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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교동 배움터가 요란하다. 여기저기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환하게 밝힌 불빛. 낯선 얼굴들이 하나둘씩 배움터로 모여든다. 오늘은 친환경 먹거리를 주제로 하는 돌봄 세미나가 있는 날이다. 장소가 장소니만큼 여느 세미나의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다. 경쾌한 음악이 그렇고 손님 초대 상차림도 젊은이스럽다. 자유롭게 서서 이야기 나누며 음식을 먹기 시작하니 점점 사람들이 늘어난다.
첫 번째 강의를 맡은 한 살림 이근행 단장이 급하게 뛰어 들어온다. 오늘 강의를 위해 퇴근도 일찍 한 모양이다. 혹시나 늦을까 부랴부랴 준비하고 나오셨을 모습을 생각하니 그저 감사하기만 하다. 이번 세미나를 준비한 장완영 주임의 환영인사를 한다. 드디어 강의 시작. 첫 번째 질문부터 대차다. 궁극적으로 안전한 먹거리는 어떤 것인가?
이근행 단장은 우리가 먹는 먹거리의 대부분은 에너지(석유)에 의존하고 있으며 그것이 바로 기후변화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일갈했다. 우리는 음식을 먹으며 에너지를 얻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먹거리를 얻기 위해 쓰는 에너지가 만만치 않다는 사실이다. 실제 우양도 옥상에 상자 텃밭을 조성해 놓았는데 그 상자의 원료가 바로 석유라는 사실은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부분이 분명하다. 현재 우리는 에너지 낭비적인 농사를 짓고 있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 진다.
철없는 과일
어린 시절에 딸기를 먹으려면 5월이나 돼야 먹을 수 있었던 기억이 난다. 근데 지금은 어떠한가! 마트에 가보면 한겨울에도 딸기, 포도 등을 먹을 수 있다. 제철과일 이란 말은 옛말이 돼 버린 지 오래다. 말 그대로 철없는 과일이다. 이 철없는 과일들이 시장에 나오기 위해서 엄청난 연료를 사용했다고 하니 그저 기분 좋은 일일 수많은 없다.
땅에 밀착한 삶을 살아라
그렇담 정말 안전한 먹거리는 무엇이겠는가! 지구적인 차원에서 세대를 이어 먹을 수 있는 대안적인 먹거리는 바로 직접 길러서 먹는 방법이란다. 요즘 많이 화두가 되고 있는 가까운 지역에서 직접 생산하는 로컬푸드야 말로 대안적인 먹거리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두 번째 강의는 한 살림 식생활교육 강사인 이대경 선생님이 맡아 주셨다. 청주로 귀농하셔서 살고 계시다는 이대경 님은 해외의 다양한 사례를 소개했다. 그 중 인상적인 것 하나를 소개하자면 캐나다의 Grow a row, Share a Row라는 프로그램이다. 말 그대로 한 줄 나누기 인데, 내가 작물을 길러낸 후 한 뿌리(포기)를 나누는 거란다. 가만히 듣고만 있으니 관심이 생긴다. 내가 키우는 작물 중 극히 작은 하나를 나누는 것은 실은 아주 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심전심이랄까 세미나에 참여한 젊은 사람들부터 주부들까지 공감한다는 반응이다.
세미나 분위기가 점점 무르익어 갈 때 즈음 사람들이 삼삼오오 둘러앉아 그룹으로 본인들의 생각을 나누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여기저기 웃음소리가 들린다. 다른 세미나에서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다. 질문은 이랬다. ‘잘 먹고 잘 살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토의가 끝난 후 간단히 발표하는 시간에 번뜩이는 답변들이 재밌기까지 하다. ‘자연식을 먹고 배출을 잘 하고 마음이 통하는 이들과 같이 살자.’ ‘급하지 않게 여유 있게 살면 된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아주 단순한 진리가 들어나는 순간이다.
물론 중간 중간 참가자들의 흥을 돋우기 위한 경품 추천도 있었다. 친환경 먹거리와 관련된 세미나다 보니 그런류의 책들이 경품으로 등장했고, 참여한 사람이 모두 선물을 가져갈 수 있게끔 넉넉히 준비됐다.
강의 중간에는 우양 옥상 텃밭인 즐거운 텃밭을 2년 동안 정성스럽게 가꾼 장완영 주임의 텃밭 소개가 있었다. 아침마다 물주고 혹여 바람에, 더운 햇볕에 쓰러질까 지지대 세워주고, 달걀 껍질.담배재.식초 등 친환경 퇴비를 만들어 뿌리는 등 지난 2년 동안 여름이면 어김없이 얼굴이 새까맣게 타버려 우양직원들 사이에 농사꾼이라 불리는 이야기에 사람들 얼굴에 웃음이 핀다.
세미나는 끝났다. 2시간 반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우리가 얻은 정보와 지식은 실로 많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그냥 이대로 삶의 자리로 돌아가 똑같이 살 것인가 아니면 좀 다른 삶을 살 것인가. 결국 우리의 선택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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