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에 해당되는 글 9건

  1. [평화강의]"한국에서 탈북청년으로 산다는건?"
  2. [닮고싶은청년 vol.33] 함께 성장하는 일이 저를 행복하게 해요 - 청년 김준형 2
  3. [후원자인터뷰]태랑초등학교 진정희선생님을 만나다!

[평화강의]

 

"한국에서 탈북청년으로 산다는건?"

 

 

유네스코 지속가능교육으로 인증을 받은 후 우양평화강의를 듣고 싶어 하는 곳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더불어 그 대상도 다양해지고요. 이번 강의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세계시민교육팀 직원들의 초청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멀게 느껴지는 북한이탈주민을 세계시민의 한 사람으로 만나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날 장진혁 강사가 준비한 강의 제목은 대한민국사회에서 탈북청년으로 산다는 것은?”이 었습니다. 어린시절 탈북하여 대한민국에서 중고등학교를 학교를 다니고 탈북한 대한민국 청년으로 살아온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합니다.

장진혁강사는 베테랑 평화강사입니다. 이미 수많은 초중고학교와 다양한 기관에서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이날의 강의는 유독 긴장이 됩니다.

 

 

오늘은 저의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해요.”

 

장진혁강사는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을 사진을 화면이 띄우며 강의를 시작합니다. 그 동안의 다양한 주제로 강의를 했지만 이번에는 대한민국에서 탈북청년으로 살아온 에 대해 말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삶을 말하자면 가족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한날 한시에 탈북 네 식구가 각자의 나이와 성장배경, 성향에 따라 이 사회에 적응하는 모습이 어떻게 다른지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었습니다. 탈북 과정에서 머물렀던 중국에서의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지금도 적지 않은 탈북자들이 중국, 태국 등 다양한 제 3국에 머물고 있습니다. 신분이 증명되지 않지 않고 언어도 서툰 타국에서 삶은 불안의 연속입니다. 불합리하거나 나쁜 일을 당해도 도움을 구할 곳이 없으니 몸을 사리며 지내는 것이 그들의 최선입니다.

 

 

지금은 이렇게 이야기를 잘하는 장진혁 강사도 학창시절에는 소심한 학생이었다고 합니다. 아직 북한사투리가 남아있던 어린 시절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한국의 교과 과정에 맞춰 공부하는 것이나 넉넉지 않은 경제여건은 물론 그를 힘들게 하는 원인이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힘든 것은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고 주위에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 장진혁 강사에게 필요한 것은 소속감과 친밀감이었으니까요.

 

이젠 시간이 많이 지나 장진혁 강사도 웃으며 그 시절이 이야기를 합니다. 담담히 풀어내는 그의 학창시절이야기에 강의를 듣는 이들도 웃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1시간 남짓한 강의가 끝나고 질의응답시간만 30분이 더 흘렀습니다. 긴 시간의 강의에도 듣는 이들의 눈이 초롱초롱합니다. 진심의 힘입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세계시민교육팀 직원들이 탈북자를 처음 만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렇게 한 개인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그 삶의 어려움을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은 분명 특별한 일입니다. 이번 만남을 통해 알게 모르게 생겼던 탈북자에 대한 편견이 조금씩 그리고 지속적으로 사라지길 바랍니다. 그 일을 위해 우양평화강사들은 꾸준히 노력할 것입니다. 

 

지난 4월 경희대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주최한 청춘콘서트가 열렸다. 신입생과 저학년 후배들에게 선배들이 삶을 나누는 강연회였다. 다섯 명의 선배들은 각자의 경험에 따라 자신만의 이야기를 펼쳐 갔다. 이 자리에서 김준형씨(23)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폴 발레리의 말을 인용했다.

대학에 입학하면서 내가 꿈꾸던 모든 걸 실현해 보자고 결심했어요. 그래서 제 닉네임이 상남자에요. 상상을 실현하는 남자.”

 

 

 

 

상상을 실현하는 남자, 김준형

 

청춘콘서트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어떤 학생자치기구나 학교 차원에서 준비한 행사도 아니었다. 그저 후배들에게 대학생활의 노하우를 전해주고 싶은 다섯 명의 선배가 모여 기획부터 모든 과정을 도맡아 했다.

저도 막 대학에 입학했을 때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 했었어요. 그때 누군가 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강연회를 듣고 도움이 되었다고 말해주는 후배들을 만나면 무척 뿌듯해요.”

시간과 마음을 쏟아 누군가와 함께하는 자리를 만드는 일이 준형씨는 즐겁다. 지난 학기에는 탈북친구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대한민국에 이젠 탈북자들이 많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어 보지 않은 친구들이 대부분이에요. 탈북자들도 마찬가지겠죠. 그래서 우양재단에서 만난 탈북친구들을 2명 초청해서 이야기를 듣고 같이 놀았어요. 맛있는 것도 먹고 놀면서 끝없는 수다를 떨었죠.”

간담회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새로운 친구를 만나기 위해 마련한 시간이었다. 이 시간을 통해 서로가 서로에 대한 편견을 뛰어 넘었다면 성과는 분명했다.

참석했던 친구들의 만족도가 높았어요. 서로에 대한 편견이 많이 깨지는 시간이었고요. 무엇보다 친구가 생겼잖아요. 우리에겐 이것이 가장 좋은 일이예요.”

함께 했던 이들이 만족스럽다니 준비한 준형씨도 기분이 좋다. 그리곤 다음번엔 무얼 하면 좋을지 새로운 고민이 시작된다.

 

 

 

함께 성장하는 일이 저를 행복하게 해요.”

 

처음에는 내 꿈을 실현하는 것에 모든 힘을 쏟았어요. 그러다 문득 주위의 친구들이 보이더라고요. 내가 경험하는 것들을 그 친구들과도 함께 나누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것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나눔에는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준형씨는 자신의 꿈과 열정을 나눈다.

이런 나눔에 대해서 처음 생각하게 된 것은 멘토링이예요. 다른 누군가를 만나 서로의 꿈을 이야기하고 도우며 성장하는 일이 저를 신나게 했어요.”

누군가는 오늘이 치열한 경쟁사회라고 이야기하겠지만 준형씨는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제 전공이 아동가족학과예요. 다른 어떤 학문보다 우리 삶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해요. 공부를 하다보면 내가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요.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 내가 만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마음과 위로를 전하고 싶어요.”

준형씨는 지난해 우양재단에서 지원을 받아 실행한 미혼모행복프로젝트가 올 2월 끝을 맺었다. 그리고 현재는 독거노인들과 마을벽화를 그리며 세대를 뛰어넘는 소통을 하고자하는 세대공감 벽화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제 또래 친구들은 노인들과 소통이 되지 않는 다고 생각할 때가 많아요. 저 또한 그렇게 느낄 때가 있고요. 그러면서 점점 노인들은 외로워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예술이에요. 예술이 세대를 뛰어넘어서 소통할 수 있는 매개가 된다고 생각했어요. 지금까지 벽화는 주로 젊은 사람들이 그렸잖아요. 그런데 노인들이 자신들의 삶을 벽화로 풀어낸다면 젊은 세대와 서로를 더 잘 이해 할 수 있을 거예요.”

위로하고 함께 성장하고 싶다는 이 기특한 오지랖은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제가 손수 키운 채소를 가지고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싶어요.”

 

2013년 우양재단 사회환원청년장학생으로 선발된 이후 그는 우양장학생회 임원, 통일축구리그에 이어 요즘은 우양장학생들과 함께하는 텃밭 봉사단에도 열심이다.

장학생들과 함께 양평에 있는 텃밭에서 농사를 짓고 있어요. 직접 흙을 밟으며 씨를 뿌려보니 농작물을 대하는 느낌이 이전과 확실히 달라요. 내가 먹는 음식에 수많은 이들의 정성이 들어가 있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거든요.”

수확한 작물은 우양재단이 지원하는 저소득 어르신들에게 전달되어 그분들의 밥상을 한층 풍성하게 만들어줄 예정이다.

옛 어르신들은 다른 것보다도 먹는 것으로 서로의 정을 표현하곤 했잖아요. 사람이 그리운 어르신들에게 내가 직접 기른 채소를 전달 할 수 있다면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더 즐겁게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정성껏 키워서 두 손 가득히 들고 어르신들 찾아 뵐 날이 어서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우양의 든든한 후원자이면서, 재단 탈북청년사업의 자문역할도 해주시는 진정희 후원자님을 만났습니다. 학교 선생님이기도 한 진정희 후원자님은 탈북친구들을 돕는 일에 관심이 많은 분이셨는데요. 작게나마 기부를 시작하면서 자녀들에게 좋은 영향이 끼쳤다며 주변에 기부를 독려하시고 계시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후원자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q. 우양재단과 어떻게 처음 만나게 되셨나요?

a. 평화강사 양성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우양재단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그맣게 탈북친구들을 돕는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요. 평화강사 양성교육 강사로 추천 받으면서 인연이 시작되었죠. 그러면서 적게나마 정기후원도 하게 되었고요. 작은 나눔이었는데도 재단사업과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에게 큰 힘이 된다고 말해줘서 오히려 고마웠어요.


q. 저희야말로 후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a. 아니에요. 제가 오히려 더 보람이 되요. 제 아들()도 저를 보고 배웠는지 대학을 졸업하면서 장학금 받았던 돈을 어려운 친구에게 기부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저한테 칭찬 받으려고 했던 행동은 분명 아니겠죠?

 

q. 우양 사업 중 탈북 쪽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무엇인지요?

a. 예전부터 학습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았어요. 이러한 아이들을 도와주다가 한 탈북 아이를 만났어요. 그 아이는 중학교에 갈 나이었지만 학습능력이 낮아 초등학생 5학년으로 저희 반에 오게 되었죠. 낮은 학년 수업임인데도 잘 따라오지 못해 저희 집에 데려와 부족한 부분을 가르쳐주곤 했어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지금은 어엿한 대학생이 되어 곳곳에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활동을 하고 다니더라고요, 이 아이를 통해 탈북친구들을 만나는 일을 좀 더 집중 해야겠다 결심을 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 친구들의 자립을 도와주는 일에 관심이 많아진 거죠.

 

q. 아직 후원을 망설이는 분들께 한 마디 전해주세요.

a. 후원은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후원이 이뤄져서 누군가가 살아나고 누군가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마음이 동하지 않을까요? ‘내가 줄 수 있는 게 작아 보탬이 될까?‘ 부끄러워 후원을 선뜻 못하는 분도 많을 것으로 생각해요. 그렇지만 아주 작은 후원일지라도 서로가 보탬이 되고 모아져 누군가에게는 큰 도움이 됩니다. 용기 내어 기부를 해보시면 이게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느끼게 되실 겁니다.

 

진정희 후원자님은 이웃을 돕는 일을 적극적으로 더 많은 곳에 알려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우양의 평화교육은 좋은 강의 프로그램인데, 이와 함께 후원도 할 수 있도록 홍보하는 게 어떻겠냐는 직접적인 의견도 전해주셨네요. 후원자들에게 후원내역을 명확하게 알려줘야 후원자들로부터 신뢰를 쌓을 수 있다는 당부까지..... 우양을 향한 애정 어린 조언이 이어졌는데요.

선생님 말씀대로 꾸준히 소통하는 우양재단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