를 쓰는 것만큼 그 기사를 보기 좋게 디자인하여 신문으로 만드는 일 또한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새롭게 배우고 갑니다.

 

그 외에도 한겨레신문사 구석구석을 둘러보며 신문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설명을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옥상에 올라왔습니다. 입구와 마찬가지로 옥상에도 정원이 있습니다. 몇몇의 직원들이 차를 마시거나 이야기를 하면서 휴식하고 있었습니다. 우양청년들도 탁 트인 옥상에서 시원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오늘의 일정을 돌아봤습니다. 각 부서를 둘러보면서 궁금했던 점을 물어보고 서로의 느낌을 나누었습니다.

“신문을 찍어내는 큰 기계가 돌아가는 것도 신기했고 신문사에 기자 외에도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전에는 종이신문이라는 것에 관심이 없었는데 이젠 궁금해지기 시작했어요. 집에 돌아가면 다시 생각해 봐야겠어요. 신문을 읽는 다는 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줄 수 있는지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