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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양평 수미마을에서 우양의 “새싹”이 쑥쑥 자라고 있어요. - 우양장학생봉사단 텃밭농사이야기

 

우양재단과 함께 더 나은 사회를 꿈꾸고, 그 꿈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대학장학생을 모집합니다라는 비전아래 올해도 200여명의 학생들이 우양장학생으로 선발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실천을 위해 올해 우양장학생들은 각자의 관심에 맞는 다양한 봉사단을 꾸렸습니다. 그 중 하나인 우양장학생 봉사단 새싹은 경기도 양평 수미마을에 있는 텃밭을 얻어 감자와 옥수수 농사를 짓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수확물로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을 하고자 합니다.

봄비가 촉촉이 내리던 3월의 어느 날 우양장학생 봉사단 새싹은 양평으로 씨를 뿌리러 갑니다. 황금 같은 토요일 아침, 한명의 지각생도 없이 새싹봉사단 청년들은 중앙선지하철의 종점인 용문역에서 모였습니다. 농사꾼의 첫 번째 덕목인 부지런함은 통과입니다.

 

 

텃밭이 있는 수미마을에 도착하니 이장님이 우리 봉사단을 맞아 주십니다. 사전에 우리 봉사단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신 이장님은 우양 청년들을 무척이나 반가워하십니다.

어이쿠~ 이렇게 듬직한 청년들이 농사를 지으러 왔어요. 오늘 우리 잘 해봐요.”

이곳에 오느냐 오전을 전부 써버린 봉사단 청년들은 조금 이른 점심을 먹습니다. 수미마을에서 길러낸 다양한 유기농 채소들이 가득 담긴 비빔밥입니다. 이제부터 힘을 쓰려면 든든히 먹어두라며 듬뿍 담아주십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맛에 배가 부를 뿐 아니라 몸도 즐거워지는 듯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일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밥을 다 먹고 식당을 나오니 우리가 농사를 지을 밭이 보입니다. 마을 주민 몇 분이 오늘의 농사선생님이 되어주시기로 했습니다. 밭을 정리하고 씨 뿌리는 일을 가르쳐주기 위해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20명 남짓한 새싹봉사단 청년들 대부분은 농사를 처음 지어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곱고 촉촉한 흙을 밟아 보는 것부터가 신선합니다.

씨를 뿌리기 전 밭의 고랑과 이랑을 정리하고 그 위에 검은 비닐을 씌웁니다. 씨를 뿌린 후 새싹과 함께 자라는 잡초를 최대한 예방하기 위함입니다. 둘이 한 조가 되어 비닐을 씌우고 또 둘이 한조가 되어 펼쳐지는 비닐을 따라오며 흙을 덮어 줍니다. 그리고 그 뒤로 씨를 심는 두 명의 조가 따라오며 씨를 심게 됩니다. 간단해 보였던 작업이었지만 직접해보는 건 역시 다릅니다. 일을 가르쳐 주시던 농사선생님은 가볍게 하던 삽질을 직접해보니 내가 삽질을 하는 것 인지 삽이 나를 휘두르는 건지 나도 모르게 휘청거리게 됩니다.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도 자꾸만 눈으로 남은 밭의 크기를 가늠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농사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합니다. 고랑을 만드는 일도 비닐을 씌우는 일도 씨를 심는 일도 매번 친구들의 도움을 받게 됩니다. 함께여서 참 다행입니다.

 

 

그 중에서도 호흡이 척척 맞던 두 친구가 있었습니다. 우양장학생인 형과 형이 독거어르신들에게 전할 작물을 농사지으러 간다는 이야기를 들고 마음에 감동이 되어 따라온 동생입니다. 이 두 형제는 밭에 도착한 후로부터 가장 먼저 두 팔을 걷어 부치고 일을 시작합니다.

재미있어요. 농사가 체질 인가 싶어요. 저도 어서 우양장학생이 되고 싶어요. 장학금도 받고 이렇게 재미있고 의미까지 있는 일을 할 수 있으니까요.”

아직 고등학생인 동생은 농사를 통해 우양을 알게 되었고 나눔으로 우양을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 친구들은 농사가 처음이지만 간혹 농사를 지어본 경험이 있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북에 있을 땐 감자도 옥수수도 심어서 따먹곤 했어요. 어렸을 때라 기억이 안날 줄 알았는데 다시해보니 되네요.”

왕년에 감자 좀 심어 봤다는 그녀는 거창한 다른 도구 없이 그저 호미하나로 감자밭을 점령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녀의 예사롭지 않은 호미질 솜씨는 농사 선생님까지 인정했을 정도니 앞으로 새싹봉사단의 에이스로도 손색이 없겠습니다.

 

밭일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어서 수미마을엔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 비가 봉사단 청년들의 열정을 막지는 못했네요. 비를 맞으며 심은 씨감자와 옥수수 씨앗은 여름이 되면 탐스러운 열매로 맺어질 겁니다. 그 수확물을 어르신들에게 전달해드릴 날을 기다리며 오늘의 새싹은 봄비와 함께 쑥쑥 자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