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를전하는사람/인터뷰'에 해당되는 글 50건

  1. [미소를전하는사람vol.46]동네에 우리 할아버지가 생겼어요.
  2. [미소를전하는사람 vol.45]'호퍼맨의밥상'뒤엔 그녀가 있다. - 후지로얄코리아 대표 윤선해
  3. [미소를전하는사람 vol.44]우리가 만든 반찬 들고 어르신댁에 마실가요

 

 

동네에 우리 할아버지가 생겼어요. - 가족봉사단 노병규, 노유진 , 노유리, 문희정가족(사진 왼쪽부터)

 

다시 연말이다.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자는 구호가 여기저기서 울려 퍼진다. 그런가 하고 가만히 둘러보았다. 그런데 쉽사리 도움이 필요한 이웃이 보이지 않는다. ‘여러 자선단체 사진 속에 나오는 어려운 이웃은 정말 우리 주위에 있는 것일까.’ ‘말 그대로 먹고사는 일이 팍팍한 이웃이 우리 주위에 있을까.’ ‘가족봉사단에 대해 처음 소개 받은 날 문희정씨도 이와 같은 물음이 생겼다.

 

희정 쌀나누기활동을 기본으로 한다고 하더라고요. ‘쌀나누기?’ 그런 일을 아직도 민간단체가 하는 것인가? 우리 나라 정도되면 그런 기본적인 일은 정부에서 다 소화하고 있는 것 아니었나? 이런 물음이 제일 먼저 들었어요.

 

푸드스마일즈 우양은 지난 4월부터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가족과 가족을 이어주는 가족봉사단사업을 시작했다. 중고등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가정과 독거노인가정을 연결하여 정기적으로 쌀과 잡곡을 비롯한 먹거리를 전달하는 일이다. 그리고 이 일에 노병규(48), 문희정(44), 노유리(17), 노유진(13) 가족이 함께 하고 있다.

 

병규 그날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니까 가족봉사단에 대해 이야기 하더라고요. 아이들과 가족단위로 하는 거라기에 난 그냥 운전하고 짐꾼으로 돕겠다고 했어요. 가족이 다 함께 무언가를 하는 일이라기에 기분 좋게 하기로 했어요.

 

유진 저희도 사실 오랫동안 고민하지는 않았어요. 한 달에 한 번이라고도 했고 저희와 짝궁이된 할아버지가 바로 저희 옆 동네에 사신다고 하더라고요. 친구네집 놀러가듯이 다녀오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사람의 일은 늘 생각처럼 순탄하지 않다. 좋은 일을 시작하고자 마음먹은 이들에게도 그렇다. 하지만 그 비확실성으로 세상을 배워가는 건 분명한 일이다.

 

유리 가까운건 분명했지만 처음 가는 날 할아버지 집을 찾기는 쉽지 않았어요. 집이 워낙 골목 안쪽에 있었고 우리에게는 주소만 있었어요. 할아버지 집으로 가려면 긴 계단을 올라야 하는데요. 우리가 오는 걸 기다리시던 할아버지가 그 긴 계단을 다 내려와 계시더라고요. 같이 다시 올라가면서 다리가 아프신 것 같아 걱정이 되었어요.

 

유진 겨우 집을 찾아서 할아버지 집에 들어갔는데.. .. 말그대로 헐이었어요. 이미 그때 날씨가 많이 따뜻해서 방문을 다 열어 놓으셨는데 방문을 열면 바로 흙마당이었어요. 여기서 흙마당이라는건 마당이 있는 집같은 엄청 좋은 집을 이야기하는게 아니에요. 이건 정말 보셔야 알 수 있는데 방문을 열면 바로 흙이에요. 우리집 바로 옆동네에 이런 집에 있다는 것이 충격이었어요. 집에 올 때까지도 계속 마음이 찡 했어요.

 

희정 아이들이 말한 그대로예요. 저도 그렇지만 아이들은 쪽방촌 같은 것은 교과서에서나 봤을꺼예요. 연희동이 아무리 빈부의 격차가 심한 동네라고 하지만 우리집과 가까워서 그 충격이 더 했어요. 그리고 또한번 놀란 건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시는 분이 정부에서는 도움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었어요. 봉사단 담당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여러 가지 이유로 정부해택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이 꽤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 분들에게는 매달 쌀 한포, 잡곡 한포 전달되는 것이 무척이나 소중한 일이구나 생각했죠.

 

 

 

 

희정씨네 식구들은 이미 다른 단체들에서도 후원을 진행하고 있다. 동일하게 소중한마음으로 후원을 하고 있지만 내가 후원한 돈이 이토록 지척에서 쓰이고 있는 걸 경험하는 기분만은 무척이나 새롭다.

 

유리 학교에서 학급 친구들과 함께 월드비전에 모금을 한 적이 있어요. 가끔 후원자편지를 써 보내기도 했죠. 그런데 이건 푸드스마일즈 우양에서 하는 가족봉사단과 같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엄마아빠가 후원하는 돈이 할아버지에게 쌀이 되어 전달되잖아요. 그걸 우리가 다 확인하잖아요. 할아버지가 이 쌀로 좀 더 힘을 내실 수 있다면 할아버지에게도 우리에게도 참 신나는 일인 거 같아요.

 

유진 게다가 이건 직접 사람을 만나는 일이잖아요. 아직 할아버지랑 좀 어색하긴 하지만 우리를 반겨주시는 건 분명히 알 수 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차츰 가까워 질 거라고 생각해요. 그게 자연스러운 사람사이에 일이니까요.

 

 

 

 

병규 무엇보다 먹거리를 나눈다는 것이 이 활동의 보람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인 것 같아요. 먹는다는 것이 저는 의식주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먹는 것은 바로 우리 몸에 에너지원으로 가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좋은 먹거리를 잘 섭취하는 것이 우리 삶에서 무엇보다 중요하죠. 사람들은 결혼이나 생일 같이 기쁜 일이 있을 때 먹을 것을 함께 나누고, 장례처럼 슬픈 일이 있을 때에도 먹을 것을 나누죠. 어쩌면 먹을 것을 나누는 것이 마음을 나누는 것이기 때문일 거예요. 할아버지에게도 당신이 힘든 것을 우리가 알고 있습니다. 응원합니다라는 메시지가 전달되면 좋겠어요.

 

쌀나누기 가족봉사단은 누군가에게 쌀과 먹거리를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이지만 덕분에 각자 바쁘던 가족들이 한달에 한번은 시간을 내어 모일 수 있게 되었다.

희정 사실 요즘은 아이들과 같이 밥 먹는 시간을 내기도 쉽지 않아요. 아침일찍 학교에 갔다가 밤늦게 돌아오는 날이 많죠. 밤늦게 들어오는 아이들에게는 어서 씻고 자라’, ‘오늘 배운거 한번 읽어보고 자라이런 말밖에는 할 수 없어요. 진짜 서로의 속마음에 대해 이야기 나눌 시간이 없지요. 그런데 할아버지를 만나러 오는 시간은 달라요. 집에서 저한테 퉁퉁거리던 아이들이 할아버지를 만나러 오면 얼마나 싹싹한 줄 몰라요. 그런걸 보면 순간 마음이 따뜻해지죠. ‘~ 이게 우리 아이들이지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유리 그건 엄마 아빠도 마찬가지예요. 주말에 아빠는 주로 강아지랑 티비를 보시거든요. 쇼파에 비스듬히 앉아 있는 아빠의 모습이 가장 익숙해요. 그런데 할아버지를 만나러 오면 달라요. 쌀도 엄청 잘 들어주시고 할아버지한테 큰 소리로 인사도 잘 해요. 우리 보다 오히려 할아버지랑 더 많이 친해지신 것 같아요. 놀라운 일이죠.

 

병규 하하하 그러네요. 그래서 다른 가족들에게도 이 가족봉사단활동을 추천하고 싶어요. 누군가의 삶에 응원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건 물론이고 사춘기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족이라면 이 순간 가족이 힐링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거든요.

 

가족봉사단 활동이 점점 즐거워진다는 막내 유진이의 소망은 간단한다.

 

유진 제가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어도 할아버지를 만나러 오면 좋겠어요. 그때는 제가 할아버지 문 앞에서 할아버지~’하고 부르면 할아버지가 환하게 웃으며 유진아~’하며 저를 반겨주실 거예요. 다른 친구들은 모르겠지만 전 이제 동네에 우리 할아버지가 생긴 거예요.

 

 

 

                                                                                                                     <후지로얄코리아 대표 윤선해(42)>

 

 

[미소를전하는사람 vol.45] '호퍼맨의밥상'뒤엔 그녀가 있다.

 

일단 시작한 일은 끝까지 이어가고 싶어요. 물론 어려움이 있겠죠. 그래도 제가 이 회사 대표인데 한번 뱉은 말은 지켜야 하잖아요. 어르신들에게 전하기로 한 후원금도 앞으로 쭉 지속 될 수 있도록 노력할거에요. 그게 제 신념이에요.”

 

윤선해씨는 커피 로스터와 그라인더를 판매하는 후지로얄코리아를 운영하고 있다. 카페가 많기로 소문난 세련된 동네에 회사가 위치하고 있지만 회사 앞 골목에는 폐지를 줍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쉬지 않고 오고간다.

 

회사에서 나오는 폐지를 정리해서 앞에 내어 놓으면 금세 없어지곤 하더라고요. 가끔씩 위험하게 길을 건너는 모습을 보거나 너무 춥거나 더운 날에도 리어카를 끌고 다니시는 걸 보면 생각이 많아지곤 했었어요.

저분들은 자녀가 있을까? 자녀가 있다면 이렇게 다니는걸 아실까? 소일거리로 나오시는걸까? 아니면 이렇게 번 돈으로 생계를 꾸려가시는 걸까?’

어떤 날에는 컵라면에 따뜻한 물을 부어서 드시고 가시라할까 생각했던 날도 있죠.”

 

다른이에게는 그저 스쳐가는 풍경이 유독 마음을 두드릴 때가 있다. 그녀에게는 폐지를 줍는 골목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그러했다. 한 끼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다는 마음이 오래도록 가슴 한켠에 남아있었다.

 

동네를 산책하다 우연히 푸드스마일즈 우양사무실을 보게 되었어요. 이곳은 무엇을 하는 곳인가 찾아봤는데 폐지 줍는 어르신들에게 밥상을 차려주는 사업이 있더라고요. 그걸 본 순간 제 가슴에 답답하던 것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후원하기로 결심했죠.”

 

 

                                                                          <'호퍼맨의밥상'이라는 이름으로 나가는 푸드스마일즈 먹거리꾸러미>

 

3만원이면 어르신 한분에게 쌀, 잡곡, 계란 등으로 구성된 먹거리꾸러미를 전달할 수 있다고 하였다. 처음부터 큰 금액을 욕심내지는 않았다. 하지만 꾸준히 할 방법을 고민했다. 후지로얄코리아에서는 커피 로스터와 그라인더를 판매한 업체들에 사후서비스를 진행하는데 그 수익금으로 후원을 진행한다면 꾸준히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회성 후원을 할 수 도 있었지만 꾸준히 후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우리가 지원할 수 있는 어르신이 몇 분이 될지 결정해야했고 직원들도 함께 호응할 수 있게 진행하고 싶었어요. 우리가 번 돈의 일부가 좋은 일에 쓰이고 있다는 것을 직원들이 느끼게 하고 싶었어요. 함께 하지 않으면 지속 할 수 없으니까요.”

 

이러한 결심은 후원을 개인의 것으로 만들지 않고 회사의 문화로 삼았다. 이 일에 호퍼맨의 밥상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친근하고 귀여운 캐릭터도 만들었다. 함께 하면 즐겁게 오래 할 수 있을 거라는 그녀의 예상은 적중했다. 어르신들에게 쌀과 먹거리꾸러미가 전달되는 사진과 소식을 들을 때마다 직원들은 즐거워했고 동시에 뿌듯해했다. 동시에 직원들과 관리하는 업체에 좋은 취지를 알릴 기회가 될 수 도 있었다.

 

거래하는 업체들도 호퍼맨의 밥상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귀가 쫑긋해서 들어요. 반응도 좋고요. 물론 회사 이미지도 좋아지고요. 그 사람들이 당장 이 일에 돈을 내어 놓거나 하지 않아도 그들에게 유의미한 계기가 생기면 그들도 이 일을 떠올릴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그들의 상황에 맞는 나눔을 할 수 있을 거고요. 그런 좋은 아류들이 생겨난다면 그 것 또한 신나는 일이죠.”

 

 

                                                                             <'호퍼맨의밥상'먹거리꾸러미를 받으신 자원봉사자와 독거어르신>

 

최근에 호퍼맨의 밥상으로 진행되는 후원금이 증액 되었다. 그녀는 얼마 안된다 말하지만 이미 호퍼맨의 밥상이라는 이름으로 지원받고 있는 독거노인의 수가 꽤 늘어났다.

괜히 거창하게 말하는 것 같지만 다만 몇 분이라도 더 건강한 밥상을 받아 보실 수 있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져요. 그뿐이에요. 결국 내 만족이죠. 내가 회사에서 우리 직원들하고만 잘 먹고 잘 사는 것 외에 이런것도 했었지하고 기억할 수 있는 게 있다면 그것이 내 삶에 큰 힘을 주는 것 같아요. 내가 내 주위의 이웃을 몇 분 더 돌볼 수 있고 그 것이 우리 지역사회 전체에 퍼진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훨씬 더 행복해 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왼쪽 - 마포구 우리동네청년회 반찬봉사모임 '반쪽' 5기 팀장 김진욱씨, 오른쪽 - 마포구 우리동네청년회 실천기획팀장 김아람씨)

 

 

우리동네청년회’(이하 청년회)가 둥지를 튼 카페 상상언저리는 홍대 상권이 가장 번화한 길목에 자리 잡고 있었다. 수익을 내기 위해 만든 공간은 아니다. 청년회 회원들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기위해 꾸린 공간이다. 인터뷰 때문에 방문한 그날에도 지진피해를 입은 네팔에 다녀온 회원의 사진들로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한쪽 테이블에서는 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한 캠페인 준비가 한창이었고 주방에는 반찬봉사 소모임반쪽에서 장봐놓은 요리재료가 가득 놓여 있었다. 불금을 맞이하는 상상언저리의 모습은 창문 밖 홍대거리와는 조금 달랐다.

 

우리동네청년회반찬봉사모임반쪽’ 5기팀장 김진욱씨(이하 진욱), ‘우리동네청년회실천기획팀장 김아람씨(이하 아람)와 그 특별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푸드스마일즈 - ‘우리동네청년회는 어떤 단체인지 그중 반찬봉사 소모임 반쪽’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는 지 궁금해요.

 

아람 우리동네청년회2008년에 생긴 동네청년들의 모임이예요. 서울 마포구 지역에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지역에 참여할 수 있는 일들을 만들어보고자 시작되었죠. 청년회에는 다양한 소모임이 운영되고 있는데 그중에 가장 역사가 깊고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소모임이 반찬봉사소모임 반쪽이예요.

 

진욱 - ‘반쪽이라는 이름은 콩 한쪽도 나눠먹는다는 옛말에서 따왔어요. 우리가 직접 만든 반찬을 가지고 매달 독거어르신들을 찾아뵙죠. 반찬을 전해드린다는 구실이 있지만 그 구실로 마음이 외로운 분들과 만나는 기회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커요.

 

 

 

 

푸드스마일즈 매달 첫 주 토요일에 모임이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어요. 당일 모임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진욱 보통 열명 전후의 회원들이 모여요. 12시쯤 만나서 같이 반찬을 만들고 3시쯤이면 다 완성되어서 성산동 연남동 망원동 등 마포구 지역의 독거어르신 댁을 방문하죠.

 

푸드스마일즈 사진을 보니 꽤나 맛깔스럽게 반찬을 만드시던데 다들 요리솜씨가 있으신가봐요.

 

아람 하다 보니 실력이 느는 것 같아요. 초장기에는 식당을 운영하는 회원들이 있었어요. 그때는 지금같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도 없었기 때문에 그 회원들의 식당에서 반찬만들기를 하면서 식당 주방장님들께 요리를 배우기도 했죠. 이제는 소모임이 5년 정도 이어져오면서 회원들의 실력이 많이 늘기도 했고 요즘은 TV나 인터넷의 레시피가 워낙 잘 나오니까 그대로 따라하면 괜찮은 요리가 나오기도 해요.

 

푸드스마일즈 5년이라는 시간동안 요리실력뿐만 아니라 어르신들과의 신뢰도 두터워졌겠어요.

 

진욱 그렇죠. 어르신이 사정이 생겨서 이사를 가는 경우가 아니면 꾸준히 찾아 뵀으니까요. 처음에 마음을 열지 않으시던 할머니가 언젠가 부터는 저희를 배웅해주시면서 안아주실 때 마음이 뭉클해져요.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몸으로 느끼는 순간이에요. 한 동네 살면서도 단절되었던 관계가 조금씩은 회복된다고 느끼니까요.

아람 실제로 그래요. ‘반쪽소모임 활동을 하던 회원 중에 커플이 생겨서 작년에 결혼을 했거든요. 그 회원이 매달 방문하던 어르신이 결혼식에 오셨어요. 이젠 어르신도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하시는 단계까지 온 거죠. 결혼 당사자들뿐 만 아니라 다른 반쪽회원들에게도 큰 감동이 있었어요.

 

 

 

 

 

푸드스마일즈 어르신과의 관계가 적극적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반대로 반쪽회원들도 꾸준히 활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생기는 것 같네요.

 

진욱 - 그렇죠. 어르신을 만난다는 책임감도 있고 하다보면 정도 들고 하니까요.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 붙일 끈이 되는 것 같아요.

 

아람 또 다른 이유는 반쪽소모임이 청년회 안에서 자리를 잘 잡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청년회는 다양한 방법으로 소모임을 지원하고 있어요. ‘반쪽에서 연간 행사로하는 좋은만두하지(외부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여 만두를 빚어 독거어르신들에게 전해드리는 행사)’, ‘사랑의 몰래산타등을 할 때에는 반쪽소모임 회원들뿐만 아니라 청년회 회원들이 모두 힘을 모아서 행사를 돕고 있어요. 또 봉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청년회 자체 모임이 재미있게 꾸려지기 때문에 이곳에서 힘을 얻어 어르신을 만나는 봉사 때 더 힘을 낼 수도 있죠.

 

푸드스마일즈청년회자체의 활력으로도 소모임이 힘을 받을 수 있겠네요. 청년회에 미남미녀가 많은 가봐요.

 

진욱, 아람 아니요(단호하게)

 

아람 우리 청년회는 재미있고 기발한 활동이 많아요. 요즘 청년들 사는게 팍팍하니까 청년회 모임에서는 몸도 마음도 편안히 즐길 수 있는 모임이 많아요. 최근에는 혼자 사는 청년들의 집밥 모임이 인기가 많았어요. 저희 모임공간에 모여서 그저 집에서 먹는 것처럼 소소하게 같이 밥을 지어 먹는 거예요. 혼자 사는 청년들은 집밥 먹기가 쉽지 않거든요. 그리고 이런 작은 모임들도 전부 웹자보를 만들어 SNS에 홍보해요. 그러다 보면 새로운 사람들이 오거든요. 오면 맛있는 것을 해먹고 놀면서 친해지는 거예요. 그렇게 우리 청년회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죠.

 

진욱 - 그리고 소모임에서는 다시 지역과 관계를 맺는 모임이 주를 이루고요. 저희 소모임 중에 위안부 할머니들을 돕는 소모임이 있어요. 이 모임 주관으로 홍대 뮤지션들과 공연을 하기도 했어요. 도시농업 소모임에서는 성산동에 옥상텃밭을 마련해 농사를 짓고요. 봄에 농사지은 쌈채소을 가져다주어서 반찬소모임에서 불고기가 나가는 날 어르신들께 같이 전해드리기도 했어요.

 

 

 

 

푸드스마일즈 청년회가 또 청년회의 여러소모임에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매개로 먹거리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요.

 

진욱 맞아요. 아무래도 먹거리가 다른이들에게 가장 다가가기 쉬운 매개 인 것 같아요. 그것을 시작으로 해서 마음을 나누는 관계로 까지 발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우리가 흔히 친구집에 놀러갈 때도 먹을 것을 가져가잖아요. 우리도 그런 식으로 생각해요. 이것이 만남의 시작이죠.

 

푸드스마일즈 이제 청년회에 반쪽소모임에 더 필요한게 있다면 무엇일까요?

 

아람 여전히 사람이겠죠. 이 지역 안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과 관계 맺고 함께 움직이길 바래요. 요즘 서울시에서도 마을공동체 사업을 하거나 협동조합을 만드는 일을 열심히 하고 있잖아요. 독일 같은 곳은 길거리 냉장고가 있기도 하고요. 같은 마음을 가지 사람들을 만나서 이 지역에 꼭 필요한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어요.

 

진욱 이미 조금씩은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얼마 전에는 우리 활동을 어떻게 아셨는지 시골에서 올려준 거라며 마늘과 땅콩을 후원해 주신분이 계세요. 자신의 것을 조금씩 나누고 싶을 때 주변 이웃들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을 때 반쪽소모임이 떠오르셨다니 기분이 좋았어요. 아마 어르신들도 이런 고운 마음이 담긴 반찬들을 드실 때 조금 더 행복해지고 건강해 질 거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