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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스마일즈 봉사단 첫 번째 농활이야기]

 

여름이다! 농활가자!

 

 

농촌봉사활동을 위해 밀짚모자와 간식을 챙기며 여름이 왔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함께 농활을 떠날 장학생 봉사단은 총 12명입니다. 어색함과 설렘이 적절히 버무려져있는 미소를 지으며 서로의 이름을 묻습니다.

23일의 일정을 마친 후 이들의 진짜 모습이 기대됩니다.

 

 

반가워~ 완대리!

 

오전 내내 달려 도착한 곳은 경상도 거창입니다. 수년째 푸드스마일즈 농활팀의 인기 농활지인 거창 완대리교회에 도착한 것입니다.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위치하고 있고 나무와 황토로 지어진 교회건물이 숙소입니다. 교회 마당의 나무의자는 23일내내 봉사단 친구들의 좋은 전망대였습니다.

완대리교회 마당에서 대리석불판에 구워먹는 고기가 맛있다는 이야기는 오래된 전설처럼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곳으로 농활을 온 봉사단원들은

교회에 도착하자마자 대리석 불판의 안부부터 확인합니다.

 

 

모종심기 딱 좋은날

 

농활 첫날부터 비 예보가 있어 농활당담자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결국은 봉사단원들의 수에 맞게 우비를 챙기고서야 거창으로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예상처럼 하늘엔 구름이 가득했습니다. 언제 비가 내려도 이상하지 않았습니다. 문득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며 봉사단은 처음으로 밭을 만났습니다. 이 밭에는 들깨 모종을 심을 예정입니다. 농활팀이 오는 시기에 맞추어 모종을 심기위해 바로 전날 트랙터로 밭을 갈아 놓았습니다. 효과적으로 모종을 심기위해 역할을 나누었습니다. 모종을 나란히 심기위해 밭의 끝과 끝에서 줄을 나누어 잡았습니다. 그리고 몇몇의 청년들이 그 줄을 따라 뿌리에 물을 적신 모종을 흙 위에 일정한 간격으로 내려놓습니다. 그러면 다른 청년들은 그 모종을 심는 거죠. 대부분의 농사가 그렇듯 이제는 이 일의 반복입니다. 청년들의 손과 발이 빨라지고 굽어진 허리가 굳어가는 느낌이 듭니다. 다들 말 수가 줄어가고 작업반장을 자처했던 희수청년의 구령소리만이 밭에 울릴 때 드디어 작업은 끝나 갑니다. 일꾼이 여럿이니 금방 끝날 것이라고 했던 들깨모종심기는 한나절을 다 쓰고서야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일을 마치고 숙소에 들어오는 길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오늘 심었던 들깨모종이 깊이 뿌리 내리길 기도했습니다.

밭일을 마치고 와서 먹는 저녁밥맛을 어떻게 설명해야할까요? 게다가 메뉴는 언제나 실망이 없는 제육볶음과 된장찌개입니다. 한 그릇 뚝딱 밥을 해치우고도 쉽사리 수저를 놓지 못합니다. 식사 후 빗소리를 들으며 목사님부부의 농촌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수박은 달고 이야기는 흥미진진합니다. 몸이 노곤한데도 불구하고 참 놓기 싫은 밤이었습니다.

 

 

잡초뽑기와 장작패기, 농활의 기본입니다

 

 

농촌의 아침은 일찍 시작합니다. 해가 중천에 올 때까지 암막커튼을 내리고 자는 도시의 집과는 달리 아침 해를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는 마당이 있으니까요. 깨우지 않아도 일찍 일어나 마당을 산책하는 청년들이 보입니다. 팍팍한 도시 일상에서 꿈꾸던 삶은 어쩌면 이런 거겠죠.

오늘의 일정은 단순합니다. 잡초 뽑기와 장작패기. 제초제를 쓰지 않는 유기농 밭에 잡초는 무궁무진합니다. 종일 뽑아도 정복할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게다가 장작으로 바닥을 덥히는 이 황토건물을 위해 나무가 잘 마르는 이 계절에 충분히 장작을 비축해 두는 건 중요한 일입니다

 

 

잡초를 뽑기 위해 고구마 밭으로 나갑니다. 한눈에 봐도 잘 자라고 있는 고구마 줄기가 보입니다. 하지만 흙바닥이 보이지 않을 만큼 촘촘히 자란 잡초가 먼저 눈에 들어오네요. 손에 호미를 들고 자리를 잡습니다. 뿌리까지 확실히 뽑고 그 잡초가 다시 뿌리를 내리지 못하도록 뿌리를 뒤집어 잘 마르게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이후의 설명은 더 필요가 없습니다. 이제 더위와의 싸움 그리고 무한반복입니다. 몸빼 바지와 밀집 모자를 쓴 청년들은 벌써부터 밭에 주저앉아 호미질을 합니다. 그리고 옆 고랑에 있는 친구들과 수다를 떨기 시작합니다. 물론 손과 눈은 잡초와 씨름하고 있지요. 끝없이 나오는 잡초만큼 이야기도 끝이 없습니다. 학교, 가정, , 연애, 취업 이야기까지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어 질쯤 다행히 잡초제거도 끝이 났습니다. 깨끗한 고구마 밭은 이번 농활에서 가장 뿌듯한 일로 봉사단의 기억에 남았습니다.

남자 청년들은 장작을 패는 일도 맡았습니다. 장작패기는 기술이라고 수차례 설명을 들었지만 온 몸에 힘이 들어가 뻣뻣합니다. 한참이나 온 힘을 다해 장작을 내려치고나니 절로 힘이 빠집니다. 어느새 팔이 후들거립니다. 신기한건 이제야 작장이 쫙쫙 단번에 갈라진다는 것입니다. 우리 삶에서도 이처럼 몸에 힘을 빼는 훈련이 필요한가봅니다.

 

 

23일 내내 우리의 일과에는 늘 적당한 구름이 함께 했습니다. 덕분에 농활팀이 일을 하기에 더 없이 좋은 날들이었습니다. 농활팀 청년들은 꾀부리는 사람 하나 없이 다들 정직하고 성실하게 땀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고되었을 것이 분명한 시간동안 많이도 웃으며 서로에게 힘을 주었습니다. 고생이 많았다며 일일이 악수를 청하는 목사님께도 내년에 또 뵙자고 용기있는 소리를 합니다.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마을에 청년들이 신명나고 밝은 기운이 충분히 전해졌기를 바랍니다. 또한 시골 마을의 맑은 공기와 건강함이 청년들에게도 이 시대를 살아갈 수 있는 응원이 되었으리라 감히 짐작해봅니다.