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목회, 지역과 하나되어 가는 교회’ 라는 주제로 농어촌 사례세미나가 지난 22일 cts 컨벤션 홀에서 진행됐다.

총 2개의 주제 강연과 4개(지역일반. 노인. 아동. 청년)의 사례발표로 이루어진 이번 세미나는 농어촌이 더 이상 소외의 공간이 아닌 생명 있는 목회 현장임을 확인하며 실제 지역 속에서 살아가는 목사들의 생생한 사역 이야기로 채워졌다


차흥도 목사(농촌선교훈련원 원장) 는 주제 강연을 통해 ‘이천년 전 갈릴리 변두리 마을에 예수는 어떠한가!’ 라는 질문을 던지며 현재 도시 중심의 주류 기독교를 날카롭게 비판했다.

차목사는 “예수가 예루살렘에서 사역한 기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시골과 지방에서 주로 일하셨다.” 며 도시를 벗어나 더 효율적일 수 있는 지역에서 복음을 전하신 예수의 삶 행적으로 기억할 것을 강조했다

이어서 박용철 목사(구만리 교회/총회농촌선교센처 원장) 는 성장 중심의 전통적 목회 패러다임을 지적하며 농촌 마을사람들을 교인, 비교인으로 나누는 등, 교회중심(거룩한 공동체)에서 마을 사람들을(세속회된 집단)으로 바라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한 이제는 교회 중심의 목회가 아닌 지역사회(마을)을 살리는 목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교단에서는 연 예산 이천만원으로 교회의 자립과 미자립을 구분하고 있며 구만리교회는 년 예산 4천오백만원으로 행정상으로 자립으로 분류되지만 실제 자립과 미자립을 구분하는 근거가 타당하지 않다는 문제점을 제기하기도 했다.

주제 강연이 끝나고 본격적인 사례발표에 앞서 경기도 김포시 능동교회 월곶어린이공부방 아이들의 관현악 합주가 있었다. 능동교회는 우양재단이 2008년부터 지원해 온 교회로 아이들을 돌보기 힘든 지역 아이들에게 공부방을 통해 교육과 학업의 기회를 제공해왔다. 최근 몇 년 전부터 어린이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음악적 소양을 기르게 하는 등의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본격적인 사례발표는 경상남도 함양군 지리산 자락에 있는 산들교회 노재화 목사의 발표로 시작됐다. 산들교회는 독거노인이 전체 가구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지역적 특성과 기존 개신교회를 다니다 실망한 냉담자들이 귀농자들이 모여 있어 다른 지역과는 다소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마을 신문 만들기,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 목욕탕을 리모델링해 활용하고 ‘착하고 공정한 여행’ 이라 이름 한 지리산 둘레길 안내 등의 사역을 마을과 함께 만들어가 가고 있다.

또한 농촌 지역이다 보니 땅을 돌보고 생명을 짓는 농사야 말로 교회가 지역과 함께 일구어 가야 한다고 피력하며 조만간 700평의 밭을 구입하여 귀농자들과 조합형태의 농사를 지을 예정이라고 했다. 바라기는 산들교회가 기존 원주민들과 귀농자들 사이의 다리 역할을 잘 해서 마을을 활기 있게 만들어 많은 이들이 떠나갔지만 다시 돌아오는 마을로 변화되기를 기대해본다.

 

전라남도 완도. 거기서 배를 타고 다시 30분을 더 들어가야 하는 보길도에 보길중앙교회는 작은 섬마을 노인들의 배움터로 활용되고 있다. 류영구 목사(보길중앙교회)는 보길도꿈꾸는 학교의 원장이다. 저녁 6시가 넘으면 학생들이 한 명 두 명씩 교회, 아니 학교로 모여든다. 류영구 목사가 들어오면 모든 할머니들은 82세의 반장 할머니의 구령에 맞춰 원장님께 인사를 하고 이내 1교시 수업이 시작된다. 손주들에게 무식하다는 소리 듣기 싫어 느즈막이 한글을 배운다는 할머니들. 성경 구절로 받아쓰기를 하면서 내 죄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이야기에 ‘아멘’으로 화답하는 센스도 있지 않는다.

류영구 목사는 이들의 영혼 구원을 위해 밤낮 기도하지만 아직 보길도꿈꾸는학교 학생 중 한명도 교회에 나오지 않는다. 과연 구원이란 무엇인가. 이 할머니들은 이미 어느 누구보다 예수를 알고 예수를 만났고 예수를 느끼고 있지 않겠는가.

세 번째 사례발표자인 이원목 목사(군위교회)는 마을에서 공부방과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한다. 2008년 7월 처음 부임해 내려간 군위교회는 교회 건물 자체가 없었다. 기도만 하고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마을잔치, 장례식을 찾아다니며 마을 사람들과 친분을 나누고 김치를 담궈 전도지를 넣고 집집마다 일일이 방문해 전도도 했다. 마을 사람들은 느렸지만 조금씩 반응하기 시작했고 이 목사 딸아이의 친구 부모가 교회에 등록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거기 좋은 일 많이 한다면서요.” 라는 인사치례라고 하기엔 다정한 인사를 받을 정도니 군위교회가 명실상부 지역과 하나 ‘된’ 교회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마지막 사례발표는 새벽이슬이라는 기독청년 모임의 ‘청년 주제’ 발표였다. 새벽이슬팀은 1999년부터 매년 여름마다 충청북도 보은군을 중심으로 선교농활 활동을 해왔다. 올 해는 우양 청년프로젝트에 선정 되 총 32명의 청년들이 농촌을 방문했다. 10년 넘게 해온 농활에는 이들만의 규칙이 있다. 바로 ‘새참’ 이다. 이들은 새참을 주는 가정의 일은 돕지 않는다. 새참을 주지 않아야만 바지를 걷어 부치고 밭에 들어가 피를 뽑는다. 젊은 손길이 많이 필요한 농촌 지역 봉사를 통해 농촌선교의 한 부분을 감당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농촌과 도시 청년들의 연결필요성을 절감할 수 있었다.

이번 세미나를 총 기획하고 진행했던 농어촌 섬김팀의 손삼열 과장은 “농어촌 사역 현장은 결국 농어촌 교회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닌 한국 기독교가 함께 고민하고 풀어가야 할 과제입니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농어촌 목회가 지역 속에 깊이 녹아나고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를 통해 많은 이들이 농어촌 목회에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