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화창한 어느 봄 날, 우양 나들이가 한창이던 때다. 갑자기 어느 한 어르신께서 흰 봉투를 불쑥 들이 밀이셨다. 꽤나 두터운 봉투여서 여쭤봤다. 대뜸 그 어르신은 돈 없는 대학생에게 요긴하게 사용해달라고 하신다. 열어보니 노란 고무줄에 감겨진 만원 지폐가 100장이다. 그 이후로 매 번 나들이 때 마다 100만원 씩 기부해주신다. 그 분은 우양 쌀 가족 대상자 이면서 우양 후원자이신 양덕순 어르신이다. 그 어르신을 찾아가 보았다.

 

Q.처음에 우양을 만났던 때를 기억하시나요?

A.기억하지. 내가 옛날 공공근로일 할 때 갑자기 나이가 많다고 일을 나오지 말라고 하더라고. 그렇게 되니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할지 막막했었어. 많이 속상했었는데 그때 누가 쌀을 주겠다고 날 찾아왔어. 그게 우양이었지. 지금까지 쌀을 매달 우양에서 받고 있어.

 

Q.우양을 알면서 기억에 남는 일?

A.무엇을 딱 한 가지 꼽을 수 가 없어. 명절 잔치도 즐겁고 나들이도 너무 좋아 그리고, 매 번 날 찾아오는 우양사람들을 만날 때 마다 행복해.

 

Q.기부를 하시게 된 계기나 이유?

A.내가 어렸을 적에 집안이 가난해서 공부를 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지. 남들 학교 갈 때 난 남에 집 식모일을 했어. 그 때 공부를 하지 못한 원한이 지금까지 남아있어. 지금은 내가 93세야 너무 늙어서 공부를 하려고 해도 이젠 늦었지. 그러던 중에 돈이 없어서 학교를 못가는 어느 한 대학생 이야기를 들었지. 나처럼 돈 없어서 공부를 못하는 아이가 있다는 말에 도와주고 싶었어. 많이 적지만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돈이 모이게 되면 우양에 기부를 했어. 돈 없어서 중도에 학업을 포기해야만 하는 학생들에게 써달라고 했지. 내가 기부한 돈으로 학생이 학교를 잘 다녔으면 좋겠어.

 

Q.후원금은 어떻게 모으셨나요?

A.내가 지금도 어렵다 보니 나라에서 돈이 조금씩 나와. 그걸 잘 쓰지 않고 조금씩 모아 100만원이 모이면 우양에 기부를 했지. 이렇게 모을 수 있는 것은 내가 어디 크게 아프지 않아서야. 다행히 큰 병이 없어서 돈 쓸 일이 그리 많지가 않아 후원을 할 수가 있었어.

 

Q.잠재적 후원자 그리고 후원자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A.많이 약소해서 부끄럽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딱 하나 있어. 헛돈만 안 쓰면 돼. 나보다 도움이 더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치 있게 돈을 쓰면 분명 나처럼 기분 좋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