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백서 : mentor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part1 청년과 청년의 보고서 : 마음으로 연결된 멘토링
우양 배움터에는 착한 마음을 가진 청년들이 모였습니다. 2009년부터 마포, 양천 지역의 북한이탈청년가정을 선발하여 지원하는 ‘심연’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함인데요. 자리에 모인 분들은 탈북민들에게 학업지원 등 직간접적으로 재능을 기부할 우리 사회의 프로보노 청년들입니다. 올해는 특별히 ‘심연’ 지원 대상 총 40가정 중 10가정을 선발하여 멘토링 사업이 진행됩니다.

혈연보다 아름다운 심연

북한이탈청년가정에 남한사회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경제적 지원과 정기적인 만남으로 정서적 지원을 하는 활동

멘토링의 사전적 의미는 경험과 지식이 많은 사람이 스승 역할을 하여 지도와 조언으로 그 대상자의 실력과 잠재력을 향상시키는 것이죠. 하지만, 심연 멘토링은 북한이탈주민을 만나며, 생각의 폭을 넓히고 타자를 바라보는 나의 상태를 점검하는 부분에서는 오히려 배우는 면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남북 출신 청년들 간의 1:1 파트너십이 심연 멘토링의 관건이 될 것입니다. 때문에 심연 멘토링, 멘토교육에 임하는 청년들은 진지하게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교육에 집중합니다. 이번에 합류하는 멘토분들은 우양재단 장학생, 기존 심연 자원활동가, 동국대 북한학과 학생들을 비롯하여, 직장인, 교사, 중국 유학생, 대안학교 교사, 대학원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나눔이 가능한 분들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남한출신 멘토, 북한출신 멘티 간 결연이 시작되며 각 각자가 원하는 대로 검정고시 준비, 기초영어 학습, 한국 문화탐방, 컴퓨터 교육, 피아노 연습 등 다양하면서도 정착과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내용들로 채워질 것입니다.
 
part2 만남 : 둘이 같이한 피아노
피아노 소리가 울리는 어느 한 교회, 음이 간간히 틀려 어쩔 줄 모르는 한 청년과 옆에는 그 청년의 어깨를 토닥여주는 또 한 청년이 있습니다. 아직은 어설프기만 한 피아노 소리가 오히려 듣기에 좋기만 합니다.
 
“아 또 틀렸네......”
“그래도 많이 늘었어요, 언니. 틀려도 괜찮으니 멈추지 말고 끝까지 쳐봐요”
 
북한이탈청년인 고은지 씨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있고, 앞으로 아동복지 혹은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것이 꿈입니다. 아이들을 만나기전 피아노를 잘 치고 싶었던 은지 씨.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 학원은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풀이 죽어있던 은지 씨는 전화 한통을 받고 날아갈 듯 기뻤습니다. 청년 멘토링으로 피아노 선생님을 만나게 된 것이죠.
피아노 선생님은 은지 씨보다 한 살 어린 남한청년인 김예진 씨, 자원봉사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오래 전 우연한 기회에 북한이탈주민과의 만남에서 여운이 강해 이 친구들을 돕고 싶어 멘토링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취업 준비 중에 있으면서도 은지 씨를 만나는 이 시간만큼은 아깝지 않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본인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멋쩍은 웃음을 짓습니다.
 
“첫 만남은 무척이나 어색하고 떨렸어요. 새로운 만남은 누구나 같잖아요. 두 번째 만남부터 말을 놓았어요. 서로 말을 놓으니 지금은 많이 친해졌어요. 그리고 전 피아노만 가르쳐 주지만 언니는 저에게 북한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경험 등을 알려줘 제가 더 많은 것을 받는 것 같아요.”
 
서로는 멘토링을 통해 북한이탈청년들에 대한 잘못된 시선을 바로 잡을 수 있었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되었습니다. 관심만 있다면 잘하는 부분을 공유 하는 것, 즉 재능기부를 통해 서로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면서 또 다른 배움을 얻게 됩니다.
 
part3 동행 : 같이 걸어가야 할 길
많은 자원봉사가 있고 다양한 멘토링프로그램이 있는데 왜 하필 북한이탈청년을 돕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는지 이유를 물어보니, 언젠가 꼭 통일이 될 것이라는 큰 믿음 때문이라고 대답합니다.
 
“언젠가는 대한민국이 하나가 될 것으로 굳게 믿고 있어요. 그래서 북한이탈주민을 돕고 싶었어요. 한국생활과 정착을 도와주면 이 친구들이 앞으로 하나 된 대한민국에서 남한과 북한을 이어주는 다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김예진
 
작은 만남이지만 언젠가 가야할 길을 먼저 같이 다지는 것, 작은 시작이지만 큰 미래를 같이 기대하는 것은 가슴을 뛰게 합니다.
 
part4 또 다른 시작 : 시작과 끝 그리고 서로에 대해 한마디
피아노, 영어, 컴퓨터 등 아직은 생소한 것을 조금씩 배워가며 만남을 이어가는 일 년간의 일정들. 시간의 끝은 정해져 있지만 서로의 관계는 끝이 없습니다. 옆집언니 혹은 학교선후배처럼 서로 부담이 없는 사이가 된 예진 씨와 은지 씨, 일 년 뒤 그들의 또 다른 시작을 응원합니다.
 
“남한으로 넘어와 학교를 다닐 때 남한아이들은 남한아이들끼리 탈북청년들은 탈북청년들 끼리 다녀 서로 공유가 적었어요. 그런데 이런 프로그램이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준 것 같아요. 멘토링 프로그램 말고도 평소에도 자주 보고 만났으면 좋겠어요.”
-고은지 씨
 
“피아노를 가르쳐주는 입장에서 만났지만 정말 잘 가르쳐주고 싶어요. 1년을 같이 해 취업으로 가는 과정이 잘되고, 서로 좋은 만남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김예진 씨
 
두 청년의 아름다운 만남과 미래를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