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습생 탐구생활

▲ 우양 소회의실에서 밝에 웃는 신동민 군


지난 1~2월 우양에 찾아온 손님은 바로 실습생들입니다. 가장 바쁜 시즌에 우양에 와서 죽도록 고생한 실습생 선생님들 덕에 우양 사무실은 늘 꽉 차는 느낌이었습니다.
독거어르신 집에 매일 같이 방문해 할머니들의 생활 모습을 살피고 돌아와서는 보고서 작성을 하고. 매일매일 똑같은 일과 였지만 늘 밝게 일 해주신 실습생 선생님들 입니다.

실습 기간중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은 "다녀오겠습니다."
외근이 잦은 탓에 늘 다녀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훌쩍~ 몇몇 선생님들은 실습생 얼굴보도 뒷 모습을 더 자주 봤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는 모습

오늘 우양 실습 마지막 날. 우양을 떠나며 실습생 탐구생활이라는 명작을 남겨주고 떠나신 두분 실습생 선생님들. 잊지 못할 거예요. 우양에 자주자주 놀러오세요.
 
                                   ▲ 앉아있는 모습에서 조차 포스가 느껴진다. 장하다~우리 실습생


아래는 실습생 탐구생활 전문입니다 . 마음의 긴장을 풀고 감상하세요~


실습생 회사 몰라요.
회사도 실습생 몰라요.
작은것부터 모든 게 신기한 실습생 탐구생활이에요.

실습생이 바늘구멍보다 좁다는 인턴자리를 꿰차고 첫출근을 하는 날이에요. 사무실로 걸어가는 길에 실습생의 머릿속에는 드라마 한편이 그려져요. 여자 선생님들은 어떻게 생겼을까? 예쁠까? 천사처럼 착할까? 내친김에 드라마 단골메뉴인 사내 연애의 핑크빛 로맨스까지 기대를 해봐요.
드디어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이런 우라질네이션! 이 팀에는 호랑이도 한 손으로 때려잡을 것 같은 우중충한 남자 선생님만 셋이에요. 다른 인생들에게는 리틀 션샤인이 내려쬐는데 왜 내 인생에만 먹구름들이 몰려다니는지 미치고 팔짝 뛰겠어요. 하지만 실습생은 실습생다운 샤방한 미소로 선배님들께 정중히 인사를 건네요.

실습생은 처음으로 할머니 집에 방문하게 되었어요. 주소가 적혀든 종이를 들고 당당하게 거리를 나섰거만, 오, 마이, 갓! 이 골목이 저 골목 같고, 저 골목이 이 골목 같아요.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걷다보면 언젠가는 나올까 싶지만, 이러다 해지겠어요. 어디나 척척 찾아다니시는 우체부 아저씨에게 무한 존경을 느끼는 순간이에요.

겨우 물어물어 약속 시간이 조금 늦어서야 할머니 집에 도착해요. 할머니가 반갑다면서 내 손을 덥썩 잡으세요. 이런 어리버리 초보 실습생에게도 정을 주시는 할머니의 손길에 감동의 쓰나미가 가슴을 덮쳐요. 야쿠르트도 꺼내주세요. 과일도 깍아주세요. 내가 도와드리러 온건지, 대접 받으러 온건지 모르겠어요. 내가 드리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따뜻함을 받고 돌아가요.

하지만 돌아가는 길에 사무실에 가자마자 방문 일지를 작성할 생각을 하니, 잠시 떠났던 먹구름이 다시 머리 위로 몰려오는 것 같아요.

우양은 일이 엄청 많아요. 해도해도 끝이 없어요. 오병이어의 기적처럼 끝났다 싶으면 어디선가 일이 끊임없이 솟구쳐요. 게다가 오늘은 실습생 중간 평가가 있는 날이에요. 학교만 졸업하면 중간고사 중간시험...등등 중간에 날 시험에 들게 하는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일 줄 알았는데 그건 한낱 꿈이었을 뿐이에요. 오랜만에 느껴보는 긴장에 심장이 쫄깃쫄깃 해지는 것 같아요.  첫 사회생활의 평가를 누구보다 멋지게 받고 싶은 생각이 앞서요.

어느덧 시계를 보니 4시 50분이에요. 만세! 만세! 만만세! 10분후면 퇴근이에요, 야근을 밥 먹듯 한다는 선배님들은 아직도 일 삼매경에 빠져있어요. 안타까워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은 굴뚝이지만, 내 손은 어느새 가방을 싸고 있어요. 난 그저 실습생일 뿐이니까요.

이상 우양에서 실습한 실습생의 탐구생활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