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교육]태랑초등학교에서 북한의 맛을 만들다 - 요리로 북한 알기(두부밥)

 

“이젠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2013년의 절반이 흘렀습니다. 우양재단 평화강사들과 진행하는 평화교육도 그동안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오늘은 노원구의 태랑초등학교에서 평화교육이 있습니다. 태랑초등학교는 이전부터 꾸준히 평화강사들과 함께 교육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어린이들에게 북한과 평화통일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오랜만에 학교에 방문하니 지난번 평화교육 후 어린이들이 쓴 일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일기에는 다양한 생각들이 적혀있었습니다. “탈북한 사람을 처음보아서 신기하였다”, “북한어린이들은 맛있는 것을 못 먹어서 불쌍하다”, “북한을 잘 몰랐지만 이젠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남북이 힘을 모아 통일이 되었으면 좋겠다”로 마무리 되는 일기가 참 많았습니다.

  

 

음식으로 알아가는 북한

오늘의 평화교육 주제는 ‘북한의 음식’입니다. 이론수업과 더불어 북한의 음식을 만들어보기로 하였습니다. 앞치마와 위생모자를 쓴 어린이들이 실과실로 모이기 시작합니다. 오늘 수업을 돕기 위해 온 학부모님도 있습니다. 고사리 손을 거들기 위해 왔지만 덕분에 본인들도 북한음식을 배우게 되었다며 어린이들만큼이나 기대에 찬 모습입니다.

 

 

먼저 사진으로 북한의 음식들을 만나봅니다. 송편, 감자떡, 순대 등등 한국에서 즐겨먹는 음식을 북한에서도 즐겨먹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안에 들어가는 재료나 만드는 방법은 조금씩 다릅니다. 주로 팥을 소로 넣는 송편과 당면이 들어가지 않고 야채를 버무려 채우는 순대는 무척이나 맛깔스러워 보입니다.

 

 

이제 요리시간입니다.

“여러분이 좋아 하는 음식은 무엇이에요?”

“돈가스요” “햄버거가 제일 좋아요” “자장면이요” “피자!!”

어린이들은 잠시도 머뭇거리지 않고 음식이름을 쏟아 놓습니다.

“두부는 어때요? 두부 좋아해요?”

두 번째 질문에 순간 교실이 조용해 졌습니다.

“음. 네! 저는 두부도 좋아해요”

누군가 용기를 냅니다. 그러자 다른 몇몇 어린이들도 두부를 좋아한다며 손을 듭니다.

 

오늘의 실습메뉴는 두부밥입니다. 두부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북한의 일반가정에서도 즐겨먹는 음식입니다. 이 두부를 얇게 썰어 그 안에 밥을 넣어 만드는 것이 두부밥입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두부피를 만드는 것입니다. 두부피는 두부를 얇게 썰어 가운데 밥이 들어갈 곳에 칼집을 넣고 기름에 튀겨서 만들어냅니다. 미리 준비해 온 두부피와 양념장을 어린이들에게 나누어 줍니다. 노릇노릇 튀겨진 두부에 준비된 양념장만 찍어먹어도 충분히 맛있는 조합입니다. 벌써 군침이 돕니다. 따끈따끈한 쌀밥을 한 덩이씩 나누고 준비된 두부피에 밥을 채웁니다. 차근차근 조금씩 채우는 어린이, 푸짐하게 꾹꾹 눌러 넣는 어린이 제각기 자신만의 두부밥을 만듭니다. 그 위에 자신의 입맛에 맞게 양념장을 바르면 두부밥이 완성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어 먹고 싶은 두부밥

다 만들고 나니 유부초밥과 비슷한 모양이 납니다. 어린이들은 각자 만든 요리를 가지고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합니다. 직접 만드니 더 맛있습니다. 친구들에게 자신이 만든 요리를 보여주며 자랑 하기도 합니다. 실습 전에 익혔던 두부밥 요리법을 다시한번 외워봅니다.

 

 

그리고 오늘의 소감을 나눕니다.

“유부초밥이랑 똑같이 생겼는데 유부초밥보다 맛있어요. 근데 양념장을 너무 많이 발랐나 봐요. 조금 매워요. 다음번에 만들 때는 양념장을 조금만 찍어서 먹어야겠어요.”

무조건 많이 가지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자신이 만든 음식의 매운 맛으로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렵지 않아서 잘 만들어 수 있었어요. 집에서 엄마와 다시 만들어볼 거요. 그때는 더 예쁘게 만들어 동생에게도 줄래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사랑하는 사람이 생각나는 것이 역시 인정인가 봅니다. 그리고 마음 뭉클한 이야기도 들립니다.

“나중에 북한친구가 생기면 그 친구랑 두부밥을 나누어 먹을래요. 그럼 그 친구도 좋아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