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발 재정위기로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직격탄을 맞은 영향으로 1월 경상수지가 23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고 한다.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 이후 계속되는 경제 위기가 행여나 나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까봐 자신의 재정상태를 점검하거나, 모임에서 지인과 유식한 용어를 써가며 토론의 장을 열기도 한다.

이처럼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우리가 해야 되는 일은 당신의 소득의 일부분을 나눠주세요, 그러면 행복해집니다!’를 외치는 것이다. 아니 세상에, 회사가 망할 수도 있고, 급격하게 증가하는 이율로 부채를 걱정하고 젊은 나이에 신용불량자가 될 지도 모르는 상황에 말이다. 상황을 논할 시간도 없이 우리는 캠페인 부스와 판넬을 세워가며 어려운 이웃의 소식을 전한다. 사람들에게 시간 좀 되시냐고 운을 띄운 뒤 주변의 독거노인들이나 집안사정으로 인해 학업을 지속할 수 없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지만 사람들은 다 제 살기 바빠 관심이 없다. 추위에 떠는 어르신들을 지켜달라고 아무리 외쳐 봐도 현장에서 우리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은 몇 되지 않는다. 메아리 한 점 없는 그저 그런 외침일 뿐이다.

혹 사람들에게 나눔을 전할 때, 복지혜택도 늘어가고 있는데 이런 것은 왜 하냐며 반문하는 이들을 만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캠페인 장소를 그냥 지나친다. 나눔을 전하는 담당자가 힘들어지는 것은 바로 이때다. 바로 메아리 없는 외침에 대한 회의감 때문이다. 이러한 회의감은 담당자를 작아지게 만들고, 거리의 구걸자의 모습과 자신을 비교하게 만든다. 또한 어느 누구도 먼저 다가와 귀 기울이지 않아 속상해 하거나, 듣는 이 없는 거리에서의 외침과 사무실에 앉아 전화기 버튼 눌러가며 목소리 높여 나눔을 제안하는 것에 대한 정당성과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고민을 하는 것은 이내 사치로 느껴진다. 바로 시간은 흘러 어느새 어르신들에게는 추운 겨울이 돌아왔고, 아르바이트로 정신없는 방학을 보낸 청년들에게는 휴학을 생각하게 하는 등록금 납부 철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는 외침은 구걸이나 호객행위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는 자신의 뱃속을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닌 타인을 살리기 위한 이유가 있는 외침이기 때문이다. 지금 스마트폰으로 이 글을 읽으며 거리를 걷고 있을 지도 모르는 당신, 주변을 돌아보라. 혹시 나눔을 외치는 사람들을 만나거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지 않겠는가?

 우양재단에서는 매년 거리 가두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2년의 첫 거리캠페인은 3월16일(금) 평택역사 내에서 '사회환원청년후원'을 주제로 중앙대학교 안성캠퍼스 학생들과 함께 가두캠페인이 진행하려고 합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