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들과 함께 일하는 옷걸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남들은 커다란 헌신이 필요한 일이라며 걱정하고, 배고픈 길이라고 우려를 표합니다. 전 그런 편견을 깨고 싶습니다.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만들고, 노숙인들의 자활도 꼭 도울 겁니다.”

 

 

(Do)손 컴퍼니

두 손이 서로 맞잡은 회사로고가 흥미롭습니다. 일하고 싶은 노숙인의 손과 이들을 돕고자 하는 손이 만난 회사임을 의미합니다. 탁월한 작명센스 뒤에는 노숙인 문제에 대한 남다른 관심으로 기업을 시작한 이광수 씨의 땀과 열정이 숨어 있습니다. 사업가의 꿈을 포기할 수도, 노숙인 문제 해결에 대한 열정도 저버릴 수 없었던 광수 씨는 사회적 기업이라는 모험을 택했습니다. 자신의 꿈과 사회적 필요를 하나로 융합한 겁니다.

 

 

 

나눔의 가치를 알게 되면서

 

그는 평범한 대학생이었습니다. 봉사활동에 열심이었다는 점을 빼고는 말입니다. 대학 입학과 함께 활동한 대학연합봉사동아리 버뜨리랑은 광수 씨의 생각을 많이 바꿔 놓았습니다. 가벼운 학습지도로 시작했던 일은, 사랑이 고픈 아이들의 마음을 만지는 일이었습니다. 본인이 무엇을 준다기보다는 서로 주고받는 관계, 특히 봉사와 나눔을 통해 스스로가 받는 것들이 많다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군제대후에는 성균관대학교 SIFE에서 활동을 했습니다. 비즈니스의 긍정적인 힘을 통해 세상을 바꾸자는 슬로건이 제 가슴을 뛰게 했습니다. 소외계층의 삶의 변화를 통해 세상에 의미 있는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일했고, 대학로 소극단의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 프로젝트는 나름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 SIFEStudents in Free Enterprise의 약자로, 비즈니스를 통해 사회적 약자의 자립을 돕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주로 대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지역사회를 발전시키는 비즈니스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대학로 소극단 지원 프로젝트를 통해 그는 사회적 기업에 대한 감을 익혀가기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사회적 기업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사업을 준비하던 즈음에 서울역 노숙인 강제 퇴거가 논란이 되고 있었고, 거리에서 생활하는 그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유럽여행에서 만난 노숙인들이 빅이슈를 판매하는 것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던 기억도 함께 떠올랐습니다.”

 

옷걸이로 사업을 한다고?

 

소외계층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꽤나 다양하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나섭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노숙인들의 문제를 제대로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서울역 주변의 거리 노숙인들을 직접 만나고, 관련 단체를 방문하면서 공부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노숙인들의 알코올 중독, 우울증 등 정신건강 측면과 자활의지 부족 문제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보람을 줄 수 있는 일자리였습니다. 물론 기업으로서 이익도 창출하고, 사회에도 기여해야했습니다.

 

 

그렇게 고안해낸 것이 바로 친환경 옷걸이 프로젝트’. 옷걸이가 돈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을까요? 게다가 이를 만드는 사람들이 노숙인 들이라고 합니다. 주변 사람들은 만류했습니다. ‘그거 해서 돈이 되겠어? 헌신하고, 봉사하는 그런 거잖아?’ 광수 씨는 이런 사회의 시선이 불편합니다.

 

사회적 기업을 하고 싶었는데, 분명 현실적인 장벽이 있었습니다. 경제적인 면이 컸고, 사회적 기업을 보는 시선들이 불편했어요. 제가 봉사단체를 하는 것도 아니고, 기업을 하고 싶은 건데도 그랬어요. 저는 이런 편견들을 비즈니스로 깨뜨리고 싶어요. 그래야 다른 젊은 사람들도 희망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잖아요.”

 

그의 설명에 따르면 프랑스에는 사회적 기업으로 재벌의 반열에 오른 기업도 있습니다. 사업으로 성공할 여지가 있다는 겁니다. 그는 누구보다 열심히 일해 후회를 남기지 않을 생각뿐입니다. 이미 두손 컴퍼니는 소중한사람들이라는 노숙인 쉼터와 연계해 일을 시작했습니다. 자활의지가 있는 노숙인들과 옷걸이를 만들고, 거기 들어가는 종이에 광고를 넣을 생각입니다. 이미 만 삼 천여개를 만들었습니다. 현재는 열심히 광고주를 찾는 중입니다.

 

사회적 기업도 결국은 기업입니다. 일반 기업과는 다르지만 비영리 단체와는 성질이 다릅니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관심이 있지만, 수익을 창출해서 지속가능한 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옷걸이 백만사태를 꿈꾸다.

 

당장은 옷걸이를 백만 개 정도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빙그레 웃으며 말하는 그의 모습에선 자신감이 느껴졌습니다. 사업에 대한 확신도 보입니다. 그는 정부가 노숙인에게 주는 일자리가 많이 아쉽다고 했습니다. 노동의 대가로 한 달에 30만원 준다고 하면 나설 노숙인이 없다는 것입니다.

 

 

단기적인 일자리는 노숙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지속가능한 일자리여야 합니다. 또 노숙인분들이 거리생활을 오래하셔서 기술이 떨어진 상태인데, 이를 고려한 근로의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

 

옷걸이 프로젝트는 오랜 고민과 시행착오 끝에 나온 결론입니다. 사업 구상 단계에서 헌책을 판매하자는 의견도 있었고, 폐휴대폰에서 광물을 캐내는 안도 제기되었지만, 현실화시키지 못했습니다. 옷걸이 프로젝트를 제대로 끌고 가는 것도 쉽지는 않습니다. 20대의 젊은 사업가가 커다란 기업의 광고주를 상대하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저는 이 일을 오래하고 싶습니다. 그러다보니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생각하고 있어요.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일에 강점을 가진 사람인지 고민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업을 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확고한 믿음? 신념? 을 가지고 싶습니다.”

 

내 가슴을 뛰게 하는 그것

 

이제 두손컴퍼니의 사업은 광수 씨의 혼자만의 것이 아닙니다. 함께 일하는 파트너, 그리고 그 너머에서 일손을 보태는 노숙인들이 있습니다. 그는 책임감보다는 스스로 사회에 뭔가 줄 수 있다는 사실에 더 힘을 얻습니다.

 

누군가 저에게 사회한원이 무엇인가라고 물었을 때 성장이라고 대답한 적 이 있습니다. 내가 가진 것이 많아서 나누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내가 성장하면서 얻게 되는 것을 나누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내가 이 사회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다는 사실도 감사한 일입니다.”

 

그는 지금 하는 일을 재미있다고 표현했습니다. 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강력한 동기가 될 것입니다.

제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이 바로 세상 가장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비즈니스입니다. 전국에 계신 기업인 여러분들 연락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여러분의 광고가 세상을 변화시킵니다.”

(Do)컴퍼니의 또 다른 의미인 행동하는(Do) 을 기대해 봐도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